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68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68화
168
비책(2)
차에서 내리자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울프사에 대한 내용부터 질문을 퍼부었다.
“회장님! 20세기 울프사를 인수하기로 하셨다는데, 사실인가요?”
“이미 결정이 된 내용인가요!?”
나는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이는 연기였고 패닉에서 빠져나오는 연기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런 소문은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그만한 회사를 인수하는 데 소문이 나지 않으면 더 이상한 일이 아닐까요?”
기자들도 나름의 논리를 가져다 붙였다.
역시 기자들인가.
요즘 기자들은 기레기라고 비속어를 사용하며 네티즌들이 깔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들 역시 자신들의 분야에서는 최고점을 찍는 사람들이었다. 최대한 정보를 긁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일단 영화사를 인수할 계획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꼭 울프사일 필요는 없죠.”
“울프사 정도라면 훌륭한 M&A 대상 아닌가요?”
“그거야 협상을 해 봐야 알죠. 여러분들도 경제부 기자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M&A가 그렇게 뚝딱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마어마한 자본이 들어가며 여러 전문가들이 분석을 합니다. 저는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는 없죠. 타당성이 떨어진다면 다른 회사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역시 중요한 건 가격인가요!?”
“그렇겠죠.”
“울프사의 인프라는 어느 회사도 비견할 수 없지 않은가요?”
“그렇다고 왕창 손해를 볼 수는 없잖아요? 저는 사업가입니다. 자선 사업가가 아니라.”
그렇게 못을 박아 버렸다.
머크 회장도 내 인터뷰를 보면 만만치 않다고 생각을 할 거다.
대충 그들을 물리친 후에 로비로 들어섰다.
이태진 부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철저하고 냉철한 사람이 살짝 흥분하는 기색을 보이는 것을 보니 일이 잘 풀린 모양이다.
“회장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쪽에서 답이 있었던 모양이군요?”
“그렇습니다! 일단 지금은 보는 눈이 많으니 회장님의 집무실로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럽시다.”
그의 말대로였다.
지나가던 직원들은 술렁거리기에 바빴다.
지금 수 그룹은 기업 집단들을 인수하고 있었지만, 울프사라면 그 덩치가 남달랐다.
단숨에 미디어, 영화 부문에서는 전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이나 인프라가 대단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울프사는 빅6에 들어갔고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그 집단에서 1, 2위를 자랑한다.
이만한 기업이 굴러들어오면 회사는 어마어마한 팽창을 시작할 것이다.
이미 팽창을 시작하였지만, 세상에 다시없을 초거대 공룡이 탄생할 것이 뻔했다.
그러니 직원들은 관심을 가지고 본다.
기업이 확장되면 급여가 오르는 것이 당연하고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진다. 또한, 승진은 보장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회장실로 돌아와 이태진과 마주하였다.
역시나 이태진은 살짝 흥분한 채로 말했다.
“750억부터 협상할 것을 못을 박았습니다.”
“오호, 750억이요?”
“머크 회장은 800억 이하로는 팔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지만, 그 말은 곧 800억 정도라면 타결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말과 같습니다.”
“머크 회장이 그리 만만한 인물은 아니지만 일단 시작가가 750억이라는 것은 상당한 업적입니다. 이번 협상이 마무리되면 기대를 해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며칠 후에 미국으로 가려 하는데 그때 동참하시죠.”
“괜찮을까요?”
“급한 일은 인재들에게 맡기시고 협상 자리에 동석하시죠.”
“그래 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당연히 이태진은 거절하지 않았다.
미국으로 건너가면 작게는 수 해운의 방문부터 크게는 포이즌을 물리치고 인디아 그룹까지 손에 넣을 것이었다.
이번에 영화사를 인수하는 작업은 그보다는 비중이 작았지만, 그래도 대계를 위하여 꼭 필요한 일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영화를 찍는다고 하지만 이계로의 침공이 머지않았다.
‘나도 참 변했군. 그냥 처음에는 무역만 하겠다고 했는데 어느덧 침공 수준으로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그 어떤 국가가 있다고 해도 10만이나 되는 대군이 밀려오면 그건 침공이다. 개항 따위가 아니었다.
이는 사실, 흑마법사들의 호전적인 기질 때문에 결정한 탓도 있었다.
그들은 흑마법의 고향을 방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었지만, 은근히 이계의 정벌을 바라고 있었다.
완벽한 식민지를 건설하고 통치하기를 바랐다.
그런 비전을 제시하자 그 빡빡하던 루카인도 바로 넘어왔다.
포이즌의 수장도 비슷한 절차를 거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럼 철저하게 준비를 해 보세요. 부장님의 능력을 보겠습니다.”
“예, 회장님! 목숨을 걸겠습니다!”
“거 목숨까지 걸 필요는…….”
“남자의 일생에서 다시 오지 않는 기회입니다. 임전무퇴의 각오로 임하겠습니다.”
“네. 그러시죠.”
물러서지 않겠다는데 내가 나쁜 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이제 슬슬 퇴근할 시간이 다가온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더 즐거웠다.
아마도 그건 가족 간의 비밀이 없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런 비밀도 없었기에 계획을 함께 논의할 수 있었다. 아직 수아는 어렸지만, 수아가 자고 나면 이런저런 논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서 오세요!”
문을 열자 예전보다 더 밝아 보이는 아내가 문을 열었다.
요즘 부부 사이가 더 좋아진 것을 느꼈다.
예전에는 그래도 한 점 거짓이 남아 있었다면 이제는 그런 것이 사라졌기에 아내도 더 적극적이다.
수정이와 수아가 달려와 안긴다.
눈치를 봐서는 아내도 내게 안기고 싶어 하는 것 같았는데 역시 딸들이 내 품을 먼저 차지했기에 양보하는 것 같았다.
“별일 없었어?”
“그럼요. 애들이 당신을 얼마나 찾는지 혼났어요.”
딸들이 뽀뽀를 퍼붓고 있었다.
이런 맛에 양육을 한다.
좀 더 크면 이러지 않을까 걱정스럽지만, 딸들은 이미 일반적인 지성을 뛰어넘고 있었다.
그냥 어리광이 아니라 좀 꾸며 낸 어리광을 부린다. 그건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서 나오는 행동이었다.
천재들을 키우고 있는 마당에 재롱을 본다는 건 있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어리광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도 역시 진수성찬.
저택을 알아본다고 하는데 자꾸만 늦어진다.
지금의 입지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래도 세계 최고의 거부인데 이렇게 사는 것은 좀 청승이지 않나 싶다.
“서울로 옮길까?”
“수정이는 지금이 좋아.”
“수아도 아빠가 있는 곳이 좋아!”
수정이가 수아를 노려본다.
수아 역시 눈싸움에서는 지지 않았다.
“수정이 정도라면 어디를 가더라도 잘 적응을 할 테고 수아는 유치원 가려면 멀었고. 입학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냥 서울로 옮기면 안 되겠냐?”
“꼭 그래야겠어?”
“아빠 회사도 생각을 해야지.”
“쳇. 그럼 우리 집을 지어서 들어가는 거야?”
“짓고 싶니?”
“집을 새로 지으면 생각해 볼게.”
수정이가 저렇게 말을 할 정도면 아예 설계를 다 빼 두었을 가능성이 컸다.
저 정도의 돌연변이 천재라면 아예 건축학을 공부해서 처음부터 설계를 뺐겠지. 딸들이 미술에 소질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예전에 바닷가에서 지었던 유리성 수준이라면 어마어마한 저택이 탄생할 것 같았다.
“좋아. 그럼 최대한 본사 가까운 곳에 짓자고.”
“본사도 지을 거야?”
“지어야지. 이번에 서울 한복판에 국유지가 나왔는데 입찰을 했거든.”
“오, 정말?”
“아빠가 나서면 순식간이지.”
“좋아! 그럼 그 건물 설계도 수정이가 해도 될까?”
“네가 설계를 한다고?”
“응!”
이제는 하도 배울 것이 없으니 건축까지 배우는 건가?
수정이가 설계한다면 나도 안심이다.
아마 흑마법까지 사용하는 신공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컸다.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운 건축물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이건 고심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네가 맡아서 하도록 해.”
“고마워요!”
“수아도 할래!”
“수아는 좀 더 크면 하자.”
“나도 할래!”
수아답지 않게 떼를 쓴다.
언니가 한다고 하니 수아도 나서려고 하는 거다.
두 돌도 안 된 아이가 건축 설계를 한다고? 아무도 믿지 않을 거다.
“좋아. 그럼 수아는 창고를 짓도록 해.”
“흐응.”
“더 크면 짓게 해줄 테니까.”
“좋아! 약속이야? 회사 창고는 수아가 지을 거야!”
“엉? 회사 창고?”
나는 우리 집 창고를 말한 거였는데.
“남자가 두말하는 거 아니야.”
식은땀이 흐를 지경이다.
도대체 이 녀석들은 누굴 닮아 이렇게까지 똑똑한 거지?
그날 밤.
역시나 8시가 되자 수아가 곯아떨어졌다.
그리고 새벽이 되기를 기다렸다.
오늘도 수아가 새벽에 건너올 것이고 아내의 허락을 받아 당당하게 공동묘지로 수련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서울로 이사 가면 상주하는 메이드도 둘 것이니 그때에는 세 식구가 공동묘지로 출근 도장을 찍을지도 모르겠다.
잠깐 잠든 사이에 수정이가 흔들어 깨웠다.
“아빠! 수련하러 가자!”
수정이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이제 리사도 상관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리사는 수정이의 수련을 장려했다. 훌륭한 흑마법사가 되라면서 말이다.
부부가 딸을 공동묘지로 밀어 넣는 기묘한 광경이었지만, 아내는 그런 것에 별 거부감이 없었다.
가문 자체가 흑마법을 익힌다.
어린 시절 지독하게 수련을 해 왔던 리사는 수정이의 수련이 오히려 부족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하여간 우리 집은 여러모로 특이하다.
“다녀올게.”
“네, 조심하세요.”
7서클 마법사인 내가 위험에 처할 일은 지구상에서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었다. 덤프트럭이 달려와 들이박아도 죽지 않을 정도일 테니까.
수정이와 당당하게 집을 나선다.
“와! 편하다. 예전에는 도둑고양이 같았는데.”
“그러게 말이다. 이 모든 것이 엄마로부터 시작된 거라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내의 심복으로부터 시작된 수련이 절정에 달하였고 그로 인하여 우리 집은 부자가 되었다.
공동묘지에 올라 수련을 쌓기 전에 수정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시나 이번 대결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번에 미국의 포이즌 수장과 대결한다는 거 알고 있지?”
“응!”
“너도 며칠 정도 고민을 했을 거니 이 아빠에게 비법을 전수해다오.”
“히히. 수정이도 생각을 해 봤는데, 역시 초기 방어만 성공하면 아빠의 승리야. 아무리 마법진이 다음 단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해도 진짜 해당 서클 마법사가 나오면 속수무책이거든. 근데 그 사람이 독을 쓴다고 하니 조금 걱정이 돼서 나름대로 방법을 한번 고안해 봤어.”
“오, 대안이 있다는 거냐?”
“상대가 독을 쓰는데 아빠가 독으로 선수를 친다고는 생각 못 할 거야. 일명 이독제독이라고 수정이가 연구를 좀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