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29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29화
129
또 다른 조직(1)
스스스슷!
대량의 흑마기가 마법진으로 빨려 들어간다.
바닥에서부터 음침한 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검은 운무가 낮게 깔리고 소름 끼치는 음성들이 사방에서 메아리쳤다.
이것은 마석에서 나는 공명음이었고 오랜 시간 카타콤의 악귀들을 빨아들였기에 나는 소리였다.
역시나 보통 사람이 여기 있었다면 공포로 미쳐 버렸을 정도로 그 기운이 음울했다.
하지만 흑마법사가 된 이후로 이런 기운들은 익숙해졌고 고위 서클을 이루면서 친숙해졌다. 오히려 햇볕을 쬐고 있는 것보다 평화로움이 느껴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에서 뭔가가 기어 올라왔다.
바닥을 뚫고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마력에 의해 생겨난 무언가가 기어 올라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더미들은 모두 여성체로 설정되어 있었다.
응대를 하는 사업의 경우에는 외모가 뛰어난 여자를 배치할수록 매출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주 단순한 심리 작용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한국인들은 서양 미인들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리사와 살고 있는 나 역시 과거에는 그런 환상을 가졌었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라면 영어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실질적으로 결혼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이런 미인들을 배치하고 나면 분명히 매출은 오른다.
실제로 리테일의 경우만 보아도 미끼 상품에서 15% 정도의 매출이, 미인 알바생을 배치하여 10~15% 정도 매출이 추가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대 20%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었고 나 역시 그에 동의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수백에 이르는 더미들이 일어난다.
칼번의 눈에 감탄의 빛이 스쳐 간다.
“역시나.”
“생각보다 더 효율이 좋군?”
“그런 것 같습니다. 하루에 천 마리 정도는 무리 없이 생산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안드로이드를 공급하기에는 부족했다.
천 마리면 한 달에 3만 마리였고 수 사이언스에서 안드로이드를 출시하면 향후 그 수요가 폭발할 거라고 보고 있었다.
연간 36만 마리 정도를 제작할 수 있었고 전 세계에 골고루 공급이 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물론 그런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7서클에 오른다면.”
“주인님. 그건 인간의 영역이 아닙니다.”
“그래도 역사적으로 몇 명은 그 경지에 올랐지.”
“그렇기는 하옵니다만.”
“7서클에 오르면 하루에 몇 마리나 뽑을 수 있지?”
“일 만 이상이죠.”
“그 정도는 되어야 전 세계에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 같군.”
“주인님의 명령을 듣는 언데드가 억 단위로 깔리게 되는 것이군요?”
“그래.”
“그리된다면 세상을 지배하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딱히 그럴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흑마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위대한 학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지금은 현대 사회였고 세상을 지배한다느니 하는 생각은 말도 되지 않는 것이었지만, 고대였다면 정말로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다.
물량으로 적국을 쓸어버린다.
1년 동안 준비하여 수백만 언데드 대군을 몰고 간다면 그 누가 막을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내가 시대를 잘못 타고났지.”
“허허허. 그거야 주인님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죠. 지금도 전 세계 흑마법사들을 발아래 두시면 암암리에 지배를 하는 건 가능한 일입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지요.”
더미들은 스스로 몸을 일으켰고 내 의지에 따라 창고로 이동하였다.
창고에 더미들이 쌓이기 시작한다.
마법진을 가동하였으니 이제 주기적으로 더미들을 쏟아 낼 것이다.
며칠에 한 번 정도 방문을 하여 점검하고 마력을 불어넣으면 내 역할은 끝이었다.
“확인했으니 돌아가지.”
“그러시죠.”
회사 앞.
몇몇 기자들은 여전히 돌아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참으로 끈질긴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하기야, 이렇게 정교한 안드로이드 기술은 세계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번 정도는 사람들에게 중간보고를 해 줄 필요가 있었다.
회사 앞으로 걸어 나오자 기자들이 달려왔다.
“회장님! 안드로이드는 언제 출시하나요!?”
“미완의 기술이라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이미 기술은 완성입니다.”
“그렇다면 출시일은…….”
“일반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겁니다. 물량이 쌓여야 상용화를 시킬 수 있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설비가 되지 않아서 말입니다.”
“그럼 일반 상용화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미정입니다.”
“회장님!”
나는 그렇게 일축했다.
지금 바로 정확한 일정을 알려 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럼 이만.”
회사 차에 올라탄다.
여기서 집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지금쯤 가족들은 내가 오기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더 이상 회사 일에 신경을 쓸 수는 없다.
“안녕하세요?”
“아니, 당신은…….”
차 안에는 의외의 인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리아 내전에서부터 안면이 있었던 CIA 캐서린 부국장이었다.
“부국장님?”
“이런! 어쩌죠? 승진했어요.”
“그럼 국장이 되신 겁니까?”
“귀하 덕분이죠.”
이를 드러내며 웃는 캐서린 국장.
CIA 국장이 이곳에 왔다는 건 뭔가 들은 말이 있어서일 거다.
아무리 내가 정보를 감추려고 해도 전문적으로 기밀을 다루는 CIA로 기밀이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한참 안드로이드를 실험하고 있을 것이니 그에 대한 궁금증도 있을 것이다.
“가면서 잠깐이라도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집은 코앞입니다만.”
“10분만 시간을 내주세요.”
“10분 정도야.”
가족들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CIA 국장이 된 캐서린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단은 집으로 차량을 출발시켰다.
“축하드립니다. 꿈을 이루셨군요.”
“꿈이라니요? 이제 시작이죠.”
“더 높은 곳으로 가려는 건가요?”
“여기까지 왔다면 정치도 고려를 해 봐야죠.”
“정치라…….”
어떻게 보면 정치는 최종 테크트리라고 할 수 있었다.
캐서린도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거다.
지금 보니 CIA의 국장 자리는 그녀에게 있어 그저 스쳐 가는 직책일 뿐이었다.
정치를 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공적을 내세워야 한다. 여기까지 온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드로이드가 필요해요.”
“어째서입니까?”
“미국은 적이 많으니까요.”
세계 최강의 대국인 미국이 적이 많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군도 많았지만, 그만큼이나 적도 많다.
특히 러시아와의 관계가 그랬고 서방의 여러 국가와 경쟁을 하였으며 대리전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최근 발발한 시리아 내전만 해도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 형태였다. 2차전도 그러했고 말이다.
내가 생산하는 더미를 전쟁 병기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은 미국이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수일 것이다.
“여기 오신 이유가 직접적으로 청탁을 하기 위해서군요?”
“맞아요.”
“그 말씀은 안드로이드 해독에 실패했다는 것이고요.”
“생각보다 예리하신데요?”
“이 정도야 조금만 생각을 해도 추리할 수 있는 정보 아니겠습니까? CIA에서 자주 하는 일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후우. 국가 차원에서 안드로이드를 해독하려 애썼죠. 권위 있는 과학자들이 달라붙어 해독을 했지만 결과는 참담했어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글쎄요?”
“회장님께서 만드신 안드로이드는 이 세상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죠.”
“…….”
놀라운 추리였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은유적인 표현이겠지.
“황당무계하군요.”
“그렇죠? 그냥 이건 과학자들 사이에서 나도는 말이고, 뭔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초물질을 연구해서 만드신 것 같은데, 맞나요?”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흑마법에 관련되어 있는 일은 모두 기밀이었다.
괜히 흑마법이라는 말이 새어 나갔다가는 공공의 적으로 선포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조심을 하는 수밖에.
아파트 주차장.
아직 캐서린과는 대화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사장님. 안드로이드를 판매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공장에서 생산이 시작된 것은 알고 있어요.”
“이제 생산이 시작됐습니다만.”
“어쨌든요.”
“아직 가격도 정하지 못했습니다.”
“한 대에 500만 달러 정도면 될까요?”
“500만이라!”
50억이 넘는 돈이다.
미국에서는 그 정도로 안드로이드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물론 그 가격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언쟁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목숨이 대략 그 정도의 값어치는 하지 않을까 하여 나온 금액이 아닐까 싶었다.
“사람 목숨값입니까?”
“인간의 목숨을 어떻게 돈으로 살 수 있을까요? 다만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그 정도의 돈은 투자할 수 있다는 거죠.”
50억이면 적은 돈은 아니었다.
군인으로 만들자면 못할 것도 없었고 내가 만드는 더미는 이제 성인 남성 5배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다. 머리에 직격이 당하지 않는 이상은 재생했다. 머리에는 총을 맞아도 뚫리지 않는 방탄모를 착용하고 임무에 투입된다면 어지간해서는 죽지 않을 것이다. 힘이 강했기에 두꺼운 갑옷으로 둘러싸도 될 것이고 말이다.
인간이 그런 장비를 걸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겁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제가 만든 안드로이드는 전쟁 병기로 적합합니다. 무엇보다 학습이 가능하며 1주일 정도만 훈련을 시키면 바로 현장에 투입이 가능하죠.”
“또한, 구조 요원으로서도 매우 효율이 높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치지 않으니까요. 무엇보다 그 괴물 같은 재생력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천만 달러까지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몇 대나 구매를 하시게요?”
“여력이 되는 대로요.”
안드로이드 사업이 돈이 될 거라고는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올 것이었다.
미국에서 안드로이드를 대량으로 구입하면 러시아는 가만히 있을까? 사방의 여러 국가들, 중동권 국가들, 아시아의 국가들도 움직일 것이다.
전 세계가 어떻게든 안드로이드를 확보하기 위하여 난리를 칠 것은 뻔한 일이었다.
“1만 기를 한꺼번에 구입하실 여력이 되실지요?”
“주신다면 그 이상의 병력도 받을게요!”
“병력이라.”
이미 캐서린은 그 용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전쟁 병기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은 확실했다. 물론 전부를 그렇게 사용할 것은 아니었고 산업에 사용하기도 할 것이지만.
문제는 그 정도 더미를 팔아먹으면 끝이 아니라 배터리도 주기적으로 갈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배터리의 가격도 상당한 값을 생각하고 있었다.
유지비도 상당할 것이다.
‘이래서 일반 상용화는 멀었다는 거지.’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것을 참고 있었다.
1차로 각국 정부에 바가지를 씌워 판다. 그리고 대기업들에 판매하고 돈이 될 만한 곳에 모두 뿌리고 난 후에나 상용화를 시키는 것이다.
돈 많은 인간들에게 모두 팔아먹고 나면 그제야 성능을 다운그레이드하여 판매를 할 수 있게 될 것이었다.
지금은 바가지를 씌울 수 있는 인간들이 전 세계 도처에 널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