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15)
찰스 다우는 내가 구조조정 조항을 건드리자 얼굴색이 바뀌었다.
“자, 잠시만요. 모건 이사님.”
“무슨 일입니까?”
“우리 월스트리트저널같은 언론사들은 뛰어난 기자들, 특파원들, 편집자들이 회사를 구성하는 회사입니다. 구조조정처럼 인재들을 대거 잘라냈다간, 회사의 가치도 동시에 잘려나갈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툭.
나는 펜대를 멈췄다. 그리고 찰스 다우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저널리즘에 대한 진심이 듣고 싶었다.
나는 무기질한 음성으로 쏘아붙였다.
“하지만 회사의 존속을 위협하는 인력채용은 채용하느니만 못한 행위입니다. 저널리즘을 지키기 위해 회사가 희생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 그건!”
“찰스 다우 대표님은 아무래도 회사의 존속보다는 저널리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모양입니다. 저희 헤지펀드는 구조조정 조항이 들어가지 않을 경우, 인수제안서를 거부하겠습니다.”
“…..!!!”
탁.
나는 책상에 펜을 던져놓고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찰스 다우는 손에 식은땀을 흘리며 손톱에 피가 날 때까지 두 손을 꽈악 쥐었다.
나는 찰스 다우의 퇴로를 끊기로 했다.
“이 뒤에 퓰리처 씨의 뉴욕월드와 투자협상도 있기에 30분 드리겠습니다. 제임스, 퓰리처 씨 보고 기다리시라고 전해드리게.”
“예, 이사님.”
쾅-
내 속내를 눈치챈 제임스가 응접실 문을 닫고 나가자, 방안엔 찰스 다우와 나만 남았다.
내가 퓰리처의 투자제안을 받은 걸로 블러핑을 치니 찰스 다우의 안색은 하얀색을 넘어서 시체처럼 창백해졌다.
나는 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째깍째깍
초침 돌아가는 소리밖에 안 들리는 숨 막히는 침묵 속. 식은땀을 흘리는 찰스 다우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
‘과연 받아들일까?’
나는 절대 빈말은 하지 않는다.
만약 찰스 다우가 구조조정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나는 진짜로 가차없이 구조조정해 영혼까지 털어버릴 예정이다.
기존의 찰스 다우 라인의 인사들을 신뢰할 수 없으니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겠지.
나는 언론윤리에 입각한 저널리스트(Journalist)가 필요하지, 자본주의 현실에 찌들어버린 망자는 필요 없었다.
“대표님, 혹시 머리를 식히고 싶으시다면 잠시 복도에 나갔다오셔도 됩니다.”
“…..괜찮습니다.”
째깍째깍.
응접실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침묵 속에서 회중시계의 초침소리만 요란하게 울렸다.
***
그렇게 30분이 지났다.
“하아아······”
털썩-
찰스 다우는 세상사 다 내려놓은 듯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모건 이사님,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구조조정 조항은 집어넣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인수제안서는 없던 일로 해주시겠습니까? 일부로 바쁜 걸음 오시게 만들어 죄송합니다.”
찰스 다우는 진짜 포기했는지, 책상위에 펼쳐진 서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군.’
탁-
찰스 다우가 집으려던 서류를 손으로 막았다.
“찰스 다우 대표님. 혹시, 대표님께선 저널리즘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예?”
“음, 그러니까 만약에. 아주 만약에 말입니다.”
나는 도로 상체를 끌어당겼다.
찰스 다우는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저희 헤지펀드가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수하고, 발행인으로 찰스 다우 대표님을 모셔온다면, 그 저널리즘에 대한 열망을 월스트리트저널을 위해, 다시한번 불태워보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물론 구조조정 조항 없이 말입니다.”
“······!!!”
“자금압박이나 여타 회사운영에 대한 스트레스는 다 집어치우고요. 한마디로, 자본주의라는 노예주의 손아귀에서 해방된 상태에서 말이죠.”
“허.”
“어떻습니까?”
창업주에게 가장 힘든 건 무엇일까.
그들의 양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는 책임감이란 바위다. 자금압박, 직원들의 생계에 대한 책임감, 사회적인 시선, 등.
비전과 미션만으로도 돌파하기 어려운 지옥에서 그들의 발목을 붙잡는 건, 방해물로 밖에 보이지 않는 현실적인 문제들이었으니까.
지금 나는 찰스 다우에게 그 장애물들을 싹 다 치워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자유는 저희가 책임지고 보장해드릴테니, 대표님의 심연에 억눌려 있던 저널리즘이란 날개를 활짝 펼쳐보시겠습니까? 아마…..”
잠시 뜸을 들였다.
“자유로운 저널리즘, 아주 재밌을 겁니다.”
나는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찰스 다우는 그제야 내 말의 진의를 깨달았는지, 서서히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모건…..당신은 참…..”
투둑.
찰스 다우의 눈물이 책상위로 방울방울 떨어졌다. 그는 정장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나쁜 사람이군요.”
“하하, 그런 말 자주 듣습니다.”
치이익-
나는 유리잔에 콜라를 따라 찰스 다우 쪽으로 밀어주었다.
“사실, 찰스 다우 대표님의 저널리즘에 대한 진심이 듣고 싶었거든요. 이 정글처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월스트리트에서 흔들리지 않을 저널리즘을 가지고 계시는지.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도 제 자신이 얼마나 저널리즘을 갈망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뽁.
찰스 다우는 만년필을 뽑아, 인수제안서를 집어 들었다.
“저는 월스트리트저널이 모건 이사님처럼 저널리즘에 대해 잘 아는 사주가 소유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찍찍.
찰스 다우는 잉크로 인수제안서의 인수금액에 두 줄의 굵은 선을 그었다. 그리고 그 위에 아래에 조그맣게 금액을 다시 적었다.
– 1$.
“….!!!”
“단돈 1달러에 월스트리트저널을 넘겨드리겠습니다. 아, 만약 무르시면 제 저널리즘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일 겁니다.”
협박처럼 들리는 어조와는 다르게, 찰스 다우는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나는 멍한 얼굴로 인수제안서를 건네받았다.
“음, 잠시 충격을 받아서 할 말이 잘 안 떠오르는군요. 하지만 인수제안……받아들이겠습니다. 찰스 다우 발행인님.”
“…..!!!”
“하하, 앞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을 잘 부탁드립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찰스 다우는 후련한 표정으로 악수를 청했다. 아무래도 우리 친애하는 찰스 다우 씨는 벌써부터 장밋빛 미래만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우리 아직 연봉협상을 하지 않았지?’
참고로 우리에겐 인센티브에 스톡옵션이란 아주 자본주의의 정수(精髓) 같은 옵션까지 있다고.
문밀레 2호기가 된 것을 환영합니다.
코 아주 제대로 꿰인거야, 당신.
‘달러의 파도에 질식시켜주마.’
속으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나는 고작 1달러로 뉴욕 월가의 저널리즘을 얻었다.
***
철컥.
응접실의 문을 닫았다.
내가 찰스 다우를 진정시키고 응접실을 나오자, 제임스가 이상야릇한 표정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도련님, 30분 뒤에 뵐 퓰리처 씨는 어디에 계십니까?”
“하아. 놀리지 말게. 내가 다 잘못했으니까.”
“예? 놀리다니요. 제가 감히 이사님을 말입니까? 그저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젠장.”
잔잔한 미소를 띈 제임스의 촌철살인에 나는 손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한동안 시달릴 것 같네.
나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그보다 물어볼게 있네. 자네 혹시 미국 명문대에 대해 좀 빠삭한가?”
“죄송합니다. 제가 옥스퍼드(Oxford) 출신이라 미국 대학가는 좀……미국 명문대의 총장들이라면 로이드보험에서 근무했을 때 다소 안면은 있습니다만.”
“대학교 총장이라. 하하, 자네도 한 스케일 하는군.”
제임스는 의문을 표했다.
“그런데 미국 명문대는 왜……혹시 제가 미국 명문대에서 무언가 할 일이라도 있습니까?”
“방금 인수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확장하려고 하는데, 미국 명문대에서 견습기자들을 대규모로 모집하려고.”
아이비 리그(Ivy League).
원래 미국의 대학 스포츠 리그 중 하나였으나, 소속 대학들이 모두 미국의 명문대였기에 미국의 명문대 집단을 상징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비 리그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는 시기는 1954년, 1898년인 지금으로선 한참 후대의 일이다.
하지만 소속 대학들의 명성만큼은 1898년인 지금도 못지 않았다.
“견습기자를 말입니까? 솔직히 월스트리트저널을 확장하실 생각이라면 뉴욕의 신문사들을 인수하는 쪽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특별히 대학생을 채용해야할 이유가 있습니까?”
‘있지.’
내가 구상한 정보기관에 가장 적합한 인재는 바로 명문대의 대학생들이다.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대 학생들은 대학동문들부터 대학산하기관들과 싱크탱크, 연구소, 후원 대기업에 상류층 클럽까지 뻗어있는 거대한 학연(學緣)의 근원이자.
루스벨트 가문처럼 대학생들 그 자체로 유력 가문의 자제들일 경우도 많기 때문에 직접적인 혈연(血緣)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아주 인맥의 금광(金鑛)이 따로 없었다.
“제임스, 원래 다우존스 컴퍼니의 예상 인수금액이 얼마였더라?”
“갑자기 말입니까? 예상 인수금액은 최소 13만 달러에서 최대 30만 달러로 책정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을 확장하는데 투입할 출자금은 대략 20만 달러 정도로 책정했고요.”
“좋아, 그럼 헤지펀드에 당장 50만 달러의 여유가 난다는 의미군.”
50만 달러면 충분하지.
현대 한화로 환산하면 150억의 거금이다.
“나는 대규모 채용을 원하네. 뉴욕의 신문사들을 인수해도 내가 원하는 수의 기자들은 얻을 수 없지. 인건비도 비싸고. 게다가 기자들의 성질이 보통 성질인가? 어후, 나는 월스트리트저널을 운영하면서 기자들에게 질질 끌려다니고 싶진 않군.”
“남은 50만 달러. 다 견습기자 채용에 쏟아부어.”
제임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턱을 쓸었다.
“50만 달러로 대규모 채용입니까. 확실히 미국 동북부는 견습기자들의 숫자도 많을 뿐더러 인건비도 저렴합니다. 고용과 해고도 훨씬 유연하고요. 하긴 명문대 재학생의 인맥이라면, 옥스포드(Oxford) 출신인 제가 보증합니다.”
“그리고 나는 모집공고에 학과제한을 두지 않을 생각이네.”
“예?”
제임스가 기함하자, 나는 부연설명했다.
“경제학과, 경영학과, 이공계열, 인문계열 제한하지 말고 전학과 불문을 조건으로 걸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지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려면 경제부분에 있어 압도적인 정보격차를 가져야하니까.”
“정보격차…..전문지식을 원하시는군요.”
“그래, 원래 먹어본 놈이 맛도 안다고. 경제학 학도들만이 볼 수 있는 정보들이 얼마나 많은데. 일개 기자들이 회계자료를 회계학 전공자 급으로 분석할 수 있나? 대학생들 용돈벌이 시켜주자고.”
나는 유튜브(Youtube)를 떠올렸다.
유튜브의 등장으로 재야에 숨어있던 고수들이 기지개를 켰고, 일개 기자들이 전달하지 못하는 방대한 정보나 지식을 스트리밍이나 동영상을 통해 쏟아냈다.
적게는 수천명.
많게는 수억명의 조회수를 올리며 걸어다니는 대기업 유튜버들은 떼부자가 됐지.
비슷하다.
그들이 쓸만한 정보를 물어오면, 우리 헤지펀드는 그 정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다. 그리고 창출한 수익에서 일정 퍼센티지의 수수료를 분배해 물어온 견습기자의 인센티브로 꽂아준다.
‘물론, 인센티브는 질 좋은 정보를 물어왔을 때만 지급하겠지만, 잘만 하면 대박 한 건으로 대학 4년 등록금을 뽑고도 남을지도 모르지.’
가능하냐고?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가능하다.
중국의 루이싱커피를 무려 전수조사(全數調査)해 공매도로 작살낸 머디워터스라는 좋은 예시도 있지 않나.
아르헨티나를 작살낸 엘리엇이나 영란은행을 작살낸 퀀텀펀드도 정보를 기반으로 달러를 빨아들였다.
정보는 돈이 된다.
‘게다가 나한텐 미래지식까지 있지. 해볼 만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지다.
21세기는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에 투자하는 한국인들도 너나할 것 없이 유튜브를 통해 반 전문가가 되어 능수능란하게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시대였고.
그러나 19세기도 똑같다.
주식투자자에게 정보가 귀중하다는 것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고급정보를 쏟아낸다면, 일반인 투자자들도 손쉽게 뉴욕증시로 뛰어들 수 있다.
1.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주식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2. 공개된 정보가 많아져, 일반인 투자자들은 뉴욕증시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3. 뉴욕 주식시장이 커진다.
4. 헤지펀드가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하게 된다.
5. 그럼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더 질좋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나는 그런 선순환 시스템을 원한다.
물론, 진짜 고급진 정보나 기업기밀같은 정보들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만 보관할테지만 말이다. 솔직히 우리도 먹고 살아야지.
찰스 다우가 쌍수를 들고 좋아하겠는걸?
‘마침 이 시기 미국 견습기자들의 월급은 25달러 이하의 박봉이다. 최대 연봉 2배에 인센티브 조건을 건다면 대학생들의 용돈벌이정도는 충분하겠지.’
미국 명문대는 학비가 살인적이다.
그래서 학비를 벌기 위해 견습기자가 되는 대학생들도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용돈벌이를 하면 그들도 미래의 월스트리트저널의 신문 구독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인상은 덤이다.
여론도 조성할 수 있다.
질 좋은 인재들로 인해전술이라고?
아, 이건 못참지.
치이익-
나는 콜라병을 땄다.
“제임스. 만약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근무하던 견습기자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어느 신문사로 취직할 것 같나?”
내 물음에 제임스는 눈을 크게 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로 취직하겠군요.”
“그래.”
나는 머릿속으로 8곳의 미국 동북부 명문대를 떠올렸다.
하버드 대학교 (Harvard University)
예일 대학교(Yale University)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ersity)
컬럼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
유펜(University of Pennsylvania)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
다트머스 대학교(Dartmouth College)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
훗날, 아이비 리그의 소속이 될 미국 최고(最高)의 대학들.
씨익.
“다른 신문사들이 견습기자들을 싼 인건비로 막 부려먹는 동안, 우리가 싹 빨아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지. 이걸 받게.”
나는 제임스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명함을 건네받은 제임스는 눈을 부릅떴다.
“이건…..”
“자네 비서실장 명함이네. 당분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컨트롤타워는 헤지펀드의 비서실에 맡길 생각인데. 믿고 맡겨도 되겠나?”
“…….!”
제임스는 고개를 퍼뜩 들었다.
전율한 그는 손에 낀 가죽장갑을 꽈악 쥐었다.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좋아. 믿고 맡기지.”
나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런데…….”
나는 턱을 들어 제임스 뒷편을 가리켰다.
제임스의 뒷편엔 검은정장의 사내가 묵묵히 서있었다.
“그는 비서실 소속인가?”
“아, 전에 말씀드렸던 칼리크 W. 베이론입니다. 자네도 인사드리게.”
제임스가 살짝 비켜서자 뒷편에서 사내가 걸어나왔다.
“베이론입니다.”
“와튼스쿨?”
“기억하시는군요. 말씀하신대로 석사학위로 유펜의 와튼스쿨을 졸업했습니다.”
베이론(Veyron)은 자신감 넘치는 몸짓과 절제된 기도로 대답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독일 융커 출신의 귀족이라고 착각할 만큼 유려하게.
하지만 백옥같은 피부 위로 드러난 흉터들은 숨기지 못해 자못 살벌하게 느껴졌고.
우둘투둘한 손은 마치 암석처럼 단단했다.
“……!!!”
나는 빠르게 표정을 굳혔다.
‘이 자식, 슬럼(Slum) 출신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