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216)
살인적인 물가. 신음을 터뜨리는 유럽대륙. 러시아제국의 금수조치가 불러온 물가의 재앙.] [갑작스러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고통맞는 국민들. 러시아산 곡물수출중단에 곡물가 최대 10배까지 뛰어올라.] [프랑스 시위대, ‘빵을 달라.’ 시위.] [끝없이 치솟는 물가에 비상등을 킨 각국 재무부. 그들의 선택에 국운이 달려있다.]
– 월스트리트저널(WSJ)
몇주 전 기사글이다.
언론사들은 갑작스럽게 치솟은 유럽곡물파동으로 인해 고통의 신음을 흘리는 민중들을 취재했다.
유럽대륙의 대러시아 민심은 나락으로 떨어졌고, 그들은 최악 일주일치 식량을 살 돈으로 하루끼니를 해결할수밖에 없었다.
미친 인플레이션.
그들은 물가상승에서 살아남아야한다.
“식품가격만큼 날뛰기가 심한 품목도 없지. 식량이 줄어들수록 중간유통상들의 힘이 강력해지지.”
악순환이 이어진다.
중간유통상들은 적어진 식량을 더 쉽게 독점해 더 비싼 가격에 매점매석한다. 빵을 10배 가격으로 사먹어야하는 민초들은 패닉에 빠졌다.
물론 장기화되진 않을것이다.
“할일은 안봐도 뻔해.”
중간유통상을 때려잡는다. 그리고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게 조치를 취한다. 재무부에서 해야할 일은 명확했다.
인플레이션이 왔다?
그러면 물가를 떨어뜨리면 된다.
그런 기본적인 상식만으로 중앙은행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뉴욕(New York)
재무부 산하 금융서비스국.
뉴욕대형은행들이 즐비한 월스트리트의 한복판에서 나는 유럽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제임스가 내게 말을 걸어온다.
“인플레이션이군요.”
“인플레이션 아니야.”
“예? 유럽대륙의 물가가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는데요?”
“어.”
물가가 살인적으로 오르니 인플레이션이긴 하지.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아니다.
무슨 개소리냐면….
이번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제국이 인위적으로 공급을 조절해 만들어낸 천연자원 쇼크였다.
자연발생된 인플레이션이 아니다.
인위적이지.
그리고 인위적인 쇼크는 부작용을 낳는다.
즉, 재무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일단 인위적으로 천연자원이 쇼크가 났으니, 물가와 함께 경기까지 개박살난다.
“이건 스태그플레이션이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이 두가지 악랄한 옵션들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이 지옥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공급제한으로 품귀현상이 벌어져 인플레이션은 치솟아오르지.
원자재가 수급되지 않고, 비싸기만해 공업력이 인위적으로 떨어지니 경기침체까지 닥친다.
“지금은 잡을 수 없어.”
스태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방법은 몇 없다.
제일 좋은건 공업력이 영구적 손실을 당하기 전에, 협상으로 공급망을 다시 되살리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제국이 제대로 열받았고, 내가 재무장관회의를 받아들여야 협상은 진행될 수 있었다.
차선택은 20세기 미국이 석유파동으로 촉발된 스태그플레이션을 해결한 방법이다.
폴볼커.
인플레이션 파이터.
그는 인플레이션부터 무지막지한 금리로 때려잡기 시작해 스태그플레이션을 깨부셨다. 그 당시도 석유파동으로 인해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다만 지금은 석유파동+곡물파동의 쌍둥이 쇼크가 왔을 뿐이다.
“대중들은 비명을 지를거다.”
‘무지막지한 금리.’
폴볼커는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무려 20%의 기준금리를 올렸다. 시중이 아무리 적게잡아 5%만 더 올린다손 쳐도(물론 더 높게 잡는다.), 25%의 살인적인 금리가 기다리고 있다.
무려 제1금융권에서 말이다.
제2금융권으로 내려가면 금리는 80%, 그 이상까지도 뛸 수 있었다.
미친 금리지.
하지만 그결과 살인적인 긴축으로 시중에 있는 돈을 빨아들여 인플레이션은 잡았다.
“과연 프랑스가 지금 기준금리를 20%대까지 올릴 수 있을까? 소비선진국인 프랑스에서 기준금리가 20%까지 오른다는 소리는 말이다. 경제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아.”
자충수로군.
프랑스는 러시아제국을 되로 후려치고 말로 얻어맞고 있는 셈이다. 그들의 근간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재앙으로 인해 뿌리채 흔들리고 있었다.
“……그럼 프랑스는 어떻게 되는겁니까?”
살아남을 방법이 자해밖에 없다.
그것도 자살에 가까울정도로 손속이 잔혹한 자해수단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걸 하면 살아난다는 보장도 없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더 심화될지도 모른다.
“하늘에 맡겨야겠지.”
“하늘이요?”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어깨를 으쓱였다.
“미국.”
식량이 없다면.
천연자원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되겠나.
살아남을 방법이 20%대의 금리인상이라는 미쳐버린 방법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에겐 최성의 선택지는?
구걸이지.
바로 러시아제국의 물가공격에 수출금지 맞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미국에게 공급을 풀어달라는 구걸밖엔 방법이 없었다.
“쉽게 줄 생각은 절대 없다.”
미국이 갑이다.
역시 인생사 모르는 법이지.
유럽대륙은 그동안 촌놈이라 무시해온 미국에게 구걸을 해야하는 상황까지 왔다.
루스벨트는 지금쯤 백악관에서 탭댄스를 추고 있으리라.
나 또한 즐겁긴 매한가지다.
“이제 곧 각국에서 구걸이 들어올거다. 국무부와 연계해서 대처하도록.”
“예!”
나는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그들의 유일한 구세주가 될 수 있었다. 목줄도 잡을 수 있었고.
할수있다면, 꿀은 최대한 빨아들여야지.
***
러시아제국.
상트페테르부르크 황도.
백작의 쪽지와 모건장관의 제안을 받은 엠마누엘 노벨은 브라노벨(Branobel)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마침 오늘 조사결과가 나오는 날이다.
모건장관의 쪽지에 적힌, 러시아기업들이 미국을 찬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모건장관의 자신감.
“우리를 부른 이유가 있소?”
브라노벨의 이사회.
각 부서의 임원진들이 전원소집되어 회의실을 가득채우고 있었다. 시커먼 정장의 사내들은 우락부락한 얼굴로 이사회장 엠마누엘 노벨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연단에는 노벨이 아닌 그의 개인비서가 서있었다.
“이사회 여러분, 보채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제 곧 러시아제국 산업계의 속살을 뜯어낼 예정이니까요. 숨겨진 진실을 저희 비서가 분석해냈습니다.”
노벨도 뭔지는 몰랐지만. 적어도 범상치않은 내용이 들어있을거라 짐작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중엔 러시아제국 내 은행이사들이 있었고, 러시아제국의 진실은 그들의 입을 타고 산업계의 상류층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모건장관은 이걸 원하는 것 같았다.
‘미국언론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하던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찾아오다니, 참으로 지독한 현상도 다 있는 법이다.’
물론 유럽대륙에 곡물가를 살인적으로 높인 이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은 러시아제국이 만들어냈지만, 결국 자충수이고 동반자살이다.
러시아 또한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러시아경제는 확실히 점점 늪으로 빠져들어가고있었다.
그러니 더 늦게전에 우리라도 살아남아야 한다.
“브리핑하게.”
“예, 회장님.”
노벨의 권유에 직원은 막대기를 잡고 칠판에 설명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비서가 알아온 러시아제국의 진실이 과연 무엇일까.
영국정부의 지원으로 풍족해진 브라노벨은 이를 겪지 못했으니, 몹시 궁금해졌다.
“러시아제국의 대형독점 트러스트들에서 자금들이 줄줄이 빠져나가 그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대출은 이제 바닥을 글고 있죠. 매달 채권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거인들이 무너져내리고 있습니다.”
여기까진 다 아는내용.
이사회의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예측과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러시아재무부에서 계산한 파산 수치보다 훨씬 미치지도 못하는 소수의 독점트러스트들만이 무너졌습니다.”
“뭐?”
이사회는 곧바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러시아재무부에서 예측한 파산속도보다 느리다니, 이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였다.
침을 꿀꺽 삼켰다.
어쩌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건 아닐까?
의외의 결과물에 엠마누일 노벨조차 그런 환상에 젖어가고 있었다.
“대체 무엇이 러시아제국의 산업의 근간토대를 떠받치고 있는 것입니까?”
“미국입니다.”
“예?”
일순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사회 임원들은 자신이 설마 잘못들었나 생각하며 귀를 파기 시작했고, 엠마누엘 노벨은 눈을 화등잔만하게 떴다.
– 대관절 이 무슨 미친개소리란 말인가.
하는 표정들이다.
그럴수밖에.
미국은 맨처음 영국과 손을 잡고 러시아제국의 공황를 일으킨 극악무도한 흉악범들이었으니, 영국재무부가 파괴신이 되어 날뛰는 동안 미국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지진이 난듯 임원들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게 대체 무슨 개소리야!”
그중 노벨의 재무이사가 쾅 탁자를 내리쳤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머리가 거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서는 침착했다.
그는 차분히 설명을 이어나갔다.
“말그대로입니다.”
비서는 탕탕 칠판을 두드렸다.
“뉴욕대형은행들이 러시아제국의 채권을 그대로 쥐고 있습니다. 처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추가로 구매한 것도 아니지만, 그 덕분에 러시아제국 기업들이 살아남았습니다.”
“뭐?”
“그들이 공황을 일으키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증권거래소를 죽여버린 것은 확실합니다. 무차입공매도가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러시아제국의 증권시장은 그대로 붕괴해버렸습니다.”
“하지만.”
비서는 입을 다물고 말은 골랐다.
“공황만 일으킨 채, 그들은 곧바로 손을 땠습니다. 뉴욕대형은행의 미국자본들은 그대로 러시아제국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비서는 서류들을 임원진들에게 제공했다.
“또한 그들이 연방준비제도에서 대출한 루블화들과 외환의 일부를 그대로 러시아은행에 예치해놓았습니다.”
“……잠깐. 뭐라고?”
“즉 말입니다.”
비서는 얼굴을 굳혔다.
미국자본들은 주식을 죄다 매각해버렸다. 전량매도한 주식들을 상트페테르부르크 증권거래소와 러시아증권거래소를 파탄시켰다.
부활하려면 오랜시간이 걸리겠지.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미국자본은 채권을 그대로 쥐고 있었다.
러시아자산들을 러시아은행에 예치해놓았다. 일부 외환들은 러시아대형은행들의 목숨줄을 붙여놓고 있었다.
독일자본들마저 겁먹고 빠져나가는 판에, 이 미친 뉴욕자본들은 남아있었다.
물론 미국자본도 100% 남아있진 않았다.
하지만 명백하게 다른 국가의 자본들보단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기괴하게도.
현재 러시아정부에 파산신청한 독점 트러스트들은 미국채권단에게 우선순위로 청산해주고 있었다.
“미국자본들이 우리를 살리고 있단 말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지금 러시아제국의 독점 트러스트 대부분이 깨달은 상태입니다.”
러시아제국의 유일한 구세주.
그것은 미국이었다.
러시아제국이 빠져나갈 출구는 단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그들은 미국의 구제금융을 원합니다.”
모건장관.
이 미친새끼….
대체 어디까지 설계하고 있는 것이냐.
엠마누엘 노벨은 회의가 진행되는 내내…벼락을 맞은듯한 전율을 느꼈다.
***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프랑스 파리(Paris).
재무부의 대국민발표회.
그들은 대중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프랑스재무부의 델카세의 주문이었고, 델카세 또한 그들의 선두에 서 허리를 폴더처럼 접고 있었다.
침묵이 내려앉은 광장.
황망한 얼굴로 이 모습을 지켜보는 프랑스의 군중들. 시위세력들, 그리고 프랑스정부의 요인들.
이 충격적인 광경에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델카세는 눈을 질끈 감았다.
사실 이는 프랑스 중앙은행이 해야할 발표였다. 하지만 그들은 프랑스재무부의 명백한 상위기관처럼 군림하고 있었고,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했다.
통화정책을 재무부가 발표하는 상황에 델카세는 입술을 깨물었다.
“저희는 지금부터 한가지 죄를 저지르려합니다. 그 누구도 저희를 용서하지 않을것이며, 저희의 죗값은 영원히 프랑스역사서에 기록되며 후대인들도 저희에게 돌팔매질을 할지도 모릅니다.”
거창한 서두.
불안한 동공들이 델카세에게 꽂힌다.
“하지만 약속드립니다.”
델카세의 눈에 불길이 타올랐다.
“이는 프랑스를 살릴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투둑….투두둑….
입술을 깨물다못해 터져 핏물이 단상으로 떨어졌지만, 델카세의 눈빛은 정면을 똑바로 향했다.
“프랑스재무부는 오늘부터 기준금리를 4.5%인상할 것을 발표합니다.”
4.5%.
충격적인 수치에 군중들 사이로 웅성거림이 퍼졌다. 4.5%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평균적으로 시중금리는 9%가 오른다. 금리의 제약이 별로 없던 시대다. 은행권들은 금리를 올리는데 별 저항력이 없었다.
그냥 올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델카세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이는 이번분기 목표로 올릴 기준금리에 불과합니다. 저희 프랑스재무부는 추가금리인상을 확고히 계획하고 있으며, 다음분기까지 9%인상을 할 계획입니다.”
“이 쓰레기 새끼들아!!!”
퍽-!
어디선가 돌맹이가 날아와 델카세의 머리를 후려쳤다. 핏물이 단상으로 촥 튀었고, 옆에 서있던 재무부직원들의 얼굴들로도 델카세의 핏물이 튀었다.
“너네들은 도대체 민중의 고혈을 얼마나 빨아먹을 생각이야! 프랑스가 살기 전에 우리가 죽게생겼다 이 새끼들아!!!”
“민중에 대한 사과를 하려면 허리만 숙이면 되는거야? 우리들을 살릴수있는 방법을 찾아오라고!!!”
“오늘만 해도 빵값이 2배로 올랐어! 2배! 빵집은 밀가루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치고, 우리들은 아침식사를 절반으로 줄여서 겨우 연명하는데 뭐? 기준금리 9%? 델카세 장관은 프랑스를 죽이려 하고 있다!!!”
“네놈들 유대인이지! 고리대금업을 장려하는걸 보니 샤일록도 눈물을 흘릴 악마같은 유대인들이 분명해! 당장 끌여내려서 죽여버려!!!:
민중들 사이로 분노가 번져나갔다.
미리 대기해있던 프랑스경찰들이 쏟아져나와 단상 앞에 인간 바리케이드를 세웠다. 호루라기를 불며 파리경찰청의 기마경찰들이 분노하는 폭도들을 격리시켰다.
단상과 민중들.
그 사이로 경찰들이 두꺼운 띠를 형성했다.
하지만 델카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미국언론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 부르는 이사태는 프랑스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아주 위험한 경제공황의 전조입니다.”
공황.
그래 공황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저는 기꺼이 국민역적이 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델카세는 조용히 읊조렸다.
이는 자신에게의 세뇌다. 대통령이 기거하는 엘리제궁에서 언제 자신을 자를지 모른다. 하지만 대통령이 가만히 있는 이유는 유일하다.
이는 프랑스재무부가 아닌 프랑스 중앙은행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자신은 고기방패로 민중들앞에 섰다.
팍-!
날아온 달걀이 깨지며 눅눅한 액체들이 뿌려졌다. 펑 터진 밀가루는 노른자, 흰자들과 뒤섞이며 델카세를 더욱 하얗게 만들었다.
하지만 말은 끝나지 않았다.
“저희 프랑스재무부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기준금리를 내년 4분기 15%까지 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델카세는 깊이 고개를 숙이고 무표정한 얼굴로 단상을 내려왔다. 군중들의 분노에찬 포효가 곳곳에서 일어났지만, 델카세는 꿋꿋하게 버텼다.
정치인들에게 표정관리는 일종의 교양과목이니까.
하지만 그 파급력은 엄청났다.
15%.
아득한 수치.
만약 진짜로 이대로 올라간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이자를 노린 자본가들로 인해 프랑스로 돈들이 미친듯이 쏟아져들어올 것이다.
이는 프랑스를 살릴 재원들이 될 것이다.
높은 기준금리는 대출금리를 높이기도 하지만, 해외자본들을 끌어들일 좋은 수단이기도 했으니까.
프랑스는 살아날 수 있었다.
델카세는 그렇게 믿었다.
프랑스 중앙은행또한 그리 믿었다.
….버틸수만 있다면 말이다.
“비서.”
“예, 장관님.”
“당장 미국국무부에 연락을 넣어서 곡물수출금지를 해제해달라고 요청을 걸어주게. 미국이 자비를 베풀어 곡물과 석유파동만 끝나면 유럽에는 평화가 찾아온다.”
“…..예!”
“그리고 프랑스는 다시 러시아제국에게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델카세의 눈에 불꽃이 일렁였다.
“이대로 끝낼 순 없다.”
그로부터 며칠뒤.
미국 국무부에서 답신이 도착했다…
“뭐라고?”
델카세는 두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비서는 얼떨떨한 얼굴로 답했다.
“그…농무부에게 물어보라고 답신이 왔습니다.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그럼 농무부에게 연락을 넣게.”
“그…..”
“또 뭔가.”
델카세는 불길한 예감에 서서히 상체를 일으켰다.
“물론 농무부에도 직후 바로 전보를 보냈습니다만…..”
“문제라도 생겼나?”
“자신이 관할이 아니라면서 다시 재무부에게 물어보라고 답신이 왔습니다.”
“……”
델카세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건 그거다.
공무원들의 전매특허인 애매한 관할로 인한 타부서로의 책임전가. 설마 행정부처급에서 이런일을 벌일거라고는 생각치 못했지만, 그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델카세는 물어보았다.
“…..재무부에는 연락해봤는가?”
“예.”
꿀꺽.
비서는 침을 삼켰다.
델카세는 그 예측할 수 있는 불길함에 휩싸였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속으로 빌었지만, 현실은 어림도 없었다.
“…..국무부에게 물어보랍니다. 재무부관할이 아니라고.”
털썩.
델카세는 제자리에 무너져내렸다.
커다란 희망 하나가 산산이 깨져버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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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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