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271)
– 타임즈(The Times)
다음 FOMC를 2주도 안남긴 시점.
연방준비제도와 관련된 고위급들은 최대한 말을 아꼈지만, 기저에 깔린 음산한 경고는 결코 허세가 아니었다.
그날, 뉴욕증시는 단숨에 꺾였고, 다우지수 3% 하락으로 마무리되었다.
[라이만 연준의장, ‘자이언트스텝은 예고편이었을 뿐. 진심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면, 더 과격한 스텐스를 보일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재무부 대변인, ‘이 고통은 올바르다. 이대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 그 화력만큼의 공황과 파국을 맞이하게 될 것.’] [뉴욕증권거래소 이사회, 서킷브레이커 재도입 논의에 들어가. 유사시 충격에 대비하는 뉴욕증시.] [‘공황이 떠올라요.’, 벌벌떠는 투자자와 뉴욕증시의 얼어붙은 분위기.] [‘Don’t fight the Fed.’, 연준을 경고한 JP모건회장의 단 한마디.]– 타임스.(The Times)
전세계가 집중했다.
연준의 고금리정책은 미국내에서만의 경제문제가 아닌 전세계의 경제문제였다. 금리문제는 국제적 금융질서를 개편하는 일이기도 하다.
각국 중앙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비책을 수립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건 위험합니다.’
존 베어링.
베어링가문의 일원이자, 잠시 베어링스 은행에서 쫒겨난 신세의 금융인인 그는 영란은행의 이사로서 재직하고 있었다.
1898년부터 영란은행 이사지위를 이어오고 있었고, 영란은행 이사회에서 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원역사와 달리 1890년 위기로 휘청거린 베어링은행의 주도권을 영국총리실에 빼앗긴 존 베어링은 현실이 서러웠지만, 당장에 닥친 재앙의 예고편에 어질어질했다.
“미국연준(Fed)은 지금 눈에 뵈는게 없습니다.”
자이언트 스텝.
75bp를 올린것만으로도 시티오브런던의 큰손들은 동요했다. 어쩔 수 없긴 했다. 전력폭격에 3달째 노출된 대영제국의 대형은행 따위보다 미국의 대형은행이 훨씬 안전했으니까.
심지어 고금리정책으로 높아진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미국대형은행? 과장 좀 보태, 당장 미국은행으로 옮기지 않으면, 금융인 때려쳐야했다.
속된말로, 안가면 병신이었다.
“저번 FOMC 이후 수백만 파운드가 미국으로 유출되었습니다. 끊임없는 폭격에 지칠대로 지친 큰손들은 이미 불안했던 참이었고, 때마침 고금리정책이 중립국인 미국에서 터지자 이때다하고 달려들었겠지요.”
영란은행 이사회(Court of Directors).
임시 영란은행 청사에서 영국재정에 대한 논의가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존 베어링은 다년차 영란은행 이사인 만큼, 주도권을 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하지만 연준(Fed)은 자이언트 스텝이 고작 예고편 따위라고 공언했습니다! 고작 단 한번의 충격으로 수백만 파운드가 유출되었는데, 두번째 충격은 이보다 더 강력하게 대영제국의 경제를 흔들 것 입니다! 저희 영란은행은 이에 대비책을 내어놓아야합니다!”
존 베어링은 현실을 꿰뚫어보았다.
연방준비제도의 다음 FOMC 이후엔 대영제국의 경제권에 퍼펙트스톰을 불어일으킬 것이 틀림없었다.
이미 대영제국의 경제권을 위협할 위기는 다중으로 중첩되어 있었고, 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미합중국은 ‘아직’ 고금리정책이란 철퇴밖에 꺼내지 않았다.
“믿기십니까? 연방준비제도는 무려 인플레이션이 잡힐때까지 이 고통스러운 경제적 고문을 이어나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가 실제로 인플레이션만 잡기위해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돌아가는 정황은 그랬다.
연방준비제도가 각잡고 대영제국의 경제권을 멸망하려 들었으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았을 테니까.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생각입니까!”
영란은행 이사회는 동요했다.
확실히 존 베어링의 말마따나 연방준비제도가 각잡고 FOMC를 통해 고금리정책을 고수한다면, 인플레이션이 잡힐때까지 철퇴를 휘두르겠단 말이었으니까.
“현재 캐나다 몬트리올의 금융권은 바로 옆에서 쪽쪽 빨아먹히고 있습니다. 몬트리올의 큰손들은 이미 달러를 바리바리 싸매고 월스트리트로 도망쳤습니다.”
몬트리올 은행.
사실상 캐나다연방의 중앙은행으로서 작동하는 몬트리올 은행은 대규모 자금이탈 우려를 발표할 정도로 몬트리올의 금융권에는 비상이 걸려있었다.
몬트리올은 캐나다의 금융중심지.
퀘벡의 경제적 기능들은 몬트리올에 집중되어 있었고, 불행하게도 뉴욕과 제일 가까운 도시 중 하나였다.
“대영제국은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전쟁의 위기와 경제적 위기가 둘다 닥쳐왔지요. 저희 영란은행은 전쟁에 대한 경제정책과 고금리정책에 대항할 경제정책을 둘다 의결해야하는 입장-.”
쾅!
영란은행 이사회실 문이 벌컥 열리고, 존 베어링의 비서관이 다급하게 달려왔다. 존 베어링은 심각한 얼굴로 순식간에 굳었다.
애초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지체없이 이사회실에 강제로 들어와 정보를 전해달라고 귀끔해놓은 상태였다.
그렇다면 필시 대영제국에 좋지 않은 사태가 벌어졌다는 의미.
그는 긴장했다.
– 쯧.
영한은행 이사들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앉아있던 영란은행 총재가 가만히 침묵하고 있자,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존 베어링은 총재에게 살짝 목례하고 소식을 들었다.
“허억. 허억. 이사님.”
“물 좀 마시고. 진정하고. 밖에서 지금 무엇을 들었는지 상세히 털어놓게.”
텁.
하지만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비서관은 가쁜 숨에 기도가 막혀오자, 전보를 존 베어링의 가슴팍에 밀어넣었다.
존 베어링은 당황하지 않고, 받아든 전보를 펼쳐 현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다.
“영국일간지 타임즈(TheTimes)에서 날아온 전보로군.”
출처인 정보원은 믿을만했다.
전보를 그대로 위에서부터 천천히 읽어내렸다. 속독해서 잘못이해하는 항목은 없어야한다. 정독하면서 눈을 점점 밑으로 읽어내렸다.
하지만 존 베어링의 얼굴이 펴지는 일은 없었다.
“이건…”
오히려 새하얗게 질렸다.
파르르 떨리는 입술은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예상할 수 있었다. 영란은행 임시이사회는 존 베어링의 반응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영란은행 총재도 어떤 내용이 적혀있나 궁금했는지, 무거운 입을 열었다.
“베어링 이사, 단상에서 자네가 본 쪽지의 내용을 읊어줄 수 있겠나.”
“…가능합니다.”
존 베어링은 심호흡했다.
연방준비제도놈들이 준비한 폭탄이 이정도로 거대할 줄은 몰랐다. 가장 단순한 방법이면서도, 가장 파괴적인 방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하고 있었으니까.
전보는 한 인물의 스쳐지나가는 듯한 인터뷰 내용이었지만,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인물은 결코 아니었다.
“워싱턴 D.C. 특파원들이 미국재무부에 잠복취재를 강행하면서 디트로이트 도 모건 장관을 한번 마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모건장관?”
총재의 반문에 존 베어링은 끄덕였다.
순식간에 웅성이는 목소리로 이사회실이 시끄러워졌다. 영란은행 총재도 조금 심각해진 얼굴로 입술을 일자로 꾹 닫았다.
모건장관.
현 경제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이자, 전세계 금융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몇안되는 경제거물이었다.
무엇보다도, 구전에 따라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특파원들은 취재를 강행하였고, 모건장관은 뜻밖에 친절히 대우해줬다고 합니다. 다만, 인터뷰할 시간은 길지 않았는데, 취재진을 딱 한가지 질문만 할수 있었고, 다행히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단 한가지 질문.
이사회실의 모두가 질문을 대충 짐작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사들 중 누구라도 궁금할 질문이 지금 딱 하나 존재했으니.
모건장관은 미국경제계를 틀어쥔 거물이었고, 독립기관이어야할 연방준비제도조차 그의 품안에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다음 FOMC에서 발표할 금리상승폭에 관련된 질문이었습니다. 자이언트스텝이 예고편이라고 할만큼의 금리인상은 얼마까지 오를 것인가.”
존 베어링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어느새 이사회실의 전원이 베어링의 입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사회실은 숨소리 하나 나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고, 심장박동은 긴장감에 점점 빨라졌다.
“150bp.”
존 베어링은 또박또박 발표했다.
순간 들려온 믿기지 않는 수치에 영란은행 이사회는 숨을 들이켰다.
뭐, 몇 bp?
영란은행 총재도 미간을 팍 찌푸리고 단문으로 의문을 표했다.
“몇 bp?”
“……150bp를 인상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충격(Shock).
벼락이라도 맞은 듯, 이사회실이 참여한 그 누구도 입을 열 수 없었다. 심지어 영란은행 총재마저도 살짝 입을 벌린채, 그대로 망가져버린 듯했다.
침묵 속.
누군가의 중얼거림이 유독 크게 들려왔다.
“미친건가?”
***
“150bp는 미친수치다.”
존 베어링.
그는 영란은행의 이사인 동시에, 베어링 가문의 일원이었다. 베어링스 은행의 경영권을 영국총리실에 사실상 빼앗겼지만, 여전히 뿌리를 깊게 박고 있었다.
베어링스 은행의 상황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존 베어링의 귀로 들어왔다.
퍽-!
사무실로 복귀한 존 베어링은 웃옷을 의자에 패대기치고는, 잘 정돈된 앞머리를 손으로 거칠게 쓸어올렸다.
“젠장!”
애초에 영국총리실이 중간에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존 베어링이 지휘하고 있었을 은행이었으니.
베어링스 은행의 직원들에게 영국총리실은 점령군이었다.
그래도 빼앗겼단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이사님. 아까 이사회에서 전달드린 전보와는 별개로, 베어링스 은행 인사팀에서 올라온 정보가 있습니다.”
이사실로 따라들어온 비서관은 품에 숨겨놓은 전보 하나를 존 베어링에게 건넸다.
존 베어링의 상태가 좋지 않아보였음에도, 이 전보를 건넨것은 아마도 이번 소식또한 좋지 않은 소식임에 분명했다.
눈을 질끈 감았다.
존 베어링의 위장이 살살 녹아내리는 듯했다.
“말로 하게. 지금 어지러워서 글을 못읽겠어.”
“예, 인사팀에서 올라온 정보이지만, 정확히는 구조조정본부에서 날아온 정보입니다.”
존 베어링은 멈칫했다.
곧, 심각해진 얼굴로 상체를 일으켰다.
“구조조정본부…베어링스은행에 그런 조직이 있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었다.
하지만 이름만 들어도 대충 정채성은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에 이사회의 지시로 새롭게 편성된 조직입니다만…아마도…”
“영국총리실의 전위조직이겠지. 벨푸어 총리 그사람은 큰정부를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니는 인간이니까.”
존 베어링은 입술을 씹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영국총리실의 벨푸어총리 그 자식은 진짜 개자식이었다.
그러나 비서관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하는 일들을 보면, 전위조직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야?”
비서관은 잠시 침묵했다.
입속으로 말을 고르고 다시 열었다.
“구조조정본부에서 부실사업부를 물적분할로 자회사 형태로 떼어냈고, 지주회사 구조로 은행을 개편하고 있다고 합니다.”
“뭐?”
“그리고….”
비서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려왔다.
“물적분할될 부실사업부로 빚 몰아주기를 하고 있답니다.”
존 베어링은 순간 귀를 의심했다.
‘그러니까 지금…물적분할로 빚폭탄을 연성하고 있다는 소리잖아.’
고민은 짧았다.
곧바로 의도를 파악하자, 그의 얼굴이 새하얗게 탈색되었다.
“잠깐, 설마…이 빚 폭탄을 누구한테 팔아치우기라도 할 셈인가?”
팔아치워?
대체 누구한테?
순간 최악의 가정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아무리 베어링스 은행이 쇠퇴했다해도, 시티오브런던의 이름값만큼은 전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았으니까.
그들에겐 이름값이 있었다.
***
“75bp와 150bp를 합치면 사실상 금리를 2.25%올린다는 의미지요. 하지만 기준금리만 2.25% 오른단 말은 시중금리는 5%도 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워싱턴 D.C.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실.
나는 평소처럼 연준의장과 뉴욕연방은행 총재와 함께 비밀회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공식적인 행사때마다 기자들도 가득차는 이곳엔, 현재 단 세명만이 존재했다.
“이번 일로 대영제국의 은행권이 크게 동요했습니다. 당장 캐나다의 몬트리올 은행과 중남미 국립은행들은 곡소리를 내고 있고요.”
고금리정책은 블랙홀처럼 돈을 빨아들인다.
미국내부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돈을 끝없이 빨아먹는 괴물인 것이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파이터 연준의장, 폴 볼커가 살인적인 고금리정책을 폈을때, 파산한 제3세계 국가들이 대량으로 쏟아져나왔다.
인플레이션도 잡지만, 주변 약소국가들도 잡는 정책이 바로 고금리정책이다.
“저희 미국재무부는 백악관과 합의해 중남미에 금융위기가 터지면, 베네수엘라 철도은행으로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여차하면 남미결제은행이라고 개명해도 되고요.”
“….그렇군요. 그럼 캐나다는 어떻게 됩니까?”
“뭐, 캐나다는….대영제국의 일부니까 함부로 건드릴 수 없고요.”
대영제국은 아직 건재하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인도제국도 멀쩡하고, 호주도, 뉴질랜드도 멀쩡하다. 본토도 폭격에 불타오르고 있지만 왠만한 열강들은 경제력으로 씹어먹는다.
그러니, 이쪽은 더 패도 된다.
나는 대영제국의 저력을 믿고 있었고, 그만큼 더 강한 철퇴를 계속해서 내리칠 것이다.
제발….쉽게 죽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캐나다는 대영제국에서 지원하든 구워삶든 하겠죠. 저희가 도와주는건 내정간섭입니다.”
“그….”
“경제지원은 ‘절대로’ 없습니다. 저희 미합중국은 자유주의의 수호자로서 대영제국의 자유를 침해할 권한은 없습니다. 캐나다문제는 저들이 알아서 ‘자주적’으로 해결하도록 합시다.”
뒤질때까지 안도와줘.
절대 안도와줘. 왜 도와줘. 가만히 지켜봐도 망할텐데. 다 죽는 시체들을 주우면 될 일이다.
뒤지라지.
“그, 그렇군요.”
“사실 고금리정책만 펴는 저희는 정말 자비로운 겁니다.”
“어….”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연방준비제도가 긴축정책을 펼칠 수 있는 방법은 이외에도 많았고, 고금리정책보다 강력한 수단들도 얼마든지 있었다.
‘애초에 원역사에서 대영제국은 제1차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직전, 독일제국을 경제적으로 담구려고 했었지.’
나보다 지독한 놈들이다.
대영제국은 떠오르는 신성을 담궈버리려고 했었다. 영란은행은 어음할인시장을 대폭확대해 독일제국의 예금들을 빨아들이려고 작정하고 달려들었고, 실제로 독일제국은 대전쟁 직전 대량인출사태로 고생했다.
어음할인은 어음을 현금화하는 거래다.
어음을 가진 기업은 현금이 필요할때, 금융권에 어음가격을 깎아서(할인해서) 팔아치우는 대신에 현금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사실상 어음매매다.
기업들은 현금을 얻을 수 있고.
금융권은 리스크를 감당하는 대신, 앉아서 돈을 공짜로 먹는다.
1000만원짜리 어음을 900만원에 할인했다고 가정한다. 기업은 900만원 현금을 얻을 수 있고, 100만원 싸게 산 은행은 어음만기에 100만원을 꽁으로 먹을 수 있다.
서로에게 득이되는 시장을 작정하고 대폭확대했으니, 독일제국의 자본들이 흡성대법마냥 대영제국에게 빨려들어간 것이다.
‘고금리정책은 그래도 핑계라도 있지, 어음할인시장 확대는 대놓고 독일제국을 경제적으로 조지겠다고 선전포고한 거지.’
적어도 나는 대놓고 조지려 들진 않지 않나.
사실 할려면 언제든지 조질 수 있긴 하다. 다만, 대영제국에게 명분으로 꼬투리를 잡히고 싶지 않을 뿐.
저놈들이 죽을때까지 ‘조금씩’ 때릴 것이다.
“대영제국이 제 신경만 건들지 않는다면, 저는 비교적 자비로워질 수 있습니다. 저놈들이 급발진하지 않는 이상말이죠.”
“혹시 건드리면 어떻게 됩니까?”
나는 지금 ‘비교적’ 자비롭다.
사실, 금리를 살인적으로 올린 것도 아니다. 단기간에 10%이상을 쏴올린 폴 볼커형에 비하면, 나는 아직 2.25%만 올린 상태였으니까.
긴장해야될거다.
아직 나에겐 무기가 많다.
예를들어, 어음할인시장에 작정하고 돈을 쏟아붓기 시작하면, 대영제국이 아니라 유럽전체의 자본들이 다 미국으로 먹구름처럼 몰려들지도 모른다.
그들이 나를 건드린다거나.
혹은 예상치 못한 급발진을 보여준다면…
“어떻게되긴요. 죽는거지 뭐.”
나는 손으로 목긋는 시늉을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