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13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13화
113
다크문의 보물들(1)
자정 무렵 눈을 떴다.
밤낮이 바뀐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프랑스와 한국의 시차를 생각하면 그런 것도 아니었다.
침대에서 비비적거리며 뭉개다가 집에 전화 한 통을 한 후 샤워를 했다.
가볍게 화이트 와인에 바닷가재 요리로 요기를 했다.
오늘은 다크문 수장과 결투가 있는 날이다.
두 시간 정도 후에 결투가 있을 예정이며 여기서 승리하면 다크문이 통째로 내 손안에 들어온다.
다크문을 수중에 쥐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흑마법을 익힐 정도면 최소 영재 수준일 것이며 고서클에 오른 자들은 천재 정도의 두뇌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였다. 무엇보다 그들을 끌어들인다면 사업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 자리를 잡고 허공에 수인을 그린다.
6서클에 이르면 고급 흡혈귀를 소환할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흡혈귀 중에서도 혈통이 있는 귀족이 소환된다. 언젠가 존재하였던 흡혈귀들의 지배자. 7서클에 이른다면 뱀파이어 로드까지 소환할 수 있을 테지만 그건 아직 요원한 일이다.
7서클은 궁극의 경지라고 불리며 인간이 올라갈 수 있는 한계라고 주해본에 쓰여 있었다. 그 이상의 경지는 스스로 개척을 해야 한다고.
나름대로 지금에 만족하지만, 데스 나이트를 부릴 수 있었으며 차원 이동 마법진까지 사용할 수 있는 7서클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두어야 한다.
스스스슷!
다소 복잡한 수인이었지만, 큰 문제는 없다.
아마 평소 연습을 하지 않았다면 마나회로가 꼬였겠지만. 수정이의 잔소리에 따라 항상 다음 서클의 수인을 연습한다.
서클이 올라갈수록 수인은 복잡해진다.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대량의 마나만 소비를 하고 제대로 마법은 발현되지 않는다.
어마어마한 마력이 빠져나간다.
대량의 언데드를 생산하는데 이런 마법을 사용할 리는 없다. 흡혈귀를 뽑게 되면 소환할 수 있는 언데드의 숫자가 줄어든다.
메이지까지는 단순한 언데드로 취급되지만 듀라한이나 흡혈귀 등 고급 병종을 뽑게 되면 마나의 소비가 극심하다. 한 가지 꼼수로, 이들을 사용하려면 미리 뽑아 놓으면 된다. 그리된다면 언데드의 절대 수치에는 변함이 없었다. 문제라면 뱀파이어는 낮에 취약하다는 거겠지. 그건 소환이 되면 물어봐야겠다.
지금 내가 소환할 수 있는 뱀파이어의 숫자는 셋.
기왕이면 여성체가 낫지.
검은 기운이 뭉치기 시작하더니 바닥에 음산한 사기가 깔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창백한 얼굴을 가진 미녀 셋이 무릎을 꿇었다.
“로드시여, 부름을 받고 왔습니다.”
“로드께 영광을.”
“로드를 뵙습니다.”
한눈에도 기품이 흐르는 뱀파이어들이었다.
뱀파이어라고 해서 인간과 차이가 있는 건 아니었다. 단지 피부가 너무 새하얗다는 것이 특징일 뿐이다.
전투에 나서면 이빨을 드러내며 마력을 뿜어낸다. 겉으로 봐서는 어느 귀족 가문의 아가씨 정도로 보일 뿐이다.
“일어나라.”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오늘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겠지?”
“왕좌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것으로 압니다.”
“왕좌라.”
말에는 기품이 뚝뚝 묻어난다.
주인이기에 이러는 거겠지.
뱀파이어 귀족 세 마리를 뽑았을 뿐임에도 마나가 반 정도 빠져나갔다.
전투를 위해서는 채울 필요가 있었다.
“일단 카타콤으로 간다.”
“예!”
우리는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프랑스 당국에서 나를 감시할 것이 뻔했기에 창을 통해 카타콤으로 향한다.
저벅저벅.
끊임없는 지하로 내려간다.
부족한 마나를 채우기 위해서는 레전드급 마석으로 마법진을 만들어 놓은 수련실이 안성맞춤이다.
그곳에서라면 부족한 마나를 순식간에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궁금한 점이 있다.”
“하명하소서, 로드.”
“너희들은 햇볕을 받으면 타나?”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일반 뱀파이어들이야 햇볕을 받으면 타지만 순혈에 가까운 저희는 타지 않습니다.”
“힘은?”
“약화됩니다.”
“오호. 일단 타지는 않는다는 거지?”
“예. 저희에게 물려 뱀파이어가 된다면 그 개체는 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혈통의 힘이라는 거다.
꽤나 대단한 무력을 지녔을 걸로 예상되는 뱀파이어들은 햇볕에 타지 않는다.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회사 일을 시켜 보면 잘 할 수 있을까?
“좋아. 한국으로 돌아가면 회사 일을 맡겨 볼 테다.”
“로드의 가업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옵니다.”
“아, 그리고 한국에 가면 말투는 바꾸는 것이 좋겠다.”
“예, 로드시여.”
위조 신분증도 있어야 할 것 같다.
일반 언데드들이야 안드로이드라고 이야기를 하면 되겠지만, 뱀파이어는 아니다. 이들은 아무리 봐도 안드로이드로는 보이지 않았다.
저절로 기품이 묻어나는 분위기는 분명히 직원들을 압도할 것이었다.
차라리 위조 신분을 주는 것이 나았다.
“그리고 프랑스인이지.”
“명심하겠사옵니다.”
어느덧 수련실에 도착했다.
수련실에는 선객이 있었다.
웅성웅성!
몇몇 사람들이 이곳에서 수련을 쌓고 있었고 내가 나타나자 자리를 비켜 주었다.
“저자는 오늘 마스터와 대결을 벌이는 신입이 아닌가?”
“성정이 오만하다고 하더군.”
“마스터를 뛰어넘는 강자가 아니고서야 봐줄 수가 없지.”
아무래도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 같았다.
상관없는 일이다.
오늘 대결에서는 내가 승리한다.
마법진에 앉아 정좌를 했다.
뱀파이어들이 내 주변을 호위했다.
스아아아!
마나를 빨아들이면서 방금 축낸 마나를 채운다.
아무래도 서클에 무리를 주기에 하루 세 마리 이상의 뱀파이어 소환은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한 달이면 뱀파이어 귀족이 90마리다.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면 인재의 부족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새벽 2시.
몇몇 다크문 문도들이 내 주변을 둘러싼다.
“일어나라, 도전자여.”
“벌써 시간이 됐나?”
“마스터께서 기다리신다.”
“뭐, 그러지.”
일어나서 휘적휘적 더 깊은 지하로 내려갔다.
복잡한 미로를 거쳐 거대한 홀에 도착하였는데 이곳에는 어제 봤던 노인과 다크문의 문도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어제 못 봤던 사람들까지 죄다 모였다.
내가 승리하면 바로 수장이 바뀐다. 이들의 충성을 받기 위해서라도 모여 있는 편이 좋다. 실력을 보여 준다면 좀 더 통제가 쉬울 것이고 말이다.
노인이 앞으로 걸어 나온다.
그 뒤에는 역시 뱀파이어 셋이 소환되어 있었다.
겉으로만 봐서는 귀족인지 일반 뱀파이어인지는 구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뱀파이어는 5서클 이상이 되어야 소환할 수 있다.
“도전자의 자격은 충분하군. 뱀파이어라니. 그 나이에 5서클에 올랐나?”
“…….”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곧 전투가 벌어질 것인데 가타부타 입을 열 필요는 없었다.
노인이 씩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네놈을 죽여 영혼을 가두어 노예로 만들리라.”
“그 말, 후회할 텐데?”
“젊은 나이에 5서클에 올랐으니 오만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허나, 너는 오기를 부려야 할 장소를 잘못 골랐다.”
“입으로 싸우는 게 이 동네 특징인가?”
나는 이를 드러내며 이죽거렸다.
노인의 눈이 빛난다.
한눈에 봐도 화가 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화르륵!
그는 양손에 흑마기를 머금었다.
꽤나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일반적인 5서클은 아니라는 말인데……. 그렇다고 6서클에 오른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승산은 나에게 있다.
“시작해 볼까?”
팟!
노인의 몸으로 각종 버프가 쏟아진다.
덩치가 두 배는 커졌고 피부는 강철같이 단단해졌다. 움직임은 총알을 연상케 할 정도였으며 마법과 전투를 함께 사용한다.
양손에는 거대한 손톱이 돋아나 있었다.
일견, 괴물과 같은 모습이다.
여기에 놈의 뱀파이어는 내가 소환한 뱀파이어 귀족들에게 달려들었다.
콰앙!
나 역시 온몸에 버프를 두르고 놈의 일격을 받아 냈다.
결계를 치지 않았다면 곧바로 지하가 무너졌을 법한 충격이 전해졌다.
5서클을 뛰어넘는 흑마기가 느껴진다.
‘뭐지?’
손발이 어지러워진다.
동시에 흑마법들이 내 등을 노렸다.
전투를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흑마법사들이 득실거리는 시절이라면 몰라도 흑마법이 몰락한 현대에서 이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는 흑마법사는 없을 것이다.
몇 번 막아 내다가 냅다 노인네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5서클에 올랐다고 해도 6서클에 비견할 수 없는 이유가 사용하는 흑마법의 질이 달랐기 때문이다.
대략 5배에서 10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고 나는 10배가 넘는 효율을 가지고 있었다. 마나 감응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콰아아앙!
“커어억!”
“……!”
노인이 저 멀리 날아가 처박혔다.
놀람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몇 번 뱀파이어들의 공격을 받아 주던 뱀파이어 귀족들은 그대로 노인의 소환수들을 찢어발겨 버렸다.
촥! 촤자자작!
“끄아아악!”
“로드!”
상대방 뱀파이어가 분해되어 피를 뿌리더니 곧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노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머리에서는 피가 줄줄 흘렀고 이는 꽉 다물어져 있었다.
“그렇게 하면 이가 상할 텐데. 늙어서 이도 성치 않을 텐데 그렇게 다물면 쓰나.”
“이노오옴!”
내가 6서클에 올랐다는 걸 인정하기 힘든 것 같았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몸을 풀었다.
“좀 놀아 보자. 제대로 덤벼라.”
쾅! 콰과과광!
후두두둑
거대한 홀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었다.
다크문의 수장을 결정하는 이 자리에서 다크문의 문도들은 경이로운 광경을 바라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크문의 2인자인 바이스가 그 광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6서클이라니.”
“6서클이라니요!?”
“분명해. 저자의 소환수는 뱀파이어 귀족이야.”
“그럴 리가……. 지난 100년 동안 6서클의 흑마법사는 나온 적이 없지 않습니까?”
“우리들의 눈앞에 나타났잖아.”
검은 기류에 휩싸여 있었지만, 다크문의 문도들은 그들이 싸우는 광경을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
허공에서 수십 가지의 흑마법들이 서로 얽혔고 그것도 모자라 직접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미 도전자의 뱀파이어들은 수장의 뱀파이어를 찢어 버리고 뒤로 물러나 있었다.
“소환수를 이용할 필요도 없다는 건가.”
“지금……. 수장이 밀리는 겁니까?”
“밀리는 정도가 아니야.”
“그, 그럼?”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