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217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217화
217
대관식(1)
기술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하기야 어떤 공사에 1만이 넘어가는 인력을 동원할까.
사실 이 정도면 중장비가 필요 없을 지경이었다.
김택수 이사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회장님께서 안드로이드를 이용하여 공사를 하신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일반인의 10배에 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죠.”
“10배라. 소문이 잘못된 것 같군요.”
“잘못되었다고요?”
“성인 남성의 수십 배, 혹은 그 이상은 될 겁니다. 힘으로 치면 중장비를 직접 움직이는 정도가 되겠군요.”
“허어! 그 소문은 그러하면?”
“일종의 다운그레이드 개념입니다.”
“다운그레이드요?”
“네. 모든 능력을 갖춘 안드로이드를 수출하기 시작하면 저에게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 아니겠습니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야죠.”
“아아!”
그제야 사람들은 내 의도를 이해했다.
군사용이나 기타 여러 가지 용도로 수출되는 안드로이드는 다운그레이드가 적용된다. 지금 개발된 안드로이드의 능력을 낮추지 않고 수출하게 되면 당연히 역공을 당하기 때문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해서, 일반용 안드로이드는 기존의 1할, 군사용은 1.5할 정도로 능력을 조정하였습니다.
“역시 회장님이십니다. 저희들이 기밀 서약을 하였기에 알려 주시는 거로군요?”
“기밀 서약을 했다고 해도 제 모든 것을 밝히지는 않죠. 다만 이 정도는 암암리에 각국 정보국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 완전한 기밀이라고 볼 수 없기에 알려 드리는 것뿐입니다.”
“역시 대단한 발명품입니다!”
“그렇게까지 대단한 발명품은 아닙니다. 지금도 안드로이드 기술은 발전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허허허.”
사람들은 기가 막히는지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제 이들에게 약간의 애국심 작업을 해야 한다.
이순신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나도 그랬고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애국심에 고취되어 있었다.
지금은 현대. 전 시대만큼이나 애국심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드물지만, 어느 정도 고취를 시켜 주면 일의 능률이 올라간다.
나 역시 그러지 않았던가.
보통 사람이라면 약간의 애국심을 모두 가지고 있기 마련이었다. 내가 할 일은 그 약간의 애국심을 증폭시켜 주는 일이었다.
1만의 안드로이드가 수많은 자재들을 운반하고 있는 가운데 나는 이들에게 물었다.
“여러분. 여러분들께서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어찌 보십니까?”
“예?”
“그게 무슨 말씀인지…….”
“과연 정상적인 독립국인지 의문이 들지는 않느냐 그 말입니다.”
“독립국은 맞습니다. 주권이 보장되어 있으니까요.”
“여러분들은 틀렸습니다. 대한민국은 독립국이 아닙니다.”
“예!?”
내 발언에 사람들은 놀람을 드러냈다.
잘못하면 사상이 의심되는 발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강대국에 치여 제대로 된 무기 하나도 개발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제재 때문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중국과 미국이 다투면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되고 말죠.”
“…….”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다수 국민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힘이 없는 국가의 비애라고 생각하고 그저 살아갈 뿐이었다.
실제로 나라 돌아가는 이야기만 모르면 한국만큼 살기 좋은 곳도 없었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복지와 사회 시스템에 세율은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편이었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이기 때문에 서민들은 세율이 높다고 인식하지 못한다.
여기저기 눈치를 보면서 이만큼 성장한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었지만, 이따금씩 부리는 강대국들의 횡포는 전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한다.
그 때문에 한때 반미나 반중, 반일 등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었다.
이 모든 건 나라에 힘이 없기 때문이다.
“나라에 힘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힘이 생긴다면 그런 횡포들을 물리칠 수 있게 되지요.”
“맞습니다. 영국을 보십시오. 조그마한 섬나라가 대영 제국으로 자라났고 그 힘을 기반으로 지금도 잘 살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강대국 기준은 경제력이 아니겠습니까. 국가가 경제력을 갖추면 힘은 자연히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패권국이 탄생하게 되는 배경입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돈이란 자본주의 시대의 강력한 무기였다.
미국이 저렇게 떵떵거리면서 살고 있는 이유도 알고 보면 경제력 때문이다.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은 전 세계에 자신의 부를 과시하였다.
그렇게 생겨난 부로 세계를 휩쓸었으며 지금의 초강대국이 된 것이다. 한국도 그렇게 되지 못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군사 제재는 제가 풀 수 있습니다.”
“허어. 그렇다면 소문이 사실이었습니까?”
“네. 제가 미국과 러시아에 힘을 행사하였죠. 그 때문에 그들은 한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죠.”
“확실히……. 느슨해진 감이 있죠.”
재계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국제 정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국제 정세에 따라 기업이 타격을 입고 도산하기도 하며 그걸 발판으로 삼아 성공하기도 하였다.
이런 생리를 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경제력을 가지게 될 겁니다. 사우디보다 양질의 유전이 이곳에 있고 개발하기만 하면 막대한 경제적인 이익은 물론이거니와 에너지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게 됩니다. 사우디가 중동권 국가의 수장이 된 것이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석유죠.”
“맞습니다. 앞으로 최소한 50년 이상은 석유 산업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 시간이면 한국이 패권국이 되고도 남습니다.”
사람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이들은 기술자임과 동시에 경제인들이었다.
그렇기에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다소 얼굴을 붉히며 흥분하는 사람들.
자신들의 손으로 조국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절로 애국심은 고취된다. 그리고 일의 능률이 올라간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여러분들의 손에 달렸습니다.”
“맡겨 주십시오!”
“걱정 마세요!”
“든든합니다.”
나는 씩 미소를 지었다.
사실, 한국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지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기왕 개입을 할 거라면 한국을 강대국으로 만드는 편이 좋았다. 그래야 회사의 힘도 강력해질 테니까.
“자! 그럼 수고해 주십시오! 저는 할 일이 있어서 말이죠.”
“살펴 가십시오!”
사람들은 바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유전 개발에 관련해서는 전권을 위임했다.
내가 없어도 유전은 순조롭게 개발이 될 것이다.
크리스탈 제국의 수도 브론티아.
브론티아 황궁 광장은 개방되어 있었고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들고 있었다.
대관식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지만, 황궁을 시민들에게 개방을 해 버린 사례도 없었다.
앞으로 대관식은 이런 식으로 치러질 것이다.
몇 년이나 내가 황제의 자리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다음 황제 역시 공개적으로 대관식을 하여 민심이 동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와아아아!”
예식은 정오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대관식이 준비되어 있었고 벌써부터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있었다.
새벽부터 아예 진을 치고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칼번이 그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민심은 마스터께 있습니다.”
“별다른 조짐은 없나?”
“민심은 동요하지 않습니다만,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 어떤 문제?”
“마국에서 사신을 보냈습니다. 황제의 메시지를 가지고 왔다고 하더군요.”
“하! 마국의 사신이라.”
웃기는 놈들이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사신을 보내는 건가?
나는 대륙의 반을 집어삼켜 가고 있었고 사실, 타국의 인정 따위는 필요 없었다. 칼린 제국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설마 칼린 제국도 사신을 보냈나?
“제국에서는?”
“아, 제국에서도 왔습니다.”
“그놈들은 도대체 왜 왔지?”
“도대체가 의도를 알 수는 없습니다만,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
“대관식이 끝난 후가 기대되는군.”
“예식이 끝나면 바로 연회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리하라.”
나는 손을 흔드는 사람들을 지나쳤다.
이제 예식까지는 한 시간 남짓 남아 있었다.
예식이 시작되기 전, 대기실.
대관식에는 나 혼자 들어가서 달랑 선포하는 것이 아니었다.
황제와 황후는 기본으로 참석을 해야 한다.
오늘은 수정이와 수아도 함께하고 있었다.
대륙의 예식에 쓰이는 복장을 입으니 아내와 딸들이 눈부시다.
“이햐, 예쁜데?”
“아빠, 수아는!?”
“수아도 예뻐.”
“헤헤.”
그래도 수정이는 맏이라고 이런 경쟁은 하지 않는다.
아내와 수아는 화려한 금빛의 드레스였으며 수정이는 은빛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특히 수정이는 은발과 함께 드레스가 잘 어울렸다.
지구와 카렌 대륙을 통틀어 은발을 가진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눈동자 역시 은색이라 오늘따라 수정이는 신비로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나는 혹시나 몰라서 수정이의 머리도 짚어 줬다.
“수정이도 예쁘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수정이도 히죽 웃으며 감정을 드러낸다.
아직 사신들의 접견은 허락하지 않은 상태.
대관식 시간이 되자 칼번이 들어왔다.
“마스터. 대관식 준비가 끝났습니다.”
“분위기는 어떤가?”
“대중들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니 들떠 있지만, 칼린 제국과 마국에서 온 사신들은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더군요.”
“싸움이 일어나지는 않겠나?”
“감히 대관식장에서 그럴 수는 없을 겁니다.”
칼번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호위를 위하여 대관식장을 둘러싸고 있는 군대만 해도 1만에 달했다. 여기에 저격수들이 배치되어 있었으며 근접 경호를 위한 기사단도 도열하고 있었다.
각종 첨단 장비까지 동원되어 있었기에 사실 이 정도면 어마어마한 전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준비는 완벽했다.
“자, 가지.”
끼이익!
문이 열리자 잘 조성되어 있는 정원이 보인다.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넓이의 정원이다.
크리스탈 제국은 팽창을 하고 있는 중이었고 널린 것이 땅이다. 오히려 인구가 부족할 지경이었기에 수도는 되도록 크게 구획을 하였다.
최소한 100만은 거주할 수 있도록 구획을 하고 있었으므로 오히려 수도가 텅 비어 보일 지경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수십만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다.
대관식이 진행되는 황궁 정원은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와아아!”
우리들이 나타나자 환호성이 쏟아진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꽃송이들.
수아는 사방을 둘러보며 방방 뛰었고 리사는 차분한 표정이다.
그리고 수정이는 이 와중에도 정치적인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빠. 기왕 사신들이 다 왔는데 충격을 한번 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