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214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214화
214
신제국 성립(2)
언데드 제국.
다른 말로는 마국이라고 불리며 이곳의 황제는 7서클 흑마법사인 제린이다.
올해 200살이 넘어가는 그는 20대 중반 정도의 청년으로 보일 뿐이었다.
“폐하! 적들이 야금야금 북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허어. 지금의 땅으로도 만족을 못하였다는 말이냐?”
“그, 그러하옵니다.”
쾅!
제린은 용상을 내리쳤다.
도대체 그들은 뭘 하는 놈들인가?
제린은 귀족들이 보내 온 화면을 몇 번이나 돌려 보았다.
그건 인간이 만들어 낸 기술이 아니다.
100만 대군이 단 한 방에 몰살이 되는 장면은 아무리 흔들리지 않는 감정을 보유한 제린이라고 해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100만 정도의 언데드 군단은 다시 조직하면 된다. 이미 마국 내에 많은 재료들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군단이 한 번에 몰살이 되었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였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무기들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무리 뛰어난 흑마법사라고 해도 처음 보는 무기 앞에서는 암살을 당하기 일쑤였다.
7서클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들을 막을 수 있을까.
으득!
수하들의 말에 따르면 그 역시 흑마법사라고 한다.
그렇다면 같은 길을 걷는 자들이었는데, 갑자기 나타나서 대륙의 반을 집어삼켜 버렸다. 그것도 모자라서 더 많은 땅을 원한다.
“다른 소식은 없느냐?”
“곧 대관식이 있을 예정입니다.”
“대관식이라.”
“그 때문에 잠시 팽창을 멈춘 것처럼 보입니다만, 그 이후에는 완전한 전면전을 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허허.”
제국은 거의 무너져 가고 있었다.
대륙 일통을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웬 흑마법사 집단이 나타났다.
“그쪽의 사신을 보내라.”
“예?”
“일단 적대 행위를 멈춘다. 그리고 사신을 보내 만나자고 해라.”
“폐, 폐하께서 직접 말입니까?”
“보내라면 보내도록 해라.”
“옛!”
황제의 심기가 매우 불편했다.
이런 때에 괜히 더 심기를 거스르면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후아!”
지구의 시간으로는 거의 10일 만에 돌아온 거다.
밖으로 나와 보니 해가 중천이다.
“낮 정도인가?”
“한 2시 정도 됐어.”
“리사는 집에 있으려나?”
“그렇지 않을까?”
오늘 정도에 온다고 이야기는 해 두었다.
이제 보안을 위해 인간(?) 직원들은 모두 내보냈다. 저택은 완벽하게 안드로이드들이 경비를 서고 일을 하고 있었다.
아내는 정원에서 풀을 뽑고 있었다.
“오셨어요?”
“왜 낫질을 하고 있어?”
“운동을 하고 있었어요.”
“운동이라고?”
“밭일이 운동에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그중 최고는 낫질이죠.”
“…….”
전원주택에서 살더니 이제 풀 관리도 직접 하는 건가?
어차피 우리 집에는 잔디가 깔려 있었고 농약으로 관리를 한다. 잔디만 죽지 않는 농약으로 관리를 하면 굳이 힘들게 잡초를 뽑을 필요가 없었다.
아내는 아예 정원 경계를 넘어 잡초가 무성한 땅에서 낫질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것이 운동이 된다나 뭐라나.
아내가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했다.
“시장하지는 않으신가요?”
“배는 안 고픈데, 리사가 한 밥을 먹고 싶기는 하네.”
“수정이도!”
“좋아요. 씻고 기다리세요.”
“그래야겠어.”
사우나가 그리웠다.
지금 황궁은 완성이 되었지만, 아직 내부 시설들이 모두 완공된 것은 아니었다. 우선 빠르게 뼈대를 잡아 가야 하기 때문이다.
촤아아!
시원하게 찬물로 샤워를 한다.
이제 완연한 여름이었고 찬물로 씻기에도 부족하지 않지.
이렇게 씻고 나서 사우나를 하는 것도 나름 호사였다.
치이익!
감람석 위에 소나무액을 뿌리고 얼굴을 수건으로 덮는다.
“여기가 천국이로구나.”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본다.
제국에 대해 신경을 쓰느라 회사 일에는 거의 손을 떼 버리고 말았다.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수 그룹을 이슬기에게 맡겨 버린 참이다.
아마 아직도 M&A가 다 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일 아침에는 회사에 나가 봐야겠군.
대략 10일 정도의 시간을 주었으니 지구에서는 하루 반나절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내일 퇴근할 무렵에 돌아가면 대관식 준비가 완료된다는 뜻이다.
어차피 내일은 본사에 잠시 들렀다가 정유사에 가 보아야 한다.
정유사에서 기술자 몇 명을 데려가서 작업을 해야겠지.
“내일도 바쁘겠네.”
그래도 오늘은 집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녁 무렵.
오늘 하루 종일 여가를 즐기고 푸짐하게 한 상 차려진 식탁에 앉았다.
아까 점심에 아내가 간단하게 식사를 차려 주었지만, 아내의 손맛에 따른 금단 현상(?)은 꽤나 오래갔다.
나와 수정이는 걸신들린 듯이 밥을 먹었다.
밥을 세 공기가 먹고 나서 배를 두드렸다.
“후아!”
“잘 먹었습니다!”
“언니 왜 그렇게 많이 먹어?”
“응? 한 달이나 이상한 음식만 먹어서 그래.”
타향살이를 하면 이게 문제다. 고향의 음식이 그리워진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아내는 대단한 사람이지.
아내는 한식을 모국의 음식처럼 좋아했다. 가끔 영국식 식단을 짜기는 했지만, 우리 가족은 거의 한식을 주로 먹었다.
수아도 왔으니 발표를 해야 한다.
“자, 이계에 제국을 세웠어.”
“우왕!”
수아의 눈이 커진다.
대충 수아도 대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었다. 직접 그곳을 구경하기도 했고 말이다.
아내도 깜짝 놀랐다.
“벌써 말인가요?”
“그래. 이미 황궁도 지어 놨어. 내일은 함께 가도록 하자고.”
“저희도 말인가요?”
“대관식에 황후가 빠져서야 쓰나.”
“아빠, 수아는?”
“수아는 황녀이니 당연히 참여를 해야지.”
“와아! 수아도 공주님이야!”
아무리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어도 동심은 있기 마련이었다.
수아도 그에 대한 로망이 있었고 이제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수아가 눈을 반짝였다.
“언제 가야 해?”
“내일 퇴근하고.”
“기대돼!”
“기대해도 좋지.”
아마 그 화려함은 역대급이 될 것이다.
대관식이라는 것은 그 나라의 국력을 상징하기도 하였다. 그러니 최대한 화려하게 하여 그 위세를 떨칠 것이었다.
수아는 기뻐서 방방 뛰었다.
“이제 머지않았군요?”
아내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평소의 미소에서 조금 더 입꼬리가 올라갔을 뿐이었지만, 아내도 기분이 좋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어제는 수련도 쉬었다.
간만에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였고 조금 늦게 일어나기까지 했다.
8시가 되자 이슬기가 집으로 찾아왔다.
문을 열고 이슬기가 들어오는데, 순간 그녀가 아닌 줄 알았다.
“엉? 이 비서. 몰골이 왜 그래?”
“설마 그걸 몰라서 하시는 말씀은 아니겠죠?”
“일이 바쁘기는 하겠지.”
“으으. 바쁜 수준이 아니에요. 회사의 덩치가 얼마나 커졌는지 아세요? 이제는 회사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에요. 여기에도 나라를 하나 세우지 그러세요?”
내가 지금 벌어들이는 돈을 보면 충분히 국가를 건설해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대륙에 개발해야 할 땅이 널려 있는데 지구의 땅 한 조각을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써야 할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무슨 그리 섭섭한 말을. 내가 거기 국가를 세울 이유가 있나.”
“하아. 정말.”
“앉아. 커피나 한잔하자고.”
대륙에서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건 지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고 해도 지구의 시간이 가지 않는 건 아니었으니까.
“정신없이 하루가 돌아가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회사가 흡수되고 있어요. 안드로이드에게 무슨 명령을 내린 건가요?”
“우량 기업은 모조리 인수하라고 명했지.”
“그래서 일거리가 쏟아지고 있군요.”
“아마도?”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쯤에서 이슬기에게 당근도 주어야겠지.
“제국이 성립됐다.”
“와! 벌써요?”
“그래. 대륙의 반을 집어삼켰지. 그곳의 재상이 되고 싶지 않아?”
“이곳의 일은 어떻게 하고요?”
“슬슬 안드로이드들에게 운영을 시켜야겠지.”
“흠.”
“그러니까 서큐버스들을 교육하라고. 그들이라면 충분히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거야.”
“이른바 오토로 운영을 한다는 거로군요?”
“안 될 이유라도 있나?”
이제 나는 회사에 관련된 서류도 보지 않는다.
자잘한 일들은 알아서 직원들이나 안드로이드가 처리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직접 나서는 것은 인력 낭비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럼 좋죠!”
이슬기의 얼굴이 밝아진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안드로이드들이 대거 투입되면 이 거대한 회사도 오토로 충분히 굴릴 수 있었다.
아마 인간이 운영하는 것보다 나을 거다.
“이만하면 보상은 충분하겠지? 나랏일도 마찬가지야. 보조들이 많을 테니까 이 비서는 그냥 큰 틀만 운영을 하면 돼.”
“네! 좋아요!”
그녀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진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썩은 시체 얼굴이었는데 이제야 생기가 돌기 시작하였다.
역시 당근과 채찍은 적절하게 사용을 해야 해.
수 그룹 본사.
하루가 멀다 하고 M&A가 진행되고 있었기에 이제 수 그룹 직원들도 정확하게 몇 개의 회사가 자회사로 있는지 모른다.
전 세계에서는 그만큼 우려를 표하고 있었는데, 뭔가 일이 터지면 그건 그때 가서 해결을 하면 된다.
지금은 최대한 회사의 덩치를 키운다.
아마 1년 후면 안정화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본사 앞에는 기자들이 잔뜩 몰려 있었다. 우리는 뒷문을 통해 들어온다.
가뜩이나 바빴는데 기자들이나 상대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그리고 도착한 회의실.
카렌 대륙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이미 연락을 받은 임원들이 모여 있었다.
그 임원의 숫자가 수백이다.
사실, 지금도 사람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 임원들 중에서 반은 안드로이드가 차지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임원들이 우렁차게 외쳤다.
돈이 쌓이다 보면 권력으로 변하는 순간이 온다.
지금처럼 전 세계가 수 그룹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며 벌벌 떨고 있었다.
이제 수 그룹이 무너지면 전 세계 경제가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회의에 여러 가지 안건이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회의를 연 이유는 하나다.
몇 가지 보고가 이어졌다.
바다에서 엄청난 양의 보물들이 발굴되고 있다거나 전 산업의 발전과 방산업까지 진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방산업에는 태클이 걸렸다.
무기를 만드는 만큼 법적인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거다.
“방산업 제약은 대통령과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죠. 그리고 한 가지, 발표를 할 것이 있습니다만.”
“…….”
긴장하는 사람들.
내가 직접 발표하는 것이기에 평범한 일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다.
“사우디를 뛰어넘는 초대형 유전이 발견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