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23)
“BOSS 채권을 법정화폐로 만들자?”
“아니죠. 이미 BOSS채권은 법정화폐로 국제거래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규모거래나 국가간 거래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고요.”
“하지만 페트로달러로 석유를 달러로 결제하게 된 이상, 달러가 더 강할텐데?”
“그래서입니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BOSS채권을 기축통화로 올려놓는 대신, 유로화라는 새로운 화폐로 도입해 유럽경제를 하나로 엮자는 얘기입니다.”
유로화.
유럽경제는 어차피 거대한 세계대전과 연속적인 공황으로 초토화되었고, 결코 20세기안에 미국경제를 이길수없게 되었다.
그렇게 되었으니, 유럽경제는 각국이 각개격파당하기전에 연합해서 미국경제에 도전할 것임이 틀림없었다.
유렵연합이 왜생겼는지, 따져봐야하니까..
‘어차피 독일제국은 전후에 분할신탁통치를 당할 운명이고, 유럽연합에 강제로 합류하게 되겠지.’
모건회장은 금융왕의 안목답게, 정확하게 맥락을 짚었고, 살을 파고드는 송곳처럼 질문을 해왔다.
“흠. 유럽경제가 파탄났고, 어차피 유럽경제는 하나의 경제권으로 합쳐져 미국경제권에 도전할테니, 이왕이면 유로화라는 BOSS채권을 통일화폐로 이용하게 하자?”
“BOSS채권은 기본적으로 은본위 화페입니다. 무너진 유럽경제를 빠르게 재건하는데, 이만한 화폐는 없습니다.”
은본위제.
사실상 원역사의 이시대엔 불가능한 화폐였다. 은이란 자원이 워낙 전세계에 뿔뿔히 대량으로 흩어져있는데다, 가격이 그만큼 안정하고 일정하게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BOSS가 전세계 은을 대부분 흡수했고, 은본위제 형태로 화폐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Bank Of Silver Service.
이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는 국제금융기관이었다.
“나쁘지 않군.”
“독일제국의 중앙은행 라이히스방크의 퇴출로 상임이사는 대영제국의 중앙은행 영란은행을 제외한 전부가 미국은행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네 은행들이겠지.”
“그렇죠.”
한마디로 전세계 은물량을 미국은행들이, 정확히는 내가 통제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어차피 대영제국의 중앙은행 영란은행이 상임이사로 있는 이상, 미국은행들 혼자 독자적인 정책집행은 하지 못합니다. 거부권이 있으니까요.”
“유럽권을 설득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로군.”
상임이사는 거부권이 핵심이었으니까.
몇개나 미국은행이 있어도, 영란은행 하나만으로 거부권을 발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얘기는 180도 뒤집힌다.
“이제 영국만 설득하면 되게 되었다는 뜻이죠.”
“앵글로색슨이 하나로 결집해 유럽대륙을 요리한다라…최상이군.”
치이이익-
바베큐를 굽는 소리가 지글지글 올라왔다.
휴양지에서 모건회장과 나는 비서들의 도움으로 작은 바베큐 캠프파이어를 하고 있었다.
모건회장은 바베큐를 들고서 그대로 사색에 잠겼다. 그러면서도 우물거리는 입이 킬포인트였다.
“영국은행은 내가 연줄이 많아. 영국놈들, 전에는 뻗대면서 은근 윗공기 마신다고 깔보더니, 이젠 달러몇푼에 개같이 구르더군.”
“그런 시대니까요.”
“자본시장이 완전개방되자마자, 나와 연있는 영국은행들은 전부 내게로 달려왔어. 어음도 아니고 시티오브런던의 대형은행 채권을 할인하게될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하하.”
아, 웃겨서 미치겠네.
시티오브런던의 대형은행 채권으로 어음깡을 했다는 말이다. 도대체 얼마나 후려쳤길래 채권할인을 어음깡이라고 하는건지.
아버지도 대단한 사람이었다.
“체이스은행은 그래서 인수하게된 것이다.”
“음?”
나는 귀를 기울였다.
JP모건은행 비서실은 말그대로 아버지의 의사집행기구일뿐. 아버지의 진의를 파악하는 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었다.
즉, 아버지가 왜 체이스은행을 인수합병하려하는지, 진의는 오직 아버지 입으로만 들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일종의 큰그림이지. 전세계 금융을 지배하는 네 국제은행들처럼, JP모건은행도 전세계로 뻗어나갈 준비를 하는것이다.”
“하긴 JP모건은행은 미국산업계에 집중된 금융파트너긴 했습니다.”
“그래서 이전 영국공황은 절호의 기회였다. 영국금융시스템은 전세계로 뻗어있었으니까.”
“그런데 왜 체이스은행입니까?”
체이스은행.
이곳은 미국의 은행이었다.
게다가 국제은행이라기보단 미국내수용 은행이라고 봐야함이 옳다.
얼핏보면, 뭔가 맥락이 안맞는것처럼 보인다.
“영국은행들은 이미 JP모건은행이 채권단으로 들어갔거나, 투자자로 들어가서 경영권을 꽉 틀어잡았어.”
영국금융계를 장악하는 과정엔 문제가 없단 소리였다. 그럼 다른 이유로 체이스은행을 인수했다는 의미.
대체 무슨 이유지?
체이스은행에 내가 모르는 전략적 가치가 숨어있었다.
“문제는 영국은행들만으로는 네가 소유한 국제은행들처럼 전세계를 호령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지. 글로벌 금융인프라가 깔려있지만, 운영하는 놈들이 영국공황으로 맛이 가버렸거든.”
“정상화하는데만 전력을 쏟아야하는 실정이군요.”
그래, 인프라는 있다.
하지만 공황으로 너덜너덜 걸레같이 찢어진 인프라를 기워맞추는건 JP모건은행의 일이된 셈이다.
확실히 현상태의 JP모건은행만으로는 0티어은행에 버금가는 내 소유 금융기관에게 비빌 수 없었다.
금융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해야 각이라도 보일테니 말이다.
“흠.”
체이스은행은 금융인프라 재건 문제를 해결할 마스터키로 부상한 것이고.
“체이스은행에 뭐가 있군요.”
“뭐가 있을 예정이지.”
아버지는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마치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자신이 알고있다는, 그래서 아들 골려주려는 장난기랄까.
조금 심술궂은 아버지였지만, 이런 분위기도 썩 나쁘지 않았다.
조금 열받기는 하네.
내 이마 위로 힘줄이 조금 튀었다.
“뭐가 있을예정인데, 제가 모른단 얘기는 체이스은행을 연결고리로 한 계약을, 아직 소수 이해관계자들간의 언약으로만 맺은 상태라고 제가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쯧. 놀리는 맛이 없군.”
아니, 그럼 내 월가경력이 몇년인데.
내가 고개를 삐걱이며 기울이자, 아버지는 투덜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디트로이트, 내말대로 아직까지는 소수의 이해관계자들의 언약으로만 맺어진 상태다.”
“그래도 이상하군요. 재무부 정보국이 가동되는 이상, 제가 모를리가 없을텐데.”
“모를수밖에 없지.”
아버지는 콧웃음을 쳤다.
마치 나를 뭘로보냐는 듯한 심술이었다.
“나와 록펠러 단둘의 언약이었으니까.”
“……!!!”
록펠러 가문.
바베큐를 우물거리는 아버지의 입에서 엄청난 거물이 튀어나왔다.
***
“솔직히 록펠러와의 언약이 성사될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도 못했고, 루스벨트의 허락을 받을 수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아하.”
“그래서 이제야 네게 말해주는거고.”
“드디어 대충 가닥이 보여서 저를 부르신거군요.”
“그래, 오늘 너를 지킬섬까지 오게한 이유가 이거다. 뭐, 별거없어.”
아니, 별거많은것 같은데요.
대체 뭘 구상하고있길래 백악관의 허가까지 받아야하는 거냐고. 백악관이 으름장을 놓을 여지가 있다는 소리 아닌가.
낮게잡아도 한 10000%정도는 독점관련된 안건이었을거라고 확신한다.
‘애초에 록펠러, 모건, 루스벨트 세명의 조합을 묶으려면 독점이라는 단어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독점이다.
절대 독점이다.
“체이스은행이 대체 뭐길래…”
“체이스은행은 포장지고, 실질적인 역할은 나와 록펠러 가문의 가교가 되어줄 연결고리다.”
“…..얼라이언스?”
얼라이언스.
두개 이상의 기업들끼리 맺는 전략적 제휴관계이자 동맹관계다. 21세기엔 항공얼라이언스, 해운얼라이언스, 자동차얼라이언스, 등 얼라이언스에도 종류가 다양하다.
일단 얼라이언스로 덩치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다.
항공얼라이언스와 해운얼라이언스의 경우, 대게 규모의 경제는 당연하고, 항로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의 일부로 취급되기도 한다.
자동차얼라이언스는 거대화된 세계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고.
“얼라이언스라고 봐도 되겠군.”
“정말입니까? 록펠러 가문과 얼라이언스를요?”
아마도.
아버지와 록펠러도 결은 비슷할 것이다.
내가 독점한 0티어 금융회사로 올라서기위한 금융얼라이언스를 맺는 목적이겠지.
뭐, 나를 방해할 목적은 아닐것이다.
말그대로 내가 독점한 0티어 금융괴물들 사이에서 살아남기위한 몸부림이라는 측면이 강할테니까. 나를 믿는것과는 별개로 0티어 금융괴물들은 위기감을 느끼기엔 충분한 덩치였다.
“록펠러가 개인적으로 보유한 시중은행을 체이스은행이 인수하고, 내가 체이스은행을 인수함으로서 록펠러와 나의 가교역할을 수행한다.”
체이스은행.
록펠러와 아버지가 공동명의자로 소유하는 은행이 된다는 뜻이다.
“록펠러 가문이 보유한 은행이면….설마 시티은행은 아니죠?”
시티은행(Citi).
현 시티은행장이 록펠러회장의 동생인 윌리엄 록펠러였다.
“록펠러가 미쳤다고 시티은행을 넘기겠나. 다른 은행이다. 다른은행.”
“그렇죠?”
“그래, 그래도 실질적으로 스탠더드오일과 JP모건은행의 금융동맹이라고 봐야겠지.”
쩝-
아버지는 다 익은 바베큐를 씹었다.
“하지만 시티은행과 지분교환도 할 생각이다.”
“그럼 완전히 록펠러가문과 일심동체로 움직인다는 말씀이군요.”
“체이스은행을 해체하거나, 대형은행간 서로가 받은 지분을 처분하기 전까지는 그러겠지.”
체이스네셔널은행, JP모건은행, 시티은행.
뉴욕10대은행, 1티어급 금융회사들이 스탠더드오일과 함께 금융산업으로 엮인다면….0티어 충분히 가능하다.
페트로달러의 시대다.
석유산업과 금융산업은 뗄레야 땔수없는 관계를 맺고 있었다.
“0티어가 충분히 가능하겠군요.”
“그래봤자 턱걸이다. 네가 소유한 국제은행들이랑 박치기하면 대가리 깨질수준의 턱걸이.”
“아…하하.”
그렇긴 해.
정유산업계만 봐도, 정유메이저 칠공주에 전부 내 지분이 섞여들어가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0티어 턱걸이라도, 0티어는 0티어였다.
“테디가 용케 허락해줬군요.”
전 반트러스트의 선봉장.
백악관의 불곰.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기업을 찢는 곰에게 나 독점하겠다고 찾아갔으니, 한 몸 성하게 살아나온 것만해도 박수칠 일이었다.
“꽤 고난이었지.”
“허락을 받았으니, 저를 부르셨겠죠?”
“전쟁펀드를 구성하라고 하시더군.”
“…..전쟁펀드는 이미 있잖아요.”
이미 전쟁펀드는 2차까지 나온걸로 알고있다.
심지어 그냥 전쟁펀드도 아니다.
내로라하는 뉴욕대형은행들이 대규모로 출자한 ‘유럽열강 뜯어먹기 펀드’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전쟁펀드를 또 모집하겠다고?
“전쟁펀드는 이미 있지.”
“예, 대영제국과 프랑스제3공화국, 러시아제국에 침투한 뉴욕전쟁펀드가 얼마나 열심히 현지기업들을 빨아들이고 있는데요.”
“그렇지. 루스벨트도 알고있더군.”
“백악관에서 상무부를 통해 감시하면서 쉬쉬하고 있으니 당연히 알고있겠죠.”
IMF 국제통화기금조차도 속도조절을 권유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뜯어먹는 전쟁펀드다.
뉴욕대형은행들은 물만난 물고기마냥 날아다니고 있었고, 비단 아버지나 록펠러거 아니더라도 글로벌화와 대형화를 꿈꾸고 있었다.
“기업국에서 다 알고있더군.”
“예, 상무부에서 자체보유한 조사국에서 진행하고, 이젠 아예 CIA에서 돋보기로 일일히 뜯어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
아버지는 바베큐를 하나 더 들었다.
그리고 바베큐를 찔러넣은 꼬치로 나를 휙 가리켰다.
“그거라고.”
“예?”
“걔네들이 전쟁펀드를 뜯어보는 이유. 뭘까?”
“……”
“난 그걸 어제 알았다.”
쩝-
바베큐를 질겅질겅 씹어먹었다.
“우리에게 남은 잔돈을 확인하기 위함이었어.”
“잔돈……”
“이정도면 나는 다말했다.”
돈이 필요한 일이 생긴다는 말일까?
백악관이 뉴욕금융을 감찰하고 잔돈을 확인해서 계산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사실 고민할거리도 아니었다.
그만큼 대규모로 지출할 일이 생긴다는 의미는 이 시점에 하나밖에 의미하지 않았다.
“……설마.”
그래, 루스벨트였다.
제1차세계대전의 우드로 윌슨이 아니라, 시어도어 루스벨트였다. 반독점과 중립성을 외치던 루스벨트는 나를 만나고서 독점자본과 제국주의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일본을 집어삼키고 초신성으로 떠오른 미국을 주도한 대통령이다. 그런 대통령이 이제 무엇을 바랄지는 사실 안봐도 비디오였다.
“네가 생각한게 맞을거다.”
덤덤하게 바베큐나 씹어먹는 아버지는 아침산보라도 나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건 국가적인, 아니 역사적인 중대사임은 분명했다. 심지어 나를 포함해서 손가락에 꼽을 거물들만 알고있는 기밀이었고, 미국의 미래에 결정타를 먹일 분수령이었다.
“참전……하려는거군요?”
제1차세계대전.
아니, 이 세계에선 최초의 세계대전.
루스벨트는 유럽대륙에 참전할 의지를 은근슬쩍 노출시키고 있었다.
“뉴욕은행들을 등에업은 미국의 확장정책….”
“그래. 하지만 실질적인 영토확장이 아닌 세력권의 확장이라고 봐야겠지.”
“그렇겠죠.”
“루스벨트가 내게 말해준것도 너한테 귀띔해주라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있겠지?”
“예, 100% 확실합니다.”
이것은 거인의 포효다.
미국이란 거인이 포효하기 위해 웅크린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기지개를 켜기까지 초세기에 불과하단 사실을 깨달았다.
나쁘지 않을지도.
나는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니 진짜 괜찮을지도?’
오히려 좋을지도.
바베큐를 뜯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계산기를 두드릴수록 나는 슬슬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유럽대륙에 박을 쐐기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이거 괜찮네.
“아버지.”
“왜.”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루스벨트가 마음을 먹었다면 그냥 일사천리지. 당장 워싱턴으로 날아가야했다.
“일단 당장 백악관으로 갑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