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80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80화
180
이사(2)
인천 국제공항.
미국에서 역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물론 한꺼번에 몇 개의 대기업을 인수하는 바람에 그 모든 회사를 살필 수는 없었다.
어차피 각 회사의 회장들을 바꿀 생각은 없었다.
지금이야 각 기업들이 통합되는 과정이었기에 그냥 수 그룹 산하로 묶어 두었다가 완전히 통합되면 조정을 하면 된다.
수 그룹에 인수가 되기 전에도 별문제 없이 굴러가던 회사들이었기에 굳이 내가 터치를 하지 않아도 계속 영업을 하면서 경영을 해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둔다.
우선은 차원의 문을 열고 이계로 넘어가 보아야 그곳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고 다시 돌아와 지시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은 그저 기본적인 준비만 하면 된다.
무엇이든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춰 놓고 10만 대군을 양성한다.
이미 10만이 넘는 더미들이 뽑혀 파주에 있었으므로 제철소에서 냉병기와 갑옷들이 나오는 대로 입혀서 훈련을 하면 된다.
직원으로 쓰기에는 여성이 선호되지만, 병사로 쓰기에는 남성이 낫다. 이건 인식의 문제였다.
이계는 분명히 마법이 발달하여 과학은 낙후되어 있을 것이었으므로 검도 발전했을 것이다. 구세계의 특징은 여성의 역할이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특히나 전쟁은 남자가 주도한다. 그러니 여성체로 뽑을 이유가 없었다.
공항에서 내려 출구로 나오자 역시나 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지금 내가 미국에서 하고 온 일은 경제부 기자들의 눈이 뒤집힐 만한 것들이었다.
대기업들을 줄줄이 인수하였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인수가 이루어지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세계 경제를 잠식할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유성 회장이다!”
촤륵! 촤르르륵!
역시나 기자들이 난리를 친다.
“뭐, 이럴 거라고 생각은 했지.”
“앞으로 더 난리를 치겠네요.”
“별수 있나?”
회사가 인수될수록 기자들이 난리를 치는 건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TV에서 많이 보던 사람들이 나와 있기도 했다.
아예 생방송 특집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었고 시민들까지 멈춰 서서 구경을 하고 있었기에 인산인해를 이룬다.
“회장님! 4개나 되는 기업 집단들을 인수하였는데 미국 정부에서 나서지 않았나요?”
“미국 정부에서 왜요?”
“아무래도 기업의 유출을 막고 보는 것이 정부의 생리인지라.”
“시장 논리에 따라서 인수가 되었고 본사를 옮기지도 않았습니다. 별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무차별 흡수라는 말이 있던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업의 덩치를 불려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저는 확장을 글로벌하게 하는 것뿐이지요.”
“그렇게 잘 나가는 기업이 갑자기 회장님에게 인수가 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으신가요?”
“기밀입니다.”
나는 그렇게 얼버무렸다.
회사가 무차별적으로 인수되고 있는 것에는 딱히 설명할 방도가 없었다.
원래 인간은 욕망이 있는 동물이고 여유가 있으면 발전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대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확장을 하는 것이야 하루 이틀 일도 아니다. 다만 나는 그 스케일이 세계적일 뿐이었다.
수천조나 되는 돈을 쥔다면 누구라도 이런 식으로 문어발 확장을 시도하지 않을까 싶었다.
기자들도 대충 그렇게 이해를 한 것 같다.
“이제 회사로 가시나요?”
“아니요. 저도 쉬어야지요.”
회견은 이만하기로 하였다.
어차피 정식 기자 회견도 아니었으니 내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는 없었다.
“드디어 집으로 가는군.”
며칠 가족들을 안 본 것뿐이지만 한참의 시간이 흐른 것 같은 느낌이다.
역시나 가족의 품이 가장 편안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 안에는 한유람이 다크서클 짙은 눈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지금쯤 한유람도 일복이 터졌을 것이다.
수많은 기업이 인수되고 있었고 그걸 확인하는 과정만 해도 머리가 터지기 일보 직전일 것이다.
한유람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말이 나오지 않을 지경이네요.”
“뭐가?”
“이렇게까지 빠르게 회사의 규모가 커질 줄은……. 회사의 발전도 단계라는 것이 있는데 허구한 날 빅딜을 하니 뇌에 과부하가 걸릴 지경이에요.”
“그래도 보조가 있잖아?”
그녀에게도 서큐버스를 붙여 주었다.
변종 뱀파이어보다 일반 서큐버스가 훨씬 효율이 좋았다.
“한 마리 더 붙여 주세요.”
“그거야 어렵지 않지.”
“그럼 됐어요.”
한유람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녀는 기쁜 소식을 전해 온다.
“회장님의 지시에 알맞은 집을 구했어요.”
“오호, 그래?”
“계약 직전인데 가서 보시고 결정을 내리시면 될 것 같아요.”
“내일 가도 되나?”
“그럼요. 어차피 가격이 너무 나가서 재벌가 회장님 아니면 사지 못하는 그런 곳이니까요.”
“어딘데?”
“서울 한복판이에요. 행정 구역상으로는 강남이지만 한강이 내려다보이고 바로 뒤에 산이 있는 배산임수 땅이죠. 500평 정도 땅에 바닥 면적만 100평이니 상당한 가격이라고 봐야죠.”
“일하는 사람들도 다 구했고?”
“제가 누군가요? 이미 다 구했죠.”
역시 한유람이다.
이슬기에 버금갈 정도로 일을 잘하였으니 굉장한 인재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럼 내일은 이사를 해야겠네.”
“주말에는 회사 안 나오시죠?”
“나도 사람인데 쉬어야지.”
“저도 그럼 쉬어도 되나요?”
나는 이슬기를 바라봤다.
이슬기가 쉬라고 해야지만 그녀는 쉴 수 있었다.
이슬기는 고개를 저었다.
“절대 불가능하죠.”
“그렇다는데?”
“으으. 왜 회장님은 쉬고 저는 안 되는 건데요?”
“한 비서. 그렇게 부러우면 돈 벌어서 회사 차려 나가면 되지.”
이슬기의 말에 한유람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녀들의 능력이 뛰어난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사업을 하는 것과 대기업 구조본에서 능력을 펼치는 것은 천양지차였다.
무엇보다 그녀들은 이제 막대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 회사를 차려 나간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아이고, 내가 말을 말아야지.”
한유람은 그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초인종을 누르자 딸들이 달려온다.
“아빠!”
“다녀오셨어요!?”
두 딸이 점프하여 안긴다.
역시나 이 맛에 귀가하는 거로구나.
아내는 언제나 마찬가지로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집 안에서는 구수한 된장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오셨어요?”
“별일 없었지?”
“그럼요. 저야 늘 이 자리죠.”
“고마워. 역시 당신밖에 없어.”
“잉! 수정이도 있어!”
“수아는? 수아는?”
“아, 그래. 너희들도 있지.”
시끌벅적한 이 분위기.
이것이 바로 우리 집의 평소 모습이었다.
손을 씻고 식탁에 앉는다.
소고기 육전에 신선로까지, 아무래도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고 아내가 솜씨를 부린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나도 좋은 소식을 전해 주어야지.
“자자, 밥 먹기 전에 할 말이 있는데 말이야.”
아내와 딸들이 나를 바라본다.
기대에 찬 모습.
“내일 이사 갈 집에 가 보도록 하자.”
“우왕!”
“정말 서울로 이사 가는 거야!?”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집을 구했다고 하더라고. 일하는 사람들도 구해 두었다고 하니 내일 가서 마음에 들면 계약을 하면 돼.”
“드디어 가는구나!”
알고 있다.
아파트로 이사 와서 불편함 모르고 살기는 했지만, 역시 집은 주택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택이 관리가 힘들어서 그렇지 여러 가지 로망을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이사 가는 곳은 시골도 아니었다.
몇 분만 걸어 나가면 편의점에 온갖 편의 시설들이 모여 있었다. 여기에 일하는 사람들이 주택을 관리할 것이니 실질적으로는 아파트에서 사는 것과 다름없는 편리성에 전원주택의 장점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날 밤.
수아가 있을 때는 이사에 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다면 이제는 흑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기로 했다.
“수정아. 취합은 해 봤어?”
“응! 수정이가 누구야?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어떻든?”
“얼마 걸리지는 않을 거야. 아주 해석이 잘 되어 있더라구.”
“오랜 시간 연구를 해 왔던 결과물이라고 봐야겠지,”
수천 년 동안이나 연구가 되어 온 차원 이동 마법이었다.
흑마법사들은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배우는 학문이 어디에서 왔는지 늘 궁금해했고 심지어는 그리워하기까지 했다.
어떻게 보면 흑마법사들이 이계로 넘어가고 싶어 하는 것은 어머니의 품에 안기려 하는 것처럼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건 흑마법을 익힌 리사와 수정이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발현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
“발현하는 데 시간이 걸려?”
“응! 게이트를 여는 데 시간이 며칠은 걸린다는 말이지. 아무리 아빠가 마력을 불어넣는다고 해도 말이야.”
“수천 년을 아무도 넘어가지 못했는데 며칠 못 기다릴까.”
“그럼 느긋하게 이사하고 차원 이동을 하면 되겠네!?”
“그렇지.”
“와! 드디어 저택이다!”
수정이는 생각만 해도 좋은 모양이다. 이렇게 방방 뛰는 것을 보니 말이다.
“저도 궁금하네요. 과연 이계에 무엇이 존재할지.”
“먼저 넘어가 보고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판단되면 당신을 데리고 갈게.”
“수정이도! 수정이도!”
“오냐. 너도.”
“히히. 아빠 덕분에 이계를 다 가 보고, 정말 호강한다. 그치, 엄마?”
“그렇구나.”
“이사 가는 건 별로 호강이 아니고?”
“아니! 이사 가는 것도 좋아!”
이걸로 확실하다.
수정이는 이곳의 세계보다 이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휴일 아침.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꼽으라면 휴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휴일에는 항상 쉬려고 노력을 하였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집을 보러 가는 날이었지만, 이 역시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했다.
아파트 후문으로 나와 차에 탄다.
“아빠가 유명해져서 매일 기자들이 있네?”
“물어볼 것이 많아서지.”
“무차별 흡수를 해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럴 수밖에.”
타인이 보기에는 국가 경제를 무너뜨릴 수도 있을 정도로 빠르게 M&A를 해 나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놀라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유력 기업 하나만 인수를 해도 큰 이슈가 되었는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도저히 말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M&A였다.
흑마법사들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이었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차에 탄 후에 내비게이션을 맞춘다.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를 걸어 한 시간 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차량을 출발하려 했다.
끼이익!
누군가가 앞을 가로막았기에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뭐야 저건?”
“잠깐만요!”
웬 여자가 양팔을 벌리고 차량을 가로막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