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38)
워싱턴 D.C.
백악관 대통령 회의.
“앉지.”
루스벨트 대통령이 상석에 앉고 나머지 장관들은 좌석에 착석했다. 재무부 정보국은 베네수엘라 도청으로 알아낸 일명 치머만 전보사건을 당일 곧바로 백악관에 보고했고, 대통령은 곧바로 회의를 소집했다.
“저희 재무부에서 먼저 포착한만큼, 재무장관인 제가 지금까지의 상황을 브리핑하겠습니다.”
드르륵-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시 워싱턴에 머물던 장관들은 전부 소집되었고, 상무장관, 국무장관, 전쟁장관, 해군장관, 등 주요인사들은 전부 참석했다.
“치머만 전보사건이 발생하고, 곧바로 화들짝 놀란 중남미대륙 각국 대사관이 급하게 긴급전보를 쳤고, 중남미대사들이 해명하기 위해 백악관으로 부리나케 우르르 달려왔습니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중남미대륙에서 나라가 크고 작고를 떠나서 IMF구제금융을 받는 국가들은 얼굴이 창백해진채 백악관으로 긴급전보를 쳐 바싹 엎드렸다.
심지어 베네수엘라는 현재 내전중이었지만 정부군과 반군의 수장들이 경기를 일으키며 미국대사관으로 달려올 정도였다.
“현지 CIA사무국은 곧바로 무장하고 비상태세에 들어갔고, 비밀리에 중남미정부의 내부시찰에 들어갔습니다. 도청실시 및 내부정보원 확보, 기밀접근 등 강도높은 공작들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피곤한듯 안경을 벗고 눈을 주물렀다.
전쟁에 참전하려는 의지는 강했지만 하루만에 신대륙을 뒤흔들 스캔들이 터질줄은 상상도 못했다.
나는 기립한 상태로 서류들을 훑어보았다.
“일단 CIA에서 결론지으려면 적어도 12시간 뒤에나 가능해질 예정이고, 그전까진 재무부 정보국에서 수집한 정보들을 토대로 회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CIA와 재무부정보국은 전쟁태세에 바짝 긴장해 서로 협력을 아끼지 않았고, 내 지시로 재무부정보국은 도청한 내역 전체를 CIA 그릭스 국장과 공유했다.
그때 대통령이 끼어들었다.
“중남미국가들의 군부도 CIA에서 블랙이 잠입해 지속해서 감시중이네.”
신대륙의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감히 그럴일은 없지만, 독일제국의 혓바닥에 놀아난 중남미국가들이 있을수도 있었다.
“일단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곧바로 중남미대륙의 군부와 핫라인을 열어 소통을 시작했고, 이미 카리브해와 태평양의 대백색함대가 출동해 남미대륙을 해안을 장악하고 있고.”
“…..!!!”
각부장관들은 경악했다.
미국이 아무리 신대륙의 황제일지라도, 각국 해군을 찍어누를 정도로 막나가진 않았고, 무엇보다 외교적인 결례를 넘어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대통령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나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일세.”
루스벨트의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숨 들이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대통령회의실은 숨도 못 쉴정도로 바짝 얼어붙었다.
국무장관은 쇼크를 먹었는지 멍하게 대통령을 바라보았다.
“안보보좌관입니다.”
덜컥.
조용해진 회의실로 안보보좌관이 조용하지만 다급하게 들어왔다.
“대백색함대가 남미대륙의 해안선을 틀어쥐었습니다. 아프리카에 파견되었던 남대서양 함대까지 합류해 남미대륙 해군을 강도높게 조이고 있습니다.”
대규모 미해군함대.
미해군은 미서전쟁 이후에도, 일본장악 이후에도, 아직까지 단한번도 해군군축을 단행한 적이 없었다. 그저 말만 무성했을뿐, 공황과 호황을 견인한 해군을 감히 군축할 의원들은 없었다.
미해군은 군유지비용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이윤을 창출했으니까.
“페르시아만 중동사령부는?”
“중동사령부는 남아제르바이잔을 향해 전투기들을 대거 출격시켰습니다. 이란정부가 깔아놓은 공군비행장으로 향했습니다.”
남아제르바이잔 공군기지.
독일이 바쿠유전까지 내려오면 곧바로 제공권을 장악해 타격할 수 있는 요충지였다.
나는 손을 거수했다.
“공군사령부를 별도로 설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전투기, 폭격기는 앞으로 상무부와 협력해 대량으로 토해낼텐데, 공군을 별도로 떼어내도 물량은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음 그 의견은 타당하군. 공군사령부를 별도로 편성하도록 하지.”
루스벨트의 판단을 빨랐다.
“각 육해군 중동본부엔 최소한의 기체만 남겨두고 싹쓸어담아서 공군사령부로 배치하게. 당장 독일제국에 대응하기 위해선 육군이나 해군보다 공군이 더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예, 곧바로 편성하겠습니다.”
루스벨트는 각 장관들을 훑어보았다.
“해군장관, 전쟁장관. 상관없겠지?”
“전적으로 따르겠습니다.”
“이하동문입니다.”
루스벨트에 압도당한 장관들은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대량으로 배치될 공군전력에 안심하기까지 했다.
군장관들은 군부와는 달리 안정을 추구했다.
문민통제를 위해 존재하는 군장관들은 군부와는 좀 입장이 달랐다.
“그럼 저희 백악관에서도 별도로 공군사령부 창설을 지시하겠습니다.”
아무튼 장관들의 허락까지 떨어졌으니, 안보보좌관은 안심하고 곧바로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숨막히는군.’
딥딥한 넥타이를 풀었다.
고위관리자들과 실무진들이 빠르게 돌아가는 백악관의 공기는 턱턱 막혔다.
미국장관들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비서로서 작동하는 직책이었다. 그래서 장관들의 영어식 직책명도 Secretary, 즉 비서였다.
“고맙네.”
미국행정부는 절대적인 대통령중심제였다.
즉, 대통령이 한다면 하는거였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카리스마까지 더해지니 공기를 자유자제로 조이고 풀었다.
“북아제르바이잔까지 독일군이 밀고내려오면, 독일점령지의 제공권을 장악하고 폭격기로 전략폭격을 준비하게.”
독일점령지를 향한 전략폭격 준비.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백악관은 이미 준전시태세를 갖췄고, 전쟁은 사실상 확정되었다.
석유도 많고, 전투기도 많고, 폭격기도 많다.
아무튼 많으니 있는대로 쏟아부으면 이론적으로 융단폭격까지도 가능해진다.
“우리 백악관의 허가만 떨어지면 바쿠유전을 일부 손상시켜도 상관없으니 마음놓고 폭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가해 준비하라고.”
“대통령님 잠시만요. 그럼 러시아제국이 반발하지 않겠습니까.”
전쟁장관이 급하게 반론했다.
하지만 루스벨트는 피식웃고는 고개를 저었다.
“러시아제국의 허락은 받았네. 그쪽도 파죽지세로 밀고내려오는 독일군에 겁을 집어먹어서 얘기가 빨랐지.”
사실 독일군 때문은 맞지만 조금 달랐다.
일단 러독전쟁중인 러시아제국은 ‘절대로’ 독일제국에 석유가 넘어가길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포위당한 크림반도를 한시라도 빨리 구출하고 싶을테지.’
슥-
나는 손을 들고 추가설명을 붙였다.
“이를 위해 러시아제국은 미공군에게 차리친 공군비행장을 전면개방했습니다.”
차리친 공군비행장.
러사아제국의 최대공군비행장 중 한곳으로 미공군을 전부 수용할 수 있는 대형비행장이다.
원역사에선 소련에게 스탈린그라드로 불릴 땅이었다.
“독일육군을 아제르바이잔에서 격파시킨 뒤, 중동총사령부에서 차리친으로 공군사령부를 옮겨 베를린의 제공권까지 탈취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이미 제작했습니다.”
나는 자신감있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부분은 전적으로 나와 재무부가 물어온 박씨였으니까.
“급한대로 저희 미국재무부와 IMF 국제통화기금이 협상테이블을 마련했습니다.”
“그래, 모건장관이 힘써주었지. 러시아제국놈들과 협상이 이렇게 편하게 느껴질 날이 올줄이야. 동부전선은 러시아제국군이 육군으로 서포트해줄 예정이다.”
세르게이 비테 총리는 초췌했다.
러시아제국이 패배하진 않았지만, 인명손실과 지속적으로 밀리는 전선에 고통받고 있었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들을 솎아내기위해 내무부 오흐라나 병력을 대폭 늘린탓에 군부 에이스들은 대부분 오흐라나로 배정되었다.
‘나 뿐만 아니라, 세르게이 비테 총리가 공산주의자들을 얼마나 위험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지.’
시베리아의 굴라그는 이 시간에도 실시간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저희 해군부에선 재무부의 협력으로 대형수송함대는 준비완료되었습니다. 언제나 출동할 수 있고, 전세계 오대양 그 어느곳으로든 수송망을 확보해놓은 상태입니다.”
대규모수송함대.
이번 전쟁에서 미군의 기동성을 담당해줄 튼튼한 두 다리였다.
여기에도 나는 살짝 발을 걸쳤다.
“일단 저희 재무부에서도 해군부와 손잡고 영국총리실과 협의해 당분간 수에즈운하와 지브롤터해협, 말라카해협 등 영국해군기지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로버트 신임총리.
그는 나와 오래동안 일하던 영국 재무장관이었고, 미국의 질서를 받아들이고 영국을 그나마 안정시킨 현실주의자이자 합리주의자였다.
얀합국의 승리를 위해 영국은 해군시설들을 미해군과 공유했다.
“해군조선소와 민간조선소를 전부 풀가동시켜 드레드노트의 호위함이자 대잠전력인 구축함을 대량으로 뽑아내고 있으며, 오대양함대들로 전부 전시태세를 명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는?”
보르도는 진작에 준비를 마쳤다.
애초에 보르도항의 부두창고에는 수많은 전쟁물자들이 이미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이미 전쟁물자는 연합군 배터지도록 배치되어있습니다. 게다가 공군배치 및 해군배치를 위한 수송선단은 언제든 출동 가능하다고 해군장관이 말해줬습니다.”
“좀 모자르지 않나?”
“아닙니다 대통령님. 이부분은 상무부 장관인 제가 설명하지요.”
상무부의 코텔류 장관이 안경을 치켜올렸다.
“현재 항공산업단지의 역량으로는 3시간에 전투기 기체 하나를 찍어낼 수 있지만, 본격적인 동원령이 내려지면 전투기가 아니라 폭격기를 한시간에 하나씩 찍어낼 수 있게 됩니다.”
“……그게 사실인가?”
우리의 테디 루스벨트도 괴물같은 미국공업력엔 질려버렸는지 두손두발 들고 순간적으로 학을 뗐다.
“예, 해군, 육군, 공군. 생산시설은 충분하다못해 넘쳐흐르니, 각군에서 필요한 전쟁물자를 요청해주시면 저희 상무부는 재무부와 협력에 공동감독하에 언제든지 대량으로 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
대량의 구축함까지.
무제한 잠수함 작전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되었다. 해군부에겐 무제한 잠수함 작전과 수송함대가 제일 큰 과제였다.
“그럼 육군부는?”
루스벨트 대통령은 눈빛을 날카롭게 빛냈다.
미해군과 미공군로 선제타격 및 수송물자로 융단폭격과 상공, 해역의 봉쇄를 명령하고, 무제한 잠수함 작전을 억제한다.
그리고 후발대로 미육군을 투입시켜 전선을 밀어버린다는 프로토콜이 성립되려는 상태였다.
이번 세계대전의 메인디쉬는 육군부의 차지였다.
“존 조지프 퍼싱 소장을 필두로 미육군 장교들은 전쟁초기부터 서부전선에 대거 파견된 상태입니다.”
존 조지프 퍼싱.
별명 블랙잭.
원역사에서 제1차세계대전때 미군을 지휘하던 육군장성이었다.
“퍼싱을 중심으로 꾸려진 육군장교단은 실시간으로 미육군교본을 갱신시키고 있으며, 고위장교들의 전투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그들은 민간인 용병 신분으로 파병되었지?”
전쟁초기 미군은 참전국이 아닌 중립국을 표방했기에 육군장교들은 육군복을 벗고 민간복으로 갈아입었다.
“예, 그 과정에서 사망자도 다수 발행했습니다.”
“그건 안타까운 일이군.”
용병들로 전쟁에 참여했지만, 연합군은 그들을 자문처럼 활용했다.
최초의 참호전은 미국이 제일 먼저 경험했고, 관타나모 철수작전이라는 대패까지 당해본 군대였기에 연합군은 미국장교들의 조언을 필요로 했다.
“다만 즉시 투입가능한 전력입니다. 솔직히 고위급장교들이 전쟁경험자로 베테랑들이라면, 아래 병사들은 명령만 따라도 될테니까요. 미군내 교육문제도 조금은 완화되겠죠.”
미육군장교들은 세계대전에 파병되어 무척 강하게 컸다. 한마디로 든든했다.
“해군과 공군이 선제적으로 제공권과 제해권을 장악하고, 마지막으로 육군이 후발대로 든든하게 받쳐주는군.”
“각 군끼리 서로 충돌이 나지 않으려면, 각자 역할분담을 명확하게 선으로 그어야합니다.”
“그렇겠지.”
전쟁. 결코 전쟁.
사실상 전쟁을 기정사실화했다.
실제로 해군과 공군은 이미 백악관의 컨트롤 하에사 움직이고 있었다.
현직 대통령이 무려 전쟁영웅 출신이었으니까.
“그럼 이제 문제는 중남미대륙들에 대한 처우로군.”
이제 심판의 시간.
루스벨트는 나를 흘끗보다 지도를 내려다보며, 실눈을 가늘게 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