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16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16화
116
치킨게임(2)
“어떤 일?”
“GK리테일에 대한 일이에요.”
“아, GK리테일.”
이미 나에게는 대안이 있었다.
정말 어쩌다 보니 깨달음이 찾아왔다. 바로 6서클에 오를 수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하였는데 그 경지에 오르게 된 거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1만 마리의 언데드를 뽑을 수 있게 됐다.
마나 감응도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뛰어났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 말은 1만 마리의 안드로이드를 뽑을 수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시를 내렸다.
“거절해.”
“거절하면 자칫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치킨게임?”
“수틀리면 그럴지도 모르죠. 원래 이 바닥이 그래요. 어차피 그들은 CL리테일이 사라졌으면 하고 있어요. 안드로이드까지 들여놓는다고 하니 차라리 고사시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겠죠.”
“도시락이나 김치의 맛도 뛰어나고?”
“네. 일명 손님 끌기용이 훌륭하다는 거예요. 매출은 오를 수밖에 없고…….”
“결국, 우리를 고사시키려 할 수도 있다?”
“네.”
“아아, 그렇군. 바이스는 어떻게 생각해?”
“최악의 경우에는 M그룹에서 자금을 지원하면 돼요. 걱정 없어요.”
“들었지?”
“음……. 그럼 정말 거절해요?”
“다 대안이 있다니까.”
“알겠어요.”
최종적으로 전쟁 준비를 마쳤다.
나에게는 총알(돈)도 넉넉했고 뒷배로 H그룹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M그룹의 실질적인 지배자다.
지금 상황에서 치킨게임을 하겠다고 하면 나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어디 마음대로 해 보라지.”
“아, 그리고 사장님?”
“응?”
“이분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애들 말이지.”
다크문의 10인을 말하는 거였다.
“천재들이니까 알아서 잘 굴리도록 해.”
“흐. 정말이죠?”
“정말이야.”
바이스부터 시작해서 10인의 사람들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CL리테일의 이태곤 본부장은 방금 들어온 소식에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뭐라고 했어?”
“GK의 제안을 사장이 거절했답니다.”
“와, 그걸 거절해? 왜?”
“차별화를 위해서겠죠.”
“차별화고 나발이고 살아남고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이태곤은 자신의 느낌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현 CEO는 분명히 뛰어난 사람이었고 뒷배도 있었다. 해진 도시락을 인수하고 김치 회사도 발족했다.
이제는 그룹의 이름을 정해서 중견 기업 집단으로 나아가야 한다.
분명히 뛰어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GK에서는 CL리테일을 눈엣가시로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서 잘못하다가는 분명히 나인 편의점과 담합하여 CL리테일을 고사시키려 할 것이다. 그렇게 둘 수는 없는 거다.
“이대로는 망한다.”
“어차피 망하게 생겼는데 이적하면 안 됩니까?”
“이적?”
“회사를 옮기는 거죠.”
“어떻게?”
“가령, 회사 기밀을 그쪽에 넘긴다거나?”
“회사 기밀이라면…….”
“레시피까지는 접근이 제한되어 있지만, 새로운 제품 출시일이나 회계 부분에 대해서는 손을 댈 수 있죠.”
이태곤의 최측근인 오달수 상무의 계책이었다.
그들은 CL리테일이 얼마 버티지 못할 거라고 봤다.
지금도 빚으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3대 회사가 치킨게임을 시작하면 어느 한쪽은 망한다고 봐야 했다.
그렇다면 이적을 해야 한다.
“좋아. GK 사장과 협상을 해 보도록 하자고.”
GK리테일 본사.
이정만 사장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소리를 전해 들었다.
“뭐라고?”
“해진 도시락에서 납품을 거절했습니다.”
“납품을 거절해? 왜?”
“CL리테일에 도시락을 납품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하! 그걸 누가 몰라?”
“아무래도 그쪽에서는 우리와 잘 지낼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장님.”
오유찬 실장은 똥 씹은 표정으로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겨우겨우 명맥을 이어 나가던 회사가 바로 CL리테일이었다. 그러다가 결국 CL그룹에서도 포기했고 웬 과학자가 회사를 인수했다.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자였는데, 이순신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이유성 사장이었다.
청소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몇 가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더니 CL리테일을 인수했고 공격적으로 경영을 해 나갔다.
월 회비를 비롯하여 몇 가지 손을 보고 그에 반발하는 점주들을 제압하더니 아내의 맛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하여 GK편의점과 나인 편의점을 위협하고 있었다.
여기에 곧 있으면 안드로이드가 계산대를 대신한다고 한다.
그렇게 된다면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더 시간이 지나면 위험할 거다.”
“물론입니다.”
“미끼 상품에서 밀려 편의점의 매출은 떨어지고 점주들은 배를 갈아타겠지.”
“그렇게 되기 시작하면 회사는 버틸 수 없을 겁니다.”
그런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게 만들 수 있었지만, 어차피 예전부터 한국 편의점 업계는 경쟁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
삼파전에 다른 기업들이 시시때때로 편의점 사업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은 압도적인 점유율이 필요하다.
하다못해 CL편의점만 사라져 줘도 1만 개씩 나인 편의점과 점유율을 갈라 먹을 수 있었다.
“일단 압박해.”
“어떤 식으로 말입니까?”
“거절하면 판매가를 10% 낮출 거라고.”
“허어. 이거 잘못하면…….”
“우리는 버틸 수 있지. 그런데 놈들은 버틸 수 있을까?”
“불가능하죠.”
“그러니 굴복을 시키든 그들이 망하든 해야지. 안 그러면 우리도 미래에는 그들이 위협적일 테니까.”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해진 도시락 본사 연구실.
아내는 요즘 종종 본사 연구실로 출근하여 새로운 레시피를 전수했다.
한식에 정통한 아내는 양식도 꽤 하는 편이었고 한식과 양식, 퓨전을 아우르는 레시피를 만들어 냈다.
그 덕분에 3일에 한 번꼴로 레시피가 전해지고 있었다.
“오늘은 치킨 도시락을 만들어 봤어요.”
“오오!”
연구원들이 눈을 빛낸다.
특히나 이석준 소장은 이번에는 어떤 맛이 탄생하게 될지 매우 기대를 하는 눈빛이었다.
각 편의점에서는 많은 도시락들을 출시하고 있었지만 치킨 도시락은 그중에서도 꽤 잘나가는 품목이었다.
하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순살 간장 치킨과 양념치킨 정도를 출시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몇 가지 찬들을 추가하여 맛을 냈지만, 우리가 흔하게 먹는 그 맛의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내는 양념도 우리가 흔하게 먹는 맛이 아니라 매콤하고 담백하게 맛을 냈다. 간장도 마찬가지였다.
특이하지만 맛있다.
“와!”
감탄하는 사람들.
나야 매일 먹는 것이 아내의 손맛이었지만 사람들에게는 아니었다.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이 분명했다.
“도대체 이건 무슨…….”
“계피로 맛을 냈는데 이게 잘못하면 망치기 십상이거든요. 레시피를 가져왔어요.”
이석준 소장은 매우 공손한 자세로 레시피를 받아 들었다.
이 레시피가 마치 자신의 목숨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두 손으로 받아 품에 집어넣었다.
“이번 도시락도 성공할 것이 확실합니다!”
“소장님. 해진 도시락에 잘 전달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도 최대한 많은 도시락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나중에는 해진 도시락과 우리 회사가 CL편의점의 모든 도시락을 공급해야 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오늘 레시피는 내일부터 당장 출시하도록 하죠.”
“네!”
사람들은 자신만만했다.
절대 망할 리가 없는 레시피라고 본 거다.
실제로 아내가 경영에 관여한 이후로 편의점 매출이 15%나 늘었다.
도시락은 항상 매진이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뭐라도 하나 사 가는 거다. 원래 사람들 심리가 그렇기도 했다.
편의점에 왔다가 그냥 나가기도 했지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들어온 김에 산다. 그것이 매출과 연결이 되는 것이었다.
아내와 나는 일을 끝내고 연구소를 나온다.
이제 아내를 집에 데려다줄 것이다. 회사를 위해 레시피를 제공해 주는데 이 정도 서비스야 당연한 일이었다.
“고생했어.”
“아니에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뻐요.”
“하하하! 역시 내가 장가는 기가 막히게 갔다니까.”
아내는 은근하게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이슬기가 살짝 띠껍다는 얼굴로 나를 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장님. 이제 슬슬 무역 회사를 인수하셔야 해서 제가 한번 알아봤어요.”
“오, 그래?”
그렇지 않아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편의점도 그렇고 도시락도 그렇고, 김치 회사까지 재료들을 수급하기 위해서는 무역 회사가 필요하다.
무역 회사가 내 소유로 있으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원가의 절감은 곧 회사의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었으므로 윈윈하는 효과를 낳는다.
“그래. 어디가 적당하겠어?”
“천우무역이 어떤가 싶어요.”
“천우무역?”
나는 이슬기가 다 무너져 가는 회사를 내세울 줄 알았다.
부채 비율이 상당한 그런 회사들 말이다.
이슬기가 내 의도를 눈치챘다.
“이제 사장님은 자금력이 있으시잖아요.”
“흠. M그룹에서 자금을 마음대로 돌릴 수는 없는 일이고 안드로이드 판매도 이제 슬슬 끝나가잖아?”
“그래도 상당한 자금이 있으시죠.”
“그거야 부정할 수 없지.”
나에게는 약 3조 원가량의 자금이 있었다.
안드로이드 판매를 통하여 어마어마한 자금을 모았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하지 못할 금액이 내 손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자금이 있으시면 빅딜을 통하여 멀쩡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흠.”
“편의점도 어떻게 보면 유통업이잖아요?”
“유통업이지.”
“편의점에 들어가는 모든 물건을 수입할 수 있고 도시락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모두 무역 회사가 수입할 수 있죠. 여기에 해외 진출까지 생각을 하신다면 대규모 무역 회사를 빅딜을 통하여 인수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어요.”
그녀의 말이 맞다.
예전의 나였다면 절대 결정하지 못했을 일이지만 이제는 상당한 힘을 갖추고 있었다.
이 정도 힘을 가지고서 사업을 말아먹는 것이 오히려 어려운 일일 지경이었다.
그렇다면 그녀의 말대로 하는 것이 최선이다.
“당신의 생각은 어때?”
“저요?”
아내가 지명되자 그녀는 미소를 짓는다.
“당신의 판단을 지지해요.”
“좋아. 바로 추진하도록. 금액은 뽑혔어?”
“1조 원 수준에 인수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조 원 수준이라.”
“어느 정도의 부채는 가지고 가셔야 해요. 아니면 BW주식으로 지배권을 더 공고하게 하셔도 좋고요.”
그러니까 그녀의 말은 천우무역을 인수하여 그쪽이 가지고 있는 채권들을 내가 갚고 그 대가로 BW주식을 발행하여 지배권을 공고히 하자는 뜻이었다.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들은 언젠가는 크게 팽창한다. 그리된다면 주가는 치솟을 것이고 결국 그건 내 피와 살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