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24)
“일단 해군 먼저 들리시죠.”
“맘대로 하거라. 오늘은 네 서포트만 하겠다.”
미해군부.
워싱턴 D.C.의 해군청사로 들어갔다. 백악관에 방문하기 전, 확인해야할 부분들이 있었다.
게다가 전쟁부, 국무부와 한건물을 쓰다보니, 여러모로 한번쯤 들를 필요가 있었다.
“매번 이렇게 경호인력을 먹구름처럼 우르르 끌고다니는것도 피곤하네요.”
“네 업보라고 생각해라.”
“예, 예.”
아버지와 나는 곧바로 청사내부로 들어갔다.
모건가문의 두 기둥이 움직이니, 수많은 경호차량들과 인력들이 우리를 철통방어하고 있었다.
핑커톤, 재무부 정보국, CIA, 대통령경호국, 등.
온갖곳에서 뒤섞여든 인력들이 우리를 호위해주었다.
“해군부는 근데 왜 온 것이냐.”
“IMF 국제통화기금 임시통치령을 신탁통치하는 세력이 미해군부입니다. 지침은 IMF가 내리지만, 실무는 해군부가 세운 군정청이 대리하는 느낌입니다.”
“한마디로 네 따까리다?”
“정확히 말하자면 갑을관계는 아닙니다. 공생관계죠.”
수에즈운하 인근에 해군기지가 필요한 미해군부와 실무를 봐줄 인력이 부족한 IMF 국제통화기금의 합작이었다.
신탁통치를 해줄 세력은 필요했으니, 서로 이해가 합치하는 해군부가 제일 적합했던 것이다.
“복잡하군. 해군부에게 신탁통치를 아예 맡기지 않은이유가 있나? IMF 국제통화기금이 지침을 내리는 구조보다는 신탁통치를 맡기고 신경끄는게 더 나아보이는데 말이지.”
아버지의 말이 맞다.
IMF 국제통화기금으로서는 해당지역을 통치하는 메리트가 없었다. 그냥 미해군부에게 떠넘기고 마음편하게 있는편이 오히려 더 나았지.
‘그래, 석유만 없었다면 말이다.’
무시하고 싶어도, 석유가 있잖아.
IMF 국제통화기금 임시통치령 지하에 석유가 잠들어있으니, 해당 지역의 통치는 안정적으로 이뤄져야한다.
하물며 이슬람 세력들이니 더더욱 세심하게 접근해야한다.
“이슬람 세력권과 미국의 통치체제에서 제일 큰 차이가 뭔지 아십니까?”
“종교겠지.”
“정확히는 정교분리입니다.”
이슬람은 정교가 합치되어있다.
종교없는 정치란 없었고, 코란은 그들의 절대적인 헌법으로 군림한다.
한마디로 신정국가라 이말이다.
뭐, 실제로 신정국가가 이뤄진 케이스는 몇 없지만서도 말이다.
“미국식 자유주의를 도입하되, 이슬람을 제외할 수는 없습니다.”
“복잡하군.”
“정교분리를 그들에게 강요해선 안됩니다.”
21세기에서 911테러와 IS, 알카에다, 탈레반을 봐온 내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이슈였다.
“이슬람을 허용하고, 통치체제에 살살 조심스럽게 녹여여합니다.”
“자유는?”
“이슬람을 믿고말고가 자유가 되겠죠. 종교의 자유를 선포하되, 이슬람이 대부분이니 사실상 이슬람 국가가되는 느낌입니다.”
“그렇군.”
아버지는 조금 흥미를 가졌지만, 별 감흥은 없어보였다. 애초에 이슬람이라고 해봤자 유럽의 병자처럼 골골거리는 오스만제국을 떠올리던 시대였으니까.
그래, 이해는 한다.
“아무튼 이슬람에 대한 탄압은 없고, 이슬람 문화에 대해 공부한 학자들을 군정청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아버지는 그걸로 이슬람에 관심을 꺼버렸다.
해군에서의 미팅에 더 관심이 많아보였고, 몇층 올라가자 해군부 장교들이 우르르 나와 나를 맞이해주었다.
해군은 내 인맥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인맥이었다.
“듀이원수님은 현재 카리브해에서 대백색함대 해상훈련을 지휘하고 계십니다.”
“바쁠 시기입니다. 저희도 빨리빨리 끝내도록 하죠. 다들 착석합시다.”
해군회의실.
나는 상석에 앉아있었다.
아버지는 내 옆에 앉아서 회의실을 쭉 둘러보고 있었다. 이해관계자는 아니었지만, 아버지가 봐서 나쁠건 없었다.
어쩌면 이해관계자일지도 모르지.
해군장교들도 크게 신경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IMF 임시통치령에 새로 설치된 해군기지는 인도태평양 해역과 지중해, 대서양을 잇는 아주 중요한 가교역할을 하게될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수에즈운하와 인접한 최중요기지 중 한곳이될 예정입니다.”
해군장교는 자료를 꺼내들었다.
“IMF 국제통화기금이 영국왕립해군에게서 받아온 해군기지들은 미해군이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왕립해군기지.
솔직히 웨스트민스터 헌장까지 준비하는 영국정부는 눈에 뵈는게 없었다.
최근에 무제한 잠수함작전으로 드레드노트급이 터져나가자, 더 멘탈이 터졌고, 해군에 대한 우선순위가 많이 떨어졌다.
해외 해군기지보단 국가안보가 더 중요하지 않나.
‘우리가 꿀꺽했지.’
우선 페르시아만과 관련된 해군기지들부터 인수해나갔다. 수에즈운하는 영국의 생명줄이니 건드리지 못했지만, 페르시아만 인근의 해군기지들은 가능했다.
전부 미해군소유로 이전받았고, 미해군은 신나게 개조해서 쓰고 있었다.
“저희 미해군은 지속적인 해군력 확대를 해오고 있고, 아직 미국의회도 군축보다는 세력권 확대를 원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해군력의 확대.
미육군은 전쟁이 없으니 잠잠했지만, 해군은 줄기차게 확장하고 있었다. 미국의회와 국민여론도 주전여론이 거칠게 불타오르고 있던 시점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미국제국주의가 집어삼킨 일본이란 과실은 자유주의자들조차도 미쳐버리게 할정도로 강렬한 마약이었다.
그러니 해군확장을 막을리가.
“장관님, 다른열강들이 다 골로가고 있으니 국제적인 해군군축조약도 필요없습니다.”
“예, 지금 미국만큼 해군을 보유한 국가는 존재하지 않고, 저희 미국은 해군력을 확대해도 아직은 끄떡없으니까요.”
해군군축은 돈없는 애들이나 하는거다.
우린 많잖아.
그럼 확대하자고.
루스벨트도 그렇고, 미국국민들도 그렇고 너무 호전적이었다.
너무 좋고.
“아참, 수송선에 관련된 의뢰사항은 잘 이행되고 있습니까?”
오늘 해군부를 방문한 메인이슈 중 하나.
해군부 수송함대의 확대개편이었다.
“수송함대를 확대하기위해, 수송함들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습니다. 대형수송함 위주로 알아보고 있으며, 해군조선소에서 건조중입니다.”
“예, 잘부탁드립니다. 유사시에 미국에게 승리를 안겨줄 핵심자원들이니까요.”
대체 수송함이 왜 대규모로 필요할까.
이유를 묻는다면, 최근 뉴욕병기국에서 전차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으니까다.
시험운전도 성공적. 전쟁부 내부적으로 이뤄진 성능테스트도 성공적.
경전차였다.
하지만…대수가 조금 많았다.
대형수송함이 많이 필요할수밖에.
하지만 해군부는 몰랐다. 전쟁부에서도 일부만 아는 기밀이었으니 말이다.
“잘부탁드립니다.”
“아, 전에 말씀해주신 수송함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연구중입니다.”
“예? 아. 그거 말씀이군요.”
맞다.
하나 더 부탁했었지.
“예, 전투기들을 수납하고 활주로까지 만들어 망망대해를 누빌 대형수송함말입니다. 떠다니는 공군기지라 불러야겠군요.”
항공모함.
내가 해군에게 귀띔한 대형수송함은 항공모함에 대한 얘기였다. 하지만 당장 필요한 건 아니었다. 개발하는것도 어려울테고.
“그부분은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한두푼 드는 사업도 아니니까요.”
“예, 맡겨주십시요.”
왕립해군에게서 해군기지 몇개 받아 넘겨주니, 내 발바닥까지 핥을기세였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해군은 도움이 필요할때 저를 불러주십시요. 서로 돕고사는거죠.”
“예, 잘부탁드립니다.”
대형수송함대는 어느정도 갖춰졌다.
당장 전쟁이 벌어져도, 뉴욕병기국이 뽑아낼 전차물량들을 수송함대가 없어서 수송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
시간을 많이 아꼈네.
이정도면 됐다.
나는 해군부의 환대를 받으며 유유히 청사에서 빠져나왔다.
“용건은 다 끝났나?”
경호인력들에게 둘러쌓인 청사입구.
내 옆에서 동행한 아버지는 심드렁하게 물었다.
“예.”
“그럼 이제 루스벨트와 전쟁펀드에 대해 얘기하면 되는건가?”
“예, 하지만 그전에 먼저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확인해볼게 있습니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만약 내 예상대로라면, 백악관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결코 허투루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대충….짐작가는 이유도 있었다.
“이게 좀 많이 중요하거든요.”
루스벨트의 의중.
그 의도부터 먼저 떠봐야겠다.
***
“미국이 전쟁을 수행하게 된다면, 우선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쇼크를 맞이할 겁니다.”
백악관.
나는 대통령집무실에 아버지와 앉아있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맞은편에 앉아 내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버지는 내게 발언을 맡긴채 옆에서 커피를 마셨다.
하지만 나는 초장부터 전쟁을 했을때 닥칠 리스크부터 브리핑하기 시작했다. 면전에 들이박은 싫은소리에 루스벨트의 얼굴이 콱 불편해졌다.
“커흐흠.”
루스벨트는 노골적으로 헛기침했다.
나는 가볍게 무시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첫날 주가가 10%이상 떨어질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전쟁이 터진 후 한동안 폭락세를 유지할수도 있겠죠.”
“…..디트로이트. 뉴욕증시는 튼튼하지 않은건가?”
루스벨트의 의문은 타당하다.
하지만 전쟁 도중 증권거래소가 활황인 적은 본적이 없었다. 항상 휴장 혹은 폐쇄가 원칙이고, 설령 열렸어도 급락을 피할 수 없었다.
전쟁은 기본적으로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승리를 보장할 수 없고, 리스크가 급격하게 커질수밖에 없다.
전쟁에 리스크는 없을수가 없었다.
“아니요, 튼튼합니다. 그래서 타국증시와는 달리 일시적인 현상이될 가능성이 지극히 높습니다. 결국 뉴욕증시의 주가급락은 전쟁에 대한 리스크가 선반영되는 과정이니까요.”
선반영.
결국 전쟁리스크만 먼저 뉴욕증시에 선반영된다면, 이후로는 일사천리였다
“선반영이라….”
“예, 뉴욕증시는 항상 미래가치를 선반영합니다. 기업이 현재 잘나가도, 미래에 망할 것 같으면 주가는 폭락합니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아예 리스크는 없을 수 없으니, 일단 뉴욕증시는 리스크를 선반영한다.
하지만 미국의 승률이 높기 때문에, 초반의 급락폭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았다.
“유럽대륙에서 전쟁이 터질때마다 뉴욕증시가 출렁이던 이유가 여깄습니다. 전세계는 해운으로 하나가 되었고, 뉴욕증시는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한마디로, 초반의 통증만 참을 수 있다면, 뉴욕증시는 큰 문제거리가 아니란 의미인가.”
“예, 다만 시장참여자들이 너도나도 미국의 승리를 점쳐야만 합니다.”
만약 미국이 질것 같으면, 뉴욕증시 급락은 전쟁이 끝날때까지 이어질수도 있었다.
루스벨트도 이점은 납득했다.
“경제적으로 쇼크가 올수 있습니다.”
일시적이겠지만, 쇼크는 온다.
경제적인 충격이 일시적으로 크게 왔을때, 잘못하면 마진콜이 걸릴수도 있고, 국가신용이 떨어질수도 있다.
국가가 전쟁을 개시한다는 의미는 많은 부분을 희생한다는 의미였다.
특히나 현대에는 더더욱 말이다.
“하지만 미국의 승률이 높아질수록, 뉴욕증시가 회복하는 속도도 빨라진다는 말이군.”
“예, 한마디로 시장참여자들만 설득할 수 있다면, 뉴욕증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뉴욕증시를 폐쇄할수는 없나?
루스벨트는 턱을 쓸었다.
내가 말이없자, 루스벨트는 뻘쭘했는지 한마디를 더 뱉었다.
“아니, 그렇잖는가. 뉴욕증시를 전쟁끝날때까지 폐쇄하면 주가가 급락할일도 없겠지.”
“하지만 전후에 신뢰도는 바닥을 칠겁니다.”
뉴욕증시를 누가믿겠는가.
국가가 폭락할때마다 걸어잠굴꺼라고 시장참여자들이 믿기 시작하면 답도 없었다. 신뢰도가 떨어진 증권거래소는 기본적으로 리스크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받게 된다.
어쩔 수 없다.
이를 극복하려면 꽤 긴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고, 뉴욕증시는 굳이 그런 리스크를 질 필요가 없었다.
체력하나는 괴물이었으니까.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폐쇄는 어려워도, 휴장은 괜찮습니다. 전쟁이 개시되고 증권거래소가 며칠 휴장하는 일은 흔하디 흔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미국경제가 건재하다는 타이틀에는 흠집이 가겠군.”
“그렇겠죠. ‘결국엔 미국도 똑같았어.’ 가 될 것입니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차별점이 없어진다.
금융시장은 기본적으로 신용으로 먹고사는 시장이다. 사소한 일일지라도, 신용도에 타격을 줄만한 일은 되도록 하지 않는것이 원칙이다.
금융인들이 신용에 목을 메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결국 신용도 다 돈이거든.
“즉, 정리하자면 뉴욕증시를 열어놓고, 경제적인 쇼크를 일시적으로 받는 동시에, 미국은 전쟁초반부터 승률이 높다고 증명해야하는 것이군.”
“마진콜은 무섭습니다. 한번 가격대가 무너지면 레버리지(빚)가 연속으로 무너지는 시스템입니다. 이걸로 경제가 무너지진 않겠지만, 좋은 영향력도 없겠죠.”
“흐음…..”
사실 경제적인 쇼크는 당장에 큰 영향력이 있거나 하진 않는다. 줄줄이 무너질정도로 미국경제력이 약하지도 않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불황의 시작은 항상 전쟁이 시작이었다. 대공황의 트리거를 제1차세계대전에서 찾는 경제학자들도 많이 있었으니까.
“만약 개전한다면, 미래에 닥칠 불황을 미리 다 감수하셔야합니다. 당장 전후경제에서 전쟁특수로 전쟁기계가 된 미국을 다시 원강복귀하는 비용도 만만찮게 들겁니다.”
“자네는 자꾸 겁을 주는군.”
“겁이 아닙니다. 유럽대륙의 전쟁은 이미 내로라하는 열강들이 전부 뛰어든 대전쟁입니다. 독일제국이 총력전을 통해 인구로만 밀어도 미국의 손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전쟁사업은 손해만 보는 사업이다.
이득을 벌어도 보통은 전쟁 이후에 벌어들이는 법이다. 제국주의시대에 열강들이 전쟁을 좋아한 이유는 전쟁자체가 돈이 되서가 아니다.
전쟁을 치룬뒤 뜯어내는 이권들과 배상금이 달달했기 때문이지.
기본적으로 전쟁자체는 손해밖에 없었다.
“수많은 인명을 갈아넣는 손해입니다.”
“자네는 전쟁을 반대하는가? 왜 아까부터 자꾸 이러지?”
루스벨트는 미간을 찌푸렸다.
나를 잘 알고있는 아버지는 옆에서 여유롭게 커피나 들고 있었다.
“저도 전쟁을 싫어하진 않습니다. 이번 대전쟁에 미국이 참전해서 얻을 이익은 많습니다. 당연히 찬성합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나는 손가락을 들었다.
루스벨트가 ‘일시적인 경제적 쇼크’를 신경써야할 이유는 여기있었다.
“다음대선이 올해입니다.”
뚝.
루스벨트의 움직임이 멎었다.
“……”
그래, 대선을 생각하고 있겠지.
하지만 전쟁을 시작한다면, 올해 한해는 손해막심한 일년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일시적인 경제쇼크와 대선시기가 맞물리면 루스벨트 입장에선 무조건 손해였다.
“뭐, 지지율이 미쳐돌아가니 상관없다고 할수는 있겠지만, 전쟁이 쉽게 끝나진 않을겁니다.”
다 밀어버리면 끝나지.
미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전쟁이 일찍 끝날 수 있는지는 해봐야 아는거거든. 미국이 20년동안 전쟁할 줄 알고 아프간에 들어가지는 않았으니까.
“다 까놓고 말합시다. 3선하시려는거 아니였습니까?”
“3선?”
내 의문은 대통령 집무실 내부로 파문을 일으켰다. 루스벨트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옆에 앉아있던 아버지는 코로 커피를 뿜더니, 처음들었다는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고는 휙 나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나는 그저 루스벨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뿐이었다.
“그렇다면 고민좀 해보셔야할 겁니다.”
루스벨트의 3연임 집권.
애초에 전쟁은 장기적인 사업이다.
루스벨트의 머릿속에 3선이 없었다면, 전쟁이란 말을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고.
미국대통령선거에서 3선은 아직 합법이었다.
“아.”
하지만 루스벨트의 3선은 길고험난한 길이 될 것이었다.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유지를 받들어 미국대통령은 재선까지가 관행적으로 마지막이었으니까.
“혹시 아닙니까?”
나는 확신했다.
그럼에도 루스벨트는 3선을 원하고 있었다고.
“…….”
몇초간.
침묵은 이어졌다.
“흠.”
달그락.
루스벨트는 커피잔을 놓았다.
“만약 그렇다면 자네는 어쩔텐가?”
루스벨트는 불곰처럼 타오르는 눈빛으로 나를 찌를듯이 쏘아보았다. 다른사람이었다면 오줌이라도 지렸겠지만, 나는 오히려 기꺼웠다.
나도 콜라잔을 내려놓았다.
달그락-
“그럼 견적부터 내봐야겠죠.”
씨익.
짙은 미소를 지었다.
과연 내 추측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