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81)
“미국은 다시 위대하게 일어섰습니다.”
루스벨트 대국민 연설.
금융투자의 메카, 월스트리트가 존재하는 뉴욕에서 진행된 루스벨트의 연설은 뉴욕증시 폐장 이후에 시작되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걸어나온 투자자들은 그대로 연설을 들으려는 행렬을 만들었다.
투자자들 치고 공화당 아닌 사람들은 없었다.
뉴욕 월스트리트는 불타오르는 미국경제의 활황을 상징하는듯한 붉은 깃발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첫문장부터 강력했다.
사방에서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투자자들과 시민들은 뉴욕증시에서 몇년간 초활황에 계좌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들의 투자수익은 공화당에 대한 충성심을 높여왔다.
미국은 다시 위대해졌다.
패권국의 자존심과 함께 경제적 수혜까지 얹어준 루스벨트에 대해 공화당원들은 광기어린 찬사를 보내왔다.
‘…..대단하긴하군.’
카리스마라고 해야할까.
나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연단 뒤에 스태프진에 앉아있었다. 루스벨트에게 쏟아지는 함성들이 내게 그대로 전해졌다.
이맛에 정치인 하나보다.
루스벨트는 뒷통수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힐끔힐끔 얼굴이 보일때마다 볼이 상기되어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전세계를 비극으로 몰아넣은 대전쟁을 끝내기위해 우리는 자유주의의 횃불을 들었고, 억척스러운 군사대국인 독일제국을 무너뜨렸습니다! 이를 통해 우린 전세계에 입증했습니다. 우리는 다시 위대해졌노라고!”
쾅-!
연단을 내리쳤다.
이젠 퍼포먼스 하나하나에도 루스벨트 지지자들이 자지러졌다. 투자자들은 각자 들고있던 티커스티커들을 루스벨트를 향해 던졌다.
“루스벨트! 루스벨트! 루스벨트!”
하늘에서 무수한 종이쪼가리들이 쏟아지자 퍼레이드라도 온 기분이 들었다.
대선전날에 열린 대국민 연설.
오늘은 루스벨트와 지지자들이 백점짜리 성적표를 들고 온몸을 불살라 즐기는 일종의 축제였다.
‘민주당 대선주자쪽은 지금쯤 초상집 분위기겠는데.’
3선 연임은 사실상 결정된 기정사실이다.
만점짜리 성적표를 보여줬는데 입학을 거부할 대학교는 없었다.
“제 임기동안 뉴욕증시는 몇배를 뛰어올랐고, 경제는 압도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무역수지는 어느새 미국에게 유리하게 돌아섰고, 해외로부터 금융소득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미국은 부자가 되었다.
뉴욕증시에 묻어두고 가만히만 있어도 미국시민들은 부자가될수 있었다. 다우지수ETF에 투자한 시민들은 엄청난 증가세를 보였다.
‘가입자수 대략 500만.’
이건 경이로운 수치다.
헤지펀드의 다우지수ETF는 제일 최근이 출시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 3위 펀드로 등극했다.
“저희는 자본주의 국가입니다! 저희 기업들의 실적은 또 어떻습니까! 수출실적은 그대로 기업들의 수혜로 돌아갔고, 보호무역을 통해 흑자폭을 극대화시켰습니다.”
기업들도 부자가 되었다.
투자한 주주들도 부자가 되었다.
어닝서프라이즈가 줄을 섰고, 어닝서프라이즈가 아닌 기업들은 어닝쇼크라고 생각될정도로 뉴욕증시는 광란의 시대를 달리고 있었다.
버블은 아니었다.
수출실적이 수십배 증가하는데, 주가가 따라가는건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달러는 불사신으로 등극했고, 석유산업은 미국 칠공주의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에너지자립을 이루었고, 페트로달러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에너지자립.
미국이 전세계 유일한 에너지자립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오직 미국만이 에너지가 썩어넘칠 정도로 풍족한 동시에 에너지가격 결정권을 가졌다.
아직 러시아제국은 신유전지대를 끄집어내지 못한 이상 현재는 미국만이 에너지자립국으로서 유일했다.
“해운, 철강, 무기체계는 전세계 독점산업으로 쌓아올렸고, 항공이라는 압도적인 최첨단기술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후….
루스벨트는 성적표를 통찰한 뒤, 한차례 한숨을 내쉬었다.
“아메리카 애즈 넘버원(America As Number One).”
버블시기 일본의 캐치프레이즈.
일본경제가 미국을 꺾었다는 의미로 광란의 시기에 젖어든 일본언론들이 쏟아내던 캐치프레이즈였다. 마침내 이 캐치프레이즈가 제 주인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세계최정상국으로 올라섰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하찮은 공약따위 필요없다.
루스벨트란 간판자체가 그어떤 공약보다도 값지고 검증된 공약이었다. 성적표를 읊어주기만해도 애국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시민들은 광기에 찬 환호성을 터뜨린다.
펑- 퍼펑- 펑-
카메라 플래시들이 사방에서 터져나온다.
루스벨트의 얼굴을 광원처럼 밝게 빛내는 플래시들은 신성한 기분마저 느끼게 만들었다.
‘대체 데시벨이 얼마지.’
길거리에서 쏟아지는 함성들.
시민들이 창문을 열고 집어던지는 붉은색 공화당(GOP) 플래카드들, 붉은깃발들과 공화당을 연호하는 손짓들. 주먹을 치켜들고 서로가 서로를 감싸안는다.
“더이상 대선이 아니군요.”
내 옆에 앉은 국무장관이 몸통을 기울이더니, 귓속말로 속삭였다. 더이상 대선이 아니다라…그부분엔 나도 동감한다.
즉위식이다.
자격을 검증한 황제에게 제관을 씌워주는 행사나 다름없었으니까.
“혹시 여론조사 결과보셨습니까.”
“봤습니다. 놀랍더군요. 저는 이런 광경은 난생 처음 보았습니다.”
“뭐, 공산주의자들이 봤으면 오열했을 장면입니다.”
“푸흐하하하하!”
내 한마디에 국무장관이 폭소를 쏟아냈다.
전국민 여론조사 결과물은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사상초유의 사태가 터졌으니까. 민주당측이 초상집 분위기란 건 이런 의미였다.
올킬(ALL KILL).
공화당의 붉은색.
미국 전체 지도가 붉게 물들었다.
미국 전체 주가 루스벨트에게 지지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물론 선거인단의 간접선거인지라 여론조사 결과대로 나오진 않을 것이다.
“붉은 파도가 넘실거리는군요.”
“지지자들이 붉은 플래카드를 이렇게 광기에 차오르는듯 열성적으로 흔드는 광경도 제 정치인 인생에서 처음입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민주당에 표를 던지겠지.
하지만 선거인단의 대부분은 공화당에 적을 두거나 옮긴 인사들이다.
과연 어떨까.
“루스벨트 대통령님의 특이한 포지셔닝이 이런 결과물을 부른 것 같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
그의 패도주의적인 프론티어정신은 남부주들을 자극했고, 러프라이더와 전쟁영웅의 시절부터 압도적인 인기세를 구가했다.
그때부터 텍사스가 열광하는등 남부주에서 역전표가 나왔었다.
“프론티어정신만큼은 다른 대통령들에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와일드하고 개척주의자스럽습니다.”
“그야 명백한 운명을 전세계 단위로 찍었으니까요. 남부주 레드넥들이 환장할만하죠.”
프론티어정신은 반지성주의를 불러들이는 부작용도 있지만, 그만큼 남부주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촉매제다.
“그만큼 압도적인 경제성장률을 일궈냈으니, 뉴욕을 포함한 북부주들은 뜨거워진 계좌들을 흔들며 지지를 표명하고 있고요.”
“반쯤 농담이지만, 뉴욕거리 한복판에서 민주당계열 옷을 입고 돌아다니면 총맞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선 당나귀그림이나 파란색 옷도 못입고 다닌다잖습니까. 무조건 북부주에서 동물은 코끼리, 색은 붉은색입니다.”
“하하하!”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농담이 아니다.
실제로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상장식때 붉은색 옷을 입고나오거나 코끼리문양을 입고나올 정도다.
기업로고를 세긴 깃발은 무조건 붉은색.
타협은 없다.
사실 금융가만큼 미신에 열광하는 곳도 없다.
그들은 징크스에는 학을 떼며 행운이 깃들기를 간절히 바라는 인종들이었으니까.
월스트리트는 인종분류를 따로해야할 정도로 특징적이다. 그때 머리위에서 대화를 깨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가?”
나는 고개를 올려다보았다.
어느새 연설을 끝마친 루스벨트가 환한 미소를 짓고 서있었다. 한손에는 어디서 구한건지 모를 붉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끝나셨습니까?”
“끝내주는군. 이게 다 자네들 덕분일세. 지금 분위기대로면 4년뒤 4선까지도 할수있을 것같아.”
“이게 전부 대통령님의 인선입니다. 너무 금칠해주시면 부담스러운데요.”
“흐하하하하! 뭐 어떤가. 축제에는 즐겨야지!”
퍽퍽-
우리둘의 등짝을 팡팡때린 루스벨트는 박장대소를 터뜨리며 연단을 내려갔다. 수백명의 가드들이 뒤를 이었다.
그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4선이라.
그 마법같은 단어는 내겐 진심이었다.
“내일이 대선이군.”
국민의료보험.
이번 대선이 끝나자마자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국민의료보험은 3선 카드가 아닌 4선을 위한 카드였으니 말이다. 국민의료보험이 본격적인 퍼포먼스를 뿜어내려면 적어도 4년은 걸린다.
그래서 4선 카드다.
이걸로 우리는 불가침영역으로 들어선다.
대비는 철저하게.
루스벨트가 앉아있는 정권이야말로 내게 최상의 정권이다. 우리 불곰같은 영감님, 4선까진 시켜드려야지.
***
“…….어.”
11월 3일.
미국전체주에서 투표가 종료되었고, 개표가 시작되었다. 전국에서는 붉은파도가 넘실거렸고, 루스벨트라는 이름을 함성소리와 함께 쏟아냈다.
남부주들도 북부주들도.
목소리를 높여 루스벨트를 외쳤다.
“개표가 끝났군요.”
대선은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실시간으로 개표가 진행되었고, 몇시간이 흐르자 전국개표도 끝나가기 시작했다. 개표결과가 나올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현실직시를 못하고 있었다.
좋은 방향으로 말이다.
“그렇군.”
루스벨트는 무척 덤덤했다.
원래 감각이 역치를 넘어 일정수치를 넘어서면 마비되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사람의 뇌도 받아들일 수 있는 한도를 넘어버리면 셧다운되듯이 루스벨트의 덤덤함도 그런 종류였다.
멍한 얼굴.
나는 늘상 불곰같던 루스벨트의 멍한 얼굴은 난생 처음 봤다.
“이겼습니다. 대통령님.”
“이겼군.”
“예.”
나는 지도를 가리켰다.
단 한점의 푸른색도 없는 미국지도. 붉은색의 미국지도를 가리켰다. 루스벨트는 대선캠프에 있었다. 나도 있었고, 지지자들도 다 있었다.
침묵이 내려앉았다.
수천명의 캠프인원들이 숨을 죽이고 오직 루스벨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전체 주에서 승리했습니다.”
“전체 주에서?”
“예, 전체 주에서.”
“정말인가? 꿈은 아니지?”
“현실입니다.”
루스벨트의 볼을 세게 꼬집었다.
발작을 일으킨 루스벨트는 자리에서 튀어오르더니, 붉어진 볼을 손으로 문질렀다.
루스벨트의 눈가에서 눈물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이런 맙소사.”
“대통령님.”
나또한 흥분에 북받친 기분을 억누르고 최대한 차분한 어투로 대답했다.
국무장관과 함께 고개를 천천히 숙였다.
“축하드립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대선캠프가 떠나갈것같은 거대한 함성소리.
이순간 대선캠프뿐만 아니라 전국 공화당지부에서도 광란의 함성이 쏟아져나왔다. 소식을 전해들은 월가에서는 길거리로 투자자들이 쏟아져나왔고 루스벨트를 연호했다.
“루스벨트! 루스벨트! 루스벨트!!!”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행했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전체 주들을 석권하며 미국대통령 최초로 3선 연임과 동시에 올킬을 달성했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광란의 하루.
미국인들에게 만점짜리 성적표의 위력은 대단했다. 루스벨트가 워싱턴과 동급으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루스벨트는 나를 몰래 따로 불렀다.
“모건.”
“예, 대통령님.”
“나중에 이일에 대한 은혜는 수백배로 갚아줄테니 기대하게.”
나는 입꼬리를 비틀었다.
흥분이 주체되지 않는것은 나또한 마찬가지였으니까. 팍스 아메리카나의 실감이 드디어 나기 시작했다.
“예, 기둥뿌리 하나 뽑아가겠습니다.”
“이런 미친자식.”
루스벨트는 내 목에 헤드락을 걸었다.
나는 루스벨트의 팔에 끼인 체 대선캠프장을 순회했다. 지지자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축하인사를 보내왔다.
“아참, 대통령님.”
“왜그러나.”
“국민의료보험. 이제 슬슬 진행하겠습니다.”
뚝.
발걸음이 멈췄다.
헤드락을 두른 루스벨트의 팔힘이 약해졌다.
“모건.”
“예, 대통령님.”
루스벨트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필요한거 있으면 다 말하게. 달을 끌어내려달라고 말해도 전부 들어줄테니.”
“하하.”
“어허, 진심이야.”
나도 미소를 지었다.
루스벨트와는 끊을 수 없는 유대감이란게 생겼다. 심장이 터질것같다. 내가 루스벨트와 이룬 이 모든 것들이 기적처럼 느껴졌으니까.
인생이 즐겁다.
오늘만큼은 진심으로 그렇게 느꼈다.
“그럼 기대하겠습니다.”
미국최초의 3선 대통령.
루스벨트행정부의 4년 연장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올킬(ALL KILL)이란 타이틀까지 화려하게 걸어둔 체 말이다.
전국민의료보험(NHS).
이걸로 우린 미국에서 신성불가침영역으로 접어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