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53)
“저는 죄인입니다.”
엘저장관은 연단에 서 전쟁부청사 앞 광장에 몰린 군중들 내려다보았다.
그들은 적대적인 시선으로 자신만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이들은 진실을 알아야한다.
전쟁부장관인 자신만의 범죄가 아닌 전쟁부 전체와 육류포장업체같은 군수업체들의 어둡고 깊은 카르텔의 무저갱을 말이다.
‘잭 모건…..’
“미국 연방정부의 최후통첩이 있고, 스페인제국이 선전포고하면서 미국-스페인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전쟁부는 스페인 제국에 대한 방침에 안일했고, 또 방심했습니다.”
사실이다.
역사상 미합중국의 전쟁부는 스페인제국의 통치를 받다가 독립했던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남북전쟁이란 지옥불을 뚫고 온 역전의 군인들이라 생각했다.
“전쟁부는 아군의 전쟁수행능력을 명백히 과대평가를 하고 있었고, 적군의 전쟁수행능력을 과소평가했습니다.”
“그 누구도 패배의 가능성을 점치지 않았고, 그 누구도 패배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승리는 점쳐졌고.
썩어문들어진 부패가 시작되었다.
“남북전쟁을 거치는 동안 미합중국의 전쟁부는 군수업체 로비스트들의 복마전이 되었습니다.”
이미 전쟁부는 그들의 놀이터나 다름없었다.
“병기국, 병참부에 공급되는 군수물자들은 일부 대형군수업체들의 카르텔이 독점하다시피 공급해왔고, 육군장병들에게 공급되어야할 물자들은 점점 질적으로 하락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남북전쟁 이후 연방정부는 육군을 향해 군축의 칼을 들이밀었다.
“남북전쟁 이후, 군축으로 야기된 육군부대의 축소는 군수업체들의 매출을 자극했고, 예산축소는 전쟁부를 자극했습니다. 그렇게 카르텔은 군축의 위협 속에서 점점 똘똘 뭉치기 시작했고, 마침내.”
엘저장관은 떠올렸다.
육군장병들에게 보급되었다고 한 소고기 통조림을. 물론 이를 용인하고 부추긴 전쟁부의 잘못도 있었지만, 설마 육류포장업체가 이정도로 썩어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썩어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엘저 장관이 손짓하자.
육군부대의 장병들이 연단 앞으로 소고기 통조림들을 가져와 연단 앞에 차곡 차곡 쌓아올렸다.
이왕 폭로하겠다고 한 이상 제대로 할 생각이었고, 의회에서 찍힌 소고기통조림의 사진 따위로는 이 참상을 설명할 수 없었다.
– 저건 뭐지?
– 윽….냄새가.
군중들은 갑자기 등장한 소고기 통조림에 수근거렸지만, 이내 역하게 풍겨오는 냄새에 코를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통조림은 의회에서처럼, 위험물질마냥 터질 듯이 부풀어올라. 아니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지금은 6월 중순.
무더운 여름이었으니까.
“개봉해주십시오.”
따각-
육군부대의 장병들은 두꺼운 흰색마스크를 낀 채, 칼로 통조림을 하나씩 땄다.
푸화학-
연단 앞에 놓인 통조림의 개수는 총 100여개. 하나씩 통조림이 따일 때마다 방부처리를 위해 떡칠된 포름알데히드의 시체냄새가 뿜어져나왔고, 육군부대의 장병들 중 일부는 그 자리에서 토악질을 했다.
“우욱-!”
“이 냄새 뭐야! 전쟁부 놈들 도대체 뭘 꺼낸 거야!”
“우웨에엑-!”
퀴퀴한 시체냄새가 군중들의 사이로 흘러들었고, 군중들 사이에서도 토악질을 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코가 썩어들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끝나지 않았다.
엘저장관은 가늘게 떨리는 자신의 손을 부여잡고 연단에서 입을 열었다.
“연단 앞 한군데에 모아 쏟아 부어주세요. 100개 전부입니다.”
철퍽-
군중들의 의문섞인 시선들 속에서, 육군부대의 장병들은 까진 통조림을 유독물질처럼 운반해 연단 앞으로 다 쏟아 부었다.
녹색과 갈색으로 뒤틀린 끈적끈적한 덩어리들이 질척이며 통조림 밖으로 쏟아져나왔고, 100개정도의 통조림을 까 바닥에 쏟자, 그 끔찍한 오물의 탑은 성인의 허리춤까지 오는 작은 언덕이 되었다.
구정물이 흘러나와 육군장병들의 군홧발 아래로 스며들었다.
“……이거 설마.”
처음엔 의문섞인 눈으로 통조림을 바라보던 군중들도 점점 이것이 어떤 통조림인지 알아차리기 시작했고. 그들은 경악한 눈으로 그 소고기였던 무언가의 탑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니까 자신들의 아들들은.
어떻게든 좋은걸 먹이고 좋은걸 입히고 싶었던 자신들의 아들들은.
기관총이 쏟아지는 지옥의 전장에서 음식이라는 이름의 저 쓰레기오물을 입속으로 꾸역꾸역 쑤셔넣었단 거다.
군중들의 얼굴을 새하얗게 질렸다.
“이….이…..”
군중들은 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느꼈다. 머리끝까지 피가 쏠려 눈에 열기가 훅 하고 올라오는 걸 느꼈다.
이런걸.
우리 아들에게 이런걸 먹였다고.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군중들은 폭발했다.
“이!!! 쓰레기 자식들아!!!! 이런 쓰레기를 우리 아들에게 먹였다고!!! 네놈들이 사람이나 이 새끼들아!!!”
“네놈들에겐 지옥도 과분하다!!! 네놈들은 이걸 사람의 입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냐!!! 네놈들부터 먹어라 이 개새끼들아!!!!”
“저 자식 끌어내!!!”
콰직-
눈이 뒤집힌 군중들은 육군부대의 저지선을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육군부대의 저지선은 견고했다.
“돌파해!!! 저지선을 뚫으라고!!!!”
“저….저 자식들은 사람도 아니다!!! 이 악마들아!!! 육군인 네놈들도 저런걸 먹었을 거 아니야!!! 네놈들도 사람이라면 비켜!!! 비키라고!!!”
탕-!
한발의 리볼버가 하늘을 향해 불을 뿜었다.
우글거리던 군중들의 움직임이 뚝하고 멈췄고, 그들의 시선은 총성이 울린 곳으로 집중되었다.
그곳엔 엘저 장관이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진정하십시오. 저는 이 사건의 진범들에 대해 아직 한마디도 내뱉지 않았습니다.”
진범?
전쟁부 네놈들이겠지.
엘저장관의 말에 군중들은 분노를 토했다.
“진범은 네놈들 아니냐!!! 당장 내려와!!! 내려와서 민중의 심판을 받으란 말이다!!!”
“이대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철컥.
엘저장관은 리볼버에 한발을 더 장전했다.
“당신들의 아들을 죽인 흑막들은 이대로 다 도망칠텐데 말입니다. 최종결정권자가 저라고 해서 제가 직접 이일을 벌인건 아니잖습니까. 여러분들이 심판해야할 상대는 저뿐만이 아닙니다.”
탕-
리볼버의 탄환이 오물의 언덕에 격발하자.
오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저건 저희 전쟁부가 만든 음식이 아닙니다. 전쟁부의 묵인 하에 군수업체들이 만든 오물찌꺼기들이죠.”
며칠 전.
전쟁부장관의 관사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디트로이트 모건.
전쟁부 카르텔의 흑막인 잭 모건이 어떻게 해서든 입찰을 막으려했던 월스트리트의 영웅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는 자신에게 탈출구를 제시했고. 자신은 그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약속했다.
– 우선 통조림으로 퍼포먼스를 보여 충격을 안겨준 뒤, 육류포장업체 3사를 겨냥하십시오.
“이 소고기 통조림을 만든 군수업체는 소위 시카고 빅 3라고 불리는 모리스사, 스위프트사, 아머사입니다.”
피해자 유가족들.
의료봉사자들.
인권단체들.
등 모두의 시선이 쏠려있었다.
이들 앞에서 공개된 이상, 시카고 빅 3 육류포장업체는 여론의 도마위에 오를 것이다.
저들이 내려가고 싶어도 직간접적 당사자들이 놔줄 리 없었다.
“뭐? 모리스사, 스위프트사, 아머사라면….”
“오늘도 아침식사로 가족들과 거기서 나온 통조림을 먹었는데…..”
“설마 그것들도…..”
군중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신들이, 아니 자신들의 가족들과 아이들에게 먹였던 소고기 통조림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다시 오물로 시선을 옮겼다.
우리가 저런걸 먹고 있었다고?
“우…우웨에엑!!!!”
바닥에 토사물이 늘어났다.
토사물의 냄새와 썩은 고기의 시체향이 뒤섞이며 더 역한 냄새로 발효했다.
하지만 이런 냄새에도 아랑곳 않고, 엘저 장관은 자신을 손절한 육류포장업체 3사의 만행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 그리고 잭 모건의 이름을 명단에서 빼놓으십시오.
– 차라리 그 자리에서 공개하는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 아니요. 반대로 대중의 시선을 육류포장업체로 돌려야합니다.
– 왜죠?
“저희 전쟁부가 용인하긴 했습니다만, 육류포장업체는 통조림에 썩은 고기찌꺼기들을 담았고, 포름알데히드로 썩은 고기들을 방부처리해 전쟁부로 납품했습니다. 이 오물은 여러분들의 아들들의 아침, 점심, 저녁식사로 배급되었습니다. 그리고 육류포장업체들은 이를 통해 막대한 세금을 쓸어갔지요.”
“여러분들이 낸 세금으로. 여러분들의 아들들이. 이 오물을 사먹었습니다. 육류포장업체들의 배만 불려줬죠.”
– 왜냐고요?
“모든 증거자료들은 오늘아침, 사본을 만들어 전국의 언론사들에게 뿌렸습니다.”
아마 오늘 석간이나 내일 조간으로 대서특필되어 쏟아져나올 것이다.
엘저 장관은 깊이 고개를 숙였다.
“판단은 여러분들이 해주십시오.”
– 그래야 잭 모건만 조용히 헌병대로 끌고가 군법재판으로 회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고개를 숙인 엘저 장관의 입매가 뒤틀렸다.
이걸로…..
이걸로 자신을 손절한 육류포장업체 3사를 성난 군중 속으로 내던졌다.
그리고 뒤통수를 친 잭 모건의 신변은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내 아들.
내 딸.
내 가족들을 볼모로 잡고 나를 자살시키려한 그 악마같은 놈의 신변을 지금 막 자신의 손바닥으로 잡았다.
– 뒷감당은 제가 다 해드리겠습니다.
으득-
엘저장관은 이를 갈았다.
잭 모건…..
그 놈…..
그 빌어먹을 놈만큼은 자신의 손으로 찢어발겨버리겠다……
– 물론 군법무관들의 로비에 필요한 자금도 지원해드리겠습니다.
엘저장관의 눈에 광기가 깃들었다.
부디 나를 버린 자네들이.
저 사탄의 불지옥에 떨어지길.
“장관이 내려온다!!!”
“잡아!!! 잡아죽여라!!! 이 악마같은 새끼야!!!!”
엘저장관은 입을 꾹 다물고 굳은 자세로 연단 밑을 내려왔다.
그러자 육군부대가 그를 군중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엘저장관은 부대장에게 몰래 손짓했다.
“자네, 지금 본부로 가서 육군 헌병대를 좀 불러오게. 전쟁장관인 내가 호출했다고.”
예.“
그리고 며칠 뒤.
디트로이트 모건으로부터 잭 모건의 위치가 전쟁부장관의 관사로 보내졌다.
***
페더럴 철강 이사실.
“빈 이사실 아무 곳이나 사용하시면 될 겁니다. 어느 방도 다 넓습니다.”
나는 회의가 끝나자마자 앨버트 개리의 안내를 받고 페더럴 철강의 월스트리트 사옥으로 들어왔다.
드륵-
내가 의자에 앉자, 제임스는 맡은 편에서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생각났는지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도련님, 한 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왜 엘저장관에게 잭 트레이시에 대해 폭로하지 않게 하신 겁니까?”
“아 그거?”
그거라면 이유가 있지.
나는 의자 등받이에 상체를 기댔다.
“제임스. 현 미국에 존재하는 법정 중에서 가장 법률이 애매모호한 곳이 어딜까.”
“저희가 DWM 북미지사를 설립할 때 판사들에게 로비를 통해 파산한 총기회사를 얻어냈으니 어딜 가도 다 애매모호 하지 않을까요?”
“그건 맞긴 해.”
제임스의 말도 맞다.
재건시대를 거친 미국의 법정은 로비스트들이 판치는 복마전이었고, 그들의 자본싸움의 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여론’의 반응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위치이기도 하다.
“미국의 일반 법정의 판례들은 미국의 일반 국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지. 특히 유명한 재판의 경우 신문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상황을 뽑아낼 정도로 여론에 휘둘리는게 일반 법정이네.”
“한마디로 소고기 스캔들이 일반 법정의 재판으로 회부된다면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다는 의미군요.”
“맞아. 그래서 잭 트레이시는 일반법정에 서면 안돼.”
아무리 잭 모건의 성을 갈고 잭 트레이시라고 눈속임 작업을 해도 집요한 신문사들의 기자들은 모건가가 뒤에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밖에 없다.
잭 모건의 모가지가 날아가는 건 좋지만, JP모건은행까지 길동무로 빨려들어가는 건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 잭 모건의 재판은 폐쇄적일 필요가 있었다.
“군법재판에 회부되어야하지.”
리버코드.
현 군사법인 리버코드는 기본적으로 윤리적 대우를 보장한 법전인 동시에, 아군에 대한 적대적 행위에 있어 눈을 의심할만큼 엄격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적들의 적대행위에 대해선 포로에 대한 보복총살이 가능했으며 전쟁 중이라면 아무리 민간인이라도 아군에 적대적 행위를 한다면 즉결처형까지 가능했다.
“하지만 도련님, 그 리버코드도 남북전쟁 당시엔…..”
“맞아. 주먹구구식이었지.”
윌리엄 테쿰세 셔먼.
그처럼 과격한 육군의 명장들은 리버코드의 엄격한 조치들조차 무르다고 생각했는지, 리버코드 따위 다 무시한 채 남부군들의 식량들을 현지조달 한답시고 약탈하고 다녔다.
전쟁부의 군사법은 엄격했지만, 그만큼 그걸 다루는 장군들도 마초 뺨치는 터프가이들이었다.
한마디로 육군의 군사재판은 법률계의 인외마경인 셈.
“만약 잭 트레이시가 군법재판에 회부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마도.
꽤 재밌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민중들에게 공개되지도 않고 폐쇄적인 환경에서 조용히 말이다.
러셀 엘저 전쟁장관은 살의와 광기에 젖어있었고, 그는 닥치는대로 군 법무관들을 포섭하고 있었다.
당연히 육군장성들도 잭 트레이시를 비롯한 육류포장업체엔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고.
결과는 정해진 것 아닐까?
슥삭-
그냥 슥삭 이었다.
“뭐, 잭 트레이시 만은 아니겠지.”
내가 노리는 것은 잭 모건의 처형만이 아니었다. 그에 떨어지는 짭잘한 보상들도 뒤따라온다.
이제 곧 나락으로 떨어질 육류포장업체들 말이다.
“육류포장업체 3사에게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면 그놈들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그 끝엔 파산하지 않을까?”
“….!!!”
제임스는 내 진의를 알아듣고는 눈을 부릅떴다. 나는 상체를 당겼다.
삐걱-
“만약 이번에 그놈들이 파산하면 그들이 소유했던 육류포장공장은 어떻게 될까?”
“….싼 매물로 입수합병시장에 풀리겠지요.”
“그렇겠지?”
“예, 그걸 저희가 다 쓸어담으면 육류포장업체의 트러스트는 그냥 완성되는군요.”
“정답.”
씨익.
나는 미소를 지었다.
“빵가루 하나까지 싹 털어먹자고.”
***
뉴욕 맨해튼.
잭 모건은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자택에 연금되어 있었다. 자택의 주위로는 JP모건은행에서 고용한 가드들이 총으로 무장한 채, 순찰을 돌았다.
“뉴욕남부지검입니까?”
자택의 출입을 통제하는 가드가 눈앞에 서있는 정장의 사내들을 바라보았다.
“예, 본격적으로 검찰조사를 하기 위해 잭 트레이시의 신변을 확보해야합니다.”
뉴욕남부지검에서 파견나온 검사는 검찰수사관들과 함께 가드들과 대치했다.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지시받은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서 그들은 파견나왔다.
하지만 가드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자, 검사는 불안한 공기를 감지했다.
“문제라도 있습니까?”
“사실, 뉴욕경찰청(NYPD)의 공안부에서도 잭 트레이시의 신변을 확보하겠다고 영장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뉴욕경찰청?”
“예, 저기.”
가드는 손으로 담벼락을 가리키자, 그곳엔 험상궂은 얼굴에 우람한 체격의 경찰수사관들이 서있었다.
검사는 얼굴을 쓸었다.
‘이런……’
아직 남북전쟁이 끝난지 5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검찰과 경찰의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어지지 않은 시점인데다 재건(도금)시대를 거치면서 그 경계는 더욱더 모호해졌다.
‘이렇게 되면 일이 꼬이는데……’
법무부장관은 뉴욕남부지검에 지시했다. 잭 트레이시의 신변을 확보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라고.
이대로 검찰청에 구류된다면, 잭은 외부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었다.
모든 수사망과 파장으로부터 숨어있다가 일이 잠잠해졌을 때 나오게 될 것이다.
“……힘으로 빼앗을 수밖에 없나.”
이렇게 된 이상 강제로 끌고갈 수밖에.
검사는 눈빛을 돌변해 덩치로는지지 않는 검찰수사관들에게 지시했다. 뉴욕경찰청의 공안부 수사관들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폼을 잡았다.
삐이이이익-!
그 순간, 한 차례의 호루라기소리가 공기를 찢어발겼다.
검찰수사관들과 경찰국 공안부는 동시에 그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눈을 부릅떴다.
육군 헌병대 수십 명이 군마를 이끌고 맨해튼의 미드타운까지 쳐들와 있었으니까.
철컥-
그들은 말안장 위에서 위협적으로 소총을 장전했다.
“잭 트레이시의 신변은 저희 육군 헌병대에서 확보하겠습니다.”
“….!!!”
그 모습에 경찰국과 검사는 두 손을 들었다. 아무리 자신들이 힘으로 밀어붙인다 해도 저건 못 이긴다
가드들도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무장 육군들에게 소스라치게 놀랐다.
헌병대의 대장이 가드와 몇마디 대화를 하더니, 자택 내부를 향해 고개를 까닥했다.
“체포해.”
“이게 무슨…!!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이거 놔라!!! 뭔가 착오가 있던 거야!! 아버지에게 연락해!!”
잭 트레이시는 그렇게 육군헌병대에게 끌려갔다.
“이거 놓으라고!!! 이 땅개들아!!!”
***
페더럴 철강 이사실.
“지금쯤이면 잡혀갔겠군.”
삐걱-
나는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그러게.
모건 회장은 몰라도 나는 확실히 처리하겠다고 했지 않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