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40)
“이게 뭐지?”
1차 기사가 신문에 게재돼 미국언론이 특종으로 흩뿌리자 처음엔 미국시민들도 믿지 않았다.
독일제국은 저멀리 대서양 건너편에 있는 전쟁국가고, 세계대전 중이니 처음엔 미국군부가 군비확장을 위해 내놓은 찌라시라고 생각했다.
“군대가 확충해달라면 확충해줘야지.”
“애초에 군축을 주장하는 의원이 아직도 의회에 남아있었나?”
“설마, 애저녁 짐싸고 집으로 돌아갔겠지.”
미국시민들은 군대에 들어가는 세금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군축은 커녕 군비확장은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워낙 직업군인의 인기가 폭발적이라 모병제로도 충분한 병력이 채워졌다.
그만큼 미군 군비확장은 본격적이었고, 군부는 미서전쟁이 종료되고 몇년 사이에 덩치가 점점 공격적으로 불어났다.
“진짜라는데?”
하지만 진위여부는 금방 판가름났다.
[백악관 대변인, ‘대통령 국무회의 소집, 전체 장관들과 비상대책회의 시작. 중남미대륙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격론중.’] [발에 불나도록 뛰어다니는 중남미대륙의 대사들, 백악관으로 당일 새벽 긴급전보 붙여.] [미해군 대백색함대 운용, 남대서양함대 일명 아프리카함대까지 합류해 남미대륙의 제해권 장악.] [해안경비대, 총전력 3개 드레드노트함대 출항.]점점 농담이 아니란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노코멘트로 일관하던 백악관은 대통령이 소집한 회의가 종료되자마자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백악관 대변인이 민중에게 전파했고, 미군부는 재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해안경비대는 드레드노트급 전함 3척과 함께 해군조선소에서 토해내는 구축함들을 대거 편입시켜 시험운행에 나섰다.
“미군부는 하루만에 이렇게까지 군대를 운용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시민들은 경악했다.
반나절도 안된 시간만에 해안경비대와 해군 대백색함대가 중남미대륙의 대양을 점령했고,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드레드노트들이 으르렁거리며 각국 해군을 압박하고 있었다.
“WAR! WAR! WAR!”
“루스벨트! 루스벨트! 루스벨트!”
전쟁이 본격적으로 불씨가 옮겨붙자 주전파들의 선동과 함께 미국시민들은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시작했고, 명예를 위해 군복을 입고 모병제에 투신하는 남자들도 급증했다.
하지만 아직도 남미대륙이 전쟁을 건다고 상상하는 이들은 적었다. 다들 유럽대륙에 파병될 생각으로 가득했지.
“설마 중남미국가들이 공격하겠어?”
“멕시코가 감히 미국을 공격한다고? 나는 상상이 안되는군.”
“전쟁은 찬성하지만, 과연 전쟁이 벌어질때까지 중남미대륙등이 끌고 갈까?”
“모르겠군.”
반응은 대체로 이랬다.
만만하게 보는 시선들.
그래, 백악관에서 흘러낸 회의록이 기사로 나기전까지는 말이다.
[치머만의 유혹. 넘어간 남미군부.] [중남미대륙 정부에서 갈린 파벌, 남미군부의 주전파들은 미국정벌을 주장.] [남미의 진성 주전파들. 대부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군부인사들이었다.] [라틴계의 반란.] [백악관의 외교문서 유출. 남미대사들과의 회의록 전량유출돼.] [남미대륙은 미국을 호구로 보고 있었다.] [미국인들은 이 모욕을 참아야하는가?]– 월스트리트저널(WSJ)
용서할 수 없는 발언.
마치 미국을 동등한 국가 혹은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몰랑한 애송이처럼 대우하는 남미대륙 대사들의 만행에 시민들은 분노를 터뜨렸다.
“남미대륙이 어떻게 미국에게 이딴식으로 나올 수 있단 말인가! 루스벨트 정부는 그동안 남미대륙에 해줬던 원조들을 회수해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 씹어먹을 놈들 감히 미국이 어쩌고 저째? 씹어먹어버리겠다.”
“WAR! WAR! WAR!”
“평화를 위해 전쟁을 기피하는 찌질한 정부는 필요없다! 우리에겐 그리즐리가 필요하다!”
“백악관은 강경대응하라!!!”
길거리로 피켓을 든 사람들이 쏟아져나왔다.
마녀사냥이 시작되었고, 남미대륙 혼혈들이 집단린치를 받기 시작했다. 특히 히스패닉들은 죽기 직전까지 걷어차졌고, 병원으로 실려가는 환자들도 대량으로 발생했다.
전국적인 남미대륙 참전대회.
독일제국을 향한 송곳이 남미대륙을 뚫어 비수처럼 찔러들기 시작했다.
[백악관 대변인, ‘유예기간은 5일, 남미대륙의 국가들에게 전적인 항복을 제안.’] [미국의 요구사항, CIA에서 확보한 주전파 인사들의 미국소환을 요청.] [쏟아지는 참전여론, 세계대전에 나서지 않는 그리즐리는 테디베어일뿐.] [우리는 전쟁만을 원한다. WAR Only.] [연방정부와 주정부 청사로 몰려드는 민중, 총합 100만명 규모의 참전여론 시위발생.] [미군의 역량이면 충분하다.]뉴욕증시가 상방으로 폭주했다.
오히려 반나절만에 남미대륙의 해상봉쇄를 이뤄낸 미군대응체제가 시장에 신뢰도를 불어넣었고, 역으로 신용도가 폭주했다.
바다의 지배자.
하루도 안되서 미해군은 최강해군임을 증명했다.
“곧 전쟁채권을 뿌릴테니, 채권팀은 발행시장에서 죽치고 기다리고! 로비스트팀을 움직여서 상하의원들에게 전쟁채권을 압박하고 좀 해봐!”
[백악관 대변인, ‘아직 미국의 참전여부는 논의중. 다만 해안경비대의 특수작전은 허가. 남미대륙엔 5일간의 유예가 주워질 것.’ 발언.]특수작전.
시민들은 생소한 단어에 고개를 갸웃할 무렵.
미해안경비대는 즉각적인 군대확장을 꾀하고 있었다. 해병대에 버금가는 상륙전력을 최대한 곳곳에서 끌어모으고 있었다.
***
“이게 말했던 기관단총인가?”
투타타타타타-
기관총보다 비교적 가벼운 소음.
권총탄을 사용하는 기관단총은 가볍지만 긁는 연사음을 토해내며 총알을 갈겼다.
뉴욕병기국.
해안경비대의 상륙작전 부대장들이 해안경비대 제독들과 함께 뉴욕병기국을 방문했다.
듀이해군원수.
본격적인 전시태세엔 해안경비대는 해군부로 편입되어 5성제독인 듀이해군원수의 지휘를 받게 되겠지만, 아직 전쟁을 선포하진 않았다.
전쟁이 아닌 특수상륙작전이다.
이번 특수작전은 해안경비대가 주도하고 해군과 해병대가 보조하는 구조로, 사실상 해군의 절대적인 전쟁영웅인 듀이해군원수의 통제 아래에 움직인다.
해안경비대가 주인공인 이유가 있었다.
남미대륙에 의해 미국의 국토안보가 위협받는 이상, 국토안보를 수호하는 해경(해안경비대)으로 자위권을 행사하는 쇼에 불과했으니까.
해경제독은 총을 시범적으로 드르륵 쏴보더니 경악했다.
“이런 미친. 기관총이 가벼워졌어.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권총탄이 모자를 일은 없을 겁니다. 후방에서 미친듯이 물량을 뽑아낼 예정이고, 그날 다 못쓴 총알은 점점 쌓여갈정도로 대량물자를 쑤셔드리겠습니다.”
나는 뉴욕병기국에 있었다.
DWM 기술임원들이 이번 스위스탈출 이후로 뉴욕병기국으로 전원 배정되었다.
총기개발부서를 지휘하는 두 저명한 총기기술자인 토카레프, 존 브라우닝을 팀장으로 신형총기들이 대량으로 쏟아져나왔다.
그중에서 DWM기술자들의 역작이라 불릴만한 기관단총이 탄생했고, 원역사에 MP40으로 블리던 기관단총이 개발되었다.
“개발단계에서 나온 다른 기관단총도 있습니다만….”
나는 쇠파이프를 꺼냈다.
제독들은 눈썹을 찌푸렸다.
“이건 뭐지? 쇠파이프 아닌가.”
“기관단총입니다. 아주 극한까지 가성비를 끌어올린 저가형 제품이죠.”
스텐기관단총.
물론 원역가 초기형모델처럼 불량하지 않았고, 스텐기관단총은 토카레프의 지휘아래에 신뢰도를 높이고 훨씬 안전해진 상태였다.
멋대로 난사되어 탭댄스를 추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말이다.
드르르르르륵-!
해경제독은 스텐기관단총을 갈겨보더니, 깜짝 놀랐다. 저가형제품이라기에 너무 완성도 높은 총기가 개발되었다.
토카레프의 역작으로 재탄생했다.
“두 제품을 보여준 저의가 있겠지?”
“생산속도의 차이입니다. 후자는 압도적으로 빠르게 대량으로 공급이 가능합니다. 지금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흐름에선 후자도 매력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독은 턱을 쓸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전자의 기관단총을 전부 배급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현재상황과 실용적으로 따지자면 후자가 압도적으로 메리트가 좋군.”
해경제독은 스텐기관단총을 집어들었다.
“무엇보다도 구조가 단순해서 수리하기가 너무 용이해. 이정도로 단순한 기관단총이면 뇌주름이 없고, 머리가 아무리 돌처럼 단단해도 교체가 수월하겠지.”
“그렇겠지요.”
“후자로 주게. 생산성은 대체로 어떻지?”
“구조가 워낙 단순해서 단 5일만 주어져도 대량으로 생산가능합니다.”
“최상이군.”
해경의 4성제독은 손으로 스텐기관단총을 소중히 쓸어내렸다.
“모건장관.”
“예.”
“귀 좀 빌려줄 수 있겠나.”
나는 가까이 다가갔다.
4성제독은 귓속말로 속삭였다.
“이번작전이 드레드노트로 항구를 반나절도 안되서 점령한다면, 상륙함이 아니라 수송선으로 항구에 물자를 쏟아내도 상관없을 듯하네.”
“예, 아마도 남미대륙의 두 국가는 전부 수도를 직접타격해 점령할 계획이라 항만시설이 잘 갖춰져있을 겁니다. 스스로 사보타주를 터뜨리기 전에 충분히 제압 가능합니다.”
“그럼 대형수송선을 좀 받아내고 싶은데, 물량은 어떤가?”
조심스러운 해안경비대 4성제독의 질문.
나는 미소를 지었다.
“재고가 남아돌아서 문제입니다. 조선소에 쌓여있는 대형수송선들로 함대까지 꾸려서 가시지요. 해군에서 너무 많다고 몇척 무를 정도입니다.”
“…..그정도인가?”
“아예 상륙함도 남아돕니다. 정찰해서 항만시설에 사보타주가 일어났다면, 곧바로 상륙함에 옮겨담아 수송해도 될정도로요.”
뭐,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남미대륙놈들이 미리미리 항만을 사보타주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특수작전?
그래봤자 바나나공화국에서 시위대잡던 병력등이겠지.
그딴 식으로 생각할 확률이 높았다.
“워….”
4성제독은 혀를 내둘렀다.
나는 피식 헛웃음을 터뜨렸다.
“제독님, 러시아제국이 인민의 파도로 적부대를 질식시킨다면, 저희 미국은 무한히 쏟아지는 전쟁물자로 질식시킬 수 있습니다.”
제독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4성제독은 해군총사령부에 머무를 예정이었다.
“당장 수송선들을 해군조선소에서 꺼내도록 하지. 해병대원들의 무장까지 오늘내로 끝마치고 해군조선소에서 가져온 수송선에 ‘신무기’까지 탑재해야하네.”
“좀 급한 일정이긴 하네요.”
“백악관이 남미대륙에게 사실상 전면항복을 권고하고, 유예기간으로 준 5일. 그동안 대백색함대와 해안경비대는 무장을 완료해 남미대륙으로 내려갈 준비를 마쳐야해.”
5일.
남미대륙에게 베푼 관대한 처사처럼 보이지만, 좀 다른 정치적 계산이 들어가있었다.
남미대륙 주전파들이 폭주할 예열기간으로 주전파들을 자극해 폭주하길 바라는 백악관의 염원이 담겨있었고,
미국시민들이 5일동안 전쟁이란 단어에 익숙해지길 바라는 측면도 있었다.
단 5일.
미국시민들의 일상용어엔 전쟁이란 단어가 안착될 예정이었다.
대형신문사들 헤드라인엔 꼭 전쟁이란 단어가 올라가있었고, 타블로이드는 아예 자극적인 전쟁기사들만 퍼날랐다.
백악관 브리핑에는 전쟁고조를 유도하는 자극적인 단어들이 사용되었다.
“이제 남미대륙만 정리하면, 본격적인 미국의 대전쟁 참전입니다.”
테스트베드.
남미대륙의 가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IMF 국제통화기금, ‘잠재적성국 남미대륙 국가들에게 원조하던 달러대출 프로그램을 중지.’] [라틴결제은행, ‘자본철수, 대규모 미국자본들이 라틴아메리카를 빠져나갈 것.’ 경고.] [신용평가기관 3사, 남미대륙 국가들의 신용도를 일제히 모라토리엄 단계까지 강등.] [엑소더스.] [투자자들은 라틴아메리카에서 탈출해라.] [금융기관에서 비밀리에 뿌려진 투자유의 공문들, 대량으로 살포.]패닉(PANIC).
라틴경제공황.
전쟁이 벌어지기도 전.
5일만에 라틴아메리카의 주식시장, 금융시장, 자본시장 등 시장들이 일제히 붕괴해버릴 예정이다. 해외로 탈출한 자본들의 엑소더스가 벌써부터 라틴아메리카의 자본줄을 말려버렸다.
만기가 돌아오는 주간.
대량의 파산이 반쯤 확정되었다.
“저희 재무부가 전쟁스타트를 끊을 예정입니다.”
참고로 해안경비대는 관세밀수감시청이 전선이었고, 관세밀수관세청은 재무부 산하의 조직이었다. 원역사에서도 해안경비대는 재무부 산하의 밀수감시조직이 확대개편된 결과물이었다.
‘뭐, 원역사에서는 해안경비대가 창설되면서 교통부로 분리되지만, 루스벨트가 아직 내 뒤를 봐주면서 재무부에 잔존시켜줬지.’
루스벨트 만만세.
제국을 찢어죽여도 내편인 불곰은 최고였다.
“제독님, 그럼 잘부탁드립니다.”
“무얼, 우린 평소하던대로 하면 되겠지. 바나나공화국이나 멕시코나 수도를 해안가에 놓은 놈들이나. 뭐 다를게 있나?”
이게 무슨 말이냐고?
놀랍게도 드레드노트를 3대나 보유한 해안경비대는 아직 ‘재무부’ 소속이란 소리였다.
그래서 4성제독이자 해경사령관은 평소 친밀한 관계를 맺은 나에게 말을 놓은 것이고.
해안경비대는 재무부의 군대나 다름없었다.
치익-
4성제독은 시가에 불을 붙였다.
뿜어진 매캐한 연기가 사방을 안개처럼 자욱하게 매웠다.
후….
“곧 출정이겠군.”
5일. 120시간.
7200분. 432000초.
유예기간은 금방 삭제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