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60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60화
160
전쟁의 패러다임(2)
러시아와 한국을 시작으로 각국에서 또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업그레이드된 군사용 안드로이드를 판매하는 것.
상처는 자동으로 아물었고 일반인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의 효율을 낸다. 총에 맞아도 완전히 조각나지 않는 이상 복원할 수 있다.
이보다 더한 인간형 병기는 미래에도 나올 수 없다는 것이 각국의 판단이었다.
무려 내가 생산할 수 있는 더미에서 힘을 1할로 제한해 버린 덕분에 10배나 빠르게 생산할 수 있었다.
하루에 한 국가씩 안드로이드를 받아 볼 수 있었다.
기본으로 수천 기 정도는 수입했고 무려 20만 대를 팔아 치웠다.
이게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5천조 가까이 된다.
졸지에 대한민국은 일 년 예산 반이 조금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세금을 받아 챙겼고 그 돈을 여러 분야에 투자했다.
이래저래 윈윈하는 관계다.
나는 무제한에 가까운 돈을 쥘 수 있게 되자 여러 회사들을 인수하여 거대한 제국을 만들어 가기로 결심하였다.
내 꿈도 무럭무럭 자라나서 이계를 아예 정벌해 버리는 것이 어떤가 하는 생각도 품게 되었고 말이다.
이제 준비를 해야 한다.
정예 병력 10만을 미리 뽑아 놓고 여러 가지 훈련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대규모 군사 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물론 명목상은 그저 수 사이언스의 공장이었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시설들은 훈련장이었다.
이를 위하여 수 건설의 오극진 감리 이사를 호출했다.
“찾으셨습니까.”
“어서 오십시오. 오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이고,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회장님께서 부르시면 지옥인들 마다할 수 없죠.”
약간 아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능력은 대단하다고 정평이 나 있었으니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
S건설은 무리 없이 인수됐다.
김명철 회장은 일 처리 하나는 똑 부러지는 사람이었고 아예 S건설 출신의 인재들을 S그룹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아 버렸다.
괜히 강짜를 부리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이 뻔하였기에 대부분의 이사들은 내게 충성을 다짐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리고 있었고 막대한 자본을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었으니 회사 내 힘은 절대적인 수준이었다.
촤악!
나는 군사 훈련장 개요를 펼쳤다.
“으음!”
그는 이걸 보자마자 신음했다.
무려 10만 평 규모에 이르는 공장과 훈련장이었고 건설을 하자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걱정 없다.
인부 1만 마리 정도는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나오니까.
“한 달 안에 지을 수 있겠습니까?”
“한 달이요!? 그 정도 시간이면 콘크리트를 양생하는 데 불과한 시간…….”
“인부 1만 기를 드리죠.”
“허어.”
“각 분야의 전문가 수준의 인력도 드립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미 떼와 같이 물량으로 밀어붙여 버린다.
게다가 내가 주는 정예병들은 인간의 힘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 어떤 무게도 중장비 없이 해치운다.
이런 괴물들이 투입되면 순식간에 공사가 진행될 것이다.
“먹을 필요 없고 잘 필요도 없는 놈들이죠. 거기에 똑똑하기까지 하니 부려 먹기 편하실 겁니다.”
군단장급의 지휘관들도 수십 마리 딸려 보내기로 했다.
“자재를 준비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릴 겁니다.”
“이미 발주를 넣어 놓았고 인천항에 입항했습니다.”
“…….”
그는 아예 할 말을 잃어버렸다.
훈련장 건설은 S건설을 인수하기도 전부터 계획해 왔던 일이다. 그리고 설계와 허가까지 끝나 있었다.
중장비들도 다 이동됐고 천 마리 정도는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기까지 했다.
이보다 준비가 완벽할 수는 없었다.
계획서를 살핀 오극진 이사는 혀를 내둘렀다.
“철저한 준비입니다. 이 정도면 빠르게 공사를 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서둘러 주세요.”
“네!”
오극진이 나가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계로 넘어가면 아무래도 전쟁을 할 수밖에 없겠지. 물량으로 밀어붙인다고 해도 마력에는 한계가 있으니 최대한 손실을 줄이는 편이 좋겠다. 그렇다면 갑옷을 입혀야겠군.’
갑옷과 냉병기로 무장한 10만의 대부대.
모자라면 더 투입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고대에서는 적수가 없을 그런 군대일 것이다.
다만 이게 정부를 자극할 우려가 있었다.
“군사 훈련을 하면 정부에서 모를 리가 없겠지.”
과연 대통령이 이해를 해 줄까?
차원 이동 마법진은 벌써 반 정도 해독이 끝난 상황이었다.
지난 천 년 이상 해석이 되어 왔고 해석된 조각들을 모아 재해석을 거치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고대의 언어와 지금의 언어는 다르니까.
차원 이동은 빠른 시일 안에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슬기를 호출한다.
“찾으셨어요?”
“이 비서. 철강 회사 인수는 어떻게 됐어?”
“H제철이 매각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음? H제철?”
요즘 제철소가 어렵기는 하지.
원자재가 등락을 거듭하는 요즘에는 적자를 면하기 힘들었다.
H자동차도 형편이 좋지 않았고 철강에 관련된 업종들보다는 전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니 H그룹 입장에서는 매각을 고려할 수도 있다.
다만 이건 그저 ‘고려’일 뿐이고 실제로 매입하려면 빅딜을 통해야 한다.
“그럼 H그룹에 실무자 보내고 이 비서는 나와 함께 청와대에 가자.”
“청와대는 또 왜요?”
기업 하는 입장에서 정치인과 엮여 좋은 꼴 나는 일은 거의 없다.
기업가라면 정치와는 거리를 둬야 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지난번에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일종의 비즈니스였고 말이다.
이슬기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었다.
“가면서 이야기하자.”
“후우. 알겠어요.”
청와대로 향하는 길.
비서실에 연락을 하니 대통령은 흔쾌히 만남을 허락했다고 한다.
이제 대통령을 설득하는 일만 남았다.
“이번에 군사 시설을 지으려고 하는데 말이야.”
“정말 실행하실 건가요?”
“그래야 양성을 하지. 제대로 훈련도 시켜야 하고.”
“철강 회사도 그래서 인수하시는 거군요?”
“아마 이계로 넘어가면 전쟁은 필연적일걸?”
나도 참 자연스럽게 전쟁을 생각하고 있었다.
흑마법의 영향인가?
그렇지 않다면 지구인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서 그렇게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슬기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걸 대통령이 믿겠어요?”
“안 믿으면 다소 극단적인 방법을 써보려 하는데.”
“헉! 설마 저주를 거시려는 건 아니겠죠!?”
“최후의 수단이지, 그건.”
“대통령을 설득하는 건 곧 국민을 설득하는 것과 같아요. 10만 대군이나 양성을 하신다면 국민 여론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영화 촬영이라고 하자.”
“…….”
이슬기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어떤 영화에 10만이나 되는 엑스트라를 동원한단 말인가?
차라리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을 하고 말지 그건 말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안 믿을걸요.”
“믿게 해야지. 그래픽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장대한 스케일을 그린다고 말이야. 그러고 나서 해산시킨다고 하면 돼. 실제로는 그때 이계로 넘어가게 되는 거지.”
“조금 어설픈…….”
“어차피 총도 아니고 냉병기로 무장을 할 건데 말이 안 되긴.”
“영화사도 인수해야겠네요.”
“그렇게 해서 대통령에게는 뭐랄까. 고구려의 영광을 재현하는 영화라고 둘러댈까?”
“정말 만드시게요?”
“못 만들 것 있나. 기왕이면 광개토 대왕의 북벌 이야기가 좋겠군.”
“뭐라고 둘러대시게요?”
“어릴 적 꿈이었다고 하면 되지.”
“아, 모르겠다. 과연 그게 먹히려나.”
“먹힐걸?”
어차피 수십만에 이르는 안드로이드가 제작되고 수출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수락한 일이었고 허가증도 있다.
잠깐 훈련해서 영화 한 편 제작한다고 하는데 말릴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대통령과 면담.
이야기를 듣고 난 이한진은 경악했다.
“엑스트라 10만이라고요!?”
“예, 대통령님.”
“허어. 요즘에는 CG가 발달하지 않았습니까?”
“아무리 CG가 발달해도 실감 나는 신을 재현하지는 못하는 법이죠.”
“그렇다고 해도 제철소를 인수하고 고대의 병기까지 제작한다니.”
“총으로 무장하는 건 아닙니다. 고대의 영화이니 그 스케일에 맞게 해야지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겁니다.”
“제가 돈이 많이 생겨서 어린 시절의 꿈을 펼쳐 보려 합니다.”
“…….”
대통령은 벙찐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마 나를 미친놈이라고 생각을 하겠지.
연줄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도 그렇고 말이다. 하지만 이건 꼭 필요한 일이다.
잘못하면 쿠데타로 보일 수도 있었다. 사설 업체에서 10만이나 되는 안드로이드로 군사 훈련을 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고 못을 박아야 한다.
“험험. 각하께서도 아시다시피 제가 무슨 국가 전복을 하려고 일을 꾸미는 건 아닙니다. 미국과 러시아 사태는 들으셨을 겁니다.”
“허허허허.”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즉, 내 말은 쿠데타를 일으킬 것 같았으면 그냥 요인 납치를 해서 쓸어버리고 말지 왜 이런 복잡한 방법을 쓰느냐는 거다.
그리고 이건 영화 제작이다.
거대한 세트장을 만들어서 거기서 촬영을 하겠다는 거였다.
군사 훈련도 그러면 실감이 나겠지.
“그런데 고구려에서 10만이나 되는 병력이 동원된 적이 있습니까?”
“자국의 영화인데 역사야 좀 왜곡을 하는 거죠.”
“영화가 볼만하겠습니다.”
“수락하시는 겁니까?”
“어차피 수십만 안드로이드를 제작하시는 분이 아닙니까. 그리고 영화 제작하고 나면 판매하실 것 아닙니까?”
“뭐 그래야죠?”
“그때 좀 중고가로 구매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대통령도 만만치 않았다.
나는 굳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죠.”
이유성 회장이 나가고 이한진은 국방장관을 호출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의 영화를 이유성 회장이 계획하였고 그것이 쿠데타 모의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설명을 듣고 난 장관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무슨 엑스트라를 10만이나 동원한답니까?”
“어차피 판매할 안드로이드, 영화 찍고 팔겠다는 거지.”
“미쳤군요.”
“그 정도 부자가 정상이겠나?”
머지않은 미래에 이유성 회장의 개인 자산은 경 단위를 돌파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 재정도 어마어마하게 튼튼해질 것이 뻔했다.
그런 이유성 회장과 척을 질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의 말대로 이유성이 쿠데타를 하려 하였다면 손쉽게도 할 수 있다. 굳이 그런 복잡한 방법을 쓰지 않고서도 말이다.
결국, 이유성 회장은 정말로 영화를 찍으려는 거다.
“취미가 정말.”
“그래. 범인은 쫓아가기가 힘들 정도지. 그냥 전쟁놀이가 하고 싶은 걸지도 모르고.”
“10만 대군으로 말이죠.”
“세트장이 곧 만들어질 것이네. 그리고 고대의 장비들로 무장되겠지. 양해를 해 달라는 내용이네.”
“참, 그 양반도 출세했군요. 일국의 대통령에게 이런 부탁을 하다니.”
이한진은 어깨를 으쓱였다.
이유성 회장의 등장으로 대한민국이 어마어마한 발전을 할 기미가 보이는데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뭘 그러나? 돈으로 귀신도 부린다는데 이깟 대통령 자리가 뭐라고. 내년이면 임기도 끝나지 않나.”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군요. 그렇게 제작하면 제작비나 뽑을 수 있으려나…….”
결국, 이유성 회장은 굉장히 특이한 취미를 가진 부자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