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94
94화
한번 고비를 넘긴 우리는 더욱 조심스럽게 건물을 확인해 나갔다. 2층에는 더 이상 좀비가 없었고, 3층에서는 문이 열려 있는 방에서 좀비 둘을 발견하고 처리할 수 있었다.
건물 복도를 다 확인 하고는 복도에 있는 방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 보다는 일이 훨씬 쉽게, 잘 풀리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방을 일일이 하나씩 확인 해 나가는 작업은 정말 길고, 지루한 작업이었다. 한명은 문 앞에 서서 방문을 재빨리 열어 젖혔다. 그러는 동안 문 앞에서 방안을 향해서 두 명이 석궁을 겨누고서 혹시 문을 열자마자 튀어 나올지도 모를 좀비에 대비했다.
물론, 그것만으로 갑자기 튀어 나오는 좀비를 감당 할 수는 없었다. 석궁이라는 것이 쏘면 쏘는 대로 무조건 머리를 꽤 뚫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머지 두 명은 문이 열리는 반대 방향에서 칼이나 도끼로 화살에 맞지 않고 튀어 나올지도 모를 좀비에 대비를 했다.
그 이후에 문을 열었던 사람도 무기를 들고서 문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과 함께 방 내부를 확인했다. 이런 작업이 모든 방에 걸쳐서 이루어 졌다.
시간도 무시하지 못할 만큼 오래 걸렸다.
1층의 방 안에서는 좀비 세 놈을 찾아서 처리 했다. 다행히 그 놈들을 처리하는 동안에는 그렇게 위험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좀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전부 한 놈씩 따로 떨어져 있다 보니 상대하기가 그만큼 수월했다. 그리고, 살펴본 바로는 건물의 1층은 회사 사무실과 휴게실었던 것 같았다.
2층과 3층도 시간이 오래 걸려 지루했을 뿐이지, 위험하지는 않았다. 모두 합해서 건물 안의 방안에서 처리한 좀비는 여섯 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2층에는 식당과 숙소가 위치해 있었고, 3층에는 모두 숙소였다. 우리가 찾는 실험실 시설은 어디에도 없었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중앙의 현관에 다들 모였다. 어느 사이엔가 밖에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분위기는 좀비들이 있을 때보다 더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저기, 계단 옆에 있던 철문이 신경이 쓰이는데요? 그쪽이 아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아닐까요?”
원진이가 손으로 가리키며 이야기를 하자, 다들 동시에 고개가 그쪽으로 돌아갔다. 나 뿐만 아니라 다들 저곳이 가장 의심스러웠을 것이다.
영감님이 아는 후배가 시설이 연구시설이 좋다고 자랑 했을 정도라면, 분명히 연구실이 있기는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확인 할 수 있는 공간 어디에도, 연구시설 비슷한 것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분명 우리가 확인하지 못한 공간에 그 실험시설이 위치해 있을 테고, 그것은 저기 굳게 닫혀 있는 철문 뒤쪽 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지 않도록 감겨있는 쇠사슬도 무척이나 신경이 쓰였다.
우리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다들 조용히 그 철문 앞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문고리를 잡고 돌려 보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디 잠금장치가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쇠사슬이 없더라도 문이 열리지는 않도록 되어 있었다.
“이거… 반대쪽에서 잠그도록 되어 있는 문 같은데요?”
기웅이의 말에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군인들이 이곳의 계단에 설치된 저런 잠금장치의 열쇠까지 확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군인들이 오기 이전에 여기 있던 직원들이 직접 내려가서 문을 잠궜든지, 아니면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가두어 놓고 문을 잠궈 놨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쇠사슬은 누가 어느 순간에 감아 놓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저 잠금장치만은 이곳에서 원래 일하던 직원들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조금의 불안감은 있더라도 저 철문은 꼭 열어서 그 뒤편을 확인 해 봐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금은 이 철문 뒤를 신경 쓰기 보다, 우선 건물 내부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았다. 조금 있으면 해도 질것이고, 무작정 이렇게 있기도 힘들었다.
우선은 우리들이 지낼 수 있도록 정리를 하는 것이 먼저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저 철문은 반대쪽에서 잠겨 있고, 이쪽에서 쇠사슬로 감아 놓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일행들도 다들 지금 당장은 저 문보다는, 우리가 이곳에서 생존하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우리는 우선 건물 내부의 좀비들을 건물 뒤편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당장은 파묻기에도 시간이 조금 애매해서 일단은 내어 놓기만 했다.
그것도 비 때문에 멀리까지 내어 놓기는 힘이 들었다. 그렇게 정리를 하고서, 아까는 좀비들을 처리하느라 신경 쓰지 못한 내부 시설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대충 사무실, 휴게실, 숙소라는 것은 알지만, 어딘가 무전기도 일을 것이고, 운이 좋으면 군인들이 먹던 식량이 남아 있을지도 몰랐다.
“지금 상황을 봐서는 평상시 생활하는 것은 이곳을 모두 이용을 하더라도, 밤 시간대에 잠을 잘 때는 이곳 계단마다 설치되 있는 철문을 닫아서, 2, 3층을 아래층과 단절시켜 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혹시 펜스가 뚫리더라도, 1층 창문을 통해서 바로 좀비들이 진입하지 못하니까, 좀 더 안전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래도, 이 인원이 이 건물 모두를 감당하기는 너무 힘들 것 같네요. 3층만 따로 분리시키고 싶지만, 식당이 2층에 있으니,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다면 2층까지는 우리가 따로 관리를 했으면 해요.”
“확실히… 5명이서 이 건물 전체에… 펜스 넓이까지… 전부 커버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기는 하네요.”
기웅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내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도 곧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러면, 다들 2층은 2, 3층은 차차 정리를 하더라도, 1층을 꼼꼼히 둘러보면서 꼭 필요한 것들은 2층이나 3층으로 옮겨 놓는 것으로 하죠. 자! 그럼 다들 시작하시죠.”
일행들은 다시 1층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좀비들을 정리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었다. 좀비 뿐만 아니라 사람이 숨어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좀비라고 하더라도 혹여 팔다리가 상해서 못 움직인다던지 하는 놈들을 못보고 지나칠 수도 있었다.
다들 그렇게 바쁘게 움직였지만, 1층에서는 그렇게 옮겨가면서까지 꼭 필요한 물건들은 많지 않았다. 다만, 1층 구석에 자그마한 발전실이 있었다. 그 안에 발전기며 여러 기기들이 있었지만, 일단은 이곳은 낮에만 사용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혹시나 게이트의 잠금장치 같은 것이 고장 났을 때를 대비해서 체인과 자물쇠를 몇 개 챙겨 온 것을 써서 이곳도 봉쇄를 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어느덧 날이 조금씩 어두워 지려고 하고 있었다.
더 어두워지면, 움직이기 곤란해질 정도로 어두워 질 것 같았다.
그리고는 일행들을 불러 모아 지금까지 챙겨 놓은 물건들을 전부 2층으로 함께 옮기고는 1층과 2층 사이의 철문을 닫고서, 다시 쇠사슬로 문 손잡이를 서로 묶어서 열리지 않도록 하고 자물쇠 까지 채웠다.
2층에 모인 우리는 우선 식사를 하기 위해서 식당으로 모였다. 다들 모여 간단히 챙겨온 음식들로 식사를 하고서, 내일 일에 대해서 상의하기 시작했다.
“후~ 어쨌든 오늘 하루 무사히 보냈구만. 다들 수고했네. 고생했네. 고생했어.”
영감님이 연장자로써 모두에게 치하를 했다.
내일은 아침부터 1층의 잠겨있는 철문을 열어보기로 했다. 그곳은 어떤 상황인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가 그냥 단순히 생존이 목적이었다면, 그 문을 열어보는 생각 따위는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계속 머물지 말지를 결정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실험시설의 존재 여부였기 때문에, 그것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했다. 그곳을 확인하고서, 연구시설이 없다거나, 있더라도 사용 할 수 없다면, 이곳에 더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더 정리하고 할 것도 없이 이곳을 떠나,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만약 연구시설이 있고 사용 할 수 있다면, 이곳을 정리하고, 손을 봐서, 우리 다섯 명으로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그 잠겨져 있는 문을 여는 것이었다. 자물쇠와 쇠사슬이야 가지고 온 절단기로 잘라버리면 되지만, 상황을 봐서는 지금 문은 맞은편에서 잠겨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였다.
“그 문을 여는 것이 문제네요. 흠… 가지고 있는 공구로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
“글쎄… 보통 아파트 현관문하고 비슷하게 생긴 것 같던데…”
우리 중에 문을 따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어서, 이야기가 진척이 없었다.
“우선은 우리가 저 문을 상하지 않게 따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기술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 부숴야 된다는 말인데… 공구도 여러 가지 챙겨 온 것들이 있으니까 부수는 쪽으로 결정을 한다면 어떻게든 할 수는 있을꺼예요. 빠루도 있고, 오함마도 있고… 어떻게든 되겠죠. 저는 그 다음이 문제일 것 같은데요. 아래쪽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혹시나 무언가 위험한게 있어서 일부러 저렇게 누군가 해놓은 거라면 어떻게 해야 될지…”
기웅이의 말을 듣고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좀비보다 더 위험한 것이 있을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좀비라면 어지간 하면 처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혹시나 위험하겠다 싶으면 냅다 튀어 나와서 차에 올라타서 도망가는 방법도 있을테고 말이다.
다른 일행들도 기웅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우선 문은 부수기로 한 이상 어떻게든 열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지, 소음이 어느 정도나 날지가 문제인것이지, 여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정 안되면 저 정도 철문이라면 경첩을 총으로 갈겨버려도 되지 않을까 했다.
다음으로, 문을 열었을 때, 문 반대편의 상황을 우리가 지금 알 수 없으니, 여차하면 도망을 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 문을 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거기까지 문제가 없다면, 그 다음은 천천히 해결을 해 나가도 될 것 같았다. 우선 이야기가 나온 것은, 발전기 작동에 관한 것이었다.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여기의 발전기는 덩치도 크고, 다른 곳에서 보아온 조그만 이동식 발전기와는 차원이 달라 보였다. 여기서 이전에 사용을 하던 것이니 복잡하게 조작을 해야 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사용을 할 수 있을지 다들 자신 없어하긴 했다.
다음으로, 이곳에서 지내게 된다면 어떻게든 조금 더 보강을 하던지 해서, 5명이서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공간으로 만들어야 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2, 3층을 좀더 살펴보기로 했다.
무전기도 찾아 봐야했고, 식당도 확실히 살펴 보면서 식량 상황도 좀 파악을 해야 했다.
대충 그렇게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다.
“자! 그럼 오늘은 이만 개인시간을 갖는 것으로 하죠. 대신 오늘은 2층에서만 지내는 것으로 하고, 짐을 풀지는 마세요. 본적적인 여기에서의 생활은 내일 문을 연 다음에 시작하는 것으로 할게요.”
“다들 수고 많았네.”
“수고하셨어요~”
다들 서로에게 격려와 인사를 나누고 각자 2층의 방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방으로 흩어졌다. 비 때문인지 날도 일찍 어두워졌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오늘은 다들 일찍 잠에 들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