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33)
“승인받는 즉시 TARP 가동하라고 해.”
TARP.
미국재무부의 구제금융 종합대책으로 2008년 금융위기에 가동되었던 미국경제계의 구제금융대책이었다.
나는 이 정책을 앞당겨와 재무부회의 끝에 도입시키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재정정책인만큼 실행하기에 앞서 미국의회의 승인을 받아내야했다.
TARP는 구제금융의 끝판왕이었고, 나는 미리 자본시장에 돈을 쏟아부어 경제위기를 예방할 생각이었다.
“파운드화는 이래봬도 전세계 1/4를 집어삼켰던 괴물이다. 지금은 퇴물일지는 몰라도, 아직 전세계에 쇼크를 줄만한 통화라는 사실엔 변함없어.”
파운드화쇼크가 본격적으로 닥쳐오기 시작했다. 영국정부의 화폐개혁단행에 파운드화는 폭락을 넘어서 패닉을 일으켰다.
환율시장은 쑥대밭으로 변모했고, 자본주체들이 파운드화를 집어던지고 달러를 빨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페트로달러로 달러가 불사신이 되어버렸으니, 금과 함께 세계안전자산으로 급부상했다.
“장관님, 강달러 기조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재무부에서 금본위제로 유지시키고 있는 달러가치와 시중에서 거래되는 달러가치 사이에 괴리가 발생했습니다.”
금보다 비싼 달러.
전세계가 달러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전세계 금융시장에 달러가 말라붙자, 갈증을 느낀 투자자들은 더욱 달러를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달러 초강세.
강달러기조로 달러를 가지고 있는것만으로 자산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폐한장이라도 달러를 더 보유해야 자산가치가 높아졌다.
기존에 기축통화였던 파운화를 전부 달러로 갈아끼우려고하자 벌어진 부작용이다.
“금본위제가 깨질일은 없겠군.”
“다른의미로 금본위제가 위험합니다. 달러환율보다 금거래가가 훨씬 하단에서 하회하고 있습니다.”
달러온리(Dollar Only).
달러 초강세였다.
“흠. 고금리정책 기조와 맞물려서 달러강세가 더욱 강해지는 모양이네.”
이미 살인적으로 올린 고금리정책.
대영제국 파운드화 몰락으로 신세계의 권좌에 앉은 황제, 달러(Dollar). 국제금융기관들은 일제히 파운드화를 버리고 달러를 빨아들였고, 시장에 달러가 말라버렸다.
“이걸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알단 좋은거다.
기축통화를 향한 성장통이라고 해야할까.
달러가 파운드화를 칼로 찌르고 권좌를 계승중이라, 전세계 기축통화로 완전히 자리잡은 순간이었으니까. 나쁘지 않았지만, 시중에 달러가 말라버리는건 문제였다.
일단 기축통화로 굳혀지려면 달러가치가 높아지는 강달러가 유리하긴 했다.
이제부터 조심스럽게 속도조절해야지.
“하지만 채권시장에서 돈이 말라버렸습니다. 다들 달러를 비축하려고 하지, 쓰려고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강달러로 전망되다보니, 다들 달러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유동성 위기.
자본시장에 달러가 말라버리면, 미국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어버린다. 채권시장부터 비상신호가 울려퍼졌다.
“초강달러는 대외수출에 엄청난 장애물입니다. 이거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이번년도 수출실적은 미국역사상 최대적자로 확정될지도 모릅니다.”
“글쎄 당장 그정도는 아닐걸.”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미 연합군진영의 전쟁산업은 미국전쟁산업에 기대고 있었다. 대체품이 없는 상태에서 전쟁수행을 하다보니 당장 미국수출품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종전 이후엔 달라지겠지. 다른열강들이 투자를 시작하고 제조업으로 미국산업을 밀어버리면 최대적자 확정은 사실이다.”
환율전쟁이 왜 벌어졌겠는가.
어떻게든 화폐가치를 절하시켜 싼값에 수출시키려고 악을 쓴 전세계의 발악이었다. 그래야 가격경쟁력이 생기고 무역흑자가 창출된다.
탕! 탕!
나는 손바닥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강달러기조에서, 환율에 제일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은 기술력이 비슷비슷한 철강, 원자재, 정유, 등 산업들이다!”
철강은 미국이 독점했으니 당장은 괜찮다.
하지만 초강달러기조가 계속되고, 각국이 국영기업이나 민간철강기업에 설비투자를 늘린다면, 장담할수가 없어진다.
가격경쟁력이 딸리니까.
‘그래도 미국은 비교를 불허할 대량생산을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가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불리하진 않다…..하지만 대비해야지.’
러스트벨트.
미국 최대공업벨트가 몰락해버린 이유 중 하나가 강달러기조임을 잊어서는 않된다.
게다가 현재는 고금리정책을 유지중이었다.
“다들 강달러가 지속될수록 기업들의 달러빚이 점점 더 가중된다는 점을 잊지 마라!”
“예!”
TARP(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
파운드화 쇼크, 강달러 쇼크로 부실해질 은행들을 구원하기 위한 구제금융정책.
“이거, 무조건 의회는 통과한다.”
“왜죠?”
“돈풀어서 경제호황을 만드는 정책을 누가 싫어할까. 고금리정책으로 미적지근하던 공화당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걸.”
“이거, 구제금융책 아닙니까?”
“하지만 위기를 방어할수만 있다면, 이후엔 폭발적인 호황이 기다리고 있지.”
“…..아!”
막대한 돈풀기.
연방준비제도는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금본위제 국가에서 환율방어를 하기위한 수단으로 말이다.
금본위제를 보호하려면, 달러를 풀어서 고정환율을 고수해야한다.
“도련님, 근데 굳이 고정환율이 필요합니까?”
“어, 필요해.”
금본위제, 20세기후반 페그제, 등 각국이 고정환율을 고집하던데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일단 환율을 고정시키면 미래가 예상가능해지잖아. 변동환율은 미래에 환율에 어떻게될지 예측이 안되니까 선진국의 우량화폐가 아니면,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처할수밖에 없어.”
금본위제를 내가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포기할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 한, 고정환율은 반드시 필요하다.
“강달러기조였다가 갑자기 달러화가 폭락해. 강달러를 보고 들어간 금융기관들은 어떻게 될까?”
“……이런 맙소사.”
“그냥 다 숙청당하는거야.”
중국인민정부의 위안화 1차조치명령.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촉발한 촉발재 중 하나가 이런 숙청과정에서 탄생했다.
뭐, 고의로 의도하진 않았겠지.
이게 또 헤지펀드 출신이다보니 이런쪽으로 생각하게되네.
“아무튼 강달러는 위험하지만, 되도록 금본위제를 지켜야해. 일단 투자자들에게 고정금리에 대한 믿음을 심어줘야한다고.”
씨익.
나는 미소를 지었다.
“양적완화(QE). 일단 달러 퍼레이드다.”
멋진 신세계.
이번 쇼크는 기축통화 달러의 시대를 열어재꼈다.
***
[라틴아메리카의 재정위기. 모라토리엄 선언까지 초세기, 라틴결제은행에 구제금융신청.] [달러가 말라버린 국제금융시장. 치솟는 달러빚과 달러이자들.] [시티오브런던 국제은행들의 비명.] [앉은자리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달러빚.] [디폴트. 멕시코 파산위기.]– 월스트리트저널.
땅. 땅. 땅.
“미국하원 만장일치로 TARP 부실자산 매입프로그램을 승인합니다.”
무려 미국하원은 만장일치.
미국공화당이 독점한 미국의회를 급속도로 통과한 TARP는 곧바로 가동되었다. 미국재무부의 예산안에 따라 지출계획들이 연방정부를 통과했고, 백악관은 재무부에 전적으로 협력하라고 지시를 하달했다.
– 모건 재무장관.
디트로이트 도 모건.
미국재무부에서 제안한 법안을 막을 겁대가리 상실한 공화당의원은 없었고, 돈 풀어내는 재정정책은 오히려 환영이었다.
“흠. 모건장관이 현명하군요. 파운드화발 쇼크를 막으려면 당연히 이정도는 해야지요. 오히려 부족한 감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미국 공화당(GOP)의 실세.
공화당회의에서 롯지의원과 엘드리치 의원은 전적으로 TARP를 지지했다.
그들은 19세기 빅토리아시대를 살아온 거물정치인으로서 파운드화가 얼마나 괴물같은 통화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두 의원은 미국의회를 장악하고 있었다.
“엘드리치 의원님, 저처럼 외교위원회에 근무한 사람들도 파운드화가 얼마나 강력한지는 몸소 체감합니다. 하하.”
롯지의원은 털털하게 웃었다.
파운드화의 위력을 알고있는 롯지의원은 처음엔 심각하게 받아들였지만, 곧 초강달러의 패권에 전율하고 되려 안심해버렸다.
공화당 내에서 친트러스트파인 엘드리치의원도 그부분에선 공감했다.
경제계의 엘드리치 상원의원.
외교계의 롯지 상원의원.
두 상원의회의 거물들이 공화당을 강력하게 휘어잡았다. 둘다 당연하게도 친모건계였다.
“최종적으로 TARP가 통과되었으니, 강달러기조를 해소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에서 알아서 하겠지요.”
국가의 총지배인.
미국에서 붙인 엘드리치의원의 별명으로 미국재정에 있어서 모건, 루스벨트와 함께 3축을 이루는 거물급인사였다.
넬슨 W 엘드리치.
그는 디트로이트 도 모건을 도와, 연방준비법(Federal Reserve Act)을 통과시킨 핵심공신으로 재정분야에선 권위자였다.
“뭐, 이젠 모건장관을 믿고 전적으로 그에게 맡길 차례입니다.”
디트로이트 도 모건.
그의 경제정책에 대한 공화당원들의 믿음은 가히 신격에 필적했다.
***
[로버트내각의 첫법안발의.] [대규모 화폐개혁의 주요골자. 대체제로 떠오른 BOSS통화는 무엇인가.] [은본위제란.] [국제은결제은행 BOSS.] [BOSS는 전세계 은보유량의 95% 이상을 장악한 국제은독점기구.] [영국경제학계 일부, BOSS채권은 대체화폐로서 최상급이다.]– 타임즈(The Times)
“통과될 것 같나?”
로버트총리.
영국의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로버트총리는 표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영국의회로 소집된 의원들은 전원이 긴장한 표정으로 표결에 임하고 있었다.
자유당의원들은 로버트총리내각을 신뢰했고, 찬성표를 던졌다.
“예, 통과될겁니다. 화폐개혁말고는 답도없는 상황인데다, 상임이사 선정시스템이 아무리 불리한들, BOSS채권의 신용도자체가 매우 강력합니다. 실패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스워드라인(Sword Line).
영국의회를 상징하는 상징물 중 한곳으로, 양측의원들이 칼부림을 부리던 토론장소는 오늘따라 조용했다.
연속된 모라토리엄 선언.
도합 3번의 연쇄공황으로 지칠대로 지친 의원들은 화폐개혁에 찬성표를 집어던졌다.
이미 영국경제는 화폐개혁의 성공만을 기원할 수밖에 없어졌다.
“오히려 상임이사 선정시스템을 미국정부와 영국정부간 견제란 관점에서 좋게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무분별한 재정정책을 서로의 견제로 예방할 수 있어, 재정건전성이 높아진다고 말입니다.”
“그건 또 새로운 관점이군.”
하지만 틀린말도 아니었다.
중앙정부가 민중에게 휘둘리면서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밀어붙여도, 이해관계자가 아닌 제3자 미국이 제동을 걸면 그대로 무산되는 것이다.
땅.
땅.
땅.
“표결이 완료되었습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
길다면 긴 시간.
영국의회의 마지막 표결절차가 완료되었다.
이젠 화폐개혁이란 마지막 수단만을 남겨놓고, 벼랑끝에 놓인 영국의원들은 숨을 들이켰다.
로버트총리는 굳은 눈빛으로 발표를 기다렸다.
“만장일치로 화폐개혁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촥-
로버트총리는 벌떡 일어서 하늘위로 주먹을 치켜들었다.
“YES!!!”
파운드화의 종말.
대영제국이 구가했던 제국의 유산이 빅토리아 여왕과 함께 영면으로 접어드는 순간이었다.
신세계.
불사신달러의 시대.
오늘의 표결로 인류는 한번도 겪지못했던 세상이 문을 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