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193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193화
193
천군 강림(1)
드드드!
천지가 진동한다.
5만에 달하는 언데드 병사들은 중무장을 한 상태였고 각자 무기들을 휴대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언데드 병사들은 방패와 창, 검, 단검, 활, 풀 플레이트 메일을 착용하고 있었기에 그 무게가 상당했다. 타이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강철을 주로 사용하였기에 무게가 꽤 나갔다.
그 때문에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고 있었으며 군대 자체가 은빛으로 번쩍거리고 있었다.
드론을 띄워 적들의 규모를 확인한다.
칼번이 보고를 해 왔다.
“마스터! 10만 정도의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10만이라.”
그리 많지 않은 숫자다.
아무리 숫자의 폭력을 앞세운다고 해도 저들은 고작 3서클 마법사들이 만들어 내는 위력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전염성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4~5서클의 흑마법사들이 언데드를 일으켰겠지만, 전염력을 얻는 대가로 수준은 좀 낮아졌다.
물론 일반 병사들보다야 뛰어난 수준이겠지만, 내가 만들어 낸 더미들이라면 저런 언데드 10마리와 붙어도 이길 수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방진을 연습해 왔고 주입식 교육으로 기계적인 동작을 훈련했다. 그러니 저런 놈들에게 밀릴 리가 없다.
“전진하라! 바로 쓸어버린다!”
“예!”
5만에 달하는 병력이 적들의 뒤쪽을 쳐들어간다.
첫 교전의 순간이다.
5만의 병력이 빠르게 검을 들고 언데드를 베어 버린다.
콰르르르릉!
검으로 베어 버리기도 하였지만, 몸으로 그대로 들이받아 버리자 10만에 달하는 언데드 병력이 주춤거리며 무너지기 시작한다.
빠르게 적들의 숫자가 줄고 있었다.
하지만 성벽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미 점령이 된 것으로 보였고 그대로 두면 루얀 영지가 바로 무너질 판이었다.
그렇게 걱정하는 이유는 바로 적들이 가지고 있는 전염력 때문이다.
전염력만 아니라면 좀 더 여유롭게 쓸어버릴 테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해서, 특공대를 조직했다.
뱀파이어 이상의 고위 언데드로 구성된 특공대 100마리가 명령을 대기한다.
이들을 이끄는 서큐버스 퀸 루나가 선두에서 무릎을 꿇는다.
“명령을 내려 주세요!”
“너희 특공대는 성벽 위의 적들을 쓸어 낸다.”
“네!”
“나머지 병력은 이쪽으로 적들을 유인한다. 실행하라!”
명령이 떨어지자 각 언데드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 역시 훈련의 힘일 것이다.
고작 몇 주간의 훈련이었지만, 사실 언데드는 이 정도만 훈련을 받아도 충분했다.
사람은 훈련의 내용을 잊거나 숙련도가 떨어지기 마련이었지만, 언데드는 한 번 훈련을 받은 행동은 잊지 않는다.
5만의 병력이 일제히 빠지기 시작하자 적 언데드 병사들이 이곳으로 몰려왔다. 유인책의 성공이었다.
나는 휘하 흑마법사들을 바라봤다.
“이제 우리들의 힘을 보여 주어야 한다. 나는 환술과 동시에 파이어 스톰을 날릴 테니, 너희들도 최대한 화염 계열의 마법을 사용하도록 해라.”
“존명!”
명령을 받은 흑마법사들이 마법을 준비한다.
환술을 섞어야 하는 이유는 화염계 마법을 사용하더라도 흑마기 때문에 검은색을 띨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각각 마법들이 허공을 갈랐다.
수백 개의 화염구, 파이어 스톰, 파이어 레인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화염 마법들이 날아가자 하늘은 화염에 휩싸인 듯이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곧 마법들이 지상에 작렬했다.
콰과과과광!
땅거죽이 뒤집어지고 폭음이 영지 전체를 뒤흔든다.
화염의 회오리가 솟구치며 적들을 그곳으로 유인하여 허공으로 끌어 올리면서 태워 버렸고 붉은 먹구름이 몰려와 화염의 비를 뿌렸다.
수백에 달하는 흑마법사들이 위력을 보이자 순식간에 적들이 쓸려 나간다.
그리고 남은 건 잔당 토벌이었다.
“주력을 격파했습니다!”
이쯤 되자 전장을 돌아본다.
성벽 위로 올라간 특공대가 적들을 분쇄하고 있었으며 잔당들은 꾸물거리며 기어 오고 있는 중이다.
화염이 잦아들자 워터 레인을 뿌렸다.
치이이익!
불길이 사라지고 매캐한 연기가 하늘로 치솟는다.
“잔당을 쓸어버린다.”
“존명!”
루얀 백작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 말도 안 되는 광경에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성벽이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이대로는 도시를 포기해야 할 지경이었으며 영주성에 틀어박힌다고 해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천군으로 짐작되는 자들이 몰려왔고 적들의 배후를 때렸다.
그리고 일어난 기적.
적들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무너졌으며 곧 놈들을 유인한 후에 기적을 선보였다.
콰르르르릉!
어마어마한 불꽃의 물결.
지상의 모든 것을 태워 버릴 화염이 작렬하였고 순식간에 적들이 쓸려 나가기 시작하였다.
물경 10만에 달하는 대군이었다.
그 대군이 한순간에 몰살을 당하고 있었으니 기적이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화염의 비가 떨어지는 기적.
화염의 회오리가 적들을 집어삼키고 화염의 구체가 맹렬하게 적을 태웠다.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솟구쳤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10만 대병력이 그렇게 끝장이 나고 있을 때, 특공대가 성벽 위로 하늘을 날듯이 넘어왔다. 아니, 실제로 하늘을 날기도 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속도로 성벽 위의 언데드 병사들을 주살했다.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마른하늘에 화염의 비가 떨어졌듯, 이번에는 비가 내려 열기를 식혔고 곧 5만의 병력이 진군하여 잔당을 토벌하기 시작하였다.
“아아!”
“천군이 강림하였도다!”
모두가 꿇어 엎드렸다.
이 장엄한 광경에 무릎 꿇지 않은 이가 없었다.
여신 비비안의 군대가 아니고서야 이 많은 병력이 몰려올 수는 없었다. 게다가 천군은 제국이 아니라 북쪽에서 내려왔다.
북쪽에 이만한 힘을 가진 나라가 있을 리가 만무하다.
만약 그런 나라가 있었다면 이 세상은 칼린 제국이 아니라 그 나라를 중심으로 뭉쳤을 것이다.
지금 제국의 상황이 개판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다.
인류의 멸망을 점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천군이 내려옴에 따라 상황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저만한 힘을 가진 군대라면 마족의 군대 따위는 쉽게 짓밟아 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전투는 끝났다.
잔당 토벌까지 순식간에 마친 군대가 개선을 하듯 들어오고 있었다.
이들의 선두에 선 남자.
화려한 은빛의 플레이트 메일을 입고 있었고 보랏빛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지원군입니다.”
“지원군이라!”
지원군 따위가 아니었다.
천군의 군대이기에 자신을 낮추는 건가?
루얀 백작의 입장에서는 그렇게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문을 열어라! 천군께서 오신다!”
“와아아!”
환호의 물결이 이어진다.
영주성에 갇혀 있던 백성들도 거리로 나오기 시작하였다.
쿠구구궁!
문이 열렸지만, 바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나마 피가 묻지 않은 특공대와 흑마법사들이 먼저 들어가고 나머지는 워터 레인을 뿌려 갑옷을 씻었다.
괜히 피가 묻은 채로 들어가면 감염이 확산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천군이 감염의 원인이 된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정권을 잡기 전까지는 최대한 자제를 하는 편이 좋았다.
루얀 백작으로 짐작되는 장년인이 기사단을 이끌고 다가온다.
격렬한 전투의 흔적 때문이었는지 그들의 몰골은 처참했다. 부상을 당하여 온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장년의 남자가 인사했다.
“천군이시여,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희를 기다리다니요?”
“성서의 예언이 실현되려 하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겠습니까?”
우리들은 씁쓸하게 웃었다.
성서의 예언?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는 천군이 아니었다. 그저 다른 세상에서 왔으며 무려 흑마법사들이다.
그들이 천군이라고 불리는 자들도 사실은 언데드였으니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까무러칠 것이 분명했다.
“저희는 천군이 아닙니다. 성서의 예언이라니요.”
“허허허! 역시 겸손하십니다.”
“우리는 그저 다른 세상에서 왔을 뿐이지요.”
“천군께서 활약을 하심으로 루얀 영지는 구원받았습니다! 저희 루얀 영지는 천군께 적극 협조하며 가세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군대를 합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내가 바라던 바였으며 흑마법사들도 웃었다.
계획대로 되고 있었다.
“정말 반가운 일이군요. 저희들은 그저 인류의 멸망을 막고자 노력할 뿐입니다.”
“예! 여신님의 대의를 따르겠습니다!”
“거 참, 여신의 군대가 아니라니까 그러십니다.”
“허허허! 영주성으로 드시겠습니까?”
“그러지요. 그 전에 잠시 치료를 해야 할 것 같군요. 이곳에 부상자들이 너무 많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구급상자들을 휴대하고 있었다.
항생제와 붕대, 연고, 소독약 등 필요한 것들은 가져왔다.
서큐버스 이상의 언데드들은 응급 구조에 대해 배웠고 어떤 식으로 처치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곧바로 특공대로 활동하였던 100마리의 상급 언데드들은 위생병이 되어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기 시작하였다.
상처를 소독하고, 꿰매고 약을 바른 후 붕대를 감는다. 상처 부위가 큰 자들은 항생제도 주사시켰다.
수액도 대량으로 꺼내 부상자들에게 맞혔다.
치료를 하는 동안 나와 흑마법사들은 영지를 둘러본다.
웅성웅성!
영지민들은 거리로 나와 천군이라고 불리는 내 군단을 구경하고 있었다.
“저렇게 아름다운 외모라니. 천군이 확실하네.”
“그러게 말이야. 제국이 무너지기 전에 여신께서 기도에 응답을 해 주신 거지.”
우리들의 정체는 천군으로 확정이 되어 버렸다.
생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을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그러할 것으로 생각됐다.
칼번이 말했다.
“마스터. 여성체도 나쁘지 않을 뻔했습니다.”
“다음에는 여성체로 뽑아야겠어.”
“그러는 편이 신비감 조성에는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신의 군대가 여성이라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이 여자다. 그런데 여자가 천대를 받을까?
이곳의 여성 인권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됐다. 아마도 남성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
다만 전쟁은 남성의 전유물이라 여성이 나서지 않는 것뿐.
대충 응급 처치가 끝나 가자 우리들은 영주성으로 들어왔다.
성벽은 처참한 수준이었지만, 영주성은 멀쩡한 외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고풍스러운 멋이 살아 있는 고성이다.
루얀 백작은 연회를 베풀고자 하였지만, 우리들은 그런 호의를 거절했다. 그보다는 인류의 구원이 먼저라고 이야기했고 루얀 백작은 바로 가신들을 소집했다.
다크문 간부들과 루얀 백작가의 가신들이 함께 모인 자리.
이 자리에서 나는 루얀 백작가의 병력이 3만 정도 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신의 군대가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입대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도 알렸다.
군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우선 나는 이들에게 첫 번째 목표를 알렸다.
“무너지는 국경을 바로 세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