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14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14화
114
다크문의 보물들(2)
퍽! 퍼버버벅!
“아아아악!”
노인의 흑마기는 거의 사라져 가고 있었다.
내 힘에 대항하느라 무리하게 흑마기를 운용한 탓에 벌써 힘이 쭉 빠진 거다.
그렇다고 해도 5서클의 마력은 아니었다.
‘도대체 뭐냐?’
이렇게 두들겨 맞고 있는 순간에도 몸 어디에선가 흑마기가 흘러나와 노인의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설마, 아티팩트?”
주해본에서 본 적이 있었다.
흑마법은 애초에 이 세상의 학문이 아니었다. 다른 차원에서 온 것이었으며 그때, 아티팩트도 함께 넘어왔다.
아티팩트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는데, 특히나 흑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아티팩트는 희귀하다고 한다.
노인은 그런 아티팩트를 몇 개나 몸에 두르고 있는 것 같았다.
꽈직!
하지만 그런 아티팩트도 내 주먹을 다 막지는 못했다.
노인의 코와 입에서 피가 줄줄 흘렀다.
일반인이 이 광경을 봤다면 노인을 학대하고 있는 것으로까지 보일 거다. 슬슬 죄책감이 들기 시작하자 주먹질을 멈췄다.
“으으. 쿨럭!”
노인은 피를 게워 낸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자를 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봐, 미케린.”
노인, 미케린은 나를 올려다봤다.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이다.
“약속을 이행하라.”
미케린은 입술을 짓씹었다.
어제 그는 마나의 맹세를 했다. 만약 여기면 심장이 터져 죽을 것이다.
겨우 한 서클 차이였고 미케린은 지구에 몇 개 남아 있지도 않다는 아티팩트로 몸을 감고 있었지만, 나를 이길 수 없었다.
한 서클의 차이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
미케린은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미케린은 한쪽 무릎을 꿇었다.
“마스터, 충성을 맹세합니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다크문의 문도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직접 보았으니 지금의 상황은 충분히 인지하였을 거다.
그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케린을 따라 무릎을 꿇었다.
“충성을 맹세합니다!”
“좋아. 그럼 안으로 들어가지.”
예상대로 다크문을 접수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예상했었던 일이다.
내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다크문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나 재산들이었다.
수장의 집무실 의자에 내가 편하게 앉아 있었고 그 앞으로 다크문의 문도들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편하게 앉아라.”
명령이 떨어지고 나서야 그들은 의자에 앉았다.
내 뒤로는 뱀파이어 귀족들이 병풍처럼 서 있었고 은근하게 흑마법사들을 노려본다.
흑마법사 중에서는 대다수가 내가 소환한 소환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명령만 하면 찢어 죽이는 거야 손쉽다는 뜻이었다.
“미케린.”
“예, 마스터.”
“소감이 어떤가? 아까는 나를 죽여서 영혼으로 뭘 만드니 어쩌고 하던데?”
“소인은 그저 강자에게 복종할 뿐입니다. 율법에 따라서 말이지요.”
“그런 율법도 있나?”
“굳이 마나의 맹세가 아니더라도 소인은 마스터를 따랐을 겁니다.”
“그래? 율법에 따라 너희들은 나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나?”
“저희의 영혼은 마스터의 것입니다.”
아주 무거운 분위기였다.
영혼까지 운운하는 것을 보면 다크문의 모든 재산은 나의 것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뚜껑을 하나씩 열어 보도록 할까?
“미케린. 네가 가지고 있는 아티팩트들은 어떤 것이 있나?”
“총 세 점입니다.”
미케린이 일어나 책상 위에 아티팩트를 늘어놓았다.
“이 반지는 마스터를 상징합니다.”
블랙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반지는 꽤 고풍스럽다.
눈에 튀는 것이 문제였지만, 촌스럽지는 않아 끼고 다녀도 별문제는 없어 보인다.
“마스터의 반지는 마력을 2배 정도 증폭합니다.”
“오호.”
“그렇다고 소환수의 수가 늘어나거나 마법의 질이 향상되는 건 아니지만 마력이 증폭된다는 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옵니다.”
“그렇군.”
“이 목걸이는 자동으로 다크실드가 시전됩니다. 위험을 감응하는 물건이죠.”
“일반인이 사용해도 문제는 없나?”
“물론입니다.”
아름다운 세공이 들어가 있는 목걸이다.
루비를 감싼 금, 그리고 백금을 줄로 사용했다.
다소 여성스러운 감이 있어 미케린도 소지를 하고 다녔던 것 같다.
‘이건 리사를 주면 되겠군.’
“이 오브 역시 마력을 증폭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건 네가 가져라.”
“감사합니다.”
미케린이 고개를 숙이며 물러난다.
“쓸 만한 재산이나 물건은 더 없나?”
“저희 다크문은 프랑스의 M그룹의 배후입니다.”
“오호.”
향수로 유명한 M그룹은 의류, 시계, 지갑 보석 등을 만들며 일명 ‘명품’을 만들어 내는 회사다.
M사의 가방 하나가 수백만 원에 달하며 한국에서는 명품을 밝히는 여자들을 대량으로 양산해 내기도 했다.
그런 회사의 배후에 다크문이 있었다니.
“제가 M그룹의 모기업 주식을 50%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이제 M그룹의 실질적인 소유자도 내가 된다는 뜻이다.
배후에서 M그룹을 조종할 수 있다.
좀 더 내 회사가 발전하면 뒷공작을 해서 M그룹을 집어삼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다크문은 꽤나 오랫동안 살아남은 단체인 만큼 가지고 있는 것도 많았다.
그 밖에 부동산이나 주식, 현금도 제법 보유를 하고 있었다.
“또한, 이 방을 채우고 있는 유물이나 미술품들이 있지요. 팔 수 없을 만큼의 고가의 물건들도 있습니다.”
“좋은 소식이군.”
“모든 것은 마스터의 소유입니다.”
입이 찢어지려 하는 걸 간신히 막았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안 끝났군?”
“가장 중요한 물건이 저희에게 있습니다.”
“뭐지?”
딱!
미케린이 손가락을 튕기자 문이 열리고 언데드들이 관 하나를 가져온다.
크기가 제법 되었는데 일반인이 들어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 크기가 2미터는 넘었으니까.
덜컹!
관이 열리자 갑옷에 둘러싸여 있는 유해 한 구가 있었다.
순간적으로 린의 목표가 떠오른다.
-데스 나이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죠.
“이건 설마 데스 나이트…….”
“완성품은 아니고 뼈대입니다. 이 뼈대는 수천 년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그런데도 완성을 못 했나?”
“7서클에 오른 흑마법사가 없을뿐더러 검의 마스터에 오르는 기사의 영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유해는 있군?”
“언젠가 지구로 넘어왔던 최초의 이계인들 중에서 마스터급 기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사고로 그가 죽고 지금까지 보관되어 있었죠.”
“허어.”
“어쩌면, 마스터께서 데스 나이트를 최초로 완성하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구에서 데스 나이트를 쓸 곳은 없겠지만, 그래도 만들 수만 있다면 호위로는 제격이다.
먼 미래에 혹시라도 차원의 문을 열 수 있다면 그곳을 오가며 상행을 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겠지.
데스 나이트의 뼈대는 있어서 나쁠 것이 전혀 없었다.
“잘 보관하도록 하라.”
“예.”
데스 나이트의 뼈대가 보관된 관이 나가자 미케린이 물었다.
“마스터.”
“말해라.”
“외람되지만 마스터의 목표를 여쭈어보아도 되겠습니까?”
다크문의 사람들 모두가 궁금해하는 일이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이들은 율법에 따라 나를 따르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목표가 무엇인지는 알고 따라야 효율이 나올 거다.
이들에게는 그럴싸한 이유를 붙여 주어야 한다.
다크문을 얻고 설마하니 M그룹의 배후가 될지는 몰랐다. 실질적인 M그룹의 주인이 되었으니 사업의 규모는 당연히 확장될 것이다.
지금이 중세도 아니었고 세계를 집어삼키겠다는 목표도 세울 수 없었다.
하지만 경제적인 종속은 가능하다.
“재계 1위.”
“전 세계의 재계를 지배하겠다는 뜻이옵니까?”
“그렇다.”
“최선을 다해 마스터의 꿈을 이루어 드리겠습니다.”
모두가 눈을 빛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재계 1위를 입에 담았지만, 어쩌면 이건 내가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가슴에 품고 있던 뜻일지도 모르겠다.
그때에는 전혀 불가능한 꿈이라고 여겼지만, 이제는 아니다.
“반드시 꿈을 이룰 것이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미케린은 호텔까지 배웅한다.
내 뒤에는 10명의 사람들이 따르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10명의 사람들과 흡혈귀 세 마리가 함께하고 있다. 뱀파이어 귀족들은 햇볕을 받아도 별다른 타격이 없었으므로 따사로운 햇살을 직접 맞고 있는 중이다.
“마스터. 다음에는 제가 한국으로 가겠습니다.”
“그리해라.”
“이곳은 걱정 마십시오. 제가 잘 이끌고 있겠습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다크문이라면 믿을 수 있다. 그들은 이미 나에게 종속이 된 상태였으니까.
특히나 미케린은 마나의 맹세로 묶여 있었다.
“바이스.”
“예, 미케린 님.”
“마스터를 잘 보좌하도록 해라.”
“걱정 마세요.”
밤새 미케린은 여러 장의 위조 신분증을 만들어 주었다.
다크문은 M그룹의 배후였지만 지하 세계에도 사업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위조 신분증을 만드는 것쯤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세 마리의 뱀파이어가 프랑스인 신분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도 신분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꼭 프랑스인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으로도 위조 신분증을 만들 수 있었지만, 가능하면 프랑스인으로 위장을 하는 것이 쉽다고 미케린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한국에서 프랑스인이라면?
그다지 위화감은 없다.
그냥 외국인 정도로 여겼고 편의점에서 일을 하게 되면 좀 신기하게는 볼 거다. 여기에 아름다운 여성이라면?
매출은 급상승할 것이 틀림없었다.
호텔에 들러 짐만 챙기고 바로 출국할 것이다.
이제 6서클에 올랐으니 레전드급 마석은 챙기지 않기로 했다. 그 마석은 이곳 카타콤에 있는 편이 나았다.
다크문의 흑마법사들이 수련을 하려면 마석은 반드시 필요했다.
다크문의 사람들은 모두 일등석에 탑승했다.
사실, M그룹에는 전용기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아직 M그룹과 내 관계는 밝혀지지 않는 편이 좋았다.
M그룹을 완전히 이용하는 건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한국으로 향하는 길.
영문도 모른 채로 10명의 문도들이 끌려왔다.
흑마법사 중에서도 제법 똑똑한 축에 속하는 이들이었고 그들은 새로운 마스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것이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율법이라고 하니 나로서는 큰 이익이 될 것이다.
다만 그들은 조금 불안해했다.
다크문 자체가 다국적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지만, 한국이라는 나라가 꽤 생소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2인자에서 3인자로 밀려난 바이스가 다가왔다.
올해 나이가 30대 후반이라고 들었는데 5서클에 올랐기 때문인지 신체가 변화했고 대충 봐서는 20대 후반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 여성이었다.
그녀는 내 옆자리에 타고 있었다.
“마스터.”
“말해라.”
“송구하지만 저희가 한국에서 하게 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다들 궁금해하는 일인가?”
“그렇습니다.”
나는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로 말했다.
“별일은 아니다. 내 사업체의 중역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