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99)
산서성 미군사령부.
UN연합군 중 최강의 군대.
더글러스 맥아더를 필두로 산서성을 점령한 미군은 산서성을 중심으로 북청제국의 동서를 분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기갑사단들로 이뤄진 기갑병력들은 높은 기동력을 바탕으로 산서성 내부를 송곳처럼 쑤시고 다녔다.
“토미(영국)놈들은 역시 상종할 것들이 못돼.”
다른 북청제국의 성들.
UN에 신탁통치령으로 각 국가에게 배정된 성들을 통치하는 건 전세계에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 뿐이었다.
애초에 왠만한 성들은 덩치가 중소국가 급이었기 때문에, 중진국이나 개발도상국들은 감당할 수가 없었다.
물론, 영국은 이런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아주 악랄하게 악용하기 시작했고, 이 수법은 백악관으로 전송되어 메뉴얼로 작성되었다.
“국경지대를 조각조각내서 욕심내는 국가들에게 적선하듯이 신탁통치령으로 던져주는게 제정신으로 할 짓은 아니지요.”
“아주 미친놈들이 따로없군.”
더글러스는 고개를 저으면서도 군인의 의무를 다하기위해, 메뉴얼을 충실하게 따랐다.
국경지대의 알박기.
참여한 중진국 이하 국가들에게 떡고물처럼 던져주는 척, 국경지대를 더럽게 만들고 있었다.
자대듯 일직선으로 긋는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 영국놈들이 생각해낸 방식이었다.
“그놈들이 그러던데.”
더글러스 맥아더는 뒷짐을 지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CIA지부장은 그런 맥아더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뿜어올라오는 담배연기.
매캐한 공기가 방안을 가득메웠다.
“차별받아본 놈들이 더 지독하게 차별한다고.”
“아.”
“제국주의 체제하에서 식민지를 당해본 국가들일수록, 차별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고, 더 지독하게 괴롭힌다는 거겠지.”
더글러스는 고개를 저었다.
영국제 제국주의자들은 숫제 인간말종들이 따로없었다. 영국인들에 대한 안좋은 편견이 생길정도로 말이다.
하긴 세월이 몇년이나 지났다고, 제국주의자들이 사라지진 않았겠지. 오히려 더 높은곳으로 진급했으면 모를까.
“뭐, 옛날처럼 아편을 유통시키지 않는것만으로 다행인것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영국 제국주의자놈들이라면 진짜 뭔짓이라도 다 할것처럼 느껴지니까요.”
“말세로군. 말세야.”
더글러스는 혀를 찼다.
“그보다 이번에 유엔연합사령부에서 공문이 한부 내려왔네. 대한제국. 아니, 이젠 신탁통치령 대한민국에서 서울회담을 개최한다더군.”
신탁통치령 대한민국.
미합중국군을 중심으로 GHQ가 자리잡은 극동사령부가 서울에 위치한만큼, 유엔연합사령부에서 회담장으로 서울시를 골랐다.
상징적인 의미였다.
주적인 공산주의자들을 몰아내고, 평화와 자유를 되찾은 도시 서울에서 회담을 개최한다는 깊은 의미가 말이다.
“이번엔 유엔 상임이사국들만 모여서 회담을 열겠다더군. 하여간 국제적으로 가장 강력한 4개국의 회담이니, 뭐라도 결정되겠지.”
CIA지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상임이사국들의 회담은 여러가지를 내포하겠지만, 사실상 핵심의제는 몇개 없었다.
“아마도 중국국경을 확정지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중국국경을 배정하는 작업을 영국군에서 주도하고 있으니까요.”
미국, 영국, 러시아제국, 프랑스.
4개 승전국들은 서울시에 집결해 이번전쟁의 종전과 뒷수습, 중국국경의 확정작업과 신탁통치 분배 등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CIA지부장은 더 깊은정보를 알고있었지만, 속에 단단히 잠궈놨다. 입이 무거운 것이 그들의 생명줄이었으니까.
“영국 신탁통치령 국경봤나?”
“예, 아주 지랄났더군요.”
“아예 원형을 찾아볼수도 없어. 아예 사다리꼴로 잘라놓고, 국경지대는 작은사각형으로 조각조각내서 알박기를 수십개를 해놓으니 도형놀이가 따로없더군.”
인세의 지옥이었다.
영국군은 인도제국을 통치하던 경험을 되살려 정말 죽지않을 정도로만 꽈악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인프라들은 깔되 폐쇄적이었고, 고위신분계층만 차별대우를 해주는 등, 분열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중국은 성단위로 분열되고
성 내부에선 신분제, 노동자 등으로 분열된다.
“저희 미합중국이 제일 양반이긴 합니다.”
“어쩔 수 없지. 산서성은 미국경제에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산서석탄공사.
전세계 석탄물량의 많은수가 산서성에서 쏟아져나오는만큼, 멋대로 영국처럼 국경을 잘라놓기가 애매했다. 그렇다고 안해놓은 것은 아니다.
좀 정도가 덜할뿐.
메뉴얼이 다 비슷비슷했으니까.
“오히려 록펠러 명예회장은 메뉴얼대로 하라고 백악관에 요청했다더군. 한족들은 그대로 놓으면 골치아프다나 뭐라나.”
“백악관에서 적당히 하라고 했었지요.”
영국처럼 북청제국 국경을 죄다 지랄내놓으면, 나중에 행정처리가 힘들어진다.
영국놈들이야. 대충 조각내놓고 태업하면 그만이라지만, 우리는 산서성경제를 운영해야되는 입장이었으니까.
“영국놈들은 딱봐도 광산회사들을 앞세우고, 신탁통치령에서 핵심자원만 뽑아먹고튈 생각밖에 없더군요.”
“광산도 구매해놓겠지.”
자유시장경제를 도입할테니까.
공산주의와는 다르게 사유재산이 합법이라, 땅을 영구적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하여간 영국놈들이었다.
제국주의에 머리가 비상하게 돌아가는 대영제국놈들.
“중국시장은 신탁통치를 명분으로 강제로 열어버려서 영국제품을 강매하고, 산업혁명시절 노예부리던 습성을 못버리고 헐값에 공장굴리기 시작하고.”
“인권따위는 존재하지 않는군요.”
“공장주들은 중국인들을 앞세우겠지. 어차피 주식만 들고있으면 되니까.”
유엔에는 아직 인권조직이랄게 없었다.
일부로 조직하지 않은것은 아니었지만, 영국놈들을 보면 그것도 아닌것같다는 의심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뭐…경제적인 면에서는 백악관도 악랄하긴 하지. 내가 아니라고 말하기엔 양심상 좀 찔리는군”
치익-
맥아더는 담뱃불을 재떨이에 비벼껐다.
이러나저러나 중국공산당은 물론이고, 신흥강대국 후보하나가 한줌 잿가루 남김없이 초전박살이 난데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
“가마우지 경제?”
대한민국 서울.
미국협상단의 대표로 FDR과 나는 서울로 입성했다. 이번생에선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은 순간이었다. 애초에 한반도는 분단된적도 없으니, 이번 대한민국은 통일된 국가였다.
아니, 만주까지 먹은 국가였다.
서울시.
플라자호텔.
내가 인수한 플라자호텔 체인을 세브란스재단에서 수주해 건설했다. 전쟁통에도 운좋게 박살나지 않았지만, 아마도 공산당 고위층들이 압수해 사용했기 때문이겠지.
빌어먹게도 아주 깨끗했다.
“예, 이론은 간단합니다. 제조업은 인건비 값싼 국가에서 공장세워서 뽑아내되, 원자재와 제조장비, 기술 등을 저희가 독점하는 것이죠.”
“아하.”
“한마디로 빨대를 좀 크게 꼽는겁니다.”
나는 빨대를 꼽는 시늉을 했다.
쭙.입으로 빨아먹는 시늉까지.
“중국제조업체가 100달러를 벌면, 비용으로 80달러를 저희에게 지불하는 형식이죠.”
“실제로 거머리가 그정도면 사람은 살가죽만 남겠는데.”
“그게 핵심이죠.”
제조공장은 값싼 곳에 놓되.
값싼인건비만 무한으로 즐기고, 공장순이익 대부분을 본토에서 빨아먹는 형식이다. 말그대로 값싼인건비만 쪽쪽 뽑아내는 식이니, 개발도상국에는 이만한 극독도 없었다.
개발도상국 입장에선, 값싼 노동력만 제공하고 쌓이는 돈은 없는 실정이니까.
달러가 줄줄 샌다.
“이걸 중국에 이식할 겁니다.”
“뭐, 재무장관 말대로 미국인건비가 점점 비싸지고 있긴합니다. 이미 다국적기업들은 공장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더군요.”
“예, 일부를 산서성에 유치할 생각입니다.”
다국적기업들.
이미 생산공장을 물색하는 이들에게 내 제안은 혹할만한 물건이었다. 값싼 인건비만 즐길 수 있다니, 이만한 창조경제도 없을테니까.
실제로 원역사에서 한국은 일본이 펼쳐놓은 가마우지경제에서 현대에도 헤어나오지 못한 분야가 있을정도로 지독하게 시달렸다.
반도체생산설비?
아직도 대부분이 미국, 일본산이었다.
“디트로이트.”
“음?”
내 이름을 부르는 FDR.
그는 귓속말로 내게 속삭였다. 남모르게 할말이 있다는 말이었고, 친구끼리의 사담에서 굳이 존댓말을 쓸 필요는 없었다.
소곤소곤.
서로 말을 놓았다.
“중국은행업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아, 은행업.”
중국공산당에는 은행업이 없었다.
하지만 중국 산서성에 산서석탄공사를 운영하고, 다국적기업의 공장설비를 건설하려면 기업금융을 하는 시중은행이 필요하긴 했다.
“일단 기업금융은 대한민국에 대형은행지사를 설립해서 조세회피처로 당분간 쓰는걸로해. 대한민국에 금융산업을 좀 확대해서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자고.”
극동아시아의 아일랜드.
조세회피처를 자처했을때, 좋은점은 외화가 미친듯이 쏟아져들어온다는 점이다. 투자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질테니, 초토화된 대한민국입장에서 안좋을 일은 없겠지.
영어권이 아닌게 걸리긴하지만, 그건 미국이 해결할 일이고.
“음.”
FDR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말이 조세회피처지. 사실상 미국의 돈주머니역할을 대행하는것이었다. 콩고물이 좀 많이 떨어질 뿐이지.
“그럼 중국본토에는?”
“유대인 사채업자들을 쏟아붓지 뭐. 어차피 개발도상국은 신용도 자체가 낮아서 사채업말고는 운영하기도 힘들어.”
“……그렇겠네.”
영국제국주의자들.
유대인사채업자들.
아주 중국인들 좋아죽는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것만 같다.
“뭐, 이쯤했으면 얼추 되겠지. 들어가자고.”
나는 호텔의 메인홀쪽으로 턱짓했다.
FDR과 나는 보좌관들을 이끌고 서울 플라자호텔의 귀빈관으로 들어온지 오래였다.
한옥으로 이뤄진 메인홀.
미국과는 색다른 문화의 맛이 느껴졌다.
FDR은 반쯤 홀려서 서까래를 올려다보았다.
“예쁜데, 이 건축물은 뭐지?”
“한옥.”
예쁘긴하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대한민국의 전통가옥이라더군.”
***
“로버트도 고생이 많네요.”
유엔상임이사국 서울회담.
서울플라자호텔 메인홀에 집결한 각국정상들과 실무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슬슬 시동을 걸며 신변잡기를 시작했다.
곧바로 의제에 돌입하는건 좀 그러니, 서로 인삿말이나 주고받았다.
“아, 모건재무장관. 당신이군.”
로버트총리.
몇번째 재임하는건지도 햇갈릴 정도로 이번에도 총리에 오른 그였다. 그는 나이대에 비해 늙어보일정도로 수척해져있었다.
다크서클도 좀 보이는것 같고.
뭔가 악에 받쳐있는거 같기도 했고.
“당신이야말로 몇번째 재무장관을 하는건지 모르겠군요. 백악관의 악덕사장들이 노예처럼 부린다고 노동청에 신고해야하는것 아닙니까?”
“좀 혹하는 제안인데요.”
“저와 같이 가시죠. 저희쪽 노동청도 제 노고를 알아줘야합니다.”
위트있는 농담이었겠지만.
당신이 말하면 왠지모르게 반쯤 진심이 담긴것 같아서 좀 무섭다고. 아마도 속으로는 미국재무장관에서 나를 치우고, 동시에 자신은 영국총리에서 물러나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았다.
어림도 없지.
나는 이래뵈도 꽤 워커홀릭이라고.
“로버트총리께서 뭘 모르시는군요.”
그때, 악덕사장 FDR이 나섰다.
내 어깨에 올린 손에서 서서히 악력이 느껴지는건 기분탓일까.
꽈아악-
“미국의 노동청은 행정기관으로서 백악관의 명령을 받는답니다? 제가 악덕사장이라는 유언비어도 조금 듣기 불편하군요.”
“…..그건 상당히 유감이군요.”
로버트총리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이번임기를 끝마치면 요양이라도 해야할 몰골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표적인 친미인사인지라, FDR도 대충 얼버무렸다.
“커흠.”
사실, 그보다도 더한 양반도 있었다.
FDR은 옆자리를 흘겨보았다.
프랑스대통령에 오른 델카세가 반쯤 죽은 얼굴로 앉아있었다.
“……”
그 옆자리엔 세르게이 비테 총리가 앉아있었고.
원래는 차르가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로마노프 그룹일로 좀 바빠서 총리가 대신 참석했다.
세르게이 비테도 썩 좋은 얼굴은 아니었다.
숙연해진 분위기.
사실상 국가직 종신형에 처해진 인사들끼리 모인 암울한 자리에서 유엔상임이사국 서울회담이 시작되었다.
나는 짝 손뼉을 쳤다.
“슬슬 시작합시다.”
서울회담.
이번 회담은 사실상 공산주의체제를 끝장낼 미국의 절대패권을 시작하는 신호탄이었다.
팍스아메리카나.
미국은 자유주의의 횃불을 들어올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