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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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기발견! 교전태세에 들어간다!”
대대장은 육안으로 철십자를 확인하자마자 수신호로 명령을 하달했다.
첫실전배치였고, 대대장은 손에 차오르는 땀방울을 느꼈다.
우우우우웅-
독일공군의 체펠린 비행선단은 몇피트 상공 위의 구름속에 숨어있었다. 철십자 표식을 무방비하게 드러낸 비행선단은 아직 밑에서 비행하는 복엽기들을 인식하지 못했다.
선공하려면 지금이 기회였다.
“사수, 조준!”
프랑스 비행대대.
신설 프랑스공군 소속으로 참전하게 된 미국계 비행대대원들. 파일럿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어 부드러운 뱃살을 노출시킨 독일공군의 비행선단을 올려다보았다.
뒷좌석에 합승한 기관총 사수는 대대장의 지시에 따라 기관총을 쥐었다.
작전에 투입된 복엽기는 2인승이었다.
“상승한다!”
부우우우웅-
대대장의 수신호에 프랑스 비행대대는 일제히 상승했다. 복엽기의 프로펠러 소음이 귓가를 시원하게 긁었다.
“전 대대원은 화학전에 유의하라!”
독일공군의 독가스 살포를 방지하기위해 유리창으로 조종석을 덮어놓았다.
하지만 이는 임시조치일 뿐이었다.
아무리 방독유리창으로 덮어놓아도 기관총 사수는 독가스에 노출될수밖에 없었고 방독유리창 틈새로 세어들어올 가능성이 높았다.
‘일단 독일공군이 독가스를 살포하기 전에 체펠린 비행선단의 하부에서 탈출해야한다.’
“후우욱….”
꽈아악-
방독면을 단단히 착용한 파일럿은 그대로 조종간을 힘껏들어 하늘로 치솟아올랐다.
부우우우웅-
속도는 압도적이었다.
프랑스 비행대대는 곧바로 상승비행해 체펠린 비행선단의 상부로 올라탔다. 비행선의 독일병사들이 창문을 열어 날아오른 미확인 기체들을 확인하려했지만, 이미 상부로 올라탄 프랑스 비행대대는 거대한 풍선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조금 아쉬운데.”
쓰읍.
생각보다 너무 무방비하다.
처음부터 기관총으로 긁으면서 올라올걸. 대대장은 일순 후회했지만, 금새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독가스 살포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대대장의 소임 절반은 해냈다.
“고래가 50마리라.”
독일공군이 독가스살포에 투입되고 고작 4일.
체펠린 비행선단은 아직 50척만 운영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독가스 살포량이 너무 많아 독일육군의 진군에 방해되서 재조정하는 것 같았다.
“베를린 참모본부에서 배르됭에 투입할 독가스량을 재조정하고 있는가. 쯧.”
상당히 아쉽군.
체펠린 비행선 상대로는 압도적으로 유리한 프랑스 비행대대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대대장은 아쉬운 소리는 하지 않았다.
항속거리를 계산해봤을때, 50척을 다 격추시키는것만으로도 한계시간이 빠듯했다.
“각 기체는 비행선 한대씩 마킹하도록.”
드르륵-
가죽장갑 낀 손을 유리창 밖으로 내보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손. 프랑스공군 소속 비행대대의 파일럿들은 대대장의 수신호에 온신경을 집중했다.
“기관총으로 긁으면서 순차대로 하강한다.”
휙-
엄지를 내렸다.
부우우우웅-
대대장의 대장기부터 하강했다.
프로펠러 소음을 배경음으로 강하속도를 빠르게 체펠린 비행선 측면을 타고 내려왔다.
드르르르르르르르륵-!
프로펠러 소음을 뒤덮는 기관총 소리가 고막을 찢을듯이 요란하게 울렸다. 파일럿은 귀를 막은채, 흔들리는 계기판을 흘끗흘끗 바라보며 급강하 비행에 영혼을 투영했다.
쐐애애애애애애-
칼로 바람가르는 소음까지 합쳐져 무아지경의 경지에 이르를 즈음. 기관총소리가 멎었고, 곧 기체는 강하를 멈췄다.
조종간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
부우웅-
수평을 잡고 비행에서 영혼을 끄집어냈다.
탁탁 고글을 쳐 정신을 되찾은 파일럿은 헬멧까지 벗은채, 유리창을 걷어냈다.
순간 시야가 뿌옇게 흔들렸지만, 눈을 가늘게 뜨고 체펠린 비행선이 있어야할 상공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됐어?”
“대상은 침묵했습니다.”
“후우….잘했어.”
짝.
대대장은 하이파이브를 쳤다.
기관총 세례로 터진 체펠린 비행선은 공중에서 천천히 침몰하고 있었다. 비행선 본체에선 불길이 터져나왔고, 뒷단의 꼬리는 뭉게뭉게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대대장은 육안으로 비행선이 뿜어내는 연기를 포착하자, 표정을 굳혔다.
“방독면은 벗지마라. 비행선에서 터지는 연기들 전부 독가스다.”
“예, 알고 있습니다.”
퍼엉-!
쿠르르르릉-
다른 비행대대의 전투기들도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었다. 파일럿과 사수들은 환호성을 내질렀고, 각 편대 에이스들은 기체로 묘기를 부리며 닥치는대로 비행선을 사냥했다.
– 워어어어후우우우!
– 비행선 3기 격추! 끼얏호!
더이상 공중전이 아니었다.
사냥이었지.
체펠린 비행선들은 파일럿들의 샤낭감으로 추락했고, 베르됭 상공은 공적사냥터로 전락했다.
대대장은 그저 관망했다.
체펠린 비행선들은 하나라도 더 격추해야 베르됭 전선이 프랑스군에게 더 수월해질테니.
각 편대 에이스들은 항속거리나 연료를 다 계산하고 있을 터였다.
“하, 내가 삼색기를 달고 비행할 줄이야.”
텅-!
기체에 그려진 라운델(Roundel).
프랑스공군 소속 원형표식이 그려진 기체, 그리고 프랑스공군의 군복. 전 미국 육항대 장교출신은 알수없는 감정을 느꼈다.
“미군으로 복귀할때 마음고생 좀 하겠군.”
하지만 누가뭐라해도.
오늘은 첫 실전투입이었고, 대대원들과 참전한 첫 공중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대대장은 필터링없이 째지는 기분을 만끽했고, 사수의 헬멧을 손으로 퍽 두드렸다.
“오늘 술값은 내가 쏜다.”
“와아아아아!!!”
기관총 사수는 미친듯이 수신호를 보냈다.
수신호를 알아챈 다른 기체들은 광란의 비행쇼를 쳘치며 베르됭 상공을 종횡무진했다.
“이런 미친놈들.”
피식.
대대장은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프랑스 비행대대는 대대원들의 열렬한 환호성 속에서 인근 공군비행장으로 복귀했다.
“우리가 승리했다.”
최초의 제공권 역전이었고.
프랑스공군의 기념비적인 첫대승이었다.
***
“베르됭 전선에서 바로 체펠린 비행선단을 퇴각시켜야합니다! 아대로면 독일공군이 싹 전멸할 수도 있는 위기상황입니다!”
“다 알고 있네. 흥분하지말고 목소리 좀 줄이게.”
베를린 참모본부.
슐리펜은 스트레스에 미간을 꾹꾹 짓눌렀다.
그동안 유럽의 제공권을 지배하던 체펠린 비행선단이 투입되는 족족 격추당했다. 프랑스군에 정체불명의 항공기가 등장했다고 판단되는 보고들이 사방에서 쏟아지고 있었다.
독일제국의 제공권이 탈취당했다.
더이상 독일공군은 상공의 패자가 아니었다.
“일단 상대편 적기의 정체는 파악된건가?”
“체펠린 비행선단이 몰살당하는 바람에 신형기체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아직 입수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관측병은?”
“체펠린 비행선단이 격추당하면서 주변일대의 대기가 겨자가스로 가득채워졌다고 합니다. 관측병들은 전원 사망하거나 대피했습니다.”
“쓰읍. 아쉽군.”
“예, 게다가 겨자가스는 대기보다 훨씬 무거워 완전히 빠지는데까지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 같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체펠린 비행선단의 독가스살포는 강력했다.
베르됭지방에는 독가스로 스모그가 피어올랐고, 방독면을 써도 뚫고들어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프랑스육군 뿐만아니라 독일육군들까지 진입이 막혀버렸다.
화학전의 효과는 뛰어났지만, 배르됭은 사람이 살수없는 죽음의 땅이 되어버렸다.
“그럴만한 물량이긴 하지.”
투입된 비행선은 대략 300-400여척.
이번 베르됭 대공세에서 베를린 참모본부는 체펠린 비행선단 1000척여척을 전부 갈아넣는 한이 있더라도 밀어붙일 생각이었다.
비행선단의 폭장량은 당연히 전부 독가스로 그득그득 채워놓은 폭격선이었다.
“요새화된 프랑스 베르됭전선만 뚫으면 우리 입장에선 서부전선에 큰 구멍을 뚫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젠 어디로 튈지 모르겠군.”
“예, 하지만 저희 입장에서 완전히 실패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긴해도 애매해.”
“참모총장님, 그럼 저희 작전지도를 한번 봐주시겠습니까? 생각보다 전황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촤륵-
한 참모장교가 책상잡기들을 밀어내고, 대신 작전지도를 꺼내들어 책상위로 펼쳤다. 해당 작전지도는 독일제국측의 야전군과 사단편제가 빼곡하게 쓰여져있는 육군 군사기밀이었다.
지도상, 베르됭 전선은 꽉 정체되어 있었다.
탁탁.
참모장교는 막대기로 작전지도를 탁탁 짚었다.
“다행스럽게도, 프랑스육군 또한 저희처럼 베르됭 중심부엔 진입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겠지. 고농축 독가스가 방독면까지도 침투하는데 프랑스군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까.”
“예. 다만, 베르됭을 가로지르는 제1차방어선에 독가스가 흩뿌려졌으니, 베르됭을 통과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듯 싶습니다.”
소강상태.
베르됭은 죽음의 땅이 되었고, 일시적으로 아예 인간이 출입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바닥에 깔리는 겨자가스는 쉽게 사라지지도 않을테니, 반강제적으로 양측군은 소강상태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아예 추가적인 소강상태를 노리고 비행선단을 희생시켜서라도 베르됭일대에 더 대량의 독가스를 뿌려 마비시키는것도 방법일 듯 싶습니다.”
“그래, 소강상태를 연장시키는 것도 나쁜 전략은 아니군.”
다만, 슐리펜 참모총장은 쯧 혀를 찼다.
비겁하게 독가스로 소강상태라니, 전 프로이센군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전쟁방식이었지만, 러시아제국까지 참전한 마당에 물불을 가릴때가 아니었다.
최대한 소강상태를 유지하면서, 러시아제국군을 대비할 방법부터 따져봐야했다.
“참모총장님, 파리전선에서 물린 보병사단은 어찌하실 예정입니까.”
베르됭 대공세는 독가스로 인해 정체되었다.
당분간 인류가 숨쉴수 없는 땅이 되어버린 베르됭은 소강상태를 강제로 유지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대공세를 위해 준비한 공세군 편제는 어떻게되는 것일까.
뻔하지.
원상복구였다.
“이미 베르됭 대공세는 어그러졌어. 심지어 파리전선의 아미앵이 현재 위험하다 들었네. 다시 센강까지 전선을 밀어붙일 필요가 있지 않겠나.”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별로. 동부전선까지 차출한 것도 아니고 서부전선 내부에서의 부대배치아닌가. 언제든지 빼올 수 있고 지금은 절대 보병사단들을 놀릴 순 없으니 다시 돌려보내야하네.”
아미앵은 당연히 사수하고.
슐리펜 참모총장은 아예 파리를 관통하는 센강까지 도로 밀어버릴 생각이었고, 독일육군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설정이었다.
“일단 원상복구다.”
“예!”
베르됭 공세계획은 잠시 보류.
육군참모들은 곧바로 참모총장의 명령을 각군 사령부로 하달했다.
“일단 소강상태만 유지해도 독일육군에게 훨씬 유리하다.”
작전목표는 어느정도 성취했다.
독일육군으로서 나쁜 결과물은 아니었으니, 완전한 작전실패는 아니었다. 다만,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쟁취하려면 참호전, 소모전을 탈피할 새로운 작전이 필요했다.
“빨리빨리 움직여!”
독일제국군은 빠르게 돌아갔다.
***
한편 그 시점.
워싱턴 D.C. 재무부청사.
프랑스 비행대대의 승전보가 전해지기 전, 나는 남미대륙으로부터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IMF 국제통화기금에서 아르헨티나의 팜파스지대 일부를 매입했습니다.”
남아메리카대륙.
경제대국 아르헨티나는 고금리정책에 빠져나간 부를 충당하지 못했고, 1년 가까이 이어진 긴축재정에 무너져버렸다.
아르헨티나도 IMF 국제통화기금의 일원이었고, 구제금융을 받기위해 대기중인 대기열에 줄을 서고 있었다.
“팜파스? 세계 3대 농토잖아.”
“예, 대량의 팜파스토지물량이 쏟아져나왔고, 저희 IMF에서 싹다 빨아들였습니다.”
IMF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핑계로 해당 국가에 들어가서 혹독한 조건으로 경제를 회생시켜주는 방식을 즐겨썼고, 아르헨티나 대농장들이 파산위기로 팜파스농업지대를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음?”
“계절입니다.”
남반구.
미국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고 있었지만.
남아메리카대륙은 현재 봄 여름 사이의 환절기였다.
“봄이거든요.”
한창 농사철이다.
그리고 우리는 곡물을 대량으로 생산해볼 수 있는 하버보슈법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막 여름으로 넘어갈 무렵.
하버보슈법의 치트키를 시험해볼 절호의 기회가 내게로 왔다.
“추가로 없나?”
“예?”
나는 미소를 지었다.
“팜파스지대 물량 닥치는대로 쓸어와. 물량이 없어도, 토지를 소유한 농장주에가 직거래까지 제안해도 되니까. IMF 국제통화기금으로 다 쓸어담으라고.”
팜파스농업지대.
하버보슈법이 내려주신 일생일대의 기회. 신대륙에서의 심시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국내 곡물메이저들 싹다 소집해.”
안오면 후회할걸.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루이드레퓌스, 카길(Cargill), ADLC 등 곡물메이저들은 팜파스농업지대 이름만 들어도 개처럼 뛰어올테니까.
“선착순으로 조건 자를테니까.”
이제 꼬리에 불붙은 고양이마냥 미친듯이 달려올 것이다. 나도 한번 곡물대량생산으로 지구에 버그 좀 만들어보자고.
곡물메이저와 3대 농토를 쥘 예정이었다.
나도 슬슬 본격적으로 곡물패권을 통해 전세계의 숨통 좀 쥐어보자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