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229)
엘리제궁.
프랑스의 대통령궁에 입궁한 델카세 장관은 피곤한 표정으로 복도를 거닐었다. 최근 몇주간 계속 대통령궁으로 출근하는 델카세는 대통령이 미친게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일괄적으로 추심하자는게 제정신인 사람의 머리에서 나올 아이디어는 아니지.”
프랑스 중앙은행도 생각을 한다.
일괄적인 추심을 하면 자금회수율이 바닥을 긁게되리란걸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러시아제국을 적당히 압박하면서 계속 추심을 이어나가는 방식이 효율적인 것이다.
한방에 쫙 빼냈다가 국가부도라도 나면 답이 없었다. 왜냐하면 프랑스가 보통 깊이 러시아제국에 뿌리를 내린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엘리제궁과 프랑스 중앙은행은 러시아제국과 전면전을 선택했다. 일괄적인 추심으로 러시아제국을 붕괴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굳이 말하자면 금융적인 테러를 가하려는 것이다. 어차피 러시아제국과 프랑스는 국경을 마주하는 국가가 아니었으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보인다.’
어차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겠다.
천연자원 금수조치는 프랑스에게 지대한 타격을 줬고, 엘리제궁은 더이상 러시아제국의 횡포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은 듯했다.
나만 죽을 순 없으니, 폭탄을 하나로 뭉쳐 같이 죽자 이거다.
‘물론 프랑스 해군이 뛰어나긴 하지만, 발트함대를 어떻게 할 생각인건지.’
엘랑비탈은 위험한 사상이다.
델카세는 최근 그렇게 단정지었다.
현 프랑스정부는 러시아제국을 담구려고 하고 있었다.
‘문제는 러시아제국만 담궈지는게 아니란 사실이지.’
만약 프랑스가 자본을 얕게 침투했더라면 이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일괄적으로 추심해 러시아제국이 파산하면 프랑스도 자금회수가 안돼 파산하는 은행들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프랑스 중앙은행과 메이저 은행들은 살겠지.
하지만 중소은행들은 버티지 못한다.
“물론 파산해도 청산절차를 밟으면 되긴 하지. 파산한 기업자산을 우선순위로 청산받으면 어느정도 손해보전은 되는게 정상인데….”
청산.
은행들과 채권단은 이 제도를 통해 어느정도 손해보전을 하게 된다.
하지만 청산할 자산이 없으면?
“무차별적으로 추심하면, 청산할 자본조차 파산한 기업에 남아있지 않게 되는데 러시아제국은 고사하고, 그걸 프랑스가 버틸 수 있나? 절대 아니다.”
델카세 장관은 무표정을 고수했다.
사실 프랑스가 망하던 말던 관심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프랑스의 위정자란 작자들마저 프랑스 국민들과 같은 정서를 공유하며 무대포로 밀고나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프랑스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프랑스라는 국가 자체에 충격을 먹은 것이다.
덜컹-!
엘리제궁.
한 회의실의 문이 열리고, 델카세는 거대한 회의실로 입실했다. 회의실엔 미리 입실한 대통령과 중앙은행 이사들이 앉아있었다.
‘미친놈들.’
델카세는 혀를 내두르며 자신의 자리에 착석했다. 빈자리는 많아서 아무데나 앉으면 됐었다. 그래도 본인은 장관급이니 최대한 앞자리에 앉았다.
“델카세 장관, 요즘 좀 얼굴이 펴지는 것 같소? 프랑스여론이 연일 자네의 이름을 부르짖으니 좀 살만한가 보군.”
질투.
추악한 질투가 자신에게 쏟아진다. 프랑스 중앙은행 이사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어처구니 없는 꼬투리다.
지금 나의 처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내 얼굴보고 펴졌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표를 먹고사는 괴물답게 대통령은 자신을 견제하고 있었다.
‘빨리 은퇴하던가 해야겠군.’
준비만 마치면 곧바로 미국으로 뜰 생각이다. 프랑스는 더이상 가망이 없었다.
아내부터 미국으로 보낼 생각이었지만, 병원에서 놔주질 않는다. 그만큼 심각한 상태라는 뜻이겠지.
델카세는 점점 차갑게 식어가는 심장을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많이 부족한 제게 호응해주시는 프랑스 국민들께 항상 감사할 뿐입니다.”
“….그런가.”
“예.”
‘꼬투리는 만들지 않는다.’
피곤한건 질색이니까.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현 유럽대륙의 판도 자체는 굉장히 흥미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미국이라는 다크호스가 유럽대륙이란 체스판으로 올라온 이상, 프랑스에게 과연 승산이 있을까?
‘없다.’
최악엔 러시아제국이 미국자본을 끌어와 파산한 기업들을 해체해버릴수도 있었다.
그렇게되면 청산이 끝난 기업의 시체를 미국자본으로 부활시킬 수 있게된다.
법인 하나 새롭게 파면 프랑스자본의 개입없이 부활시킬 수 있다.
이미 청산이 끝났는데 뭐가 더 있겠나.
프랑스는 새롭게 부활할 러시아시장의 지분을 전부 잃은채, 개평먹고 나가떨어질 뿐이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었다.
– 러시아제국의 자산을 차압하면 좋은 그림이 나오겠군. 프랑스의 국민들은 자존심에 목말라하고 있소.
– 저희 프랑스 중앙은행이 가치평가를 해본 결과, 러시아제국의 채권으로 이득이 될만한 자산들을 뜯어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문화재같은건 어떤가? 러시아제국에 제대로 엿먹이는 그림이 아닌가. 프랑스는 위신을 세울 수 있고.
– 나쁘지 않은 접근방식이군요.
‘제정신이 아니군.’
델카세는 눈을 지긋이 감았다.
여유로웠다.
뭔가 까먹으면서 관람이라도 하고 싶을정도다.
‘재밌네.’
당사자가 아니게 되니, 엄청 재밌다.
이놈들은 아침밥으로 이상한걸 처먹은건지, 실시간으로 프랑스를 지옥열차에 탑승시켜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었다.
시중이 떠도는 자극적인 소설들이 왜그리 잘팔리는지 알것만도 같았다.
마약같네.
기름이나 부어볼까.
“러시아제국의 문화재를 가져올 예정이라면 차라리 겨울궁전이나 여름궁전에서 장식품이라도 떼오면 어떻습니까? 동상 하나라도 뽑아오면 발작을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 그것도 나쁘지 않군.”
지랄.
이게 왜 나쁘지 않아.
델카세는 진심으로 이놈들이 미친게 아닌가 의심했다. 델카세는 이미 경험이 있었다.
식민장관으로 근무하면서 프랑스령 식민지에서 문화재를 마구잡이로 뜯어왔으니 잘 알고 있었다.
문화재를 약탈당한 식민지인들이 어떻게 발작하는지.
루브르 박물관의 일정지분은 델카세에게 있었다.
그만큼 델카세의 기여도는 높았고, 이 분야에선 델카세만한 전문가도 흔치 않았다.
‘폴 두메르 총독. 그 놈도 나름 성과를 올렸었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폭군.
폴 두메르, 수탈에 도가튼 그 놈은 인도차이나를 지옥불에 달궈먹고 있었다.
아무튼.
러시아제국에게 그 취급을 하겠다는 뜻이다.
‘내가 이런 작자들과 미친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구나.’
나 혼자만 정상인인 기분이 이런 것인가.
미친놈들이 따로 없었다.
자존심에 목숨과 나라를 내던지는 미친놈들.
이놈들은 처음부터 러시아제국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엘리제궁이 식민장관이었던 나 델카세를 재무장관으로 앉혔을 때부터 이럴 작정이었던 것이다.
더욱더 프랑스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어졌다.
“계획은 다 세워놓았소?”
대통령은 중앙은행 이사들에게 물었다.
프랑스 중앙은행 이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러시아제국을 프랑스의 자본에 복속시키려면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일 것입니다.’
망하는데 효율적이겠지.
델카세는 속으로 조소를 지으며 회의가 끝날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럼 그렇게 진행하시오.”
이는 프랑스의 마지막 경제적발악이었다.
***
쾅-!
“이런 무뢰한 놈들을 보았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겨울궁전.
차르는 들려온 소식에 광분해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 요즘 그는 프랑스에 대한 분노로 인해 사리분별이 꽤 뚜렷해진 상태였다.
최근 러시아황실의 업무는 러시아제국의 부활과 프랑스 조지기에 초점이 맞춰져있었다.
그래도 우유부단한 것 보단 낫지.
옆에서 듣고있던 세르게이 비테 재무장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 사실 그도 프랑스에게 분노하고 있었다.
“러시아제국의 채권으로 겨울궁전을 추심하겠다니 이게 제정신인 작자들이 할 수 있는 발상인가!”
차르의 포효가 쩌렁쩌렁 울렸다.
겨울궁전이 가진 상징성과 건물용도를 떠올려보면 프랑스가 얼만큼 선을 넘었는지 알 수 있었다.
겨울궁전.
엘리자베타 여제 시기에 건축된 러시아제국의 궁전으로, 로마노프황실이 사용하는 황제의 거처였다.
그렇다.
황제의 거처다.
저 미친놈들은 황제의 거처를 압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진배없다.
“이곳 겨울궁전은 역대 차르들의 소장품이 전시된 러시아제국 최고의 박물관 중 한곳이란 말이오!”
또다른 문제점이 있다면, 사실상 겨울궁전은 역대 차르들의 소장품이 진열된 박물관이었다는 점이다.
그래, 박물관이다.
루브르박물관, 대영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거대한 박물관.
심지어 앞선 두 박물관과 달리 굉장히 명예로운 박물관이기도 하다.
약탈문화재로 가득찬 두 박물관과는 달리, 겨울궁전은 순수히 차르들의 개인자산으로 정당한 루트에서 매입한 문화재들이었다.
물론 상대적인 기준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러시아제국의 차르는 눈이 돌아갔다. 완전히 돌아갔다. 형용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계셨다.
프랑스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건 선 넘었지.’
비테장관도 속으로 잔잔하지만 지옥불과 같은 불을 조용히 태우며 분노하고 있었다.
“저 개구리 달팽이 놈들이 아주 작정하고 러시아제국의 얼에 먹칠을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하지 않나!!!”
와장창!
차르가 내던진 지팡이가 창문을 깨부수고 창밖으로 떨어졌다. 밖이 소란스러워지더니, 곧바로 지팡이를 든 경비대가 계단을 타고 올라왔다.
“하….하….”
가쁜 숨.
차르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지팡이를 도로 쥐었다.
“죽여버리겠다. 달팽이 새끼들.”
“폐하, 진정하셔야합니다. 지금 당장 러시아제국은 전쟁을 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그런 조건의 구제금융 아니었습니까. 지금은 내부적인 재건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비테장관은 냉철했다.
이것이 프랑스가 내던진 선전포고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비겁하게 경제적으로 선전포고를 날린 셈이지만, 러시아제국은 지금 저 도발에 넘어가면 안되는 처지였다.
“문제는 그것이 아니옵니다.”
프랑스는 러시아제국에게 도발했다.
그래, 겨울궁전을 추심으로 약탈해 털어버리겠다는 폭언은 도발에 불과하다. 진짜 위기는 그따위 것이 아니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프랑스자본은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무려 프랑스 중앙은행이 직접 추심을 지휘한다.’
프랑스자본이 한번에 빠져나간다?
러시아제국에 파산절차에 돌입한 기업들은 정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파산신청을 해야하는 기업들이 문제다. 러시아제국의 신 경제부처인 체신부는 아직 완전히 조직되지 않았다.
그래서 러시아제국의 행정절차는 여전히 느렸다.
이건 큰 문제다.
파산신청이 늦어지게되면 늦어지기 될수록 기업들의 회생가능성이 사라진다. 사실상 미라처럼 장기까지 털린채, 말린 가죽껍데기만 날아올 수 있었다.
회생가능성이 사라진다면, 해당 기업을 살릴 가능성이 없다는 소리고.
그만큼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완전히 잃어버린다.
“미국에게 지금당장 원조를 요청해 구제금융자금의 결제를 서둘러야합니다. 미국의 구제금융이 오기전에 러시아제국이 먼저 파산하게 생겼습니다!”
뉴욕자금결제기구.
현재 구제금융을 위한 자금들을 처리하고 있는 뉴욕의 결제기관이자 청산기관이다. 이곳에서 처리된 자금들이 러시아제국으로 넘어와 구제금융에 사용된다.
문제는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지금당장 사용할 수 있는 화폐가 필요했다. 러시아제국 정부가 경제쇼크를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는 화폐가 말이다.
‘방법이 없나?’
막을 방법이 진정 없는가.
미국에서 드레드노트 전단에 현금을 실어서 최고속력으로 러시아제국에 배달해온다해도, 적어도 한달 이상은 무조건 걸린다.
안돼.
너무 늦다.
러시아제국 근처에서 빠르게 자금을 수혈해야한다.
‘뭐라도 제공할테니. 제발.’
기껏 구제금융을 얻어왔더니, 그전에 국가가 부도나게 생겼다.
빌어먹을 프랑스놈들.
조건은 뭐라도 내걸테니 러시아제국을 살리려면, 고양이손이라도 필요한 시점이었다.
“미국….미국….미국…..어?”
순간 비테장관의 머릿속에 전광석화가 관통했다. 멀리 떨어져있는 미국자금들은 당장 수혈이 불가능하지만, 미국계 자금은 유럽대륙이나 러시아제국에서 수혈이 가능했다.
물론, ‘보통’이라면 국가자금이 아닌 개인자금이 될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대륙은 현재 러시아제국과 거리를 두고 있으니 타국에서수혈은 불가능.
러시아제국 내부의 자금으로 충당해야한다.
가능한가?
‘아니다. 굳이 러시아제국 내부에서 힘들게 찾을필요는 없다. 유럽대륙 내 타국에서도 수혈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당장 수혈만 받으면 된다.
1분기 정도만 프랑스 추심을 틀어막을 수 있으면 된다.
단기자금이다.
구제금융자금만 들어오면, 빨리 갚을 수 있다.
즉, 장기적인 정치적 리스크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마침 딱 좋은 국가와 기관이 있지 않나.
“독일결제은행.”
미국정부가 운영하는 국부펀드.
그 국부펀드의 자금이 개입된 독일결제은행이라면, 모건장관이 사실상 오너로 군림하는 독일서부의 대형은행이라면, 당장 자금수혈이 가능하다.
게다가 막대한 자금을 굴리고 있었다.
사실상 베를린 은행권을 추월해버린 거대한 은행이었으니.
모자를 일은 없다.
‘모건장관에게 또 도움을 받게되는군.’
“폐하.”
비테장관은 얼굴이 씨뻘게진 당신의 차르를 바라보았다. 하얗게 이성이 날아간 차르는 눈에 뵈는게 없어보였다.
하지만 이성을 되찾아야한다.
냉정하게.
“독일제국과 협상을 서둘러야합니다.”
당장.
그래야 러시아제국이 살아날 수 있다.
***
[프랑스의 역습.] [휘청이는 제국. 이대로면 구제금융은 늦는다.] [프랑스재무부, ‘러시아제국에 대한 정당한 추심행위일 뿐. 확대해석은 피해달라.’] [엘리제궁, ‘프랑스의 명운이 걸린 선택. 프랑스의 영역을 침범하면 내정간섭으로 간주하겠다.’] [악에 받친 프랑스.] [러시아제국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가.]“하….”
워싱턴 D.C.
미국 재무부 청사.
나는 한숨을 깊이 내쉬고,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베이론에게 곧바로 연결되었다.
– 예, 이사님.
“베이론, 지금당장 독일결제은행과 공조해야겠다. 네가 독일 담당이었으니, 독일결제은행 이사회랑 접촉해서 러시아제국이 요청한 자금수혈을 빨리 허가해 줘야겠어.”
– 러시아제국에서 연락이라도 온 겁니까?
“아니, 그냥 내 예상. 지금 파산직전인 러시아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자금줄은 독일결제은행 밖에 없어. 대외적으로 공개된 곳이 거기뿐이니까.”
– 아, 그렇겠네요.
“빨리 부탁한다.”
– 예, 곧바로 독일결제은행 본사로 연락 넣겠습니다.
“수고해.”
달칵.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당장 머릿속에 떠오른 곳은 독일결제은행 뿐이다. 아마 유럽대륙에서 미국자본이 개입한 가장 큰 법인은 독일결제은행임에 틀림없었다.
이제 곧 러시아제국과 독일제국이 협상을 타결하면, 독일제국에서 자금수혈을 하는 것도 수월해지겠지.
어차피 단기자금이다.
장기자금이면 독일제국에게 목덜미가 잡히겠지만, 단기자금이면 빨리 갚아버리면 그만이다.
그때쯤이면 미국의 구제금융자금이 도착하겠지.
윈윈이다.
러시아제국에게 요구할 조건은 이미 생각해놓았다.
“시베리아횡단철도의 공기업화를 요청해야겠군. 비토권까지 얻어내야겠어.”
베이론이 들었다면 기함할 내용이었지만.
괜찮다.
프랑스처럼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일부구간을 추심하는 무식한 짓거리는 하지 않는다.
거부(비토)권.
러시아정부기관 직할의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전체를 법인화해 공기업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의결권을 얻는다.
대주주로 참여할 생각이다.
물론 과반수는 넘지 않는다. 러시아제국에게서 시베리아횡단철도를 빼앗으려는 의도는 아니었으니.
그저 나를 방해할 무뢰배들에게서 시베리아횡단철도를 보호할 수단일 뿐이지.
게다가 시베리아횡단철도는 아직 단선이다.
프랑스가 없는 지금, 어차피 복선화작업을 위해선 미국자금수혈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나는 나 자체로 좋은 자금조달수단이 될 수 있었다.
디트로이트 도 모건이란 이름은 뉴욕에서 강력한 네임벨류를 가졌으니.
‘좋은 기회다.’
그저.
내 작은 꿈을 위한 투자일 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