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ing Warrior of Wudang RAW novel - Chapter 606
76화
결연한 의지로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한참이나 고민하던 진무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뗐다.
“좋아, 다 같이 지계와 싸우도록 하지.”
“예!”
생각보다 담백한 승낙에 모두가 환호성과 같은 대답을 내질렀다.
“다만!”
“……?”
단호한 표정으로 들뜬 분위기를 단숨에 잠재운 진무가 명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스승님께선 무당에 남아 주십시오.”
“응? 그게 무슨 말이냐? 무당에 남다니?”
“말 그대롭니다.”
“…….”
“지금의 무당은 우리에게 배수의 진이나 다름없습니다. 이곳이 무너지면 저희는 근거지를 잃습니다.”
“그야…….”
“이제부터 우리는 인계의 모든 곳에서 지계의 마귀들을 몰아낼 싸움을 시작해야 합니다.”
“…….”
“무당은 그 초석이 될 것입니다. 하니 스승님께서 이곳을 지켜 주십시오, 한때 무당의 수호자였던 오룡궁주로서.”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어조에 명진은 더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듣기만 했다.
“스승님.”
“…….”
“부탁드리겠습니다.”
진무가 고개까지 숙이며 답을 종용하자 명진이 한참의 갈등 끝에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알았다. 네 뜻이 정히 그러하다면, 내 무당을 지키도록 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원했던 답을 듣고 나서야 진무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모두를 보며 말했다.
“지금부터 우리는 이곳 무당을 시작으로 이 땅의 모든 곳에서 지계의 마귀들을 몰아내고 인계를 지켜 낼 것입니다.”
“와아아아!”
“적생.”
“예! 천주님.”
“총사를 맡아라. 할 수 있겠지?”
“할 수, 아니 해내겠습니다.”
“좋아.”
적생의 대답에 진무가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부터 전력을 셋으로 나눈다. 첫 번째 조는 나와 함께 공정 작전을 수행한다.”
“……공정.”
적생은 진무의 말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머리에 새겼다.
공정(空挺). 빈 곳을 친다.
다시 말해 적진의 후방을 공격해 교란하거나, 전선의 깊숙한 곳에 침투해 핵심적인 전력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오래전 총사로서 함께했던 때의 경험상, 진무라면 응당 취할 전략이었다.
“다음은…….”
“두 번째 조는 돌파로서 혼란에 빠진 적의 전열을 흩트리고, 세 번째 조가 우왕좌왕하는 적들을 진압해야겠군요.”
“잘 아네.”
적생이 미리 생각을 읽어 낸 듯 바로 이어 말하자 진무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역시 적생이다. 판을 읽는 것이 아니라, 판을 짠 사람의 의도를 읽을 줄 안다.
“굳이 세부적으로 설명해 주지 않아도 되겠지?”
“이를 말입니까? 임무에 맞춰서 편성토록 하겠습니다.”
“좋아.”
“한데…… 괜찮겠습니까?”
“응?”
“천주께서 이곳에 오시기 전 이미 많은 전투를 치렀습니다.”
“…….”
“적들은…… 강했습니다. 그들을 상대로 제가 세우는 계획이, 지휘가 도움이 될는지.”
적생의 말에 호기롭기만 하던 이들의 표정이 일순 무거워졌다. 그가 한 말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아서였다.
전투에 있어서 전략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나 적생은 적의 수가 열 배가 넘는다고 해도 이길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지략가였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인간과의 싸움일 때의 이야기다. 그의 전략은 지계의 마귀들을 상대로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저 싸움이 끝나고 방어선을 재편성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진무가 강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으나, 다른 이들이 문제였다. 싸우고자 분연히 나선 이들이지만, 그들만으로 괜찮은 것일까?
그리고.
“무당은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저희가 전투에 나선 이후에 명진선인께서 지켜 내실 수 있을지.”
“…….”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진무가 잔잔히 웃으며 답했다.
“괜찮을 거야. 그러니까 넌 원래 했던 것처럼 조를 편성해. 스승님과 논의해서 무당 쪽도 신경 써 주도록 하고.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한다.”
“알겠습니다.”
“자, 그럼 그리들 알고 준비하면서 다들 쉬어 두도록 해.”
모두를 안심시킨 후, 진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어딜 다녀오시게요?”
“모처럼 무당에 왔으니 조금 둘러보려고.”
“예.”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나는 적생을 뒤로하고, 진무는 소로를 따라 해검지가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사람의 모습을 한 여의와 금혼이 곧바로 뒤따르고, 청상과 청우가 급히 쫓아갔다. 황신과 아이들이 은신한 채 따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휴우, 천주님께선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인지.”
멀어지는 진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적생 곁에 다가온 천우명이 툭 받아쳤다.
“뭔 생각인지 알았던 적은 있고?”
“예?”
“난, 아니 우리 사패오왕은 예전부터 저분의 생각을 궁금해하곤 했지. 하지만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던 적은 거의 없어. 원체 종잡을 수 없는 분이잖나.”
“…….”
“그래서 그냥 따르기로 했지. 말씀하시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어떻게 해결이 되더라고. 비록 과정은 항상 엉망진창이었지만 말이지, 큭큭.”
옛일이 생각났는지 장난스럽게 웃은 그가 적생의 어깨를 툭툭 두들겼다.
“미련곰탱이 같은 놈이 모처럼 옳은 소리도 하는구나.”
“뭐야?”
짓궂게 웃으며 천우명을 놀린 원공후가 적생을 불렀다.
“총사.”
“예?”
“그래서 우린 어찌하면 되겠소?”
“…….”
“늘 그랬듯 천주께서 그대에게 일임하셨으니, 우린 그대로 따를 것이외다.”
원공후의 말에 눈을 끔벅이던 적생이 소약벽과 명세찬을 바라봤다.
그들 역시 그저 웃을 뿐이었다.
늘 그랬듯…….
“……하아, 하긴 그러네요. 어차피 고민해 봐도 저분의 생각을 어찌 안다고.”
웃음기 섞인 한숨을 내쉰 적생의 눈동자에 이내 총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뜻은 정해졌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전력을 편성하는 것뿐이다. 나머진 진무가 어떻게든 알아서 해 줄 것이다.
“자, 그럼 일단 천주님과 함께 공정 작전을 수행할 이들부터 편성토록 하지요.”
적생이 무당산에 머무는 선인들을 하나씩 바라봤다.
청상과 청우는 어차피 진무와 함께 갈 것이고, 백표와 황신, 소동보, 각출도 마찬가지니…… 추가로 한 사람 정도만 더 편성하면 적당하다.
“작전의 특성상 적진 깊숙이 침투해야 하고, 위기 시 빠르게 탈출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움직임이 빠른…….”
“……!”
적생의 시선이 한 곳에 멈췄다.
그러니까 이곳에 모인 자 중에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자는.
“양…….”
“나는 빼 주게.”
“예?”
“절대로 같이 다니고 싶지 않네.”
“…….”
양소방이 정색하며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했다.
“아니, 그게…….”
“이유가 뭐든 안 하고 싶어.”
“하지만…….”
“다른 조로 편성해 주게. 돌파조나 진압조도 괜찮고, 무당에 남겨 줘도 상관없네.”
“…….”
“나는 공정조만 아니면, 아니 진무와 함께 다니지 않기만 하면 돼.”
“어, 어르신.”
“안 한다고, 절대로.”
“…….”
“정히 그쪽에 편성하고 싶으면 그냥 날 죽여. 그편이 나을 듯싶으니까.”
양소방이 죽음까지 불사하겠다 말하며 단호하게 못을 박았다.
하긴…… 싫을 만도 하다. 다 보는 데서 그토록 처맞았으니.
술자리에서 보여 준 진무의 모습을 감안할 때, 양소방이 공정조에 편성되면 적잖이 괴롭힘당할 것이 분명했다.
“하아, 알겠습니다. 그럼 어르신은 나중에 인원이 부족한 쪽에 편성토록 하겠습니다.”
“……고맙네!”
그 순간 양소방의 표정은 이미 세상을 구한 것처럼 기뻐 보였다.
* * *
적생의 주도하에 앞으로의 전투를 위한 조 편성이 이루어지는 사이, 진무는 해검지에 도착했다.
무당의 자존심과 같은 곳…… 설마하니 이곳이 신령지(神靈池)일 줄이야.
진무가 말없이 해검지를 바라보고 있자 청상이 조심스레 물었다.
“사숙, 해검지에는 어찌……?”
“…….”
진무는 대답 대신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병장기를 거는 검수(劍樹)가 있던 곳으로 걸었다.
해검지의 물 위로 가지를 드리웠던 거목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 자신이 한 번 뽑아 버리기도 했거니와, 이후에 다시 심은 나무는 지계의 공격에 불타 버렸다.
스윽.
거목이 뿌리 내렸던 흔적이 남은 곳을 진무가 손으로 쓸었다.
무당…….
이 땅에 무수히 많은 도와 불, 선의 문파가 자리 잡았지만, 음과 양의 조화를 통해 극의에 이르고자 하는 태극의 도를 좇는 문파는 무당뿐이다.
신목이 말하길, 조화는 신과 마 어느 한 곳으로도 치우치지 않음이라 했고,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있음이라.
말하자면 모든 것의 시초.
생각해 보니 태극이 그러하며, 양의의 진의(眞意)가 그러했다.
음과 양의 선택은 익힌 자의 몫이나, 궁극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라.
치우침 없이 합쳤을 때 비로소 극의에 이른다. 즉 조화다. 음양의 구분 없이, 선악의 구별 없이…….
어찌 보면, 양의를 선택했던 그 순간부터 자신의 운명은 이리 정해졌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이 땅에서 모든 것이 새로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니 역사의 시작점에 걸맞은 장소가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푹.
진무가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미련 없이 해검수가 뿌리 내렸던 곳에 꽂아 넣었다.
“어?”
난데없는 행동에 청상과 청우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뭘 하시려는 거지? 이제는 굳이 마목(馬木)이 필요하지 않은데…….
푸우욱.
한데 조금 이상했다.
마목이라면 밑동만 박아 넣고 위는 남겨야 하는데, 진무는 나뭇가지를 끝까지 밀어 넣었다. 아예 그 손이 파묻힐 정도로.
“사숙? 뭘 하시는……?”
청상과 청우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천천히 일어난 진무가 땅에 박은 가지를 향해 손을 활짝 편 채 뻗었다.
휘이이이.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코끝을 상쾌하게 스치는 바람, 절로 눈을 감고 음미하게 하는 그런 바람이다.
이내 세상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진무의 입에서 나지막한 언령이 흘러나왔다.
[태초에 하나였던 것이 음과 양으로 나뉘고, 다시 다섯으로 나뉘니 오행(五行)이라.]별안간 진무의 손에서 오색 찬연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기이한 광경이었다.
서로 다른 색을 머금은 바람, 그리고 그 안에 고고하게 어우러진 듯 선 진무의 모습은 가히 넋을 놓을 만큼 몽환적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흐름이 멈춰 버린 바람이 땅 위로 서리처럼 내려앉아 서서히 스며들었다.
우우웅!
진무의 손에서 이전과는 달리 웅혼한 힘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신목의 가지여, 조화의 힘을 머금은 씨앗이여. 마고의 힘을 이은 자손으로서 명하노니, 현세에 그 힘을 드러내고 자라나라.]“…….”
진무의 곁에 있던 모두가 멍하니 쳐다보던 그 순간.
꾸드득. 꾸드드득.
……땅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아니, 무언가 솟구치며 땅을 밀어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아악!
사방으로 비산하는 흙더미와 함께 거목이 단번에 자라났다.
“아…….”
지켜보던 모두가 멍하니 입을 벌리고 싱그럽고 푸르른 거목을 쳐다봤다.
거목의 잎사귀에서 퍼져 나온 선기가 산들바람에 실려 무당산을 뒤덮는 모습을 쳐다보며, 진무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아마도 저 동녘에 처음 신목의 가지를 심고 터를 잡은 이들이 이런 심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그늘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이리 평안한 마음이 들다니.
이것으로 되었다.
비록 가지일 뿐이나, 신목의 힘이 이어졌으니 또 다른 새싹을 피워 내고, 산과 들을 금세 푸른빛으로 물들이리라.
또한 무당의 영기를 증폭시켜 허락받지 않은 자들의 접근을 막아 줄 것이다. 동쪽 땅으로 마귀들이 손을 뻗지 못했던 것처럼.
“사, 사숙…… 이건 대체?”
“신목의 가지.”
“예?”
“태초부터 존재해 온 신목의 힘이 스민 나무다. ……이쯤은 되어야 스승님께서 계시더라도 안심하고 지계와 싸울 수 있지.”
“아! 그렇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지계와 마음 놓고 싸울 수 있겠군요.”
청상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자 진무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마음 놓고?”
“예?”
“무당산 하나 지키는 것도 버거워하는 것들이…… 뭘 얼마나 싸우겠다고, 쯧쯧.”
“…….”
진무가 혀를 차자 청상이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며 머리를 긁적였다.
제 실력을 알긴 아는 모양이군.
하지만!
진작에 그에 대한 대비책도 생각해 놨다.
“여의!”
“으응?”
“가자.”
“……!”
순간, 진무의 생각을 읽은 여의의 얼굴이 노래졌다.
“너, 지금 무슨 생각을? 안 돼! 절대로 안 돼!”
“닥쳐, 내가 하면 하는 거야.”
“이런 쌍!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해?”
여의가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지만, 진무는 조금도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말이 안 될 건 또 뭔가?
“일단 처맞아 볼래? 되는가 안 되는가?”
“…….”
힘껏 주먹을 움켜쥐고 소매를 둥둥 걷는 진무의 모습에 여의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 *
[…….]신목은 황당했다.
존재해 온 모든 시간 동안 이보다 황당한 일은 없었다. 마고의 품을 떠난 자손이 별안간 돌아오다니…….
“생각해 보니, 내 힘으론 어렵겠지만 여의는 올 수 있을 것 같더란 말이죠, 고향이니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진무의 모습에 신목은 그만 할 말을 잃어버렸다.
도대체 이놈은…….
[큭큭, 넌 정말 재미있는 녀석이야. 설마하니 여의를 통해 다시 돌아올 줄이야. 그래, 어쩐 일이냐?]“부탁이 있어서 왔습니다.”
[부탁?]“예. 규사라는 놈과 싸우다가 문득 깨달았죠.”
[……?]“신목의 가지가 제법 영험하더이다. 지계 놈들의 마기를 그냥 뚫어 버리던데요?”
[당연한 소리. 나의 가지에는 태초의 힘이 스며 있다.]“그러니까요. 아무튼 처음에는 그냥 해검지에 심은 나무를 잘라서 쓸까 생각했는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이왕 쓸 거면, 좀 더 효과 좋은 게 낫지 않겠어요?”
[……?]진무가 싱긋 웃었다.
신목의 가지.
조화의 힘을 머금었기에 지계 놈들과 싸우는 데는 그만한 무기가 없다.
애들이 실력이 좀 달려야 말이지. 그러니 무기라도 좋은 걸 들려 줄 수밖에.
“신목 님.”
[……?]“가지 좀 내놓으시죠?”
공손하기 그지없는 진무의 부탁에 신목이 이전보다 더한 황당함에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런 미친놈이 뭘 달라고? 크핫핫핫! 네게 준 가지 하나도 크나큰 은혜였거늘!]“…….”
[썩 돌아가라!]신목의 축객령이 사방을 쩌렁쩌렁 울리자 진무가 싸늘히 웃었다.
“농담 같았습니까?”
[뭐어라?]“알다시피 이게 다 세상 구하려고 그런 거 아닙니까? 어차피 저도 다른 대책은 없어요. 그러니까 예의 바르게 부탁할 때 좀 나눠 주시죠?”
[흥! 인계가 어찌 되든 나랑 상관없는 일이다.]“아닐걸요?”
[뭐?]“거절하면 최선을 다해 싹 불태워 버릴 생각으로 왔거든요, 제가.”
[…….]진무가 눈동자를 붉디붉은 화광으로 채우며, 태초부터 존재해 온 신목을 협박했다.
그 어느 때보다 공손하게.
농담 아니야, 나.
그러니까 당장 내놔라, 아낌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