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201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201화
201
새로운 세상(1)
“그렇다면 결국에는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말인데.”
“아빠의 생각보다는 간단할 거야.”
“어째서?”
“제국은 망해 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생존이고, 아빠는 그걸 제공해 줄 수 있어!”
“오호.”
웅성웅성!
주변이 술렁거린다.
수정이의 말에 아무도 반박을 할 수 없었다.
인간에게 가장 우선시되는 욕구는 무엇일까.
재물에 대한 욕구도 있을 수 있고 자손 번창의 욕구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식욕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그중 으뜸은 생존이다.
죽고 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인간은 누구나 살아가기를 희망하며 죽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만물의 이치인가.’
죽음을 원하는 이가 없었으므로 수정이는 내가 가장 강력한 힘을 갖추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좋아. 그럼 귀족들을 데려와 보자고.”
“응!”
잠시 후, 이 자리에서 귀족들을 설득해 보기로 하였다.
귀족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아몬 백작과 루얀 백작, 그리고 아르덴 후작이다.
아몬 백작의 영지는 불타버렸지만, 루얀 백작과 아르덴 후작은 상당한 크기의 변경 영지를 가지고 있었다.
변경 영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언데드가 점령하고 있는 땅으로 뻗어 나가기가 꽤 손쉬울 것이라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즉, 제국 국경 쪽의 영지는 최소한 손에 넣고 있어야 추후 세력 다툼을 하기가 쉽다는 뜻이었다.
우리가 결의를 한다고 해도 제국의 모든 귀족들이 돌아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적들을 죽이는 군대는 환영하겠지만, 그 군대가 권력을 틀어쥐고 제국에 박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바로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높았다.
물론 인간의 군대가 몰려오면 막을 수 있다. 압도적인 전력으로 밀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추후에는 무력으로 점령을 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나중에 생각을 해도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 귀족이 막사로 들어왔다.
막사 내부에는 다소 심각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기에 세 명의 귀족들도 꽤나 위축됐다. 특히 그들은 우리가 천군이라고 알고 있었기에 더욱 위축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이 문제는 누가 먼저 발의를 할 것인가.
놀랍게도 수정이가 먼저 물었다.
“아저씨들은 새로운 제국을 꿈꿔 본 적이 있어?”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현재 제국을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는 거야.”
수정이나 나에게 바통을 넘겼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고심하고 있었는데 수정이가 운을 뗐으니 나머지는 내가 처리를 하는 것이 맞았다.
어차피 제국의 황제는 내가 될 것이기에 수정이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맞았다.
“제국은…… 부패했습니다.”
“부패했다?”
“정확하게는 분열됐습니다. 모두 힘을 합쳐 마족 놈들부터 몰아내고 권력을 생각해도 되건만 현 황제가 쓰러지고 난 이후에는 급격히 분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앙군 일부가 빠졌기에 급속도로 밀리고 있는 실정이지요.”
“아르덴 각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현 제국은 인류의 위기를 극복할 힘이 없습니다.”
아주 시원하게 비판을 하고 있었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귀족들도 쌓인 것이 많았다. 당장 인류가 절멸할 위기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탐하는 괴물들이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이제 내가 나설 때다.
“그렇다면 경들은 새로운 제국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
감정이 술렁거린다.
아마 지금 오만 가지 상념들이 스쳐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제국이라면 현 권력 구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황조를 세운다는 것을 뜻했다.
아르덴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그건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제국의 수도에서야 직접 전투를 하지 않으니 귀족들의 배에 기름이 꼈지만, 전방의 귀족들은 언제나 일선에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습니다. 또한 군사력이 가장 강한 귀족들도 전방에 영지를 가진 자들이기에 권력 다툼에 끼어들 틈이 없었습니다.”
“만약 여건이 된다면 어쩌겠습니까? 마족 놈들이 내려오는 것을 막아 낸다면, 양면 전선을 유지할 능력이 된다면 말입니다.”
“그런 천군과 같은 존재가 뜻을 세운다면 생각을 해 볼 문제입니다.”
“좋습니다. 그럼 생각을 해 보세요.”
“예?”
“저 역시 이대로는 제국이 안 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한번 새롭게 권력을 쌓아 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제국은 부패하였고 분열하였으며 힘을 잃었습니다. 더 무너지기 전에 새로운 황조가 들어서는 것이 낫습니다.”
“으음!”
“새로운 황조라!”
그 누구도 생각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이 와중에 새로운 황조를 세운다는 것. 잘못하면 인류가 전멸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었다.
“아침까지 답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물러가세요.”
귀족들이 허리를 굽히고 물러간다.
지금까지 귀족들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칼번이 우려를 표했다.
“마스터. 저들이 섭정에게 연락을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는 않을걸?”
“조금 우려는 됩니다만.”
“어쩌면 기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할아버지! 아빠의 말이 맞아!”
“그렇습니까?”
“응!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수정이는 싱글벙글 웃었다.
모두가 걱정을 하고 있었지만 수정이만큼은 초연했다. 자신의 뜻대로 일이 진행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아르덴 후작의 막사로 아몬 백작과 루얀 백작이 찾아왔다.
지금 그들은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었다.
다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늘 그들은 천군에게 통보를 받았다. 그것도 아주 어마어마한 통보였다.
천군은 이곳에 새로운 제국을 세우려 했다.
이는 평소 같았으면 반역이었으며 인류가 공멸을 할 수도 있는 중차대한 일이었다.
하지만 천군이 마족 전선은 막겠다고 장담하였다.
지금까지 그들의 실력을 본 귀족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아르덴 후작이 입을 열었다.
“제국은 부패했지.”
“희망이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그래. 무려 수백 년을 버텨 왔지만, 어떤 제국이든 영원하지 않지.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속성이 아닌가 말이야.”
“만약 신성 제국이 세워진다면.”
“신성 제국이라!”
그들은 신성 비비안 제국을 생각하고 있었다.
천군이 다스리는 나라.
여신 비비안은 마족을 쓸어버리고 인류까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군대를 보냈다. 선지자가 군대를 통솔하며 변방의 적들부터 휩쓸어 나가고 있었다.
천군이라면 가능하다.
아몬 백작이 말했다.
“저는 군대도 없고 영지도 없습니다만,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슨 말인가? 자네가 없었다면 아르덴 후작령도 점령이 되고 남았을 걸세. 그것도 예전에 말이지.”
“그건 각하의 말씀이 맞네.”
“각하. 이건 기회입니다. 자네도 그걸 알고 있어야 하네.”
“기회라!”
“그래. 둘도 없는 기회지. 우리는 이 기회를 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네.”
누구라도 그리 결정을 내렸을 것이었다.
다 무너져 가는 제국을 붙잡느니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이 낫다. 그리하여 부패를 척결하고 진정한 신성 제국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들은 결정을 내렸다.
“그래도 내일 아침까지는 생각을 해 보도록 하세.”
“그러겠습니다.”
말은 이렇게 하였지만, 그들은 막사로 돌아가 발 뻗고 잠을 자기로 했다.
결정을 내리고 나니 속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네 개의 달이 밝게 떠 있었다.
참으로 휘황찬란한 광경이었는데, 사실 저런 달이 아니라 행성일 수 있었다. 카렌 대륙이 위성이었고 말이다.
위성이라고 해서 인간이 살아가기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법은 없다. 지구에서만 해도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과 위성들을 찾아 나가고 있었으니까.
수정이와 함께 막사를 나왔다.
오늘도 역시 수련을 하기 위하여 나서는 것이다.
수정이가 살짝 졸린 눈을 부비며 말했다.
“아빠. 이제 지구의 무기들을 들여와야 해.”
“지구의 무기들?”
“응. 아무래도 정찰 정도로는 무리가 있으니까. 어쩌면 제국과 마족을 동시에 상대하게 될지도 몰라. 양면 전선이지. 근데 현대 군사 무기들이 있으면 그들을 손쉽게 쓸어버릴 수 있지 않겠어?”
“흠. 그건 그렇지.”
“수정이의 계획에는 무기가 꼭 필요해!”
“제대로 훈련을 받은 군대를 말하는 거니?”
“응!”
말은 쉽다.
냉병기로 군대를 무장시킨 거야 영화를 핑계로 둘러댔지만 제대로 현대 화학 무기로 무장을 하는 것은 좀 다른 문제였다.
“한국에서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대통령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국방장관하고 국무총리 정도는 알고 있어도 되겠다.”
“그들에게 이곳의 존재를 알린다면.”
“이곳의 공예품을 팔아먹으려면 언젠가는 지구도 알게 될지도 모르지. 그리고 차원 무역을 한다는데 대통령이 말리려나? 여차하면 한번 데려오면 되지.”
“…….”
수정이는 아주 대담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구의 대통령을 이곳으로 데려온다?
실로 어마어마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수정이의 말대로 양면 전선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거세게 압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대군의 도움이 필요했다.
국방장관을 비롯하여 몇몇 교관들만 넘어와 안드로이드를 훈련시키면 훌륭한 현대 군으로 거듭난다.
아니, 현대 군을 넘어 다목적 군대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수정이도 함께 갈까?”
“야. 너는 언제나 나와 붙어 있어야지.”
“히히. 군대를 한번 지휘해 보고 싶었는데.”
“군대 지휘는 실컷 하게 될 테니까 아빠하고 움직여.”
“응!”
수정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 작은 머리에서 어찌 그런 계책들이 줄줄이 튀어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역시나 내 유전자가 탁월해서 그런가?
다음 날 아침.
칼번이 깨우는 소리에 일어났다.
“마스터. 바로 회의장으로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예.”
어제, 수정이는 대부분의 서클을 채울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진득한 기운이 느껴질 만큼 마나로 가득 찬 세계였는데 여기에 언데드들이 집단으로 죽어 버린 아몬 영지로 게이트를 뚫고 다녀왔다. 그곳에 마법진을 설치하여 수련하자 효율이 엄청났던 것이다.
즉, 수정이는 완벽한 5서클에 오르게 되었다.
일어나서 기지개를 한 번 켠다.
“그들은 왔고?”
“예!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오호, 그래? 가 보자고.”
대충 세수를 하고 회의장으로 향한다.
막사를 들추고 들어오자 바짝 긴장한 표정의 세 귀족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수정이의 말대로 이들에게는 굳이 흑마법으로 강제를 하지 않기로 했다. 괜히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르덴 후작이 대표로 말했다.
“선지자님! 저희들은 신성 제국을 세우는 데 있어 목숨을 걸기로 맹세하였습니다! 부디 저희들의 충성을 받아 주십시오!”
“한번 결정하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물론입니다. 그에 대한 증표를 드리겠습니다!”
“증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