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293)
“오스만제국의 투자현황이다.”
오스만제국.
새로운 폭탄이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미국재무부의 눈이 따라붙었다.
오스만제국은 이미 바그다드반 사업으로 미국과 사업적 커넥션을 가지고 있었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뭐, 사실 바그다드반은 좀 특수하지.
“독일결제은행이 재정적 파트너로 철도이권을 담보로 대출을 진행중이고, 티센크루프가 철강독점공급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지.”
독일결제은행도. 티센크루프도.
나와 미국투자기관이 대주주로 존재하는 독일기업이었으니, 사실상 미국계라고 봐야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깨에 짊어져야할 리스크는 적었다.
“버그다드반을 제외하고는 딱히 미국과 커넥션은 없습니다.”
“그렇겠지. 바그다드반은 맨처음 계약체결할때부터 담보설정을 빡세게 잡고 시작했으니, 재정적 파트너가 파산할 일은 없어.”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최악의 경우라도 경매에 붙이면 원금회수는 가능할테니까.”
리스크관리.
독일결제은행의 스텐스는 기본적으로 방어적이었다. 공격적인 확장은 이미 인수합병하면서 이뤄냈기 때문에, 사업적인 부분은 굳이 공격적으로 확장할 필요가 없었다.
프랑크푸르트.
독일제국의 서부 금융시장을 돈으로 플렉스해버렸으니까.
“예, 오스만제국이 파산해도 별 큰 영향은 없습니다. 애초에 종교권이 달라서 사업적 교류도 유럽대륙에 비해선 미미한 상황입니다.”
“나름 안전하군.”
“오히려 오스만제국보다는 베어링스 증권발 충격이 훨씬 묵직합니다.”
“그렇겠지.”
나쁘지 않다.
베어링스 증권발 쇼크.
오스만제국이 꿀꺽 삼켜버린 독사과는 사실상 청산가리였고, 이제 3일뒤에 오스만제국은 멸망이 거의 확정된 상황이다.
오스만제국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순간, 발칸반도는 뒤집어질것이 뻔했다.
‘문제는 항상 발칸이지.’
발칸반도.
이곳은 현재 폭풍전야가 따로없었다.
발칸반도의 국가들은 오스만제국에게 빼앗긴 땅을 수복해 완전한 독립을 이루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으니까.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움직임이 제일 공격적입니다. 세르비아와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될 정도입니다.”
“뭐, 게르만과 슬라브의 땅따먹기 판이니까. 1년동안 좀 공황을 정돈하고 공업역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린 러시아제국은 아마도 100% 개입하겠지.”
나라도 개입하겠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은 벌써부터 오스만제국에 포크와 나이프를 들이대기위해 국경선에 군대를 배치하였다.
부분동원령을 넘어선 총동원령은 언제든지 선언할 수 있었다.
“여럿이 피를 보겠어.”
발칸반도가 터지면 게르만과 슬라브의 땅따먹기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릴 것이다.
발칸반도의 미친개들은 컨트롤할수도 없었고, 할 이유도 없었다. 발칸전쟁은 국가들이 전부 독종들이라, 한번 터지면 죽을때까지 멸망전의 시작이다.
“벨푸어총리에게 이런말을 하긴 싫지만, 이건 이미 대영제국 혐성외교의 승리다. 독일제국은 이제 싫어도 제2의 전선을 열어야할 때가 왔어.”
발칸의 광기만 봐도, 열릴수밖에 없다.
원역사에서도 발칸반도는 인종청소와 제노사이드가 밥먹듯이 일어나던 지역일만큼 광기가 휘몰아치는 지옥도였다.
“일단 오스만제국부터 해결해야겠네.”
오스만제국의 금융위기.
미국재무부 장관으로서 미국의 국익과 나의 이익을 위해 좀 이용해야겠다. IMF 국제통화기금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때가 왔다.
“도련님, 이미 오스만제국의 모라토리엄은 막을 수 없습니다.”
“알아. 막을 생각도 없고.”
왜 막아.
유럽대륙이 스스로 죽어준다는데, 굳이 막아야할 필요는 없었다. 우리는 팝콘이나 뜯으면서 관람하면 되는 것이다. 중간중간 자본주의로 칼찌하면서 이권이나 좀 뜯어오고.
얼마나 좋아.
“오스만제국이 파산하려면 3일남았다고 했지?”
“예.”
3일이라.
아직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독일결제은행이 국책사업의 재정적 파트너로 등판하면서 오스만제국의 경제적 주권에 간섭할 프리패스는 끊은 셈이다.
“오스만제국은 이미 경제적주권이 없는 국가라고 봐야해.”
사실이나 다름없다.
현재 오스만제국의 경제적 주권은 이미 오스만제국 공공부채 관리 위원회(OPDA)의 통제하에 운영되고 있었으니까.
“OPDA말씀이군요.”
“오스만제국 공공부채 관리위원회. 오스만제국에게 차관을 제공한 채권자들이 제입맛대로 추심하기 위해 설립한 금융당국이지.”
“사실상 경제적 식민지 상태군요.”
경제적 식민지 뿐일까.
오스만제국은 이미 열강들에게 갉아먹히고 있었다.
“오스만제국 공공부채 관리위원회가 얼마나 강력한가. 그들은 오스만제국내 이권들을 추심명분으로 마음껏 뜯어올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지.”
IMF랑은 다른 매운맛이다.
IMF체제도 사실상 합법적인 경제적 식민지였지만, 대놓고 해당국가의 이권을 뜯어가는 미친놈들은 아니었다.
IMF와 함께들어온 헤지펀드나 투자기관들이 꿀꺽하고 저렴해진 자산들을 싹싹 긁어먹을 뿐이었다.
‘…..시발 똑같네.’
정정.
둘다 똑같다.
“아무튼, 우리가 오스만제국의 공황에 개입하려면, 오스만제국 공공부채 관리위원회에 한자리 차지해야해.”
“도련님, 제가 알기로 독일결제은행은 이미 관리위원회의 일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음할일은 정해졌네.
“독일결제은행의 이사회에 연락넣어. 관리위원회 내부에 미국재무부를 위한 자리를 한번 만들어보라고.”
채권자는 항상 옳다.
우린 추심하러 개입해야겠다.
‘사우디에 유전지대가 있었지.’
탐난다.
가와르 유전지대.
미해군을 드레드노트채로 들이박으면, 이번에 인터셉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흠.”
물론, 혼자먹으면 체한다.
어느정도 양보는 해야겠지만, 취할거면 절대적인 주도권은 우리 미국이 선점해 군사력으로 찍어눌러 최대한 독점해야한다.
누군가의 방해만 없으면 완벽하겠지.
‘일단 거추장스러운 대영제국을 눈앞에서 치워버려야겠군.’
막타를 친다.
이제 슬슬 보내줄때도 됐지.
***
“각국의 동의서를 받아냈습니다. 총독부들의 서한들이 전보로 전달되었고, 외무부에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우닝가 10번지.
새롭게 할데인정권을 맡이한 대영제국은 소강상태에 놓여있었다.
“그런가.”
할데인은 원칙대로라면 성과를 보여야할 압박감에 시달려야겠지만, 그는 다 집어치우고 영국의 재건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애드워드 7세 폐하와 자유당, 야전원수가 우리와 한손을 잡았네. 사실상 거국내각인 상황에서 나는 총리로서 영국을 되살릴 의무를 가지고 있어.”
대영제국이 아닌 영국.
이미 에드워드 7세와 자유당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았고, 키치너 야전원수에게 양해를 부탁했다.
그들의 정치적 후원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총독들과 자치정부들은 전원 동의했나?”
“예, 만장일치입니다.”
“다행이군.”
식민지들의 자치권과 독립여부만이 아니다.
이번 거래는 식민정부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담보로 걸어놓은 정치적 거래였다.
영연방으로의 재구성.
이로서 파운드권역과 시장은 부활한다.
“그럼 자치권 선언을 위한 헌장을 준비하게.”
공식적인 헌장 발표까지는 오래걸린다.
이미 행정부의 의사결정이 완료되었다해도, 계약이 엎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준비하도록 움직여야한다.
“예.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겠습니다.”
“좋아.”
할데인은 살짝 씁쓸함을 느꼈다.
아무리 영국을 살리기 위해서라지만, 제국의 해체는 결코 달갑지 않았으니까.
대영제국의 시대는 빅토리아 여왕의 영면과 함께 저물었다.
‘이제부터 영연방의 시대겠군.’
경제공황과 대전쟁.
두 재난들이 의사결정을 서두르게 만들었다.
잘하면 1년만에 끝날수도 있었고, 잘못하면 10년도 넘게 걸릴수도 있었다.
하지만 대영제국의 사망(디폴트)까지 유예기간은 얼마남지 않았다.
디폴트위기.
아직 디폴트는 아니었지만, 또다시 모라토리엄이 선언될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었다.
“베어링스 은행 파산위기에 대해 브리핑해주게.”
제일 큰 문제는 베어링스은행의 파산위기였다.
이미 60억파운드의 부채가 영란은행의 회계감사를 통해 까발려졌고, 그중 50억파운드를 해결해야한다.
“달러가 부족합니다.”
“뭐? 또 달러수급이 문제라고?”
“예, 1차적인 웨이브는 해결했지만, 불행하게도 웨이브는 한차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곧 만기입니다.
보좌관은 침울해졌다.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정책으로 달러가 미국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상황이고, 또다시 금융시장에 달러가 매말가고 있습니다.”
“이번엔 심지어 채권매도 프로그램까지 가동중이라지.”
설상가상.
말그대로 엎친데 덮친 격이다.
“예, 유례없는 강달러시대입니다. 이미 금본위제가 보증한 달러가치를 초과해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대체 왜지? 왜 미국은 강달러를 고집하지?”
할데인은 미국정책을 이해할 수 없었다.
미국입장에서도 강달러 기조는 전혀 좋지 않았다. 사실상 무역수지가 치명적인 적자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통화정책이었으니까.
수출량이 어마무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
“왜 그러나?”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미국은 현재 무역수지의 흑자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벌떡.
할데인은 벌어질 수 없는 기현상에 의자를 내던지고 일어섰다. 그는 눈빛으로 보좌관에게 납득할만한 설명을 요구했다.
보좌관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
“첫번째로 전쟁중이라 무기체계가 비싸도 삽니다.”
배짱장사.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미국은 현시대 최첨단군사기술을 보유한 국가였고, 실시간으로 보불전선에서 개량과 업데이트를 거듭하고 있었다.
그들과 거래처를 끊으면 독일제국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해진다.
“두번째로 값싼 노동력과 대량생산체계로 아무리 비싸져도 영국산보다 가성비가 좋습니다.”
값비싼 노동력.
원역사에서 2차세계대전 전후 영국병에 걸린 근본적인 원인이다. 영국본토의 노동력은 쓸데없이 비쌌고, 낮은 생산성과 비싼 노동력 탓에 제조업이 발달하기가 힘든 구조였다.
“세번째로, 거래처에서 달러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게 결정적이었다.
무역수지의 적자폭을 영국기업에게 다 뒤집어씌우고 있었다. 달러로 계산하지 않으면 거래하지 않겠다는 배짱장사중인 것이다.
그래서 달러가 더더욱 말라간다.
“아니다.”
할데인은 곧바로 눈치챘다.
이 악순환의 고리가 절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미국은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말입니까?”
“권좌.”
1강체제의 권좌.
미국은 권좌를 찬탈하기 위해 달러패권이란 칼을 뽑아들었다. 할데인은 가뜩이나 없는 머리카락을 스트레스에 쥐어뜯었다.
보좌관은 입과 눈을 크게 벌렸다.
“맙소사.”
쾅-!
그때 문을 박차고 다른 보좌관이 총리실로 뛰쳐들어왔다. 총리실내 재무를 맡고있는 보좌관이었는데, 안색이 새파랗다못해 새하얬다.
헐떡이는 숨이 심상치 않다.
“큰일입니다!”
“….쯧.”
익숙한 상황, 익숙한 모습.
할데인은 간담이 서늘해질만큼 불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허를 찼다.
마음같아선 묻고 싶지 않았지만, 물을 수밖에 없었다.
할데인의 표정은 점점 썩어들어갔다.
“무슨 일인가?”
“그, 그게!”
허억- 허억-
헐떡이는 숨이 멈추질 않는다. 하지만 보좌관은 이 꽉 깨물고 빽 소리질렀다.
“이번 FOMC에서 또 150bp 금리인상을 단행했습니다!”
FOMC.
미연방준비제도의 공개시장조작을 위한 통화정책위원회. 그들은 또다시 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것이다.
공황의 해일이 밀려들고 있었다.
“하아…..”
할데인은 얼굴을 거칠게 쓸어내렸다.
총리직에 당선되자마자 조국을 위협하는 칼날이 기습적으로 날아들 줄이야.
이보다 더 최악은 없었고, 눈앞은 깜깜하게 암전되었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군.”
권좌를 둘러싼 쟁탈전?
아니, 이미 1강체제의 권좌는 진작 미국에게 빼앗겨있었다.
입술을 터지도록 꽉 깨물었다.
“우린 이미 루저였어.”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들에게 불어닥친 현실은 더없이 차가웠다. 할데인은 괴로운 신음소리를 흘렸다.
“….잠깐.”
순간 정신이 번뜩 들었다.
찰싹. 찰싹. 자신의 두 뺨을 손바닥으로 쌔게 후려쳤다.
“안돼! 어떻게든 버텨야한다!”
할데인은 악을 질렀다.
이미 식민지들의 전폭적인 지지는 얻었다. 극복할 방안이 있을 것이다.
아니, 있어야한다.
“또다시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는 없단 말이다! 더이상은 디폴트라고!”
디폴트(채무불이행).
미연방준비제도는 영국을 마무리짓기 위해 최후의 막타를 넣었다.
“안돼!!!”
다우닝가 10번지.
그곳에선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
[오스만제국, 영국정부의 모라토리엄.] [숨막히던 마지막 3일. 베어링스 은행이 불러온 두 제국의 금융 참사.] [대영제국은 두번째 파산위기.] [디폴트 가능성은?] [할데인총리, ‘벨푸어총리의 실책이 부른 후폭풍. 책임지고 수습하겠다.’] [경제학계, ‘할데인총리의 수난시대. 벨푸어총리가 벌여놓은 일만 제대로 수습해도 노벨평화상 받을지도.’ 발언.]정확히 3일뒤.
두 제국이 지불유예를 선언했다.
베어링스 은행과 베어링스 증권의 만기일자가 겹쳤고, 중첩된 모라토리엄의 해일이 유럽대륙을 휩쓸었다.
[프랑스은행권, ‘전쟁과 공황. 유럽대륙은 유례없는 악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는 독일제국도 피하지 못할 것.’] [델카세. ‘만약 신이 계시다면 인간에게 이러실 순 없을 것. 지옥이 도래했다.’] [휘팅어 가문 파산위기. 프랑스경제권도 타격받나.’]“온 유럽대륙이 난리도 아니군.”
“프랑스, 영국, 오스만, 등등 다 줄줄이 부도랍니다. 독일은 그나마 자원지대와 공업생산력으로 밀어붙이고 있고, 러시아제국은 구제금융 중이라 비교적 괜찮습니다.”
“나쁘지 않아.”
FOMC의 치명적인 막타.
모라토리엄을 두번이나 쳐맞은 영국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고, 영연방에 대한 구상에 올인하는 모양이었다.
“참고로 독일결제은행이 오스만제국 공공부채 관리위원회에 자리 하나 마련했답니다.”
“그래? 빠르네.”
“예, 원래는 안되는데, 특별히 한자리 추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좋네.
어차피 오스만제국은 곧 디폴트다.
곧 발칸반도가 전쟁의 화마에 휩쓸린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움직임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들끓어오르는 발칸반도. 오-헝 이중제국군의 국경배치. 위협적인 군사적 도발.]“IMF 준비시켜. 월가에겐 2차 전쟁펀드로 주워먹을 준비하라고 알려주고. 이제 개입해야지.”
“예!”
두번째 페이즈.
오스만제국과 영국정부의 모라토리엄.
공황과 전쟁의 국면이 최고의 방향으로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떨어진 우량자산들을 주워먹을 절호의 타이밍이었고.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곧 클라이막스다.”
20세기초, 제국주의는 저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