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282)
사상최악의 연쇄부도. (2)
“총재님 먼곳까지 발걸음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워싱턴 D.C.
재무부 소유의 벙커 속 방음회의실.
영란은행 총재, 로버트 재무장관과 함께 3자회동에 참석했다. 나는 반가운 얼굴로 두 영국경제계의 거물들을 맞이했다.
“저희 초면이지요.”
“예, 영란은행 이사님들과는 면식이 있습니다만, 총재님과는 처음 만나뵙는군요.”
“하하, 초면일 수밖에요. 몇주전에 영국총리실의 거센 항의로 총재가 교체되었습니다.”
영국총리실의 항의라.
그렇다고 영국총리실과 연관있어보이는 인물은 아니었다. 이시국에 영국총리실에 충성하는 인물을 꽂아넣을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영란은행 총재는 총리실에 격하게 반응했다.
“아, 착각하지 마십시오. 영국총리실의 항의로 교체되긴 했지만, 저는 영국총리실을 혐오합니다. 제가 총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한가지였으니까요.”
슥.
영란은행의 콜 총재는 명함하나를 내밀었다. 익숙한 명함.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아버지 JP모건회장의 명함이었다.
“제가 후보들중에서 미국과 가장 금융거래를 활발히하는 총재후보였기 때문이죠.”
아.
이제서야 납득할 수 있었다.
모건회장에게 직접 명함을 받을 정도의 거래처라면, 경제위기에 총재할만하네.
“대단하시군요. 아버지 까다로우신데요.”
“하하, 아닙니다. 아마 영국총리실은 자신들이 최대한 이용해먹을 수 있는 인선을 뽑은 걸겁니다.”
제 자체는 별것없는 사람이죠.
뒷말을 겸손하게 말한 총재였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4억5천만명의 내수시장을 총괄하는 자리는 절대 가벼운 자리가 아니었으니까.
무엇보다도, 총재본인이 경제위기에 타국으로 출장나가는 것은 보통 배짱이 아니었다.
풍겨오는 사람의 기백부터가 차원이 다르다.
“총재직은 부총재에게 맡기고 오셨습니까?”
“아니요. 존 베어링 이사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그친구가 지휘봉을 잡았겠군요. 오랫동안 이사직을 맡고있는 친구고, 제법 믿을만한 친구입니다.”
“흠?”
씰룩.
나는 입술을 움찔거렸다.
“존 베어링입니다. 혹시 아십니까?”
알다마다.
국무장관이 포섭한 영란은행의 내부고발자였고, 미국망명을 조건으로 정보를 유출하는 사실상 우리측의 프락치였다.
영란은행 총재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눈치였다. 이래서 첩보와 방첩이 중요한 것이다.
어디에 뭐가 섞여있을지는 방첩없이는 아무도 모르니까.
‘나중에 알면 뒤집어지겠군. 정보국 직원들도 철저히 입단속시켜야겠다.’
프락치가 임시총재인가.
포섭할때는 일말의 기대도 안했는데, 잭팟이 제대로 터진 셈이다.
하지만 이는 부가적인 요소일뿐.
콜 총재가 존 베어링을 일부로 총재직에 앉힌 이유는 따로 있었다.
‘베어링가문의 후계를 임시총재로 세운 콜 총재의 스텐스도 대강 예상이 가는군. 베어링스은행에사 쫓겨난 그가 벨푸어총리에게 가질 적개심은 상상을 초월할테니까.’
콜 총재가 벨푸어총리를 혐오한다는 말이 이로서 증명된 셈이다. 아군증명까지 확실하게 했으니, 나로선 일석이조였다.
하지만 일단 모르는 척해야한다.
정보국의 수장으로서 그가 프락치라는 기밀정보를 유출시킬 수는 없었으니까.
“음. 아니요. 처음 들어보는 것 같군요.”
고민하듯, 턱을 쓸었다.
원래 한번에 듣고 모르는 사람이라고 확신하지 못하는 법이다. 조금의 딜레이를 가진 뒤, 시침떼고 철면피를 뒤집어썼다.
“하지만 콜 총재님께서 임시총재로 앉히질 정도면 제법 한가닥하는 인물인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호감성 추측까지.
대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갔다.
“한번 만나보고 싶군요.”
이건 진심이었다.
내심 속으로 나중에 한번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하단 참이었으니까.
“하하,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호구가 미소를 지었다.
***
“모던장관님, 영국령홍콩도 저희 영란은행의 편에 서기로 확답을 받았습니다. 그쪽 총독도 벨푸어총리에게 학을떼고 이를 갈더군요.”
역시 로버트 재무장관은 홍콩의 상황을 잘꿰고 있었다. 그가 영란은행 총재와 함께 방문한 이유가 있던 것이다.
물론 미재무장관인 나와의 친분도 이유중엔 있겠지만, 그도 일단 영국의 재무장관이었다.
개인의 능력은 출중했다.
“지금 반벨푸어파벌과 벨푸어파벌로 나뉘었습니다. 영란은행을 중심으로 반벨푸어파벌이 집결하고 있지요.”
“홍콩도 그중 한곳이군요.”
“영국재무부도 반벨푸어파벌이지만, 아쉽게도 현재 벨푸어총리가 일부 고위급 공무원들과 결재업무를 내던지는바람에 재무부를 마비시켰습니다.”
“일부로 사보타주를 했군요.”
“예.”
미친놈인가.
나는 진심으로 벨푸어총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내게는 국가를 희생해 개인의 권력을 보전하고자하는 벨푸어총리의 경악스럽고도 사이코패스스러운 사고가 이해되지 않았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고.
지금 벨푸어총리는 자신이 죽을까봐, 영국정치권을 극단으로 양극화시켰고, 파벌정치로 끌고가려고 하고 있었다.
이럴거면 거국내각은 왜한걸까.
“아니, 중남미 개발도상국도 아니고, 대영제국에서 이게 말이 되는 일입니까?”
“그래서 로버트 재무장관과 제가 합심한 겁니다. 영란은행은 영국총리실 없이도 집행할 수 있는 자금이 충분합니다.”
그렇겠지.
영란은행이 투자한 투자처들만 합쳐도 왠만한 국가예산은 씹어먹을 수 있었으니.
“백린탄에 당한 금고는 회복하셨군요.”
“아쉽게도 금고가 파손되는바람에, 30%정도 자산이 소실되었습니다. 백린탄에 타버렸지요.”
“그건 아쉽군요.”
너무 좋은데.
나는 내심 솟구치는 희열을 필사적으로 눌러담았다. 입꼬리야. 가만히 있어라.
동시에 계산했다.
영란은행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은 상상 이상일텐데, 나와 엮인 투자금만해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영란은행이 주식을 보유한 투자처는….굵게굵게만 따져도 맥쿼리투자은행, 홍콩병기국, 그리고 BOSS 채권은행이군요.”
“포츠머스회사도 있었지만, 포츠머스조선소가 전소하면서 복구금액에 출혈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잔금은 남아있겠죠.”
“물론입니다.”
하나하나가 굵직굵직하다.
역시 대영제국. 영란은행이 인도제국을 비롯한 식민지에 투자한 금액까지 따져본다면, 어마무시할 것이다.
다만, 영란은행이 투자를 시작한 시점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투자를 진행한다는 발상은 모건장관님의 아이디어에서 가져왔습니다.”
애초에 중앙은행은 투자하는 은행이 아니다.
간접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려면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시중자산을 빨아들이는 형태로 진행해야한다.
법으로 제한되는 부분이 많았으니까.
“그게 신의 한수가 되었군요.”
“예. 만약 특수목적법인이 없었고, 모건장관님을 따라 투자하지 않았으면 영란은행은 훨씬 힘들었을 겁니다.”
“그렇겠지요.”
아니, 고마워할 필요는 없었다.
내가 장담하건데 너네들은 투자금을 모조리 회수해도 공황을 해결할 수 없을테니까.
당장 식민지를 팔아도 모자를 판에, 고작 투자금이라니 헛웃음이 다 나온다.
하지만 나는 내색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매각방식은 내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에 매각하시려고 저를 찾아오신 건가요?”
“예, 제값을 받아내고 싶지만 무리겠지요. 최대한 많이 매각할 수 있는 대상이 미국이었을 뿐입니다. 저희 자산을 감당할 열강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야 다 멸망전을 치르고 있으니까.
러시아제국은 공황으로 맛이간 상태였고, 지금 서서히 회복하고 있었다.
그러니 미국밖에 없는 것이다.
‘나쁘지 않아. 맥쿼리투자은행으로 호주경제권을 독점하고, 홍콩병기국의 주식을 인수해서 중국무기시장을 독점하고, 포츠머스회사 주식을 인수해서 드레드노트를 독점하고, BOSS 채권을 인수해서 은을 독점한다.’
매각하려는 자산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다.
너무 맛있는데. 나는 속으로 침을 흘렸다. 내가 이맛에 공황을 좋아하지.
어차피 다 매각해도 멸망할텐데, 나중에 괜히 팔았단 생각이 들지도 모를테지만, 나는 그들을 말리지 않았다.
“벨푸어총리와 전면전을 하실 생각이군요.”
“어차피 저희가 파산하면 시티오브런던은 붕괴합이다. 금융시스템도 멸망해 중세시대로 돌아갈테고요.”
붕괴는 말그대로 붕괴였다.
영국금융시스템이 붕괴하면, 다시 재건하기까지 몇십년이 걸릴지 모른다. 원역사에서도 영국병에 걸린 영국은 IMF에게 구제금융도 받을정도로 쇠락했으니 말이다.
어디선가 철의 여인이라도 등장하지 않는 이상, 자구적으로 극복하기엔 여의치 않을 것이다.
“예, 여러분들의 자산을 저희 미국이 매입하겠습니다.”
“예? 정말입니까?”
의외라는 표정이 날아왔다.
확실히 미국이 지금 도와주지 않아도, 나중에 파산한 그들에게서 헐값에 자산을 매입할 수 있을지도 몰랐으니까.
완전히 파산한 그들에게 헐값으로 사들이는편이 더 싼것도 사실이고.
나도 원래라면 그러려고 했었다.
하지만, 벨푸어의 개짓거리에 정치판까지 얽혀들은 이상, 자멸하도록 부추기는 쪽이 더 이득이 될 것 같았다.
나는 이들에게 날카로운 칼을 쥐어줄 생각이었다.
‘차관만 아니면 된다. 빌려주고 파산하면 우리까지 빨려들어가니까.’
차관은 일방적으로 돈을 꽂아주는 일이다.
나중에 못받으면 우리까지 힘들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자산매각이라면 얘기가 다르지.
동등한 가치를 지닌 두 재화를 교환하는 일이니, 저놈들이 파산해도 우리가 빨려들어갈 일은 없다.
‘서로를 찌르도록 현금이란 칼을 쥐어준다.’
어중간하게 파산하도록 방치하고 싶지 않다.
이왕 떨어질거면 지옥끝까지 떨어져야지.
데스매치 제대로 가보자고.
나는 한쪽에게 칼을 쥐어주고 서로를 찌르게 만들것이다. 서로를 철저하게 죽이도록 유도한다.
영국총리실은 이미 국가예산이라는 넘사벽의 자금집행이 가능했으니, 양쪽 다 잘드는 칼을 준비한 것이다.
이것은 경제계의 참호전이다.
파산이라는 전장속에서 끝없는 소모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쟁이 끝나도 양측에서 승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양측 다 죽거나.
혹은 죽은 송장과 중환자 한명만 남을 뿐이다.
‘벨푸어총리가 자살골을 넣었군. 대영제국이 양분되어 서로 치킨게임을 시작한 이상, 더 부추기는 쪽이 더 이득이 된다.’
이미 영국의 파국은 시작되었다.
그래, 치킨게임의 끝은 결국 파국이다.
한국 IMF때엔 파벌이 나뉘진 않았지만, 종금사들은 자기네들만 살겠다고, 미친듯이 대출금회수를 빨아들이는 바람에 재벌들이 싸그리 전멸했다.
비슷한 흐름이지만, 이번엔 파벌정치가 섞인 것이다.
이미 생존다툼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둘 다 몰락이 확정되었으면….’
탁.
나는 손가락으로 탁상을 두드렸다.
치킨게임 이후 살아남아도, 송장 하나와 산소호흡기만 붙여놓은 중환자 하나만 살아남을 뿐인 얘기였다.
어쩌면 둘다 사망할지도 모르지.
꿈틀.
살짝 입꼬리를 비틀었다.
‘이미 미국의 승리는 확정되었다.’
나는 확정지었다.
로이드보험은 파산한다.
왜?
내가 파산시킬 거거든.
이미 로이드보험을 파산시키기 위한 안배는 끝내놓았다. 부도위기의 대기업을 구원해줄 기둥 중 하나를 치워버린다.
대영제국은 쉽게 죽지 않는다.
하나씩 치워서 침묵할때까지 때린다.
‘게다가…이미 영국몰락을 위한 시나리오는 시작되었다.’
“총재님.”
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미안하지만, 총재에겐 앞으로 가시밭길밖에 남지 않으리라.
내가 한일은 단순했다.
시나리오의 완성을 위해, 우리가 보유하던 기술을 다운그레이드 해, 원주인에게 슬쩍 돌려줬을 뿐이다.
“힘내십시요.”
피눈물 좀 흘릴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지옥에 너무 절망하진 말라고.
***
쾅-!
대영제국.
펠릭스토우 대형항구.
도버해협을 통해 복귀하던 큐나드해운 소속 대형상선이 펠릭스토우항으로 진입하던 중 갑자기 폭팔해버렸다.
“으아아아악!!!”
콰콰쾅-!
우뢰같은 폭발.
대형상선의 무거운 선체가 폭죽처럼 터져버렸고, 철제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 근처에 정박해있던 선박들까지 연쇄적으로 터뜨렸다.
내뿜어진 화염은 폭풍으로 빨려들어가 불기둥처럼 치솟았다.
“뭐, 뭐야!”
“갑자기 멀쩡하던 배가 폭발해버렸어!”
“적국의 공격인가?”
“그럴리가! 독일제국해군이 왕립해군을 뚫을리가 없잖아!”
펠릭스토우항의 직원들은 패닉에 빠졌다.
선적해야할 물건들은 전부 올스톱했고, 왕립해군과 영국정부로 신고전화가 빗발쳤다.
대영제국의 최대항구 중 한곳, 펠릭스토우항은 당일 폐쇄되었고, 입항해야할 대량의 선박들은 선회시켜 다른 항구로 입항을 유도했다.
“지금 항구들이 전부 만석이랍니다! 저희가 들어가려면 멀리 떨어진 항구까지 이동해야합니다!”
“우리 연료없는데 어떻게 해야되지?”
“연료는 별도로 타항에서 지급한다고 선회하라고 독촉합니다. 지금 멀쩡하던 배가 폭발했다고요!”
“쯧. 벨파스트항으로 가야되나.”
“예, 지금 이곳에서 멀리떨어진 항구중에서 제일 대형은 벨파스트항입니다.”
“그럼 당장 선회해!”
패닉에 빠진 항구.
줄줄이 폐쇄된 펠릭스토우항의 시설들.
그리고 바닷속에서 이모습을 즐겁게 바라보는 인영들까지.
꾸르륵….
잠만경 하나가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철제선체에 철십자문양이 그려진 독일제국 잠수함의 잠항이었다.
U-BOOT.
독일해군청의 카이저마리네 소속.
잠수함 함대.
“….복귀한다.”
독일제국의 늑대들.
수면아래로 가라앉은 암살자들은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자리를 이탈했다.
***
뿌우우우-
몇시간뒤.
대영제국의 왕립해군의 본국함대가 도착했을땐, 이미 흔적도없이 사라진 뒤였다.
“왕립해군은 대체 뭐하고 있었던 것인가!!!”
쾅!
다음날, 대영제국은 발칵 뒤집혔다.
그들이 믿고있던 해군이란 유일한 무기가 처참하게 박살난 날이었고, 신용의 밑바닥이 유리창처럼 깨져나간 최악의 날이었다.
다우닝가 10번지.
이제 더이상 작당모의할 시간은 없었다. 영국은 실시간으로 파산하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급보는 그게 끝이 아닙니다. 지금 해운업계 전체가 뒤집혔습니다. 보험업계도 갑작스럽게 부상한 리스크에 치를 떨고 있고요.”
“뭐?”
“로이드보험 소속의 신디케이트 한곳이 파산했습니다.”
큐나드해운의 보험청구.
결국 로이드보험 소속 보험신디케이트 하나가 파산을 선언했다. 다우닝가 10번지 내부로 침묵이 내려앉았다. 모두가 바쁘게 벨푸어의 눈치만을 살피기 시작했다.
벨푸어는 잠시 멍해진 얼굴로 보좌관을 바라보았다. 곧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총리님, 큐나드해운, 아프리카기선, 블루앵커라인, 버로우기선의 최종부도까지 몇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할 것 같습니다.”
“끄아아아아아악!”
쾅쾅! 쾅! 콰직!
벨푸어는 눈깔을 까뒤집고 까마귀같은 괴성을 내질렀다.
“막아!!! 당장 막으란 말이다!!! 죽어도 막으라고!!!”
다우닝가 10번지.
그의 측근들은 어두워진 얼굴로 고개를 숙일 뿐, 더이상 대책은 존재하지 않았다. 벨푸어의 발악은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
총리실에는 한동안 울부짖는 짐승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아직….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쳐 몸저누운 벨푸어총리.
끝까진 추해진 모습에도 총리직을 유지하는 이상, 아직 발악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측근들만 점점 지쳐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