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31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31화
131
스파이(1)
주사위는 던져졌다.
어차피 안드로이드의 탈을 쓴 더미는 판매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처음, 이걸 만들 생각을 했을 때는 판매 목적이 아닌 사업의 목적이기는 했다. 지금은 두 가지를 함께 추진한다고 할 수 있었다.
처음 더미가 제작됐을 때에는 각국에 무려 2억 달러를 받고 팔았다. 3대를 2억 달러에 팔고 마음대로 연구를 해도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 이후로 한 달 반 정도가 흘렀고 미국이 먼저 움직였다.
어마어마한 인재풀을 가진 미국이 먼저 안드로이드의 기술을 과학으로는 해독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리고 무려 1만 대나 선계약을 한 것이다.
제작 기간은 10일 정도가 걸린다. 그러고는 바로 미국으로 보낸다.
여기서 받은 돈이 무려 60조.
지금까지 고군분투하며 얻은 돈보다 이번에 벌어들인 돈이 더 많았다.
이렇게 많은 돈을 받아도 되는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
미국이 움직이자 한국에서도 움직였다.
“처음 뵙겠소, 이 회장.”
이슬기가 화들짝 놀라며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장관님! 구조본부장 이슬기라고 합니다.”
“허허허! 미모의 여성이 수 그룹의 이인자라는 말은 들었소.”
국방부 장관 오달성이다.
왜 하필이면 국방부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장관이 다가온다.
“반갑소.”
“아, 예!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장관님.”
일국의 장관이 관심을 가질 정도라니.
하기야, 미국 정보부의 국장인 캐서린도 낮은 직위는 아니다.
“이 회장. 잠시 이야기 좀 나눌 수 있겠소?”
“물론입니다.”
국방부 장관은 아무나 임명되는 것이 아니었다.
호랑이와 같은 기세를 가진 장관은 당연하게도 4성 장군을 거쳐 왔다. 그리고 이번에 장관으로 임명됐다.
응접실에서 장관에게 상석을 내어주었다.
어떻게 보면 이제야 사업을 시작하였기에 장관의 방문은 의외였다.
“설마하니 장관님께서 오실 거라고는 생각 못 했습니다.”
“각하의 명령이었지.”
“대통령께서요?”
“그렇소. 그분이 화를 내시니 별수 있나. 어떻게든 확보를 하라는 명령이 내려왔소.”
“군사적으로 쓰기 위해서입니까?”
“후우. 이 회장도 아시다시피 우리 한국은 분단국가가 아니오? 일선에 배치를 하게 된다면 장병들의 노고도 줄어들고 경계도 확실하게 할 수 있을 거요. 뿐만 아니라 인명 사고도 줄겠지.”
“흠. 그 부분은 동의합니다.”
“일선에 안드로이드 군대를 배치하려 하오.”
“뭐, 그러시죠.”
어차피 판매를 하는 이상 군사적인 목적으로 이용될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미국도 그랬고 전 세계 각국이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특히나 한국은 분단국가였고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안드로이드를 일선에 배치하겠다는 장관의 말은 타당해 보였다.
팔아 달라고 하면 거절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고 말이다.
“장관님. 미국에 1만 기를 제작하여 주기로 했습니다.”
“들었소.”
“그렇다면 가격도 들었겠군요?”
“흠. 어떻게 안 되겠소?”
역시나.
조금이라도 가격을 흥정해 보고자 온 거다.
일국의 장관이 움직여 몇조 원이라도 깎으면 그게 다 국가의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나도 한국에 돈을 모두 받을 생각까지는 없었다.
“많이는 못 깎아드립니다.”
“그렇다면……?”
“10%를 빼 드리겠습니다.”
“10%라!”
“이 정도면 만족을 하실까요?”
“허허허! 고맙소!”
장관은 내 손을 덥석 잡았다.
10%를 깎아 주기로 하였지만, 조금 찔리는 구석이 있었다. 지금 판매하는 안드로이드는 거품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럼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죠. 1만 기를 사시는 겁니까?”
“이번에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배치하기로 한 상태요. 최대한 빨리 받아 보았으면 하는데…….”
“20일이 걸릴 예정입니다.”
“오, 빠르군.”
1만 기의 제작에는 10일이 걸린다.
여기서 미국이 선의뢰를 하였으니 그 뒤에 한국의 물량을 빼주어야 하는 것이다.
“계약금은 10%입니다.”
“그건 걱정 마시오. 바로 입금이 될 거요.”
“감사합니다.”
“허허허! 귀하 덕분에 국고가 차겠구려. 외화 보유액이 어마어마할 거라는 예측이 가능하지.”
“경제에 도움이 된다니 다행이군요.”
어차피 지금 내게 달러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달러를 받아 한국에 들여올 것이고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해외 투자라도 해야 하나.’
그렇다고 원화 가치가 너무 올라가면 국가 차원에서 권고를 받을 것이고 수출에 불리해진다. 수입에는 유리하겠지만 말이다.
그 문제는 차차 생각해 보기로 했다.
장관을 배웅하고 나서 회장실로 돌아왔다.
이슬기와 한유람이 달려 들어왔다.
“축하드려요!”
“정말 엄청난 거래를 하셨어요!”
그녀들은 눈을 빛내고 있었다.
돈이 돌기 시작하였으니 사업의 규모를 확장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기 때문이다.
“벌써 110조 정도를 버셨군요?”
“세금 떼고 100조 정도?”
“와! 대체 그게 어느 정도의 돈인가요?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아요.”
안드로이드 사업은 성공적이다.
대박을 치다 못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올지 모를 지경이 되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 이런 식으로 바가지를 씌워 파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안드로이드를 도입할 것이고 국력에 따라서 추가로 주문이 들어올 수도 있었다.
특히 국방비로 천조 원을 투입하는 미국을 보면 몇만 대를 주문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사업의 규모는 이제 초라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사업에나 손을 댈 수는 없었다.
한유람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회장님. 이렇게 된 김에 1위 택배사를 인수하는 건 어떠신가요?”
“1위 택배사?”
“네! 약 1조 원 정도의 자금으로 인수할 수 있어요.”
“대성통운을 매각할 의사가 있다고?”
“대성그룹에서는 최근 에너지 사업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죠. 그에 따라 매각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요.”
“빅딜이 되겠네.”
“네!”
“그리고 회장님!”
이번에는 이슬기였다.
그녀는 착 가라앉은 표정이었다.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말한다.
“이참에 건설사를 인수하시는 건 어떤가요?”
“건설사?”
“무역 회사와도 연계가 가능하고 앞으로 사업을 크게 확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건설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요.”
그녀의 말이 맞았다.
앞으로 회사가 얼마나 팽창을 하게 될지는 예측조차 할 수 없었다.
마구잡이로 확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계가 되는 사업을 위주로 확장한다. 그리고 추가로 건립하게 될 회사들도 있을 것이었으므로 건설사 하나를 인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무역과 유통을 하고 있었으므로 원자잿값도 좀 더 싸게 들여올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후보 회사는?”
“S그룹에서 신에너지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요.”
“헉! S그룹?”
국내에서 H그룹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그룹이었다.
S건설이라고 하면 세계에서 힘을 발휘하는 곳이었고 수많은 건설들을 주도해 왔다. 기술력도 상당하다고 평가받는다.
역시 경쟁사는 H건설이다.
S건설은 전혀 부실하지 않았다. 매각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말 신에너지 경쟁 때문에?”
“최근 들어서 S건설이 살짝 흔들리고 있어요. 에너지 시장이 중구난방으로 날뛰기 때문이죠. 그럴 바에는 미래 산업에 투자를 하겠다고 하고 있어요.”
“그쪽에서도 빅딜을 원하는 건가. 그런데 S건설이라면 어마어마한 자금이 들어갈 수도 있겠는데?”
“경영권을 위해서라면 1조 원 수준이죠. 여기서 최대한 주식을 매입하면 1조 5천억 정도에 50% 이상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요.”
“채권은 내가 BW주식을 발행하여 확보하면.”
“튼튼한 체계를 구축할 수 있죠.”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문어발 확장을 하여 조금 부실하게 운영이 되어 왔다.
특히나 순환 출자 구조로 이어지는 지분의 구조와 간신히 경영권만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나는 그런 구조로 기업을 경영하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내가 많은 지분을 가지고 운영한다. 언데드가 있는 이상 경영에 실패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변종 뱀파이어들이 생산이 되는 대로 바로 육성하여 핵심 자리에 배치된다면 배신할 염려도 없고 어마어마한 업무를 전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핵심만 간추려 결재를 올리면 설명을 들으면서 결재한다.
이건 뱀파이어가 나를 배신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생각을 마친 후에 지시를 내렸다.
“그럼 대성통운과 S건설을 빅딜을 통해 인수하는 것으로 하지.”
“네!”
“최선을 다할게요!”
내 지시가 떨어지자 그제야 신바람이 나는 모양이다.
지금은 회사의 팽창기.
어마어마한 자금이 돌고 있었기고 브렉시트의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지금, 흔들리고 있는 중견 기업들을 쓸어 담아야 한다.
퇴근 무렵이 다가오고 있었다.
내 곁에서 변종 뱀파이어 루나가 업무를 보조하고 있었다.
루나가 아니었다면 이 많은 서류들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했을 거다.
우선 기업을 인수하려면 타당성을 조사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사업들과 연계를 하게 되면 얼마나 큰 시너지를 발휘하는지, 자금을 투입하면 충분히 기업이 살아날 수 있는지 조사를 한다.
그 이후에는 실사를 해야 하며 여러 전문가들이 회계를 검토한다.
문제가 없다는 것이 파악되면 실무자들이 협상을 벌여 대략적인 가격을 조율하고 최종적으로 CEO들이 협상을 벌인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실무자들 선에서 M&A가 타결되기도 한다.
지금은 기초적인 단계다.
기초라고는 해도 그쪽에서 보내오는 서류들을 쭉 검토해야 했기에 할 일이 태산이었다.
M&A가 간단해 보여도 부실한 회사를 인수할 수는 없었다.
이제는 그런 도박을 할 이유가 없다.
“주인님. 마지막 서류입니다.”
“아, 그래.”
생각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클 거라고 생각됐다.
이 정도면 그냥 인수를 해도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실무자들이 깊게 파악을 한 뒤에 인수를 하는 것이 낫겠지.
슬슬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태진이 찾아왔다.
“회장님!”
“어서 오세요.”
그답지 않게 꽤나 당혹스러운 목소리다.
“저희 정보부에서 산업 스파이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산업 스파이라. 아마 수 사이언스로 가는 자들이겠죠.”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당장 어떤 수를 써야…….”
회사에서는 기술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산업 스파이가 보일 정도라면 한두 명 파견된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아마 회사에서 보낸 것이 아니라 각국 정부나 군에서 보낸 것이라고 생각됐다.
“뭐, 그럴 줄 알았죠. 그냥 두세요.”
“예!?”
“싹쓸이를 할 수 있으니 걱정 접도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