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254)
“제1군부터 제3군까지는 일드프랑스를, 제4군부터 제5군까지는 회전문을, 제6군은 베르됭을 견제하고, 제7군과 제8군은 그대로 유인해라.”
베를린참모본부.
대공세의 개요가 대강 정해졌다.
“추가적인 보병사단들의 편성을 통해 일드프랑스와 회전문 공세부대의 간극을 메우겠다. 이들은 제9군으로 명명하고 참호를 파내려간다.”
제1군-제3군, 수도권을 박살내는 파트.
제4군-제6군, 회전문으로 돌아가는 파트.
제7군-제8군, 회전문을 받쳐주는 파트.
제9군, 전선을 유지시키는 파트.
“본래라면 불가능한 작전이다.”
슐리펜은 대공세에 앞서 확실하게 못박았다.
“하지만 국경전투에서 졸전을 펼친 프랑스군의 약화와 독일군 피해의 감소로 인한 전력차이가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실상 프랑스 국경에 묶인 프랑스 제1군에서 제5군은 더이상 야전군으로 부르기 힘든 상태로 약화되었다.
제4군과 제5군 그리고 제6군 일부의 회전문 효과로 다 압착시켜버릴 수 있었다.
제7군과 제8군은 그대로 유인하면서 단단하게 받친다.
“프랑스의 베르됭지역은 요새화된 지형으로 함부로 들어가기 힘든 장소인만큼, 제6군이 베르됭을 견제한다.”
베르됭에는 프랑스의 네임드인 페텡과 포슈가 함께 있는 야전군이 편성되어 있었다.
그들을 고립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만 놓아도 성공이다.
“흠.”
슐리펜은 지도를 내려다보았다.
작전이 너무 부실하다. 모험성이 극단적으로 치우쳐져버린 작전안으로 꼬여버렸다.
하지만 믿는 구석은 있었다.
제1군부터 제3군까지는 일드프랑스를 맡겼지만, 잔세가 불리해지면 언제든지 전선을 고착화시키라고 명령을 내린 후였다.
프랑스의 야전군급 3개군을 묶어만 놓아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일드프랑스에 묶어놓은동안 프랑스 제1군부터 제5군을 회전문으로 포위해 분쇄시킨다.’
보급체계는 이미 전선이 정체되고 지연되는동안, 충분히 복원시켜놓았다. 벨기에와 프랑스 국경지대의 보급체계는 철도를 통해 완비되었고, 빠른 보급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프랑스 제1군부터 제5군은 독일야전군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분쇄시킬수도 없어 프랑스 국경에 묶여있었다.
“음, 제4군에서 제6군은 프랑스군의 보급선을 끊어놓으면서 회전문을 돌리면 되겠군.”
프랑스 제1군에서 제5군.
사실상 프랑스본대를 괴멸시킬 작전이었다.
“주전장은 또다시 국경이다.”
슐리펜은 계획을 수립시키며 국경의 회전문을 위해 모든 요소들을 배치시켰다.
하지만 그는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다.
양측군 전부가 참호를 파고 참호전을 펼쳤을 땥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를 말이다.
공세밖에 안했으니 당연했다.
일드프랑스.
그중에서도 파리.
슐리펜의 시선에서 멀어진 부분.
전장의 세대교체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해내지 못한다.
당해보기 전까진.
“나머지는 유지만 시키도록.”
파리에 묶어만 놓으면 된다…
슐리펜이 전선을 굳힐 각오로 밀어넣은 3개 야전군. 독일군만 3개군이다.
좁은 지역.
일드프랑스.
그곳에만 6개 야전군이 집결하고 있었다.
***
“프랑스 결제은행은 마법의 주머니같은 곳이군요.”
파리 제1구.
프랑스 결제은행 본사는 수도방위사령부의 엄중한 경비체계 아래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사실상 보급 전부가 이곳에서 쏟아져나오는 이상, 수도방위사령부는 필사적인 노력을 쏟아부으며 이곳만큼은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공식적으로 수도방위사령부와 프랑스 결제은행은 별개의 기관이고 조직이었지만, 사실상 프랑스 결제은행의 본사는 수도방위사령부의 그늘 아래로 들어갔다.
우산을 펼친 수도방위사령부 밑에서 편…하지는 않고 무지성으로 갈려나가고 있었다.
“그나저나 델카세 장관님도 참 사람이 진국입니다. 어떻게 모든 장관들은 보르도로 피신해있는데, 장관님만 파리에 남아서 항전하십니까? 존경스럽습니다.”
방금건 미국대사의 발언이다.
간혹 수송열차가 도착할때쯤, 그러니까 거의 매일 프랑스 결제은행으로 찾아오는 단골손님이다. 델카세 입장에선 눈엣가시가 따로없었지만, 그렇다고 내치면 델카세가 위험해지는 인물이었다.
“…..예?”
하지만 방금의 대사는 좀 충격적이었다.
델카세는 순간 생각했다. 미국대사가 자신에게 엿먹으라고 한 대사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순간 헛소리하지 말라고 소리칠 뻔했다.
‘미친새낀가?’
델카세가 파리에 머무리고 있는 이유.
그것은 미국재무부의 모건장관이 자신을 담당자로 지목한 탓 아닌가.
어처구니 없는 미국대사의 발언은 델카세의 뇌회전을 순간 정지시켰지만, 곧 의미를 파악했다.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주변의 시선이 느껴졌다.
– 오….
존경을 꾹꾹 눌러담은 시선.
미국대사는 실눈을 슬쩍 벌리곤 눈동자로 주변을 스캔하고 있었다. 사실상 프랑스 결제은행과 프랑스재무부 내에서 델카세의 사회적 지위를 상승시켜준 것이다.
미국대사가 직접 칭찬을 건넸으니 그 파급력도 크리라.
‘아주 파리의 지박령이 되라고 고사를 지내는군.’
물론 호의는 아니다.
누가봐도 일 잘하는 노예하나 잡아다 칭찬이란 당근을 흔들며 채찍을 휘두르는 악덕 노예주가 아니던가.
프랑스 결제은행에서 델카세가 나가지 못하도록 잡아놓는 것이다.
유능하다고 판단했겠지.
델카세는 애저녁에 해탈했다.
그가 이 시국에서 탈출하기엔 너무 먼길을 걸어왔다.
‘후….제발 그만 괴롭혀라…제발.’
눈썹과 머리카락은 이미 희게 세었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델카세는 퀭한 눈으로 미국대사를 바라보았다.
‘눈한번 질끈 감고 한대 칠수도 없고.’
저 웃는 인상.
주먹으로 한대치고 싶었다.
“저를 쳐도 아무것도 나아지는건 없을 겁니다. 저는 타박상 혹은 골절에 그치겠지만, 당신과 프랑스재무부는 큰 손해를 보겠죠.”
델카세는 미간을 찌푸렸다.
독심술이라도 부리는걸까. 솔직히 말하자. 앞에있는 사내는 조금 무서웠다.
델카세는 내색하지 않으려했지만, 모든 행동들이 파악되고 있었다.
“하하, 농담입니다. 뭐…사실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려고 찾아온 것도 아니고요.”
미국대사는 부드럽게 본론으로 치고 들어갔다. 델카세도 자세를 천천히 고쳐잡았다.
“무엇보다도 저는 델카세 장관님께 거는 기대가 큽니다. 미국도 그건 마찬가지라, 당신을 함부로 내치진 않을 겁니다. 이미 당신의 도움덕분에 프랑스 중앙은행의 핵심부로 미국재무부가 침투했으니까요.”
델카세는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한 일은 입구를 열어줬을 뿐. 나머지는 미국이 알아서 했다.
미국대사도 그부분을 부정하진 않았다.
“뭐 비록 나머지 작업은 저희가 했습니다만…델카세 장관님은 그뿐만 아니라, 소시에테 제네랄이 미국재무부와 엮여있단 사실은 아마 잘 아실겁니다. 또 저희가 그래서 델카세 장관님을 포기할 수 없는 겁니다.”
이렇듯.
미국대사가 델카세에게 집착하는 이유.
그 두번째 이유는 바로 델카세가 진실을 아는 몇안되는 인사였기 때문이다.
사실, 프랑스 결제은행의 이사급 업무를 보다보면 모를수가 없었다.
사실상 미국대사관의 감시 속에서 일하고 있는 모양새다.
“……후. 그쪽이 프랑스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으니 걱정마십시요. 제가 조국에 할 최소한의 도리를 제외하고는 책임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듣던중 반가운 소식이군요. 혹시 이자리에 머무르고 있는 것 자체가 그 책임감에 대한 행동입니까?”
“그렇다고 볼수있죠.”
그야 이 자리에서 당신과 마주하는 매시간매분매초가 고통스러우니까.
댈카세는 속으로 말을 삼켰다.
하지만 깊어지는 미국대사의 표정에 이미 들킨것 같았다.
허여간 비밀이 없었다.
‘다 내려놓자.’
의미없다.
숨기는 것 따위.
이미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의 모든 세세한 의미들까지 다 털어낸 미국대사관과 재무부에게 무엇을 숨길 수 있을까.
다만, 그 대가로 자신의 가족들의 안전과 대우를 맡겨놓았으니, 일할 맛이 영 안나는 것도 아니다.
“진지구축은 완료했고, 각 부대와 게릴라부대에 보급품은 완비시켜놓았습니다. 아마 보급선까지 완벽하게 깔려있을 겁니다. 적어도 일드프랑스 내부에서 교통과 수송으로 고통받을 일은 없겠죠.”
일드프랑스.
사실상 기존 프랑스정부의 수도집중화 정책에 따른 수혜를 얻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철도는 일드프랑스를 중심으로 구축된 거대한 철도망이었으니까.
일드프랑스 특히 파리 내부의 교통은 가공할만했다.
“카타콤과 하수도는 레인저들을 통해 보급선을 확보해놓았습니다.”
레인저.
카타콤과 하수도같은 미로지역의 길잡이를 임시로 부르는 별명이었다. 길잡이들은 대부분이 민간인이었으니, 무슨 부대라고 부르기도 민망했고 전문요원인 만큼 별칭도 필요했다.
그래서 그들을 우선 레인저로 명명했고, 본인들도 만족스러워했다.
미로지역의 특성상 길잡이처럼 미로에 대해서 빠삭하기도 해야하지만, 탐색꾼처럼 미지의 길을 개척하는 일도 맡았기 때문이다.
군사적 소양은 다소 부족해도, 미로지역에선 이만한 정예들이 없었다.
“프랑스 제6군은 독일 제2군에 의해 서쪽으로 밀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사실상 야전군 예비대가 발각되었다고 발견되었다고 봐야겠군요.”
“예, 수도방위사령부도 독일 제3군이 일드프랑스로 진격루트를 바꾸자, 확신했습니다.”
“정보가 세어나갔을리는 없으니까요. 독일군이 알아서 일을냈겠죠.”
미국대사는 능글맞은 눈웃음을 지었다.
서글서글한 저 미소는 볼때마다 소름끼친다.
‘눈깔을 뽑아버리고 싶군.’
확실히 야전군 예비대는 폐쇄된 가톨릭 지구에 있는만큼, 미리 예측하고 쑤시지 않는 이상, 먼저 알기엔 무리수가 존재했다.
독일 참모중에 유능한 인사가 있는가보지.
편견을 다 내려놓은 델카세는 이미 독일군의 군사적 소양이 훨씬 뛰어남을 인정했다
“사실상 파리를 포위한 파리공방전이 되겠군요.”
프랑스는 왼쪽을, 독일은 오른쪽을 포위한채 파리에서 공방전을 펼치게 되리라.
이미 독일 제1군은 제16구와 제17구에서 퇴각해 독일 제2군과 합류했다.
프랑스 제6군을 밖으로 밀어낸 덕분에 합류할 지점이 생겼다.
“독일 제1군을 분쇄시키고 싶어했던 사령부는 위장이 쓰라린 모양입니다.”
“그럴만하죠. 규모가 야전군보다 작아졌다손 치더라도, 프랑스 야전군 예비대와 동등란 전력을 펼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예, 심지어 퇴각하면서 독일 제2군의 보급선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좋지 않다. 매우.
하지만 프랑스측도 그리 암울한 상황은 아니었다. 프랑스 제6군과 야전군급 예비대 2군을 합쳐 야전군급 부대만 3개군이었지만, 사실 수도방위사령부는 카운트하지 않은 숫자다.
수도방위사령부도 민간인 포함하면 야전군 1개군은 거뜬히 나오는만틈, 프랑스군은 4개 야전군이라고 봐야했다.
독일 3개 야전군.
프랑스 4개 야전군.
하지만 프랑스보다 독일측이 훨씬 정예다.
프랑스 예비대 2개군은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초짜들. 하지만 독일군, 특히 독일 제1군은 죽음의 고비를 수차례 넘긴 정예 중에서도 정예였다.
“밸런스는 독일에 조금 유리한 상황이군요.”
“참호전으로 끌고가면 독일 정예들을 다 참호선에 갈아버릴 수 있습니다.”
“그전에 프랑스군이 다 갈려나가지 않기를 빌어야겠군요.”
“…..”
델카세는 진중한 표정으로 미국대사를 노려보았다. 미국대사는 특유의 웃음으로 마주보았다.
주변의 기척은 없다.
이곳엔 대사와 자신만이 존재했다.
“대사님.”
“예.”
“저는 프랑스만 존속할 수 있다면, 결말이 뭐라도 딱히 상관없습니다.”
델카세에게 남은 최소한의 책임감.
그것은 프랑스의 존속뿐이다.
이미 델카세는 미국의 여권을 약속받은 뒤였다.
그뿐인 얘기였다.
“이를 말씀을요.”
미국대사의 미소가 깊어졌다.
***
“돈이 되는가? 일단 일을 시작하려면 그 질문부터 해야됩니다.”
워싱턴 D.C.
미국재무부.
나는 오랜만에 국장급 회의를 열었다. 앞으로 벌어질 파리공방전에 대한 얘기였다.
“독일제국의 공업력에 비하면, 사실상 국가가 반파된 프랑스의 공업력은 보잘 것 없는 수준이죠. 부족함이 있는 곳에 시장이 있습니다.”
미국재무부.
사실상 미국의 재무를 장관하는 행정부처. 국가적 수입이 발생할 건수라면 물어올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한다.
전쟁사업은 미국전체의 호황이었고, 사실상 올해 경제성장률은 역대 최대를 찍을 예정이었다.
“소모전입니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독일결제은행의 본체는 스위스의 독일투자공사였다. 독일공업력에서 나오는 전쟁특수는 스위스의 독일투자공사가 일정 비율을 통째로 삼켜먹고 있었다.
그리고 프랑스.
이곳은 프랑스 결제은행과 보르도항을 통해 물자를 보급해주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압도적인 물량을 쏟아부은 압도적인 소모전. 그리고 전국가적인 소모전인 총력전의 등장 뿐이었다.
그 첫 스타트를 끊을 전투.
파리공방전이 이제 막 열리려고 하고 있었다.
“장관님! 급보입니다!”
쾅-!
재무부 정보국장이 급하게 뛰쳐들어왔다.
그는 받아올 정보가 있다는 이유로 늦은 참가를 천명한 상태였고, 중간에 내 허락하에 회의로 난입하였다.
“낭보입니까?”
나는 미소를 지었다.
재무부 정보국장도 나를 마주보며 입매를 끌어올렸다.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프랑스 3개 야전군과 독일 3개 야전군이 일드프랑스에 전부 집결했다는 보고입니다.”
폭풍전야는 끝이다.
내일이면 천둥을 동반한 재앙의 폭풍이 몰아치리라.
“드디어 내일이군요.”
소모전은 이제 시작이었다.
“소모전에 손해가 커질수록 점점 발빼긴 힘들어질겁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매몰비용에 숨이 막힐테지.
그렇게 열강들은 총력전의 수렁에 빠지는 것이다.
나는 박수를 쳤다.
“자, 저희는 이제 돈을 법시다.”
***
탕-!
파리북부전선.
독일 제2군과 프랑스 제6군의 교전지.
그곳에 돌격을 알리는 총성이 울려퍼졌다. 참호에 숨어있던 병력들은 일제히 일어나 소총을 어깨에서 내리고, 참호 밖으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장교가 정면을 향해 손끝을 내질렀다.
“전원, 적진 참호를 향해 돌격!!!!”
“으아아아아아아아!!!”
파리공방전.
그 악랄한 소모전이 막을 올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