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53)
국방부청사.
미합중국 합동참모본부.
“합참의장님, 공군사령부에서 전보입니다.”
드디어 합동참모본부가 발족했다.
3군이 합병된 국방부청사는 해군-전쟁-국무부청사를 임시로 사용하기로 합의하였고, 합참의장은 이곳으로 매일같이 출근했다.
듀이해군원수.
전쟁영웅이자 해군최고사령관이었던 그는 미합중국 육해공 통합참모부의 최고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공군사령부에서 배치는 끝났다고 하던가?”
합참의장은 법률상 자문역이다.
실제로 3군을 통합하여 지휘하는 사령부는 통합사령부로 존 조지프 퍼싱 육군대장에게 통합사령관직이 넘어가있었다.
“3개 항공단이 러시아제국에서 제공한 차리친 공군기지에 성공적으로 이동배치했다고 합니다.”
“잘된 일이군.”
듀이해군원수는 풍성한 콧수염을 쓸었다.
그럼에도, 합참의장은 법률상에 명시된 현역 군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위직이었다.
해군제독들이 합참의장 주위로 몰려들었다.
“제독들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현재 흑해함대 중 구축전대가 흑해 해상에서 잠수함 구축작전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효과는 있나?”
“예, 흑해에 출몰하는 잠수함들을 일일히 충각으로 박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흑해함대.
미해군의 별동대로 구성된 흑해전용 대규모 함대가 조직되었고, 그중 구축전대가 흑해를 지배하며 잠수함들을 조지고 다녔다.
듀이해군원수는 이전 모건의 말을 떠올렸다.
“예전에 재무장관에게 들은 말이 있네.”
“모건장관 말씀입니까?”
해군제독들은 수근거렸다.
모건장관, 현 미국에서 제일 영향력있는 사람들 중 한명이었고,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몇안되는 거물이었다.
일반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았지만, 행정부 고위급들에게 모건장관은 별과 같은 존재였다.
별(Star).
하늘에 떠있어 함부로 쳐다볼수도 다가갈수도 없는 천상계의 존재. 그들에게 있어 모건장관은 그런 존재였다.
“대단한건 아닌데, 최근 포츠머스회사에서 개발중인 소나(SONAR)기술을 내게 귀뜸해준적이 있었네.”
“소아(SONAR)? 그게 뭡니까?”
해군제독들은 귀를 쫑긋세웠다.
포츠머스회사.
드레드노트급 전함을 개발하고 대형조선소로 건조하는 특허권들을 독점한, 해군역사상 손에 꼽는 초대형기술기업.
이곳에서 개발된 최신기술이라면 허튼 기술일리 없었다.
제독들의 관심을 한번에 사로잡았다.
“잠수함탐지기술이네.”
“예?!”
잠수함탐지기술?
엄청난 기술이잖아.
해군제독들은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잠수함탐지기술이 만약 상업적으로 실용화될 정도로 개발되었다면, 구축함전대가 개고생하면서 육안으로 식별하고 쳐부수지 않아도 된다.
‘잠수함의 위치만 알 수 있다면 공격할 수단은 훨씬 다변화된다.’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기술입니까?”
“글쎄, 내가 공학에는 무지해서 말일세. 하지만 대충 모건장관에게 주워듣기로는 음파탐지기술이라고 하더군.”
“음파탐지기술?”
해군제독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듀이해군원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차피 직접 볼때까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으니, 그냥 그렇다고 알고 있게.”
“상용화는 언제부터라고 합니까?”
해군제독들은 끈질겼다.
특히 지중해와 대서양을 지배하는 함대제독들은 아예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로 잠수함에 시달렸으니, 눈이 충혈될 정도로 흥분했다.
“아, 그건 내가 답해줄 수 있지. 다음세대 구축함부터 장착될 예정일세.”
“다음세대 구축함 말입니까?”
“그래.”
듀이해군원수는 긍정했다.
“아마 오늘부터 생산될 예정이라고 들었어.”
오늘부터 생산시작.
미국이란 군수공장이 세계대전 참전으로 활성화된 현재, 구축함이 찍혀나오는 시간은 이제 일주일까지 단축시킬 수 있었다.
제조괴물 미합중국.
세계의 공장은 폭주할 정도로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일주일 뒤정도면 받아볼 수 있겠지.”
“…..구축함이 일주일만에 쏟아져나올 수 있다니, 세상참 많이 변했군요.”
해군제독들은 경악했다.
해군총참모부에 소속된 해군제독들은 대부분이 남북전쟁 직후의 세대들. 남북전쟁때 미국해군을 접했던 그들에게 현 미국의 대백색함대는 상상조차 못하던 광경이었다.
‘우리가 미국의 선봉장이다.’
이제 미합중국은 전세계를 지배하는 패권이었고, 해군의 그 최전선에 서있는 조직이었다.
해군제독들은 새삼 끊어오르는 애국심을 느낄 수 있었다.
“흑해함대 소속 상륙함대는 어떤 상황이지?”
상륙함대.
미전쟁선박국과 미해군수송사령부의 합작으로 대규모 수송함대가 유럽대륙에 도착했으니, 이젠 상륙함대로 크림반도를 급습할 일만 남았다.
하지만 이번에 조직된 상륙함대는 평범한 사이즈가 아니었다.
“현지 해군제독들이 신설된 통합사령부과 연계중입니다.”
존 조지프 퍼싱.
현역 육군대장이 지휘하는 통합사령부에서 이번 상륙작전의 지휘권을 틀어쥔다. 합참은 그저 자문역일 뿐이다.
오늘주제엔 육군이 그만큼 중요했다.
나중에 육군장성들도 오늘회의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육군장성들은 한참 바쁠 시간이군.”
“예, 서부전선에서 일단 1차적으로 자를란트와 라인란트지대까지 밀어버릴 구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잘되겠지.”
그런 괴물같은 병기를 들고갔으니, 괜찮겠지.
가벼운 놈만으로 초전박살을 낼 수 있을텐데, 중간중간에 무거운 놈도 몇대가 끼어있으니, 이건 뭐 당해낼 도리가 없을 것이다.
독일제리놈들, 아주 오줌을 지려버릴테지.
“이번 상륙작전의 핵심은 기습이다. 일단 북부전선의 독일제국 제8군은 러시아제국의 북서집단군이 인해전술로 밀어붙이는 중이라 남부엔 신경도 못쓴다.”
북부의 제8군.
남부의 제9군.
독일제국의 동부전선을 지배하는 두 집단군이었다. 그탓에 치명적인 약점이 생겨버렸다.
“하지만 제9군이 남하해버린 상황에서 둘은 거리가 너무 멀어졌다. 우리 미군은 이 간격을 파고든다.”
북부8군과 남부9군 사이의 공백.
크림반도에서 시작되어 차리친까지 이어진 거대한 공백지대가 생겨버렸다.
남북의 집단군이 완벽하게 분리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상륙작전을 눈치채선 안된다. 눈치를 채더라도, 이 공백을 메꾸게 둬선 안된다.”
독일제국군의 공백이 이번작전의 핵심키였다.
이곳까지 제8군이나 제9군이 밀고들어오는 일은 없애야했다.
‘당장 북부의 독일제8군은 러시아제국 집단군이 틀어막고 있었다.’
그렇다면 제9군은 미군이 틀어막아야한다.
“중동의 공군사령부는 이를 공략한다.”
“어떤 식으로 공략합니까?”
해군제독들 사이로 공군사령부의 대리인들이 앉아있었다. 그들은 해군제독들이 흥분한 상황에서도 조용히 자리에 앉아있었다.
공군사령부는 그정도로 이번작전을 중요시하고 있었고, 긴장하고 있었다.
“목표는 단순하다.”
듀이합참의장은 탕탕 작전지도를 두드렸다.
“독일제국 제9군을 어떻게든 아제르바이잔에 묶어버린다.”
끝이 아니다.
듀이합참의장의 말엔 뒷말이 이어졌다.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공군사령부.
공군장성들의 눈빛에 이채가 감돌았다.
***
“정말인가?”
아제르바이잔 바쿠(Baku).
독일제9군사령부.
아제르바이잔에 완전히 고립된 독일제국 제9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있었다.
“이대로면 전멸일세.”
“퇴각할 시점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더 나아가면 이란령이고, 퇴각하려면 공군이 무차별적 폭격을 쏟아붓는다. 심지어 전쟁물자는 또 무한히 샘솟는지, 폭탄을 말그대로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었다.
이란령으로 진격한다?
이란령 국경에 이란육군과 미국본대가 지키고 있는이상, 차라리 후퇴할 방법을 찾는게 현명해보였다.
‘이란육군도 보통 이란육군이 아니다.’
일단 이란육군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미합중국군의 무장으로 장착한 아주 골때리는 병력들로 진화해버렸으니까.
“이제 베를린 본부와 통신할 유선전신도 끊겼습니다. 연합군은 저희를 아제르바이잔에 고립시켜 포위할 작정입니다.”
“이런, 완전히 고립되어버렸군.”
낭패어린 표정.
검게 썩어들어가는 독일제국 제9군의 분위기는 되살아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미 너무 상황에 절망적이었다.
애초에 무리해서 아제르바이잔까지 내려온 것이 실책이었다.
“대체 바쿠유전이 뭐라고.”
“석유는 많잖습니까.”
“그깟 검은물에 눈이 멀어서 집단군 하나를 통째로 갈아마시기 생겼네. 젝트 참모장, 그대에겐 검은물이 1개 집단군보다 소중한가?”
1개집단군.
그리고 바쿠유전.
이는 고민할 여지가 없는 선택지였다.
“……절대 아닙니다.”
“바쿠유전은 포기해야했었어. 너무 무리했네.”
“이제와서 후회하기도 너무 늦었습니다. 돌파구를 찾아보시죠.”
젝트참모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독일제국 제9군은 설령 포위당하긴 했지만, 전략목표는 달성하였다. 그말은 바쿠유전이 우리들의 통제 하에 놓여있다는 말이지.’
바쿠유전은 연합군에게 있어서 제일 거대한 유전지대 중 한곳이었다. OPEC에서도 제법 큰 목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유전이었고.
젝트 참모장은 이곳에서 답을 찾고자했다.
“사령관님.”
“왜그러나.”
“미군의 약점이 무엇인지 조금 알것 같습니다.”
“약점?”
젝트참모장의 말에 마켄젠 제9군사령관은 고개를 들었다. 그도 지도를 노려보며 상황타개책을 찾고 있었다.
“일단 지도를 보십시요. 미군의 분포를 대충 예상한 지도입니다.”
“서부전선과 동부전선에 분산배치되어있군.”
“그뿐만이 아닙니다. 해상에도 대량의 해군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수송함대들도 존재하고요.”
젝트참모장은 펜으로 찍찍 지도를 표시했다.
생각보다 대규모의 군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세계를 지배하는 군대의 모습이 말이다.
아, 괜한 걸 알았다.
마켄젠사령관은 현기증을 느꼈다.
“그렇게 반응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미해군은 독일만을 상대하기위한 전력이 아니니까요. 전세계를 호령하기 위한 대백색함대입니다. 독일만이 통제대상이 아니죠.”
“그건 그렇군.”
대백색함대가 통제해야할 상대는 독일만이 아니다. 이 사실은 중요했다.
“미군은 이 거대한 군대를 유지해야합니다.”
“그렇지.”
“게다가 연합군의 다른국가들과도 호흡을 맞춰야합니다.”
“그렇지.”
“매일처럼 이렇게 폭격을 쏟아부으면, 막대한 물자들이 소모될것입니다. 다른전선이라고 다르겠습니까?”
“다르지 않겠지.”
‘그럼 답 나왔지.’
주륵-
젝트 참모장은 식은땀을 흘렸다.
자신이 구상한 작전을 머릿속으로 구체화시키고 있었다.
‘성공할 수 있을까?’
솔직히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미군이 이번 도발에 올라타줄지 말지는 도박에 가까운 작전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방법은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
“바쿠유전을 인질로 삼읍시다.”
“젝트 참모장?”
“러시아제국의 유일무이한 대규모 유전지대이자,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유전지대인 바쿠유전을 폭파시킨다고 협박하자는 말씀입니다.”
“그게 무슨…..”
‘어차피 퇴로는 없다.’
결국 독일제국 제9군에게 남은 방식은 점령후 농성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철저히 이용해줘야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우리가 들고있는 바쿠유전을 인질삼아 폭파로 협박한다.’
조금이라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젝트 참모장은 마켄젠 사령관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퇴로를 열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이미 베를린 본부와 연락은 끊겼다.
마켄젠에게 전권이 주어진 이상, 침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허가한다.”
***
미국재무부.
독일제9군이 바쿠유전 농성사태를 일으키기 무섭게 CIA 중앙정보국으로 해당 내용이 발송되었다. 해당내용은 곧바로 재무부정보국으로 공유되었고, 내 집무실 책상위로 올라오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의 책상보다 일찍 도착했으니까.
“……하하, 바쿠유전에서 농성사태라.”
“아무래도 퇴로를 열지 않으면 유전지대를 파괴시킨다고 협박을 하는 모양입니다.”
베를린참모본부는 전면부정했다.
하지만 이미 제9군사령부와 베를린참모본부의 전신은 끊겨있는 상태. 그들에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제9군사령부는 목숨을걸고 연합군에 도박수를 던진 것이다.
“제임스.”
“예, 도련님.”
“듀이합참의장에게 서신을 보내야겠어.”
드르륵-
서랍에서 종이한장과 펜을 꺼내들었다.
제임스는 내게로 다가왔다.
“어떤 내용입니까?”
씨익-
나는 입술을 비틀었다.
독일놈들, 미국의 니즈를 잘못읽었다.
“다 씹어버리고, 이 기회에 바쿠유전을 파괴시켜버리라고.”
이건 기회였다.
전후 러시아제국의 성장동력을 망가트릴 절호의 기회말이다. 아마도 러시아제국군과의 관계가 있으니 함부로 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한건가?
‘독일 제리놈들, 루스벨트를 물로 보는군.’
러시아의 패권을 저지한다.
바쿠유전따위 폭파시키는게 이득이다.
백악관의 살아있는 맹수에게 감히 러시아제국 따위가 말대꾸?
절대로 있을 수 없었다.
사사삭-
나는 내 서명을 남겼다.
“백악관에도 이 서신을 보내.”
– 나는 대통령의 의견에 찬성한다.
한줄요약.
루스벨트에게 남은 일말의 망설임조차도 삭제해줄 마법의 스크롤이었다.
동시에.
제9군에겐 파멸의 시작이었다.
“싹 쓸어버려야지.”
삐걱-
의자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이왕 이렇게된 것, 독일제국 제9군에게 뒤집어씌우고 바쿠유전은 잿가루도 남김없이 싹 다 태워없애버릴 작정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