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50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50화
150
앞으로의 계획(2)
카타콤 한쪽에 미니 상황실이 꾸려졌다.
카타콤 곳곳에는 공용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 전파가 미치는 곳이라면 카메라와 연결을 하여 화면으로 렉스의 움직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간에 와이파이가 끊긴다고 해도 녹화된 화면을 떠보면 되는 것이다.
노트북 한 대와 뼈로 만들어진 책상과 의자.
하얀 재질에 예쁘게 생긴 책상과 의자였기에 이슬기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앉았다. 아마 뼈로 만들었다고 하면 기겁을 하겠지.
노트북 화면에서는 뭔가 휙휙 지나가는 것만 보인다.
너무 빨라서 확인할 수 없다고 할까.
“움직이고 있는 것이 맞나요?”
“맞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움직이죠?”
“그냥 인간의 한계는 아득하게 초월을 했다고 보면 돼.”
“저도 이렇게 될 수 있을까요?”
이슬기의 열망이 다시금 피어난다.
그녀는 흑마법을 처음 접했을 때, 놀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힘을 동경했었다. 과연 권력을 쥐고자 노력하는 여자다웠다.
오직 성공하기 위하여 결혼까지 포기를 한 채로 구조본부장까지 되었다.
운이 좋아서 내 눈에 띈 것이었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거기에 머리도 명석했다.
흑마법을 배우게 되면 단기적으로야 일에 지장이 생기겠지만, 1서클에만 올라도 체력이 월등해진다.
그렇다면 좀 더 부려 먹을 수가 있다.
“내가 지도를 해주지.”
“오! 정말인가요!?”
“그럼. 그렇게 이루고 싶어 하는 학문이라면 마땅히 내가 도와주는 것이 맞지.”
“감사합니다!”
이슬기는 내 시커먼 속도 모르고 좋아하고 있었다.
다시 화면을 바라본다.
어느덧 렉스는 흑마법사들에게 이르고 있었다.
다만 카메라는 빠르게 움직이는 렉스를 잡지 못하고 있어 흐릿하게 잔상만 남길 뿐이었다.
전 세계에는 흑마법사 단체들이 몇 군데 정도 퍼져 있다.
이들 세계에서는 유명한 그룹들이 있었는데, 그중 커스도 포함된다.
다크문이 사령술에 특화되어 있다면 커스는 말 그대로 저주에 특화되어 있다. 물론 독에 특화되어 있는 흑마법사들도 존재한다.
온갖 저주로 중무장한 흑마법사들이 염탐을 위하여 카타콤을 찾았다.
다크문이 카타콤 안에 존재한다는 건 알았지만, 정확하게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저벅저벅!
상당한 흑마기다.
흑마법사 단체 커스의 부수장인 란델은 악귀들을 조종하여 다크문의 근거지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어느 이상으로 나아가면 결계로 막혀 있었다.
이래서야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괜히 카타콤의 일부를 정부에서 통제한 것이 아니다. 미로에서 길을 잃고 객사할 가능성이 컸기에 그리 통제한 것이었다.
“란델 님. 카타콤에 놈들이 있는 것이 맞습니까?”
“그래. 우리의 임무는 놈들의 근거지를 찾는 거다. 그래야 그들을 흡수할 수 있을 테니까.”
최근 다크문의 활동이 수상했다.
무엇보다 이유성 회장이 다크문을 흡수한 것이 확실한 이상 그들이 커스에 손을 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그렇기에 먼저 움직인다.
오늘 그 증거로 M그룹이 이유성 회장에게 흡수되었다.
그다음 차례는 머스크 그룹이 될지도 몰랐다.
휘잉!
어딘가에서 바람이 불었다.
그들은 사방을 경계했다.
이곳은 다크문의 앞마당이다. 잘못하면 그들의 본거지를 알아내기도 전에 이곳에서 죽을 수도 있었다.
휘이잉!
다시 바람이 불자 다들 본 월을 세웠다.
그들이 저주 계열에 특화되어 있는 것은 맞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꽈직!
순식간에 본 월이 날아간다.
전방을 녹여 버리는 독계열 마법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맞지 않았다. 그래도 피해서 순식간에 그들을 타격했다.
퍼어억!
“커어억!”
눈앞에 시야가 점멸한다.
“이렇게 허무하게…….”
그들은 도대체 누가 자신을 때렸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바람이 불었으며 뭔가가 움직였고 머리에 충격을 받아 기절했을 뿐이었다.
다크문 본단.
이곳 마당에 세 명의 남녀가 묶여 있었다.
얼굴을 보니 딱 미국인 같기도 하다.
이들의 수장으로 보이는 자는 50대 초반의 중년 남자였고 나머지 두 명은 20대 후반의 여성들이다.
그냥 보조로 달고 온 건가?
회사 일을 하고 있던 다크문 사람들이 돌아왔다.
칼번이 클클 웃으며 중년인을 알아봤다.
“오호라, 이게 누군가. 란델 아닌가?”
“큭. 이 늙은이가 아직도 살아 있었군.”
“도대체 어쩐 일인가? 뭐 염탐을 왔고 우리 본단이 어딘지 알아내려 했겠지. 실패한 기분이 어떻지?”
“…….”
란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나와 이슬기는 흥미롭게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마스터. 이들이 입을 열지 않습니다.”
“어차피 상관없잖나? 영혼을 꺼내서 질문하면 그뿐이지.”
“흥! 영혼을 속박하여 질문하는 건 고위 저주 계열 마법이다! 네놈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아, 그래? 이거 유감이로군. 우리 마스터께서는 이미 지고한 경지를 밟으셨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칼번은 일부러 내 경지를 밝혔다.
어차피 나중에는 전 세계의 흑마법사들을 통일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휘하에 두는 것이다.
그렇다면 압도적인 힘을 보여 줄 필요가 있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머스크 그룹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다.
쿨렁!
그대로 게이트를 열고 놈 앞에 나타난다.
“헙!”
단순한 블링크가 아니다.
게이트를 열었다는 건 순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었고 마법진 없이 사용하는 자는 7서클의 증거일 수밖에 없었다.
란델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린다.
“말도 안 돼. 진정으로 7서클에 올랐다고!? 그런 지고한 경지를 저렇게 젊은 사람이 어찌!”
이제 놈은 내가 지고한 경지를 밟았으며 영혼 따위야 쉽게 심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그들은 사시나무 떨듯이 몸을 떨어 댔다.
“그럼 심문을 시작해 볼까? 너희들의 본단은 어디냐?”
“그건…….”
“아! 별로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지구상에 존재하는 흑마법사들은 통일될 것이고 우리는 그 기원을 찾아 차원을 넘을 것이거든.”
“……!”
채찍만 주어서는 안 된다.
당근도 주어야 사람을 다룰 수 있다.
7서클의 흑마법사가 출현한 이상 모든 흑마법사들이 대항해도 막을 수 없었다. 그걸 란델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말한 흑마법의 기원.
차원을 넘어 흑마법이 발원했던 세계에서 탐구하는 것은 모든 흑마법사들의 소망이었다.
그 비전을 내가 주려는 것이다.
“어차피 빠른 시일 안에 흑마법사들은 통일되고 거대한 기업 집단이 탄생한다. 그리고 내가 정계와 재계의 배후가 되겠지. 차원 무역까지 할 계획인데 그대들은 동참할 의사가 있나? 기회는 한 번이다. 그리고 10초 주지.”
“아무리 그래도 10초라니!”
란델은 소리를 질렀으나 거기에는 악다구니가 담겨 있지 않았다.
그냥 인정하기는 싫으니 예의상 한번 튕겨 보는 것이라고 할까. 하지만 나는 시간을 제한했다.
10초가 넘어가면 정말로 목을 칠 생각이었다.
“이런. 5초 남았군.”
다섯 손가락 중 두 개가 더 내려갔다.
“하, 하겠다!”
“뭐라고 했나? 입이 짧군.”
“하겠습니다! 대업에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그는 태세를 전환했다.
만약 채찍만 사용했다면 이렇게까지 쉽게 넘어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전을 제시하니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물론 이 세상 누구도 지고한 경지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도 크게 한몫했을 것이고.
“자, 그럼 마나의 맹세를 해 보실까. 아! 너희들은 어쩔래?”
“히익!”
함께 온 여자들을 바라본다.
그녀들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어서 동참한다고 말해라!”
란델이 그녀들을 윽박질렀다.
상황을 판단하는 눈이 있다면 도저히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업에 따를게요!”
“마나의 맹세를 해라. 그래야 너희를 믿을 수 있을 테니.”
“하겠습니다!”
그들은 마나의 맹세를 받아들였다.
다크문을 제외한 흑마법사들이 내 수하가 되는 순간이었다.
다크문 회의실.
회의실이라고는 해도 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차도 마시고 술도 마셨다.
물론 음식을 먹기도 했다.
이슬기는 신기하게 주변을 바라봤다.
내가 이슬기에게 속박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 누구도 이슬기를 신경 쓰지 않았다. 아군이라고 판명을 한 것이다.
란델은 마나의 맹세를 하고 나서 고분고분해졌다.
“정말 놀랐습니다. 지고한 경지를 밟으신 분이 나올 줄이야.”
“어떻게 하다 보니 그리됐다.”
“대부분의 흑마법사들은 5서클 이하입니다. 커스의 수장이 6서클에 올랐지만, 마스터라면 쉽게 상대할 수 있으십니다.”
“총 본단은 어디에 있나?”
“하와이에 있습니다.”
“엥? 하와이?”
이건 또 의외의 장소다.
다크문은 미국 본토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뭔가 카타콤과 같은 시설이 있지 않고서야 흑마법이 발전하기는 힘드니까.
그런데 하와이라니.
란델이 설명을 이어 나갔다.
“칼라와오 카운티에 총본단이 설치되어 있지요.”
“음. 호놀룰루가 아니라?”
“예.”
“거기는 인구가 100명도 채 되지 않는 지역이라고 들었는데.”
“맞습니다. 인가는 드뭅니다.”
“왜 하필 거긴가?”
“마스터께서는 초고대 문명을 아십니까?”
“마야문명 같은?”
“그보다 더 고대 말입니다. 대륙이 하나였던 시절, 저희가 자리를 잡은 칼라와오섬은 원래 고대인의 무덤이라고 불렸습니다. 화산 폭발로 인하여 도시 하나가 완전히 지하로 가라앉아 버렸지요.”
“아틀란티스의 전설 같은 설화인가.”
“설화가 아니라 진실입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은 이후 몇만 년이 흘렀죠. 게다가 바다가 생기고 그곳의 악귀들은 지독한 원념을 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칼라와오섬 전체가 그런 흑마기로 가득합니다.”
“허어.”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우리 인류가 알고 있는 역사는 지난 과거를 모두 기록한 것이 아니다.
천년 전의 기록도 정확하지 않은 판국에 수만 년 전의 일을 속단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 당시 문명이 존재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아예 화산재에 파묻혀 굳어져 버렸다면 지금까지 발견이 되지 않은 것도 당연한 일이다.
칼라와오섬 같은 경우에는 개발이 한 번도 된 적이 없었다. 깊게 땅이라도 파야 뭔가 나올 텐데 그런 적이 없었으니 지금까지 고대 문명이 발굴되지 않았다.
그 섬은 어쩌면 이곳 카타콤보다 훨씬 원념에 가득 찬 곳이 아닐까.
“그곳에서 힘을 길렀군.”
“풍부한 흑마기에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지요.”
“미국의 머스크 그룹은?”
“이 세상 모든 흑마법사들이 커스가 미국 본토에 있다고 믿게 만드는 장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을 했지만, 지금은 뭐 알아서 돈을 잘 벌고 있는 것 같더군요.”
“…….”
머스크 그룹의 탄생 비화다.
“그런 거라면 기업이 중요하지는 않다는 거네. 바로 하와이로 간다. 그리고 먹음직스러운 먹이를 먹어 치우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