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85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85화
185
차원 이동(1)
장검, 장창, 단검 등 어디 게임이나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무기들의 날을 세운다면 신고가 들어갈지도 몰랐다.
물론 그 정도야 내 선에서 막아 줄 수 있지만 가능하면 조용히 처리하는 것이 시끄럽지 않고 좋았다.
“좋습니다. 들어갑시다.”
“예, 회장님.”
공장으로 들어오자 후끈한 열기가 사방에서 치밀어 오른다.
고로에서는 시뻘건 쇳물이 철철 흘러내렸고 바로 쇳물이 틀로 흘러 들어가 검과 장창 등의 무기들을 찍어 냈다.
여기에 갑옷 역시 일체형이었는데, 만약 언데드 병사들의 체격이 각기 달랐다면 이런 식으로 대량 생산은 불가능하였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언데드 병사들이 체형을 표준화시켰기 때문이다.
인간으로 치면 키 185cm에 몸무게 80kg 정도.
전투에 최적화되어 있는 체형이라고 보면 된다.
군화도 강철이었고 모든 부위를 강철로 감싼다.
현대의 대량 생산 기술이 아니라면 엄두도 못 낼 그런 냉병기들이 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계가 중세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수십만에 이르는 강철 군단을 막아 내지 못한다.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과학이 발달하여 화약 무기를 사용한다면 말이 좀 다르겠지만, 그때에는 갑옷에 마법진이라도 새기면 된다.
‘마법진?’
아직 병기는 생산 중에 있었다.
그렇다면 마법진을 새기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흠.”
“왜 그러십니까?”
“갑옷이나 무구에 문양을 넣는 것도 가능하지요?”
“물론이죠. 음각도 가능하고 양각도 가능하죠.”
“좋습니다. 모든 무구들에 문양을 새기도록 하죠.”
“다만 비용은 좀 추가가 됩니다.”
“얼마나요?”
“무구 한 벌에 만 원 정도…….”
“…….”
기술이 좋기는 좋다.
대량 생산을 하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마법진을 새기는 것이 겨우 만 원이라니. 그것도 한 벌이다.
오 사장은 거의 원가를 계산한 것이었는데, 무구에 마법진을 새기면 그것이 곧 마도구가 된다.
실드는 총알도 튕겨 버린다.
그러니까 지구의 모든 국가들도 웬만하면 내 군대를 막지 못한다는 뜻이다.
앞으로 지구에서 전쟁할 일은 없겠지만 사람 일이라는 것이 혹시 모른다.
언제나 확정적인 건 없었다.
“잠시 둘러보고 들어가도록 하죠.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 예. 그러시죠.”
무구들이 양산되고 있었다.
마법진을 새겨 넣는 것이야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하니 가능하면 지금부터 바로 적용하여 생산을 해야 할 것이다.
이슬기가 조용히 묻는다.
“회장님. 뭘 하시려고 그러세요?”
“아, 마도구를 만들려고.”
“마, 마도구요?”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하는 것이 좋잖아? 일반적인 무구보다 마도구를 착용하면 더 잘 싸우겠지.”
“와……. 마도구를 만 원에 제작하는 건가요?”
“무구값도 있으니까 만 원은 아니지. 마석도 제작을 해야 하고 꽤 번거로운 작업이지.”
“그래도 기계로 하실 거잖아요?”
“그건 그렇지?”
10만 벌의 마도구.
이것도 내 경지가 인간의 한계에 다다라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철소 사무실.
공장에 딸려 있는 사무실은 공장의 직원들이 사용한다.
지금은 공장 직원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오중철 사장은 종이와 펜을 내어 주었다.
“어떤 형태의 문양을 원하십니까?”
“음각으로 하고, 이런 문양들을 넣어 주었으면 합니다.”
“음각은 간단한 일이죠.”
빠르게 그림을 그려 내려간다.
룬어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고 오망성이 들어가며 그 중심에 마석이 부착되는 형태였다.
갑옷에는 실드와 다크 리커버리, 마력 증폭 기능이, 방패에는 다섯 겹의 실드와 경량화 마법, 무기들에는 각종 공격 마법이 음각된다.
몇 가지 생각을 하다 보니 이건 정말 철저하게 전쟁을 준비하는 수준이 되었다.
“이 그림들은 대체…….”
“가운데에는 이만한 사이즈의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배터리 케이스도 제작을 해 주셔야겠습니다.”
“어……. 가능하긴 합니다.”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요?”
“배터리를 제작하고 삽입하는 과정까지 하면 이틀은 더 잡아야겠군요.”
“바로 실행해 주세요.”
“예! 그럼 복사하고 그림은 돌려 드리겠습니다!”
오중철 사장이 직접 복사기를 돌린다.
이곳에 공장 직원들이 없기 때문이겠지.
이슬기에게도 그림을 주었다.
“다른 제철소에도 똑같이 제작을 의뢰하도록 해.”
“이렇게 싸게 마도구 제작이 가능하다니…….”
“대량 생산이잖아?”
나는 과학 기술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오후 무렵.
무구 생산과 더불어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벌써 3시가 다 됐다.
잠깐 커피라도 한 잔 마시기 위해 로비로 나왔는데 웬 사람들이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다다다다!
익숙한 발걸음이다.
이제 8세 정도 된 아름다운 소녀가 은발을 치렁치렁 날리면서 달려오고 있었다.
엄마를 닮아 뚜렷한 이목구비, 조금만 더 성장하면 경국지색의 아름다운 여자가 탄생할 것이다.
“수정이?”
“아빠아아아!”
“오, 수정아.”
큰딸이 갑자기 회사를 찾아왔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딸이 아빠를 보겠다고 회사를 오는데 뭐가 문제일까. 아, 물론 일반 사원들이라면 좀 문제가 되겠다. 하지만 내 회사라면 다르지.
수정이가 점프하여 착 안겼다.
“아가씨!”
경호원들이 땀을 뺀다.
비서진에서도 술렁거림이 일었다.
기존의 비서들도 많았지만, 새롭게 들어온 비서들도 있었다.
수정이의 실물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얼이 빠졌다.
“어쩐 일이야?”
“아빠 보고 싶어서 왔어요!”
“하하하! 잘 왔다.”
안 봐도 뻔하다.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항상 포스 넘치던 내 얼굴이 반쯤 정신이 나갔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자, 들어가자.”
“응! 수정이가 좋은 소식도 들고 왔어!”
당연한 일이다.
수정이도 요즘 바쁘게 지내고 있었으니 괜히 회사까지 찾아오진 않을 것이다. 정말 중대한 일이 발생하였기에 찾아온 거다.
“한 비서.”
“예, 회장님!”
“피자 한 판만 사 오도록 해.”
“알겠습니다.”
“언니, 수정이는 새우가 좋아!”
“아, 네.”
비서들 사이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갑작스러운 수정이의 방문. 내게 아들이 없는 이상 언젠가는 수정이가 회사를 물려받을지도 몰랐다.
물론 7서클에 오른 이상 수정이와 내가 함께 늙어 가겠지만.
어쨌든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는 비서들은 수정이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가장 빠르게 피자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그 사이에 수정이와 이야기를 나눈다.
“진짜 어쩐 일이야?”
“아빠! 완성했어!”
“오, 그래?”
“취합도 끝났고 이론상으로는 완벽해졌어. 검산도 몇 번이나 했어!”
그렇지 않아도 취합과 검산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는 소리는 들었다.
하지만 수정이는 기어코 차원 이동 마법진을 완성하고야 만 것이다.
“벌써 그렇게 됐나.”
꿈만 같은 일이다.
물론 차원 이동을 하려면 오랫동안 충전된 마석들이 대량으로 필요하였지만, 그 정도는 초대량으로 제작되고 있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마석은 비밀스럽게 한국으로 들어온다.
지금 창고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마석들이 쌓여 있었다. 그러니 게이트를 여는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이네.”
“오늘 가려고?”
“그래야지. 우선 가서 한번 살펴야겠어.”
“기대된다.”
15분 만에 피자가 도착했다.
수정이는 곧바로 피자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가서 별문제 없으면 수정이는 바로 가고 싶어!”
“그래. 아무런 문제 없으면 말이지.”
하지만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싶었다.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것이었는데 문제가 없을 리가 없다. 오히려 나는 문제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중이다. 그래야 기껏 제작한 10만 대군을 써먹을 수 있을 테니까.
지금 1진이 훈련 중이었고 2진은 대기 중에 있었다.
즉, 20만이 완성되었다는 뜻이다.
“재밌겠는데?”
오늘은 단순한 탐색이다.
이계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떤 형태인지, 이방인에게는 적대적이지 않은지, 몬스터나 마족 같은 괴물들이 살고 있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그 정도만 해도 탐사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택 지하 창고.
바닥 면적 100평이나 되는 저택에 지하실이 없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지하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공터가 있었고 그곳에서 비밀리에 마법진이 그려졌다.
마법진을 그리는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마법진을 그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해석이 문제였다.
그리는 자체야 한 시간이면 되었다.
거대한 마석들이 육망성 꼭짓점에 박혔고 마법진에서는 온갖 괴상한 기운들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화룡점정은 7서클에 달하는 마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편법으로 완성한 7서클 마력이 아니라 완벽한 7서클 흑마법사가 있어야만 발동이 가능했다.
가족들의 얼굴을 바라본다.
가족들은 상당히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조차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완성하셨군요.”
“그래.”
“수천 년 흑마법사들의 염원이 이곳에 있네요. 코튼가에서 알게 되면 바로 당신을 가주로 모실 정도의 업적이에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굳이 이제 와서 처가와 엮이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한국에 찾아와 나를 가주로 삼겠다고 삼고초려를 한다면 잠깐 생각을 해 볼 여지는 있었지만 말이다.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 이후로 리사도 처가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자신이 흑마법사였기에 처가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호위는 안 데리고 가시나요?”
“아, 만들어 뒀지.”
스스슷!
내가 의지를 발현하자 서큐버스와 상급 마족들로 이루어진 12마리의 소환수들이 오늘 생산된 냉병기들을 착용하고 나타났다.
타이타늄 합금이라 은색으로 번쩍거렸고 마법진까지 새겨져 있어 아주 독특한 외향이다.
하지만 전혀 이상해 보이지는 않는다.
애초에 제작할 때에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디자인을 하게 하였다. 마치 신의 전사처럼 보이는 무구들이었다.
“우와, 멋있다!”
수정이가 그들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기능성과 아름다움을 함께 잡았네요.”
“그렇지. 아마 이계에서는 신의 군대라고 불릴지도 몰라.”
“흑마법사가 신으로 둔갑하게 된다면 볼만하겠네요.”
우웅! 우웅! 우웅!
마법진은 더욱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녀올게.”
“잠깐만!”
수정이가 나를 붙잡는다.
“왜 그러니?”
“아빠. 계산해 보니까 이쪽과 저쪽의 시간이 좀 다르게 흘러가.”
“엉?”
“이쪽의 하루가 저쪽의 일주일이야.”
“그럼 상관없겠네.”
잠깐 놀랐다.
만약 지구의 일주일이 이계의 하루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하지만 그 반대라니 아주 안심이었다.
내가 이계에서 일주일 있다가 와도 지구에서는 하루만 흘렀을 뿐이니까.
수정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는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파아아앗!
어마어마한 농도의 기운이 빛처럼 솟구친다.
거대한 기둥이 만들어졌고 그 사이에서 이계의 저편이 선명하게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