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90
90화
드디어 놈들의 아지트인 공장에 도착을 했다. 차창을 조금 열면서 훨씬 나아지긴 했지만, 미니버스에서 내리는 것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 예전의 그놈들과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잠시 고민을 했지만, 다행히 놈들은 보이지 않았다.
‘후~ 일단은 다행이네.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일 벌이기는 힘들었는데… 아무튼, 빌어먹을 놈들! 골치 아프게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 짱박혀 있고 난리야! 젠장!’
잠시 혼자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좀전의 그 중사가 나에게 다시 다가와서는 어딘가로 안내를 했다. 일단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안내를 받고 간 곳에서 중사는 한 사병에게 나를 맡기고, 컨테이너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마도 그 안에 상급자라는 소위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오면서 둘러본 바로는 생각보다 공장의 규모가 큰 것 같았다.
더욱이 그 안의 인원은 예상을 뛰어넘게 많았다. 군인들의 숫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지만, 민간인들의 숫자는 많은 편이었다.
그 중 남자들 대부분은 군대를 다녀왔을 테고, 총을 사용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밖으로 물자를 챙기러 나갈 때도 민간인들과 함께 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내가 찾는 그 놈들은 당장 눈에 띄지는 않는 것 같았다.
완전히 이곳의 일원으로 생활하면서 놈들을 찾는 것은 신경 쓸 일도 많고, 일이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틀어질지 예상하기 힘들 것 같았다. 그 만큼 사람들의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그러면… 지금 확 일을 저질러 버릴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은데… 한바탕 휘저어 놓으면, 놈들 찾아 다니기도 쉬울 것 같고…“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던 중사가 나왔다.
“자! 그럼 이 안으로 들어…”
“저! 저기! 급해서 그러는데… 볼일 좀 보고 와서 하면 안 될까요? 버스 타기 전부터 참고 있었더니… 죽겠네요.”
“아! 거참. 알겠습니다. 박 일병! 화장실로 좀 안내해 드리고, 잘 지켜보고. 알았지?”
“예! 자. 이쪽으로 가시죠.”
역시, 이런 부탁은 잘 들어줬다. 여태까지 생존자들과 만나면서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이 지금 내 상황을 보면 꽤나 애처롭게 본다는 것이었다.
한쪽 팔이 절단된 장애인으로 보는데다, 한쪽 다리마저도 약간 불편하게 걷는, 그들의 입장에서 나약하기 그지 없는 생존자의 부탁을 그들은 생각보다 거절하지 못했다. 더욱이 그들이 내 무기를 챙겨 간 상태라 그들의 눈에는 비무장으로 보일 터였다.
실제, 내 가장 강력한 무기는 그들이 어찌 할 수 없는 것인데 말이다.
“자. 여기 들어가셔서 일 보십시오.”
박 상병이라 불린 이 애송이는 나를 외진 곳에 있는 간이 화장실 앞으로 안내를 하고는 조금은 귀찮다는 투로 말을 했다. 그리고, 면서 살펴 본 바로는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지금이 일 벌이기 딱 좋을 것 같았다.
“저기… 그런데 혹시 담배는 없겠지?”
“어이구, 말이라구요. 밖에 나가서 먹고 살 음식 챙겨오는 것만 해도 어쩌다 몇 명씩 죽어 나가는 판인데, 담배 챙기는 짓을 왜 합니까?”
그는 귀찮은데 뭘 자꾸 말을 거냐는 투였다. 살짝 한눈을 팔면서 퉁명스럽게 말을 했다.
“그리고, 저는 원래 담배 안 핍!!! 컥!”
살짝 한눈을 파는 사이 그에게로 재빨리 다가간 나는 그의 입을 틀어 막고, 목줄기를 물어 뜯었다. 그가 벗어나려 몸부림을 쳤지만, 내가 힘으로 제압을 한 상태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틀어 막힌 입 때문에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그리고, 대한 빨리 그를 처리 해야 했기에, 배도 물어 뜯었다. 그리고, 바탕 내장을 휘저어 주자 이내 잠잠해졌다.
“어이. 개인적인 원한은 없어. 그래도 맛은 있네. 큭.”
그를 그렇게 버려 둔 채, 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 건물을 찾아, 그 주변의 으쓱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혼자 딴 짓을 하고 있는 사람, 두명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피에 절은 내 몰골을 보고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나를 발견 한데다, 그들의 예상보다 빠른 내 몸놀림과 강한 힘에 그마저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물론 그들은 좀 전의 그 박 상병 이란 놈과 같은 처지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다 합해서 셋이라면 이 안에 한바탕 난리가 나기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다.
박 상병 놈은 외곽 지역에 놔둬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건물 주변의 이 둘은 확실히 제 역할을 할 것 같았다. 이제, 나는 어디 으쓱한 곳에서 한 바탕 소란이 일 때 까지 기다리면 될 것 같았다.
“생각보다 쉽네. 사람들이 많아서 좀 쫄았는데 말이야. 아! 젠장. 이 건물에 사람들이 많이 사나… 달아올라서 환장하겠네… 어쨌든, 공장 부지가 넓어서 잠시 몸 숨길 곳은 많겠네.”
으쓱한 어느 곳에 몸을 숨긴 채 기다린지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공장 안이 어수선해 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군인들이 박 상병 이란 놈을 찾은 것인지, 나를 찾으려고 수선을 떠는 듯 보였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구해 줬더니 사람을 물어 뜯어 죽인 미친놈 쯤으로 생각이 될것이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난리가 날 것 같았다.
“꺅!!!!!!”
역시나 공장 건물 안에서 찢어지는 듯한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내 여기저기에서 비슷한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투다다당!
군인들이 사격을 하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좀비 놈들을 얼마 못 만들어서, 조금 불안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나는 어우선한 틈을 타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그 안에서 틈 나는대로 사람들을 물어 뜯었다. 죽일 필요는 없었다. 그저 한입씩만 살점을 뜯어 먹어 주는 것으로 족했다.
“큭! 맛있네. 살아 있을 때, 좀 진득하니 즐기지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그나저나 그 놈들은 어딨으려나… 우선은 날 배신한 그 놈부터 찾아야 하려나? 그놈들은 골빈 놈들에게 당하기 전에 내가 처리해야 하는데… 크큭.”
나는 그렇게 사람들이 점점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곳곳에서 들려오는 총성이 나를 조금 긴장시켰다. 얼마 만에 느끼는 긴장감인지 모르겠다.
아마 나도 좀비놈들처럼 머리에 총을 맞는 다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몸에 바람 구멍이 숭숭 뚫리는 사태도 왠만하면 피하고 싶었다. 화살에 다리 맞은 걸로도 이렇게 불편한데… 총에 맞는 것은 어쨌든 사절이었다.
나는 총 든 놈들을 피해서 여기저기를 들쑤셨다. 그리고, 물어 뜯을 상황이 되는 놈들은 물어 뜯으며, 내 목표물들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캬! 하나 발견!”
여기저기 뒤진 보람이 있었다. 드디어 며칠 전에 밖에서 봤던 그놈을 찾은 것이다. 놈은 숙소로 보이는 곳의 복도에서 예전에 말했던 그 아들놈으로 보이는 왠 어린애를 안고서 그저 허둥지둥 거리고 있었다.
‘넌 죽었어 이 자식아!’
놈은 아직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놈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놈의 근처까지 다가갈 수 있었다. 그리고, 놈의 근처에 도착해서는 아들놈과 함께 정신이 없던 놈을 숙소로 보이는 방 안으로 힘껏 밀어 넣고는 나도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나서 방문을 걸어 감궜다.
“헛! 누구시죠? 근처에 좀비가 있던가요? 전 못봤는데… 비명 소리는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 같았지만.”
확실히 놈은 정신이 없는 모양이었다. 내가 방문을 잠그느라 고개를 돌리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정신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근처에 좀비가 나타나서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방안으로 밀어 넣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할 일을 해야 할 때였다.
나는 천천히 놈을 향해서 돌아섰다.
“햐. 날 벌써 잊은 건가? 살기 좋았나봐?”
“무슨 말씀 이신… 헛! 너! 너! 이 자식! 니가 어째서!”
그는 내 얼굴을 알아 보고는 발악을 하듯 고함을 질러댔다. 지금 워낙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큰 문제는 없겠지만, 시끄러워져서 좋을 것은 없었다. 나는 재빨리 놈에게 다가가 남아 있는 왼 주먹을 녀석의 면상에 시원하게 박아 줬다.
“흐억!”
우당탕.
놈은 내 주먹 한방에 꼴사납게 바닥을 나뒹굴었다.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였다. 내가 몸이 이꼴이 되면서, 살아도 산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괴물이 되어버렸지만, 그 대신 근력과 순발력은 꽤 좋아졌다. 심장도 안 뛰는 죽은 시체 같은 몸뚱아리지만 좋은 점도 있는 것은 확실했다. 특히 이럴 때는 말이다.
나는 바닥에 쳐박힌 놈에게 다가가서 그 아들놈을 빼앗아 들었다.
“아빠! 우리 아빠 왜 때려요!”
“으윽! 아. 안돼! 아들은 살려줘! 그런 꼬마가 뭘 알겠어. 내가, 아니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제 아들은…”
“내 말 잘들어. 너 헛튼 짓하면 당신 아들은 죽어. 알아! 그리고, 야이 새끼야. 너 시끄럽게 하면 니 아빠는 죽을 줄 알아. 알았어? 방금처럼 두들겨 맞는다고. 그러니까, 조용히 하는거야. 알았어!”
내 말이 제대로 먹혔는지 둘 다 조용해 졌다. 어린 놈은 내 몸 앞에다 두고, 팔꿈치 아래가 잘려 나간 오른팔로 놈의 목을 조르듯 붙잡았다. 그리고, 바닥에서 나와 지 아들놈을 쳐다보고 있는 놈을 향해 말했다.
“좋아. 빨리 말하지. 너 말고, 다른 놈들도 여기 어딘가 있겠지? 그 공장에서 같이 있던 놈들 말이야. 꼴을 보아하니, 여기 숙소도 있고 하는 것 같은데, 놈들 숙소를 전부 정확하게 말하는 거야. 그러면 니 아들은 살려주지.”
이런 난장판 속에서 숙소에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숙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과 여럿이 함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나서기도 조금은 꺼려졌다. 그래서, 먼저 숙소를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물론 이놈이 말을 잘 듣는다고 해서, 이 둘을 살려 줄 마음은 애초에 없었다.
“예. 예. 말할께요. 우리 민수만, 우리 민수만 살려 주세요.”
그렇게 그 놈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하는 말들은 내게 조금은 충격을 주었다. 놈들이 이곳에 있지 않은 것 까지는 그럭저럭 봐줄 만 했지만, 놈들이 이 빌어먹을 세상을 해결할 지도 모르는 일을 하기 위해서 어딘가로 갔다니. 그러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놈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이놈을 다시 다그쳐서 알아낼 수 있었다. 이제 이쪽도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럼 이제 우리 인연도 끝내자.”
내 앞에 붙들고 있던 꼬마를 끌어 올려 목덜미를 그대로 뜯어 버렸다.
“으악!!!”
물론 죽을 정도는 물지는 않았다. 아쉽긴 했지만, 이것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그러자, 여태까지 고분고분 말을 잘 듣던 놈이 괴성을 지르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예상을 했었다. 나는 들고 있던 꼬마를 놈에게 그대로 던져 버렸다.
우당탕.
둘은 한덩어리가 되어 다시 바닥에 널부러지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놈이 정신이 없을 때 놈에게도 내 선명한 이빨 자국을 남겨줬다.
“으악! 무슨 짓이야! 이 미친놈아!”
“내 재밌는 사실을 말해줄게.”
그렇게, 놈에게 내가 마을에서 일을 겪은 후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간단히 말해줬다. 믿던지 말던지 그것은 내 알바 아니었다.
“그래서, 말이야. 내가 물어 뜯으면… 좀비가 되는거야. 크크. 아! 물론 너나 니 아들놈도 그럴꺼야. 내 특별히 마구 뜯어 먹고 싶은걸 꾹꾹 참으면서 살려 줬으니까, 남은 시간 잘 보내라구. 얼마나 남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안 있으면 둘 다 좀비가 될거고, 둘 중에 누가 먼저 좀비가 돼서 나머지를 공격하게 될까… 그게 궁금하네. 크크.”
“이런! 개같은 새끼야!”
이번에도 놈은 나에게 달려 들려고 했지만, 내가 한발 먼저 놈을 걷어차서 구석으로 처박아 버렸다. 이번에는 내 있는 힘껏 차버려서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그 옆에는 그 아들 놈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그것을 확인하고 나는 더 이상 이 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방문을 열고 나섰다. 그리고, 소리로 들어서는 밖은 아수라장이 되버린 것 같았다. 총소리도 이제는 자주 들리지 않는 것이 어쩌면 밖은 이미 끝장이 나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군인도 있고 무장도 잘되어 있는 것 같았지만, 편안하게 지내면서 감각이 무뎌졌든지 아니면 내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은 예상을 못한 일이라 그런 것인지, 아무튼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타격이 큰 것 같았다.
“자. 그럼 대전으로 가볼까? 크. 나도 녀석들처럼 네비로 확인 하면 어딘지 확인 할 수 있겠지. 캬. 쉽네. 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