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12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12화
112
다크문(2)
“다, 다크문에 가입하신다는 말씀입니까?”
“왜? 자격이 없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흑마법을 익힌 자라면 마땅히 가입 요건이 충족됩니다.”
이 중에서 가장 나이가 들어 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나는 이걸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크문의 수장은 가장 강한 사람이 맡는다고 한다. 휘하 흑마법사들은 절대적으로 충성을 맹세한다.
그 이유를 설명하려면 구구절절하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생존’이라는 명제 때문이라고 한다.
고대에서부터 흑마법사들은 종교 교단들에 박해를 받았고 소수 정예로 활동을 해 왔다. 또한, 뭉치는 것이 살아날 확률이 높았고 강자가 흑마법사들을 이끌어야 생존 확률이 높았다. 그런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 온 것이라고.
지금이야 그런 위험성이 거의 없어졌지만 혹시라도 흑마법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곤란했으므로 최대한 조심하면서 살아간다고 한다.
“다크문으로 가자.”
“수장님을 뵙겠습니까?”
“좋지. 그리고 다른 자들도 모두 봤으면 하는데.”
“새로운 문도가 생기는 것은 오랜만이라 다들 모일 겁니다.”
다크문의 본부는 지하에서 더 지하로 들어가면 있었다.
예전에는 몇 개의 흑마법 단체들이 있었다고 하던데 거의 다 없어졌다고 한다.
나는 ‘거의 다 없어졌다’라는 문장에 주목했다.
“거의 없어졌다는 건 전 세계에 골고루 퍼져 있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맞습니다. 하지만 굳이 다른 나라까지 날아가서 그들과 싸울 필요는 없어서 그냥 두고 보고 있는 중이죠.”
“전쟁이 벌어지면 세상에 드러나니까?”
“맞습니다.”
역시나 흑마법사들의 세계가 따로 있었다.
그들 중에는 대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없을까?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흑마법사들의 세계에 대해서는 추후 질문을 해도 된다. 내가 다크문의 수장이 된 이후에 말이다.
지금 보니 카타콤에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곳 이외에도 더 깊은 지하가 존재했다.
이 역시도 미로처럼 얽혀 있었는데 카타콤이 지어진 이후에는 흑마법사들이 그 아래에 자리를 잡고 수련을 했었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은 미로와 같이 복잡했고 가끔 일반인이 길을 잃어 들어오기라도 하면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만큼이나 길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물론 흑마법사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흑마법사들이라면 모두 악령을 다룰 수 있었고 악령을 통해서라면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었으니까.
지하의 미로들을 지나 거대한 홀에 이르렀다.
이곳에는 고풍스러운 주택이 한 채 지어져 있었다.
지하에 저택을 지을 생각을 하다니. 못해도 100년 이상 되어 보이는 건물이다. 강철을 사용하여 뼈대를 세웠고 외벽과 내벽은 꽤나 교체를 한 흔적이 있었다.
곳곳에 언데드 경비병들이 보인다.
‘대략 4서클 정도에 뽑은 언데들이군.’
그 경지를 거쳐 왔기에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현대 기술로 지어진 건물이다. 고풍스럽기는 해도 낡지는 않았다.
문이 자연스럽게 열렸다.
높이로 치면 3층에 해당하였으며 각 층마다 100평은 넘어 보인다.
환기 시스템은 물론이고 공기 청정기, 각종 가전제품들까지. 역시나 현대 문명의 힘 때문인지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불편함은 없어 보인다.
웅성웅성!
이곳에는 몇몇 흑마법사들이 있었고 국적은 각양각색이다.
그들은 나를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 냈다.
“새로운 흑마법사인가?”
“여기까지 흘러들어오다니. 어디 사람이지?”
“어? 저 사람은 혹시 이유성 사장?”
“시리아의?”
“하기야, 어쩐지 이상하다 했지.”
나는 세계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얼굴이 알려져 있었다.
한국에서는 유명 인사였지만, 전 세계에서는 그럭저럭 명성이 있는 정도?
3층 끝, 마스터라고 불리는 자의 집무실이다.
이곳 다크문을 이끌고 있는 수장이 저 안에 있을 것이다.
‘대략 5서클 정도인가.’
나는 흑마기를 갈무리했다.
6서클에 오르고 나니 상대방이 대충 어느 정도의 실력을 지녔는지 짐작이 됐다.
똑똑!
“들어와.”
“마스터. 다크문에 가입하고자 하는 흑마법사를 데려왔습니다.”
“흑마법사? 프랑스에 흑마법사가 또 있었나?”
나는 그대로 집무실로 들어온다.
천천히 방을 구경한다.
도저히 연대를 알 수 없는 오래된 서적들과 양피지, 심지어는 죽간도 있다. 그 밖에 고미술품들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이것들이 세상에 나오면 어마어마한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지경이었다.
‘흑마법의 역사는 오래됐지. 수천 년 동안 비싼 물건들을 모아 왔을 거다.’
길을 가다가 로또를 맞은 기분이다.
이걸 정리하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자산이 될지는 짐작하기 힘들다.
물론 이 물건들이 세상에 나오지 않은 이유는 있을 거다. 가령, 너무 고가에 거래되거나 국보급 유물들이라 내놓을 수 없다거나.
“이놈 보게?”
내가 뒷짐을 지고 집무실을 구경하자 6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노인이 허옇게 색이 바랜 눈썹을 꿈틀거렸다.
하얀 수염을 기르고 있는 노인이다. 수염에서는 윤기가 반들반들했고 피부도 매끄럽다. 실제로는 70대일 거다.
나는 가볍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여기가 네놈의 집이냐?”
“저는 다크문에 가입하고자 했고 당연히 당신에게 도전을 할 생각입니다. 제가 과하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겠죠.”
“허어. 지금 나에게 도전이라고 했느냐?”
“안 됩니까?”
“안 될 건 없다만 예의가 없구나.”
“머지않아 제 손에 들어오게 될 다크문입니다. 굳이 당신에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으나 예우를 해 주는 겁니다.”
흑마법사들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가입이나 합시다.”
“으득. 네놈을 죽이고 그 뼈로 언데드를 만들어야겠다.”
“흑마법사들의 숫자도 적은데 참아 주시죠.”
“흥. 그건 수장의 마음이니라.”
“그럼 뭐 마음대로 하시고.”
만약 내가 6서클에 오르기 전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싸가지 없이 나오지는 못했을 거다. 하지만 나는 방금 6서클에 올랐고 서클에 흑마기를 가득 채웠다. 그가 어떻게 나와도 내 몸 하나는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렇기에 두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게다가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나가야 독단적으로 결정을 해도 반항을 하지 못하는 법이었다.
원래 그런 놈이었으니 그러려니 하는 거다.
“나가자.”
어쨌거나 다크문은 전통이 있는 곳이었고 오는 흑마법사는 막지 않는다. 가입 후에는 마스터의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었으니 가입부터 시키고 보려는 거다.
노인은 정말로 나를 죽여 언데드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기세다. 하긴, 예의라고는 눈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없었으니 내가 그의 입장이라고 해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공터로 흑마법사들이 호출되었다.
전혀 시간을 알 수 없는 지하.
곳곳에 불이 켜져 있어 전혀 불편함은 없어 보인다.
20명이 조금 넘어가는 흑마법사들이 모여들었다.
웅성웅성!
그들은 나를 바라보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흑마법사들은 폐쇄적인 집단이었지만, 세월이 많이 흘러 예전 같지는 않았다. 그저 조심하는 정도로 생활하고 있었다.
이곳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수련을 하기에 절대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이다.
노인이 앞으로 나온다.
“무릎을 꿇어라.”
마법진 위에 무릎을 꿇었다.
이게 무슨 마법진인지는 알고 있었다.
마나의 맹세를 할 때 사용하는 마법진이다. 어기면 심장이 터져 죽는다.
“네 마나를 걸고 맹세해라. 죽을 때까지 다크문에 몸을 담을 것이라고 말이다.”
“다른 조건은 없습니까?”
“일단은 없다.”
“하는 김에 한 가지를 더 맹약했으면 합니다.”
“무엇이냐?”
“다크문에 가입한 후, 마스터와 결전을 벌여 승리하는 쪽이 진 쪽을 노예 삼는 것으로.”
“……!”
노인은 놀랐고 다른 흑마법사들은 흥미로운 눈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강자에게 복종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었고 이들은 마나의 맹약으로 묶인 몸이라 다크문에서 나갈 수도 없었다.
오랜만의 결투에 흥분하는 자들도 있었다.
“결투 중에 죽는다면?”
“그럼 별수 없는 일이지요. 언데드로 만들어서라도 노예로 삼는 수밖에.”
“젊은 놈이 오만하구나. 좋다!”
“그럼 맹약하지요.”
“어둠의 마스터, 미케린의 이름으로 맹약한다. 승자의 노예가 되기로.”
“이유성의 이름을 걸고 맹약합니다.”
마법진 위에 피를 떨어뜨린다.
스아아아!
사방으로 흑마기가 퍼진다.
이것으로 되었다.
이제 다크문의 마스터와 내 대결은 피할 수가 없게 되었다.
미케린이 돌아서며 말했다.
“음기와 사기가 가장 짙은 내일 새벽 2시, 이곳에서 대결한다.”
“뭐, 그러든지요.”
우둑우둑!
몸을 가볍게 풀었다.
밤을 새워 버렸다.
“가서 자야겠군.”
휘적휘적 걸어 걸음을 옮기자 흑마법사들이 자리를 비켜 주었다.
밖으로 나오자 해가 중천이다.
도대체 지하에서 몇 시간을 보낸 걸까.
시계를 보니 정오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무래도 6서클에 오르기 위해 상당히 오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휴대폰을 보자 부재중이 떠 있다.
아내와 이슬기의 전화였다.
지하에서는 휴대폰이 터지지 않았다. 단순히 관광지 카타콤이 아니라 더욱 깊은 곳이었으니 전화가 터질 리가 없었다.
먼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안심을 시켰다.
아내와 통화를 하는 동안 호텔에 도착했다. 간단하게 룸서비스를 시키고 샤워를 한다.
솨아아아!
오늘 얻은 것이 꽤 많았다.
내가 카타콤에 간 것은 단순히 마석 하나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리하여 GK리테일과의 치킨게임에 대비를 하고자 했다.
그런데 비행기 안에서 6서클로 가는 깨달음을 얻었고 카타콤에서 6서클이 되었다. 또한, 다크문을 손안에 넣을 수 있게 된 거다.
내가 다크문의 수장이 되면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은 내 것이 된다.
레전드급의 마석은 물론이고 그들을 부림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이익이 있을 것이다.
“나쁘지 않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이슬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갔던 일은 어떻게 되었나요?
“기술을 찾았다.”
-정말인가요!?
“아주 대량으로 안드로이드를 찍어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축하드려요!
기술을 찾았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다.
6서클에 올랐으니 어마어마한 숫자의 언데드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소환은 안 해 봤지만, 그 숫자는 최소한 8~9천. 어쩌면 1만 마리를 뽑아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 정도 인원이라면 치킨게임을 해 볼 만하다.
“아, 그리고 이곳에서 인재들을 구했어.”
-인재요?
“아주 뛰어난 인재들이지. 최소한 영재급 인물들이 20명.”
-와! 어떻게 구하셨나요?
“인맥으로 구했지. 알잖아? 내 아내가 영국 왕족 출신인 거.”
-믿음은 좀 안 가지만 방법이야 어쨌든 인재들이 들어오면 좀 편해지겠어요. 믿을 만한 인간들이 없어서 골치가 아팠거든요.
“그래서 내가 나선 거지.”
-역시 사장님이세요!
정확하게 말하면 그냥 와서 주운 것이었지만, 그런 이야기까지는 아직 이슬기에게 할 필요가 없었다.
추후 신뢰가 더 쌓이게 된다면 그때 가서 말을 해도 늦지 않았다.
“돌아가면 치킨게임을 준비한다. 아주 재미있을 거야.”
-네! 대비하고 있을게요!
이슬기와 통화를 종료하고 조금 후에 룸서비스가 도착한다.
또 한가득 음식을 주문했다.
밤을 새우다 못해서 정오까지 굶었기에 몹시 허기진다.
전투적으로 요리들을 먹어 치우고는 침대에 쓰러졌다.
“다크문이라…….”
과연 그들이 가진 보물들은 무엇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