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10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10화
110
평가의 기준(2)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길.
확실히 돈을 초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에는 그저 가족들의 안위만을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불멸의 제국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었다.
더 나아진 삶, 그리고 돈 걱정이 없는 그런 나날들.
잠시 눈을 감으며 미래를 그려 본다.
“앞으로 10년.”
딱 10년이다.
40대 중반까지만 일을 하고 모든 사업체들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긴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일단 앞으로 닥친 일을 생각해 본다.
치킨게임이 시작되면 상당히 골치가 아파질 수 있었다. 이루어 놓은 것들이 허무하게 날아갈 수도 있었다.
물론 타협을 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타협을 하여 한 번 숙이게 된다면 추후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이번 치킨게임으로 경쟁 업체들을 고사시키면 한국에서 유일무이한 편의점 제국이 탄생할 수도 있다.
그 이후에는 세계로 확장을 해 나갈 수 있는 거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더미들을 찍어 내듯 만들어야 하며 내가 6서클에 오르거나 레전드급이라고 불리는 마석을 구해야 한다.
레전드급의 마석은 구할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실하지가 않았다.
“결국, 6서클에 오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가능할까?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지금도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발전이라고 들었다. 무엇보다 6서클에 오르기 위해서는 깨달음이 필요했고 말이다.
“모든 상식을 뒤집는 깨달음이라.”
4서클에 오를 때, 선과 악은 하나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선악의 구분이라는 것은 그저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잣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좀 더 깊게 파고 들어간다.
인류가 번성하기 시작한 이래로 평가의 기준에 따라 선과 악의 평가도 변했다.
조금 인식을 다르게 생각해 본다.
선과 악은 하나인 것을 넘어 아예 뒤집혀 바뀐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은 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과거에는 미덕으로 여겨졌을 수도 있다. 미덕이라는 것은 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을 죽이는 것을 생각해 보면 지금은 아주 엄격하게 형벌을 적용하지만, 처음 인류가 번성하기 시작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로 치부됐을 수도 있다.
강한 자가 부족장이 되었고 싸움은 당연히 됐다.
싸움을 걸어 오면 죽인다.
적대적인 자들과는 싸우고 죽여서 자신의 몸과 재산, 가족을 보호했다.
동물의 세계가 그렇지 않을까.
오직 강함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오래전에는 미덕이었을 것이다. 약한 자를 짓밟고 올라서며 권력을 쟁취하는 것.
그것이 오래전에는 선으로 불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아는 악은 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백마법이 선이며 흑마법이 악이라 이야기하지만,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걸까? 아마도 중세 시대에 정해졌을 것이다.
선악은 뒤집혔거나 최소한 같은 선상에서 볼 수도 있는 일이다.
그것은 인식의 차이.
내가 현대인이기에, 인간이 만들어 놓은 윤리의 틀 안에서 생각했다. 그러한 고정관념이야말로 경지로 나아가는 길을 막고 있는 둑이었다.
퍼어엉!
몸속에서 뭔가가 폭발하는 느낌이 들었다.
“우욱! 쿨럭!”
그대로 피를 토한다. 다행히 손으로 막아 냈지만, 옷으로 피가 줄줄 흐른다.
지나가던 승무원이 소리를 지른다.
“손님! 괜찮으세요!?”
“아, 괜찮아요.”
“조금만 있으면 착륙해요! 바로 병원으로…….”
그건 골치 아픈 일이다.
괜히 입국이 불가할 수도 있었고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기에 쓸데없는 이슈에 휘말릴 수도 있었다.
그런 이슈는 배제를 해야 한다.
“정말 괜찮습니다.”
“안 돼요! 이대로 가시면…….”
이곳은 일등석이다.
오늘따라 한가해서 주변에 승객이 없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톡!
그녀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짚는다.
그와 동시에 흑마기를 발출한다.
“너는 여기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동공이 풀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
“가라. 가서 5분 동안 이쪽은 쳐다보지 마라.”
“네.”
그녀는 휘적휘적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곧바로 겉옷은 일단 벗었다. 피가 겉옷으로만 흘렀기에 이것만 처리를 하면 된다.
가방에 겉옷을 넣고 화장실에서 세수를 했다.
“후우.”
도대체 방금 그건 뭐였지?
깨달음의 순간이었다. 서클이 희미하게 갈라지기 직전이다. 균열이 일어났고 수련을 하면 갈라 낼 수 있을 것 같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육체는 더욱 단단하게 변했고 오감은 더 발달했다.
주변의 모든 것이 느껴진다.
비행기가 하늘을 가르고 있는 그 느낌마저 선명하다.
역시나 경지에 오르면 단순히 마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육체마저도 그에 맞춰서 변화한다.
자리로 돌아오자 아까 봤던 승무원이 방송을 한다.
안전띠를 매라는 지시에 안전띠를 착용한다.
비행기는 착륙하고 있었다.
“6서클인가.”
갑자기 깨달음을 얻었다.
그것도 하늘 위에서 프랑스로 날아가던 도중이었다.
“허어.”
내가 알고 있던 상식들을 부수자 그 속살이 나타났다.
그것이 바로 6서클로 가는 길이었다.
6서클의 벽을 부수자 7서클로 가는 길이 어렴풋하게 보였다.
그렇게 보여도 아마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깨달음과 수련이 필요할 것이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방금까지는 실감이 잘 되지 않았다. 내가 6서클로 가는 길을 얻었다니. 수정이나 린이 보면 무슨 말을 할까.
비행기가 가뿐하게 착륙했다.
“바로 가면 되겠네.”
창밖을 바라본다.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바로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식사를 한 후에 카타콤으로 향하면 될 것 같았다.
카타콤과 가장 가까운 L호텔 스위트룸에 체크인을 했다.
룸서비스로 식사를 주문하는 동안 깨달음을 정리한다. 깨달음을 얻는 것도 중요하였지만, 그걸 다듬는 과정도 필요하다.
오늘 카타콤에서는 수련을 해야 할 것 같다.
레전드급의 마석도 중요했지만, 이제 굳이 그걸 찾을 필요가 없었다. 6서클에 올라갈 수 있는 길을 열었고 서클은 갈라지기 직전이다.
어마어마한 흑마기가 주입되기만 하면 바로 서클이 갈라지고 6서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6서클에 오른다면 도대체 몇 마리의 언데드를 뽑을 수 있을까.
서클 하나의 차이는 대략 5배에서 10배 정도의 효율 차이가 있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나는 지금까지 10배 이상의 효율을 보여 왔었다. 지금 700마리의 언데드를 뽑을 수 있었는데 6서클이 되었으니 대략 8천 마리에서 9천 마리 정도의 언데드를 뽑을 수 있지 않을까?
괜히 흑마법사를 일인 군단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
고대에는 흑마법사들이 활약했다.
날붙이로 벌이는 전쟁에서 언데드 군단은 가히 재앙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7서클에 오르게 되면 가관이겠군.”
10만 대군을 거느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한 숫자의 언데드를 거느리면 어떤 사업이라도 할 수 있다.
점점 흑마법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9천 마리 정도 뽑을 수 있게 되면 놈들을 고사시키는 것도 가능하지.”
위조 신분증이 필요하다.
그 많은 사람들이 입국하게 된 루트도 필요할 것이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GK리테일도 바보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의심을 할 것이 뻔했다. 그냥 더미라고 우기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일까?
‘천천히 생각해 봐야겠군.’
딩동!
벨이 울린다.
시킨 지 30분도 되지 않았는데 룸서비스가 왔나 싶었다.
꽤 많은 음식들을 주문했다.
밤새도록 수련을 쌓으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할 테니까.
문을 열자 웬 검은 정장을 입은 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신지?”
“이유성 사장님 되십니까?”
“그렇습니다만.”
그들은 유창한 영어로 물어왔다.
내가 프랑스어는 좀 약하지만, 영어는 잘한다.
그나저나 이들은 누구지?
“프랑스 외교부에서 나왔습니다. 잠시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프랑스 외교부라.”
“프랑스 외교부 제2 차관 드몽이라고 합니다.”
“들어오시죠.”
한 명은 수행원인 모양이다.
프랑스에는 이미 안드로이드를 빙자한 더미를 팔아먹었다.
어떤 국가라도 예외 없이 2억 달러를 지불하게 하였고 프랑스에서는 기꺼이 그 돈을 지불했다.
프랑스에는 딱히 감정이 없었다. 아니, 지금까지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봐야겠지. 그 때문에 아주 만족스러운 거래를 했다.
호텔이라 마땅히 대접할 것이 없어 믹스커피라도 타 주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믹스커피다.
“음. 향이 좋군요.”
“한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커피죠.”
“역시 커피 공화국답습니다.”
“언제 또 그런 별칭이 붙었나요.”
“믹스커피는 한국이 제일이라는 건 잘 알고 있죠.”
그랬나?
어쨌든 곧 있으면 밥을 먹고 나가 봐야 했기에 빠르게 용건을 처리하기로 한다.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음. 사장님. 혹시 저희 정부와 정식으로 계약을 할 생각이 없으십니까?”
“계약이요?”
“그 기술을 팔거나 안드로이드 공장을 저희 프랑스에 건설해 주시면 안 될까 싶어서 말이죠.”
“인건비도 비쌀 텐데 제가 그래야 할 이유라도 있나요?”
“많은 지원이 들어갈 겁니다.”
한마디로 프랑스가 안드로이드를 가장 먼저 점유하겠다는 뜻이었다.
기왕이면 기술을 팔면 좋고 말이다.
“기술을 파신다면 300억 달러를 드릴 수 있습니다.”
“허어.”
무려 35조가 넘어가는 돈이다.
사실 이 돈이면 평생 놀고먹어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기술을 판매할 수가 없다는 것에 있다. 흑마법을 판매하라는 소리였는데 그게 가능할 리가 없었다.
시체를 움직이는 기술이라고 한다면 배척당할 것이 뻔했다.
“타국에서도 그런 말들을 많이 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말이죠.”
“최고액을 드리겠습니다.”
“흠. 군사적인 용도 때문에 그러는 겁니까?”
“자세한 건 알려 드릴 수가 없군요.”
맞다. 안드로이드는 군사적으로 활용 가치가 상당히 높았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탐낼 수 있는 기술인 거다.
‘아깝네.’
각국에서 기술을 원했고 만약 이 기술이 과학이었다면 대략 50조 정도에 넘겼을 거다. 그것도 원하는 국가에 말이다.
천문학적인 돈을 쭉 빨아들이고 나는 그대로 사업을 접어도 될 정도였다.
기술만 팔아도 평생 놀고먹을 돈은 물론이고 대대손손 부자로 살아갈 것이다.
문제는 그럴 수 없다는 거지.
결국, 나는 그들에게 한 가지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언제라도 연락 주십시오.”
그래도 그들은 강요는 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꽤 신사적이다.
그들이 나가자 룸서비스가 도착했다.
잠시 시간은 빼앗겼지만, 괜찮다.
오늘은 반드시 6서클에 오를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