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211)
– 월스트리트저널(WSJ)
“제임스.뉴욕대형은행들은 알아서 잘 하니까 내버려두고, 중소형 은행들은 단속 잘 시켜. 지금은 웅크리고 있어야한다.”
뉴욕.
재무부 산하 금융서비스국.
제임스와 나는 국장실을 나와 복도를 걷고 있었다. 넓은 복도를 걷자, 우리들 뒤로 비서들 십수명이 졸졸 수행원으로 따라붙었다.
“프랑스가 손절선언을 친 이상, 러시아제국의 관심을 온전히 프랑스로 돌려야해.”
“그…왜죠?”
“만약 프랑스가 손절하지 않았으면 루블화를 쓰레기로 꾸겨버리려고 했는데, 결국 프랑스 중앙은행이 손절을 쳐버렸으니까.”
프랑스 중앙은행이 손절할지 여부는 내심 반반이었다. 그래서 손절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루블화 쓰레기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일이 잘풀려서 다행이다.
“프랑스가 손절친 이상 러시아경제는 우리가 손쓸 틈도 없이 나락으로 쳐박힐거다.”
“대략 기간은요?”
걸음걸이에 속도가 붙었다.
기자회견장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미국재무부 입장에서 대외적인 입장을 밝혀야했기에 제임스는 촤대한 상세하게 알고 있어야한다.
‘기간? 1년이면 쌈싸먹지.’
하지만 나는 불필요한 도발로 굳이 러시아제국의 이성을 날려버리고 싶지 않았다.
겨우 유통기한 1년짜리라니.
도발도 이런 도발이 없다.
이성이 날아가면 예측할 수 없다.
러시아제국은 내 손아귀 위에서 움직여야한다.
예측 가능해야한다고.
“나락까지 한 3년은 걸릴걸. 하지만 그 시작은 당장 내일이 될수도 있어. 프랑스 중앙은행이 알마나 악바리들인지에 달려있겠지.”
“악착같이 달려들면 러시아제국이 더 만신창이가 된다는 의미군요.”
“그것도 프랑스의 손에 의해서 말이지.”
프랑스의 손절은 프랑스의 신뢰에 금을 가게 만들고, 국제외교적인 손해를 끼칠 것이다. 러시아제국에 휩쓸리고 싶지않아 손절했지만, 경제적 손해를 줄인 대가로 외교적 신뢰를 빼앗겨버렸다.
신뢰가 깨졌다.
이제 당분간 그 누가 프랑스와 진심으로 동맹을 맺을까.
“이제 프랑스가 집중조명을 받을 차례다.”
사실상 프랑스의 손절이 직접적으로 러시아제국의 경제를 파멸로 끌어내릴 것이다.
결과론적인 세간은 영미권보다 프랑스에 더 큰 책임을 씌우겠지.
영국은 모르겠지만, 미국은 용의선상에서 희미해질 수 있었다.
시선을 돌린다.
첫방은 대영제국이 때렸고, 후속타를 프랑스가 때린 셈이니까.
“다 프랑스 탓이라고.”
“도련님, 무서운 사람이군요. 처음부터 프랑스 중앙은행이 손절치실것 알고 계셨죠?”
“글쎄다. 하지만 언젠가 프랑스가 조치를 취할건 예상했지. 그게 지금일줄은 몰랐지만.”
솔직히 처음엔 프랑스가 자존심 세우다가 러시아제국에 빨려들어가고 파산직전에 손절칠 줄 알았다. 그때면 이미 늦었을 테지만, 목숨줄은 구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프랑스의 손절은 내 예상을 기분좋게 배신했다.
“굳이 미국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아도 되겠어.”
차도살인지계.
할수만 있다면 최고의 전법이다.
“지켜보라고.”
나는 제임스에게 미소를 지었다.
“프랑스의 손절은 러시아제국을 지옥끝까지 끌어내릴 테니까.”
너무 좋네.
프랑스라는 좋은 방패를 얻었다.
이제 탱킹해라.
나를 위해. 그리고 미국을 위해.
또각-
조용한 복도에 구둣발 소리가 울려버렸다.
찰칵-! 찰칵-!
“재무부 산하의 금융서비스국은 매일 10분단위로 러시아제국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모니터링팀 인원도 3배로 확충했습니다.”
기자회견장.
금융서비스국장인 제임스가 나설법도 한데, 이번엔 내가 연단위에 서기로 했다. 제임스가 나서기엔 아직 짬이 모자르기도 했고, 말살수라도 하면 어그로가 튀어버린다.
그렇다고 기자회견을 안해도 어그로가 튈 수 있었다.
“백악관과 재무부, 그리고 연방준비제도의 대응정책들이 곧 쏟아져나올 예정이니 다들 안심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니 내가 등판해 최대한 조용히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저희를 믿고 기다려주십시요.”
염병.
이미 뉴욕대형은행들은 러시아제국에 빨대 꽂아넣고 쪼오옥 쪼오옥 신나게 빨아먹고 있었다.
“이번 러시아제국발 공황은 미국경제로 전이될 수 있기에, 은행들은 되도록 ‘조용히’ 자중해주시기 바랍니다.”
절대 아니다.
미국은행들의 안위따위 걱정되지 않는다.
이건 그저 경고다.
오늘 이 시점부터, 러시아제국에 간섭하는 은행들은 모조리 쳐내버리겠다는 엄포.
– 어그로 끌면 죽여버린다.
“미국은행들은 일주일간 자기방비에 힘쓰기 강권하는 바에야, 미재무부는 러시아공황의 악영향을 방지하지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여러분 조금만 기다려라.
곧 유럽이 패망하고 미국이 떠오를 순간이 그리 멀지 않았다.
“일단 지켜봅시다.”
성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세한 사항은 추후 기자회견들을 통해 밝히겠습니다.”
이제 나는 구제금융을 준비한다.
파멸할 러시아제국을 지켜보며 당장 할 수 있을 수익활동을 할것이다.
***
프랑스 중앙은행(Banque de France)
러시아산업 대출심사 특별위원회.
그간 러시아차관으로 빠져나간 자본들을 다시 빨아들이기 위해 프랑스 중앙은행은 빨리 특위를 발족하였다.
소시에테제네랄, 휘팅어 등의 주요 간부들이 모조리 소속된 특위로 프랑스 경제를 좌주우지하는 막강한 권력자들로 이뤄져있다.
만일을 대비해 특별위원으로 정부요인들과 군부출신들까지 엮여있었다.
“그간 프랑스 은행들이 러시아제국 산업을 상대로 제공하던 대출우대 자격들을 전부 몰수할 예정이고, 자산가치는 새롭게 재검토됩니다.”
대출우대 자격은 전부 몰수당했다.
우대받았던 금리, 대출한도, 등의 제한들이 허들을 확 높여버렸고, 높아진 허들에 탈락되는 서류들이 곧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10%, 20%, 30%, 40%….
점점 늘어나는 퍼센트.
대출우대로 인한 혜택들이 사라지자, 새롭게 높아진 대출금리로 재조정되고, 대출한도가 낮아져 다 토해내게 생겼고, 특약에 의한 추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건 부당합니다!”
“끌어내!”
“으아악!”
제일처음엔 러시아은행의 프랑스 지부들부터 특별위원회 집행부에 탈탈 털리기 시작하더니 곧 프랑스 법원에서 압류신청을 허가해 프랑스 중앙은행은 모조리 압류절차로 회부시키기 시작했다.
“프랑스 중앙은행과 제휴된 프랑스은행들은 얌전히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프랑스은행들은 중앙은행을 따랐다.
중앙집권화가 강해 안따르면 철퇴에 피를 봐야하기도 했고, 러시아자산은 빠르게 처분해야했다.
“단기채권 만기가 곧 다가오고 있습니다.”
단기채권의 만기가 돌아온다.
갚지 못하면 채무불이행.
디폴트.
프랑스은행들은 곧 러시아금융기관들에게 빌려준 단기채권들을 모조리 회수절차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러시아금융기관들이 비명을 지르지 시작했다.
“예외는 없습니다. 예외는 지엄한 프랑스 법전으로 처벌합니다.”
비명을 지르는 러시아 금융기관?
멱을 따버렸다.
단기채권들이 모조리 회수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러시아금융기관들에겐 비상이 떨어졌다.
“이걸 못갚으면 파산입니다!”
“단기채권 만기까지 얼마나 남았나!”
“대략 1달정도 남았습니다.”
“한달이면 너무 촉박한데…일단 대출받은 애들 전부 추심해버려! 특약이든 뭐든 다 걸어서 당장!”
불씨는 러시아산업을 책임지는 독점기업들에게 튀기 시작했다.
독점기업 트러스트, 카르텔에 대한 두려움?
당장 뒤지게 생겼는데 그 따위 권력자들의 주먹은 보이지도 않았다.
궁지에 몰린 쥐들은 눈깔 뒤집고 고양이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쳐들어가!”
쾅-!
독점기업들은 완강히 거부해도 방법이 없었지만, 다른 기업들은 달랐다. 추심을 위해 금융기관 집행부에서 쳐들어오자, 속수무책으로 질질 끌려가기 시작했다.
“으윽…뭐야…이 악취는…”
공장으로 쳐들어간 집행부는 눈쌀을 찌푸렸다.
공장주에게 고혈을 빨아먹힌 공장노동자들은 몰골이 쇠하여있었다. 그들은 제대로된 위생시설도 없이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고, 어린이들은 우울한 얼굴로 공장을 전전하고 있었다.
집행부의 얼굴에서 죄책감이 사라졌다.
“…..추심해.”
곧 돼지같은 공장주가 튀어나왔다.
공장의 사장실에서 뒤룩뒤룩 살이찐 공장주가 헐레벌떡 달려나와 무릎을 꿇고 손을 빌기 시작했다. 기름기 좔좔 흐르는 얼굴에는 땀이 질척이며 흐르기 시작했다.
솔직히 좀 혐오스렵다고 집행부는 생각했다.
“제발 1달만 주십시요! 1달만! 아악!”
집행부는 눈길을 돌려 공장노동자들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쟤네들은 1달도 못버틸 것 같은데. 같은 생각을 하며 공장주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집행부답게 우락부락한 덩치와 안면으로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었다.
“우리도 한달 남았어.”
쫙-!
솥뚜껑만한 손바닥이 공장주의 뺨을 때리자, 공장주는 허공에 붕 떠올라 우당탕 두바퀴를 돌더니 공장 구석으로 튕겨나 쳐박혔다.
“꿰애애액!”
“돼지같이도 우는군. 네놈 공장상태를 보니까 장부도 꽤 더러워보이는데, 갚을 수는 있나?”
“어..어떻게든 갚….!”
“아니다. 됐다. 너는 거기 있어라. 우리가 알아서 뜯어갈테니.”
“아…안돼!!!”
몰골이 구겨진 돼지가 발악했다.
하지만 공장을 스윽 둘러본 집행부는 꼼꼼히 압류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왠만한 공장부지를 다 돌자, 만족스럽게 끄덕이더니 공장주의 야반도주를 감시하기 위한 감시역만을 남겨놓고, 금융기관으로 복귀했다.
“다 털어!”
금융기관들은 파산을 피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고, 러시아제국의 대도시에서 일제히 벌어지는 일들이었다.
***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은행.
이사회가 개최되었다.
“러청은행도 이사회를 긴급소집했다더군요. 요즘 러시아제국의 몰골이 말도 아닙니다.”
러시아제국 2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은행은 러시아제국 2위의 초대형은행인 만큼, 공황이 벌어졌음에도 파산당할 리스크가 적었다.
“저희 국제은행도 이번분기엔 상상을 초월할 적자를 보게될 예정입니다.”
침묵이 내려앉았다.
프랑스에게 피해를 입은 것은 명명백백.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사들은 프랑스의 욕을 할 수 없었다. 그도그럴게, 대주주리스트의 거물들은 상당수가 프랑스인이었고, 또 프랑스은행의 이사들이었다.
이들을 거스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은행도 위험해진다.
“저희 상황은 러청은행보다 악화되어있습니다. 그쪽은 청제국으로 상쇄라도 할 수 있지만, 저희 국제은행의 자산들은 대부분 러시아제국 기반입니다.”
“언제 파산할지 모른다?”
“만약 러시아경제가 여기서 더 추락하면 파산조차 고려대상에 들어갈정도로 사태는 급변합니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아니다.
그의 말은 틀리진 않았다.
러시아제국에 대한 추심작업이 더 혹독하게 이뤄진다면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은행 또한 파산리스크를 지게 된다.
물론 국책은행이 당장 망하진 않겠지만, 세금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세워진다면 장담할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재무부에선 아무말씀도 없으십니까? 비테 장관은 꽉막혀있긴 해도 머리는 유능하지 않습니까.”
“러시아재무부의 공식발표는 아직 없네.”
“예? 아니 그게 무슨.”
“다만, 러시아재무부 내부적으론 평소보다 훨씬 바쁘게 움직인다는 보고가 있네. 그들도 뭔가 준비하는게 있나보지.”
비테장관에게 이번 시련은 꽤 무겁게 다가올 것이다. 그도그럴게 이번 프랑스차관이 전부 회수되어버리면, 차르의 역린을 건드려버릴 수 있었으니까.
차르의 역린이 뭐냐고?
“시베리아횡단열차의 공사는 전면중단되었습니다.”
“단선은 이미 개통되지 않았나?”
“예, 이번엔 복선화 작업과 바이칼 호수 구간이 중지되었다고 하더군요.”
“그건….위험하군.”
니콜라이 2세.
현 제정러시아의 차르는 시베리아횡단열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황제다. 시베리아횡단열차 건설위원회의 초대위원장을 맡은 이례로 당신의 인생을 갈아넣어 만들어낸 역작이 시베리아 황단 철도였으니.
차르의 분노가 두렵다면 비테장관은 살길을 도모해야할 것이다.
“그…..”
그때 한 이사가 손을 들었다.
수많은 직책들 중, 프랑스 중앙은행을 모니터링하는 이사였다.
“중요할…지도 모르는 안건입니다만…”
“말씀하시게.”
의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사는 심호흡을 한차례 가다듬고 발언했다.
“후…”
이걸 말해도 될까.
꿀꺽.
바싹 마른 목으로 참을 삼켰다.
“확실하진 않지만…프랑스 중앙은행에서 현재 시베리아횡단철도에 대한 압류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일부구간에 한해서요.”
“뭐?”
충격(Shock).
한 이사의 발언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은행 이사회는 순식간에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에 내던져졌다.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압류.
그들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쾅-!
분노에 가득찬 주먹이 탁상을 내리쳤다.
“아니 대체 그게 무슨 개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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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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