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s Tekbon RAW novel - Chapter 98
98화
건물을 뒤지는 일은 점심을 먹을 때 까지도 끝이 나지 않았다. 다들 지루한 일이었을 테지만,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이다보니, 모두들 앞장서서 열심이었지만, 워낙에 방들의 숫자가 많았다. 작업은 식사를 마치고도, 두어시간은 지났을 무렵이었다.
다들 일을 마치고는 다시 발전기가 있던 방으로 모여들었다. 이제 일행들에게 가장 신경이 쓰이는 일은 발전기에 관한 일이었다.
일행들은 모두 발전기가 있는 방안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혹시 소음이 새어 나가 불상사가 생기는 일에 대비해서 이중으로 되어 있는 문을 모두 닫고, 손전등으로 실내를 밝히고 있었다.
“자. 이제 시험가동을 해 볼게요.”
부르릉!
작동 매뉴얼에 있던 대로 운전 버튼을 누르자, 커다란 엔진이 커다란 소음을 내며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원 투입 스위치를 돌리자, 캄캄했던 실내에 불이 들어왔다.
“와! 불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이 안에 있기는 꽤 시끄럽구만.”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정도까지 시끄러울지는 생각을 못했다. 아무래도, 엔진도 크고, 밀폐된 공간이어서 더 크게 울리는 것 같았다.
“좋아요. 우선 다들 흩어져서 다른 곳들도 전부 전기가 들어오는지 확인을 해주세요. 저는 혹시 모르니까 이곳에서 지켜보고 있을게요.”
“알았네. 다들 나가세.”
일행들은 모두 발전실 밖으로 나갔다. 보면 볼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볼 때도 크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 소리까지 더해지자, 그 연료 소모에 대한 걱정이 더해만 갔다. 그리고, 확실히 이 정도 크기의 엔진이라면 연료 소모량에 대한 걱정도 기우로 그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조금 있으니 건물 여기저기로 흩어졌던 일행들이 하나둘 모였고, 건물 내 모든 곳에 전기가 공급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영감님, 그럼 어떻게 할까요? 지금 컴퓨터를 켜서 확인을 해 보시겠어요?”
기왕 발전기를 작동시킨 김에 전기를 써야 할 일을 해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영감님도 그러는 것이 좋다고 했고, 다들 함께 움직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아, 영감님과 우리 중 컴퓨터를 제일 잘 만질 것 같은 원진이만 지하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 동안 제일 고생한 기웅이와 지선이는 숙소로 돌려보냈다.
나는 발전기를 지켜보기로 했다. 내가 본다고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우리가 작동시키는 것은 처음이라, 불안한 마음에 이곳을 지키기로 했다. 하지만, 너무 시끄러워서, 이내 이중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봤다. 그런데 문이 이중으로 되어 있어서인지 밖에서는 소음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소리가 밖으로 많이 새나가지 않는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었다.
시간이 꽤 지나고 나서야 원진이가 옆구리에 두툼한 종이 뭉치를 끼고서, 영감님과 함께 다시 올라왔다. 다른 사람의 컴퓨터다보니 그곳에서 무언가를 찾고, 출력시키는 일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걸 언제 다 보시겠어요. 그렇게 두꺼운데…”
“어쩌겠나 그렇더라도 확인을 할 것은 해야지. 그래도, 이걸 다 확인을 해 보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구만.”
갑자기 무언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시작도 하기 전부터 확인해야 될 것이 저 정도라니… 어쨌든 연구에 대해서는 영감님에게 전적으로 맡겨야 했기에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아! 발전기부터 꺼야겠네요. 나중에라도 혹시나 손이 필요하신 일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머리는 안 되지만, 몸으로 도와 드리는 건 언제라도 도와드릴게요.”
“말이라도 고맙구만 그래. 언제라도 필요하면 부르겠네. 하하”
“아! 저도 발전기 꺼야겠네요. 이 큰놈 돌리려면 기름이 얼마나 들겠어요.”
“그래. 이제는 한동안 필요한 것은 없으니 걱정 말게나.”
나는 재빨리 다시 들어가서 발전기를 껐다. 발전기가 있는 방은 완전히 어둠에 쌓였다. 복도는 그나마 상황이 낫긴 했지만, 조금 전 환하게 비추던 전등불의 영향인지 더 어둡게 느껴졌다.
“자. 그럼. 시간도 많이 지났는데, 다들 올라가세.”
“아! 원진아. 나하고 같이 주변 좀 살피고 오자. 오늘 저녁 먹으면서, 순찰하고 경계하는 것도 좀 계획을 이제 세워야 겠다. 너무 대중없이 지내는 것 같네.”
“예. 그러죠. 그리고, 어제 오늘은 아무래도 여기 정리하는 것만 해도 다들 정신이 없었으니까요.”
“그럼. 나는 먼저 올라가겠네. 수고들 하시게나.”
원진이와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와서 펜스도 점검을 하면서 주변을 살폈다. 어두워지는 시간이 되어서 그런지 공기가 조금은 차게 느껴졌다.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서 2층 계단은 다시 봉쇄를 하고 올라갔다.
“원진아. 그럼 식사할 때 까지는 좀 쉬자.”
“예. 형도 좀 쉬세요. 수고 많으셨어요.”
방으로 돌아온 나는 혼자 침대에 누워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머릿속으로 한가지씩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우선 1층에 있는 유리문을 보강해야 했다. 그것 때문에 일일이 저녁시간이면 2층 계단을 봉쇄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발전실을 저렇게 무방비로 놔 두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연구실이 단절되는 것도 문제였다. 그리고, 1층에 있는 창문들도 보강을 해야 했고, 무엇보다 경계를 서고 순찰을 도는 순번을 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했다. 그리고, 소형 발전기도 찾아 봐야 했다.
일단 그렇게 까지만 되면 그 다음은 우리가 지내면서 차근차근 해나가도 될 것 같았다.
“다른 급한 것은 없나?”
혼자 조용히 중얼거리며 생각을 떠올려 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연료 탱크에도 생각이 미쳤다. 펜스 때문에 안전하기는 하겠지만, 혹시라도 펜스가 제 구실을 못하고,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면 발전기도 돌릴 수 없을 것이고, 지하수도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어쨌든 기본적으로 생존에 꽤 유리한 건물인 것은 분명한 것 같았다. 다만 우리의 인원이 너무 적은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보강을 한 이후에는 많이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방에서 한동안 휴식을 취한 나는 식사시간도 다 되어가고 해서, 방을 나서서 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이미 지선이가 혼자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내가 가장 먼저 나와서 식사 준비를 하지 않을까 했는데, 먼저 나와 식사 준비를 하는 지선이를 보자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오빠, 왔어?”
“응. 일찍 나와서 준비하네.”
그녀는 나를 바라보면서 사랑스러운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자! 같이 준비하자. 이런 것도 오랜만이네.”
“응!”
색다른 기분으로 지선이와 함께 식사 준비를 하고 있자, 일행들이 하나, 둘 주방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일행들이 모이자 이런저런 농담도 하면서, 분위기가 한껏 밝아졌다. 이곳에 오고 나서는 신경 쓸 일들은 더 많아졌지만, 대신 웃음도 더 많아진 것 같았다.
일행들이 모두 모이고 식사를 마치자, 다시 앞으로의 일을 상의하는 자리가 다시 만들어졌다.
우선은 옥상에서 경계를 하고, 순찰을 도는 순번을 정했다. 여기에는 영감님은 제외하기로 했다.
영감님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최대한 영감님은 연구에 전념 할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좋다는데, 다들 생각을 같이 했다. 그리고, 발전기를 작동시키고, 끄는 것은 스위치만 누르면 되는 일이었기에 모든 일행들이 작동 방법을 알려 줬다. 그리고, 이곳을 보강하는 것이 이야기의 주제가 되었다.
“가장 급한 것이… 1층에 있는 유리문을 보강하는 거예요. 그것 때문에 불필요하게 2층을 봉쇄도 해야 하고, 그로 인해서 저녁시간에는 연구실, 발전실과 저녁시간에는 단절이 되어버리니까… 어떻게 보면 그 두 곳도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장소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이곳도 언제든 우리 통제 하에 있도록 만들어야 해요.”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왔지만, 가장 실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것은, 유리문 아래위로 틀을 잡아주는 작은 철판에다가 보강제를 덧붙이는 것이었다. 긴 쇠파이프 같은 것 여러 개로 아래, 위의 철판을 이어서 보강을 하면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정도 일 것 같았다.
창문을 보강하는 것은 건물 벽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재료만 있으면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았다.
소형 발전기를 구하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필요한 재료들을 구해오는 일이었다. 더구나 이곳은 일행들 모두 초행이라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형! 그 있잖아요. 네비! 거기다가 무슨 고물이라고 치던지… 업종별로 검색하는 기능이 있지 않아요? 그런 식으로 찾아본 적은 없지만, 얼핏 본 것 같은데…”
“아! 어리니까 머리가 잘 돌아 가나 본데? 고물이라고 검색을 해보던지… 아니면… 공구… 뭐… 이런 것도 좋겠고. 아무튼 네비로 해결이 되겠다. 생각보다 네비가 쓰임새가 좋은데? 아주 작은 가게도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해봐서 손해 날 것은 없으니까.”
“하하. 원진이 한건 했는데?”
다들 원진이를 다독이며 칭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사실 네비에 생각이 미치지 않았다면 얼마나 헤매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이곳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을 거예요. 생존자들을 혹시나 밖에서 만나게 되면 일단은 경계를 하세요. 저나 지선이, 영감님은 그것 때문에 아주 고생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대충 내일에 대한 계획들이 마무리가 되어 가자, 다들 하나둘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캄캄해질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