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32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32화
132
스파이(2)
러시아 특수 부대 출신 용병 노바스키는 거대한 부지에 지어져 있는 회사를 언덕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H그룹에서 빼낸 건축물 도면들이 들려 있었다.
경비원들이 그 앞을 지키고 있었으나 정면으로 쳐들어갈 생각은 아니었다. 그의 팀들은 하수구를 통하여 진입하여 곧바로 기밀이 보관되어 있는 보관소로 들어가 기밀을 탈취할 작정이었다.
러시아 정부의 의뢰를 받았고 거액의 의뢰금이 걸려 있었다.
선금 따위는 없었으나 성공을 하게 되면 1억 달러를 손에 쥐게 된다. 그건 노바스키의 손에 쥐어지는 돈만 따진 것이다.
팀원들에게도 평생 놀고먹어도 될 수 있을 정도의 돈이 쥐어진다. 그러니 이번 한탕에 목숨을 걸어 볼 만했다.
이런 기밀 탈취 임무는 소수 정예로 수행하는 편이 좋았다.
파괴 공작이라면 팀원이 많으면 도움이 되었지만, 은밀함과 신속함이 생명인 작전에서는 셋 정도가 적당했다.
“팀장님. 모든 직원들이 퇴근했습니다.”
“카메라들은?”
“EMP로 무력화될 겁니다.”
그들의 가방에는 EMP 폭탄이 들어 있었다.
러시아 정부에서 이번 일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 역시 탈취하려는 기밀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안드로이드 기술이라…….”
세계 각국에서는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안드로이드를 경쟁적으로 구입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안드로이드 기술을 해독할 수 없었다. 아무리 연구를 해도 과학자들은 기술이 어떤 식으로 완성되었는지 밝힐 수가 없었던 거다.
뭔가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 냈거나 나노를 뛰어넘는 원자 기계가 들어간 것이 아닌가 생각됐지만, 그도 아니었다.
과학은 원자 단위의 작은 세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전자 현미경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세균 이외에는 기계적인 무엇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원자보다 작은 단위의 기술이 사용되었다는 뜻이었는데,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과학이 아닌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인하여 탄생하였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정부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때문에 기밀을 탈취해야 한다.
회사는 공장과 붙어 있었고 기계들이 있으니 어떤 기밀이 존재할 것으로 보였다. 하다못해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내는 기계의 설계도나 그에 관련된 무엇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었다.
“가자. EMP는 복도로 올라가는 순간 터뜨린다.”
“예!”
그들은 배수로로 통과하여 이동하였다.
거리를 정확하게 잴 수 있는 미터기까지 동원하였고 본사 내부로 들어왔다.
이곳에서 그들은 바로 EMP를 터뜨렸다.
퍼어어엉!
모든 전자 장비들이 무력화된다.
지금부터는 어떤 전자 장비도 사용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차량도 전자 장비가 들어가지 않은 구형 차량을 가지고 온 것이다. 그것도 러시아에서 밀반입을 하여 말이다.
겉모습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량이었지만 전자 장비가 장착되어 있지 않았다. 모든 것은 수동이다.
기밀을 탈취하면 바로 시동을 걸고 유유히 빠져나가면 되는 것이다.
카메라도 무력화되었을 것이니 지금부터는 속도전이다.
전력이 복구되기 전까지 최대한 빠르게 기밀을 가져가야 한다.
깜빡깜빡!
잠시 전기가 나갔다가 바로 복원된다.
“……!”
노바스키는 꽤나 당혹스러워했다.
‘EMP에 맞았는데 바로 복원이 된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자장치들을 모조리 무력화시키는 EMP가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가 나가지 않았다.
“쳇.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빨리 기밀을 챙겨 나간다!”
“예!”
그들은 빠르게 이동했다.
러시아 정부에서는 수 사이언스의 기술력을 무시했다.
이유성 회장은 인간과 흡사한 안드로이드를 인류 최초로 개발했을 만큼이나 진보된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렇기에 EMP에 대응할 수 있는 무언가가 이곳에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작전에는 항상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노바스키는 빠르게 황망함을 수습하고 달렸다.
지이잉!
감시 카메라들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쯤이면 경비원들도 모두 알아차렸을 것이다. 하지만 경비원 따위야 몇 명이 몰려와도 죽여 버릴 수 있을 정도의 무력은 가지고 있었다.
특수 부대가 투입되지 않는 이상은 결코 팀원들이 잡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탓!
3층으로 올라온다.
건물들의 투시도에 따르면 3층 끝에 기밀 보관소가 있었다.
3층 입구.
그들은 검은 복면을 쓴 자들과 마주쳤다.
철컥철컥!
서로가 총구를 겨눈다.
“…….”
금방이라도 총이 발사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복면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경비원들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한국의 경찰들도 아니다.
“어디서 온 놈들이냐?”
노바스키는 영어로 말했다.
상대방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이런 일은 경험이 많은 자들이 맡는다.
상대방이 말했다.
“피차 원하는 건 마찬가지 아니겠나.”
“젠장.”
“이렇게 된 김에 기밀을 함께 탈취하여 나누는 것이 어떤가? 피를 볼 필요는 없지.”
“팀장님! 시간 없습니다!”
여기서 싸움이 나면 모두 죽을 수도 있다. 또한, 멀쩡하게 나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상대방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상관없었다.
여기서 죽거나 작전에 실패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기밀을 탈취하고 난 이후에 나가서 해결을 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어차피 빠져나가고 나면 싸움이 나겠지만, 굳이 여기서 싸울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일단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가자!”
탓!
그들은 기밀 보관소로 움직였다.
곧 있으면 경비들이 들이닥칠 것이다.
팀원들을 보관소 앞에 배치해 놓고는 문을 박살 내려 했다.
치이익!
그런데 문이 저절로 열렸다.
마치 누군가가 문을 열어 준 것처럼 말이다.
‘뭔가 이상한데?’
문득 불안감이 스친다.
이건 내부의 조력자가 없는 이상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저쪽에서 뭔가 수를 낸 것 같군.’
문제는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었지만, 지금의 노바스키로서는 그런 사실을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보관소 안에는 여러 가지 서류들이 있었고 그중에서는 극비로 취급되는 문서들이 따로 모여 있었다.
외장 하드 하나, 그리고 기밀문서들.
그들은 서류들을 찾아낸다.
[안드로이드 설계도]“찾았군.”
촤륵!
설계도를 펼쳐서 잠깐 확인만 하려 했다.
그런데 설계도에는 요상한 그림과 함께 [메롱]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다른 기밀문서들도 확인한다.
모두가 백지거나 메롱이라고 쓰여 있다.
으드득!
컴퓨터 본체를 뜯어 하드라도 챙기려 했다.
그런데 본체가 비어 있다.
어디선가 왔는지도 모를 복면인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밖으로 나왔다.
역시나 빠르게 판단을 내려야 했다. 기밀 보관소에서는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 그렇다면 생산 시설로 가야 한다.
그곳에서 기계라도 뜯어 내부를 촬영해야 한다. 운이 좋다면 그곳에서 설계도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생산 시설로 간다!”
“예!”
타다닷!
그들은 빠르게 이동했다.
복면인들도 함께 달린다. 이동을 하는 동안 누구도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뭔가 점점 진탕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생산 시설.
‘제조실’이라는 창고에 도착했는데 거대한 금고와 같은 문이 저절로 열렸다.
이곳에 팀원들을 배치하고는 그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생산 시설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안드로이드들이 한쪽에 쌓여 있었고 바닥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기계 따위는 없었고 바닥은 뭔가로 덮여 있었다.
쿠구궁!
그때, 문이 갑자기 닫혔다.
“끄아아악!”
“아아아악!”
그리고 울리는 비명 소리.
노바스키는 이것이 함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복면인이 범인인가?
철컥!
서로에게 총을 겨누었다.
“네가 판 함정인가?”
“그럴 리가? 나 역시 용병이다.”
“그렇다면…….”
“당한 거지.”
상황실.
다행히 침입 직전에 이태진과 함께 바로 헬기를 타고 도착했다.
적들이 움직일 때마다 문을 열어 주었고 이태진은 내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회장님. 도대체 어찌할 작정이십니까?”
“한곳으로 몰아야죠. 저놈들 중 하나라도 빠져나가면 곤란합니다.”
“잡는다고 해도 배후는 불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심문은 해야죠.”
배후를 불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정부에서 지시가 내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개입한 것은 아니고 용병단에 의뢰를 넣었을 것으로 보였다.
이 바닥에서 정보를 술술 불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렇기에 저들은 불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는 말이다.
스파이들은 기밀 보관실에서 괴성을 지르며 나왔다.
이태진이 당황한 채로 말한다.
“저 안에 뭐가 있습니까?”
“별건 없습니다. 스파이들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모든 기밀문서에 ‘메롱’이라고 적어 놨죠. 혓바닥 표시와 함께 말입니다.”
“하하하하!”
이태진은 이 모든 것이 내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미국과 계약을 한 순간 스파이가 쳐들어올 수도 있다고는 생각했다. 그 때문에 여러 가지 함정을 만들어 놓은 거다.
혹시 몰라 적들이 들어올 수 있는 장소들에는 결계를 쳐 두었는데 정말로 EMP를 쓸 줄은 몰랐다.
EMP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일반 기업은 아니었다.
강대국 정부에서 의뢰를 받은 용병단이 분명했다.
적들은 제조실로 들어갔고 그들의 수장들이 들어가 있는 동안 뱀파이어들을 이용해서 팀원들을 생포했다.
똑똑!
거기까지 일이 진행됐을 때, 아름다운 여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태진은 그녀를 보더니 깜짝 놀랐다.
“누, 누굽니까?”
“전투용 안드로이드입니다.”
“전투용이요!? 지금까지 만드는 건 전투용이 아니었습니까?”
“일반용이라 할 수 있죠. 전투용은 따로 있습니다.”
변종 뱀파이어 중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 루나였다.
내 업무를 돕고 있었으며 흑마법과 뱀파이어 특유의 민첩함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힘도 막강하다.
다행히 적들은 해가 지고 쳐들어왔다.
만약 해가 지지 않았다면 조금 곤란해졌을 것이다. 격렬하게 전투가 벌어졌을 것이고 그리되면 건물에 피해가 발생한다.
하지만 뱀파이어가 힘을 쓸 수 있는 저녁이라면 말이 다르다. 뱀파이어들을 투입하면 어렵지 않게 적들을 생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저기까지 스파이들을 몰고 간 것은 혹시나 건물에 피해가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피해 없이 잡을 수 있었는데 괜히 피해를 볼 필요는 없었으니까.
“찾으셨나요, 주인님?”
루나가 한쪽 무릎을 꿇고 대기하고 있었다.
아주 흡족한 모습이다.
“가서 잡아 와라.”
“죽일까요?”
“생포해 와.”
스스슷!
루나는 그 자리에서 솟아나듯 사라져 버렸다.
이태진은 그 비현실적인 광경을 보더니 경악할 뿐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재밌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