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226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226화
226
제국을 건 대결(2)
“폐하. 시간이 됐습니다.”
“벌써 그리됐나?”
잠시 앞으로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번 대결이 끝나고 나면 어떤 식으로 미래를 그려 나갈지 생각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호랑이도 토끼를 사냥할 때에는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그건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일이었다.
나보다 못한 상대와 대결을 한다고 해서 방심하는 짓은 패망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그럼 다녀오지.”
“조심하세요!”
“아빠, 파이팅!”
딸들에게 손을 가볍게 흔들어 준다.
정확하게 1분을 남겨 두고 우리는 마주하였다.
휘이이잉!
어느 영화의 한 장면인가.
마국이고, 크리스탈 제국이고 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더 긴장하고 있었다.
사실상 제국이 걸려 있는 대결이 아니던가.
이보다 큰 이벤트는 역사상 전무후무하다 할 것이다.
이제 10초.
우리들은 동시에 손을 들어 올린다.
이미 메모라이즈가 되어 있는 마법이 발동할 것이라는 사실은 서로가 잘 알고 있었다.
제린의 눈에서도 긴장의 빛이 살짝 흐른다.
이 대결에서 패하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상대방의 노예로 살아야 한다. 그건 상대방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였으므로 오래 살면 살수록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죽으면 끝인가? 그것도 아니다.
영혼의 종속을 맹약하였기에 죽어서도 영혼이 상대방에게 저당이 잡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되었다.
스스슷!
“소환.”
“소환!”
미리 메모라이즈 되어 있던 마법을 발동한다.
어마어마한 마력이 사방에서 휘몰아친다.
거의 동시에 소환술이 걸렸고 흑마기가 방출되어 뭉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의 소환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헉!”
제린은 신음을 내뱉었다.
놈의 소환수는 서큐버스 퀸이다.
운이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서큐버스 퀸은 서큐버스를 뽑다 보면 확률적으로 튀어나온다.
같은 서클이었다면 놈의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경우, 무려 사천왕이 소환됐다.
서큐버스 계열의 사천왕으로 머리에는 관을 쓰고 있었으며 농염한 몸매와 뇌쇄적인 얼굴과 미소가 뭇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정도였다.
꼬리는 없었으나 일반적인 서큐버스의 박쥐 날개가 아니라 거대한 악마의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한 손에는 오브를, 그리고 한 손에는 검을 쥐고 있는 모습.
피부는 창백하였으며 이마에 난 두 개의 뿔로 그녀가 악마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하여 서큐버스 퀸은 사천왕에 비한다면 보잘것없을 지경이었다.
“주인님의 뜻대로.”
스슷!
사천왕은 그대로 허공에서 사라졌다.
내 의지에 따라 소환이 되었으므로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충분히 인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대로 몸을 날린 사천왕은 단숨에 서큐버스 퀸의 목을 잘라 버렸다.
서걱!
“끼야야약!”
비명이 터지고 상황은 종료된다.
“8, 8서클!?”
제린이 경악했다.
곧 사천왕은 제린에게 쇄도하였다.
크리스탈 제국 진영.
칼번이 소환된 황제의 소환수를 보자 탄성을 내뱉었다.
“마계의 사천왕이라니!”
“할아버지! 사천왕이면 마계의 최상의 계층이지?”
“허허허, 그렇습니다, 아가씨.”
“우왕! 그럼 아빠가 이겼네!?”
“원래부터 이길 예정이었습니다만, 이제는 간단하게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성 황제는 의자를 소환하여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허공에 떠 있는 옥좌에 앉아 턱을 괴고 절대의 포스를 사방으로 뿌리고 있었다.
그에 비하여 제린 황제는 사천왕을 맞아 힘겹게 전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쿠아아앙!
마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사천왕은 일반적인 7서클 흑마법사를 뛰어넘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는데, 한 번씩 마력이 터질 때마다 크레이터가 파이며 그 위력을 드러냈다.
쿠구구구구!
당연히 제린은 속수무책이다.
그러다가 제린은 간신히 마법의 캐스팅을 끝냈다.
사천왕과 싸우는 와중에도 캐스팅을 마칠 정도라면 놈의 실력도 상상을 초월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연 제린이 사천왕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제린은 뭔가 마법을 완성하고 쏘았는데, 막대한 마력과 함께 거대한 탄이 발사되었다.
그리고 사천왕의 검에 작렬했다.
쿠아아아앙!
마치 폭탄이 떨어진 것같이 버섯구름이 형성되었고 사방은 후끈한 열기로 인하여 녹아 들어가고 있었다.
물론 이유성 황제는 그 와중에도 실드 하나를 형성하여 간단하게 막아 냈다.
“설마?”
칼번은 살짝 긴장했다.
설마하니 사천왕이 이 공격에 죽지는 않았을까 걱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사천왕은 공격에도 멀쩡하였으며 다시 전투에 들어가면서 제린이 현격하게 밀리고 있었다.
이제 슬슬 몸이 너덜너덜해질 지경이었다.
이 와중에 하품을 하는 황제.
당연히 이건 보여 주기식 정치였다.
이쪽은 여유롭다는 것을 보여 주어 추후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물론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마국의 귀족들은 제린에게 종속되어 있었기에 별문제 없이 지배할 수 있겠지만, 강제로 종속하는 것과 마음에서 복종이 우러나오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한참 동안이나 대결을 구경하고 있던 황제가 의자에서 일어난다.
허공에 떠오른 채로 양손을 들었다.
“할아버지! 아빠가 움직여!”
“드디어 손을 쓰실 요량인가 봅니다.”
과연 황제는 어떤 마법을 선보일 것인가.
모두가 기대에 차 있었다.
사실, 이번 대결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것은 승리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가장 크게 가시 효과를 보일 것이냐는 거였다.
가시적인 효과가 커야 승리 후에도 큰 힘을 발휘할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결과가 드러난다.
황제의 왼손에는 흑마기가, 오른손에는 신성력이 머금어져 있었다.
“헉! 말도 안 돼!”
“어찌 저런 일이!”
신성력과 흑마기의 결합.
이건 누구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조합이었다.
마국 진영.
모든 귀족들이 압도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사천왕의 등장에 경악하고 있었다.
과연 저게 소환술이 맞는지 의문이 들 지경이었다.
하지만 저건 사령술의 일종이 맞다.
“사천왕…….”
“신황제는 8서클에 접어든 것이 틀림없습니다.”
“허어! 이런 말도 안 되는!”
“어찌 그런 일이…….”
모든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대륙 역사상 8서클에 올랐던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건 인간의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황제는 8서클을 달성하고 사천왕을 소환했다.
소환술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사천왕 소환이다.
9서클의 경지가 있다고 하지만 그건 정말 신의 영역이었고 그때는 마왕을 소환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른다고 한다.
거기까지는 신이 아닌 이상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다만 8서클에 대해서는 온갖 추측들이 난무했었다. 실제로 8서클에 오른 후에 소환술을 사용하면 사천왕까지는 소환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문헌들을 읽어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사천왕이 소환되자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마공포도 무용지물이다.
사천왕에게는 7서클의 어떤 마법도 통하지 않았다.
제린의 몸은 여기저기 터져 나가고 패색이 짙어지고 있었다.
그에 비하여 신황제는?
여유롭게 대결을 구경하고 있다가 이제야 몸이 풀린다는 듯이 한 번 스트레칭을 하더니 양손을 내밀었다.
“신성력!?”
모든 귀족들이 입을 벌린 채로 다물지 못했다.
신성력이라니?
어째서 흑마법사가 신성력을 사용한다는 것인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신성력이 합쳐지며 어마어마한 충격파를 만들어 낸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발.
귀족들은 심장에 타격을 입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제린에게 영혼의 맹약을 하였고 그들의 주인이 워낙에 큰 타격을 받자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
주인이 죽으면 그들도 죽는다.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주인은 죽지 않았다. 다만 위중한 상태가 된 것으로 보였다.
저벅저벅!
신황제가 제린에게 걸어가고 있었다.
“쿨럭!”
제린은 피를 토했다.
온몸에 성한 곳이 없었다.
그야말로 누더기를 방불케 하였으며 이대로 죽어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었다.
“너는 패했다. 인정하느냐?”
“으으으.”
제린은 피를 게워 내느라 움직이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그는 어떤 말도 하지 못한 채로 신황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보던 사람이 갑갑할 지경이 되자 신황제는 신성력을 사용하여 제린의 성대를 복구하였다.
“허억! 허억! 어찌 이런?”
신성력으로 회복된 것이 믿기지 않는 것이었다.
흑마법사들이야말로 신성력과 가장 거리가 먼 자들이다. 그런데 신성력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다니.
흑마법사들은 도저히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다.
곧 제린의 입이 열렸다.
“제가 졌습니다.”
스아아아!
마나의 맹세가 발현된다.
제린의 이마에는 노예의 인장이 생겼고 신황제의 팔목에게는 주인의 인장이 생겨났다.
동시에 제린에게 종속되어 있던 모든 흑마법사들도 신황제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었다.
얼마 후 그 인장들은 사라졌다.
“허어.”
“우리들은 이제 신황제 폐하께 종속되었습니다.”
“8서클. 인간의 경지를 뛰어넘은 자의 출현. 아마 이건 운명인 것 같군.”
모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크리스탈 제국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마국의 흑마법사들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이미 대결은 끝났다.
신황제에게 모두 소유권이 넘어가 있는 상태였으므로 더 이상은 싸울 이유도 사라진 것이다.
마국의 귀족들이 무릎을 꿇고 있었지만, 그다지 기분이 나쁜 표정들은 아니었다.
대륙 최초의 8서클 마스터가 탄생하였으니 나에게 복종을 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쿨럭! 쿨럭!”
그 와중에 제린은 피를 계속 게워 내고 있었다.
사천왕에게 하도 두들겨 맞아서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못했다.
제린의 머리에 손을 얹는다.
동시에 신성력을 방출했다.
“그레이트 큐어.”
스아아아!
“허억! 또다시 신성력을!?”
흑마법사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신성력에 거부감을 보였다.
흑마법사들이 신성력에 노출되면 타격을 입는다. 심하면 그대로 즉사를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내 신성력에서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지.’
나는 신성력과 흑마기가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절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하긴, 그 원리 자체가 8서클로 가는 길이었으니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
신성력에 의하여 제린의 몸이 멀쩡하게 치료되었다.
제린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화, 황공하옵니다, 주인님.”
“너희들은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가?”
이미 이들은 나에게 종속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내는 것은 또 의미가 남다른 일이었다.
사람들이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
“마국은 주인님의 것이옵니다.”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마국의 흡수.
이제 대륙에는 약자라고 취급할 수 있는 칼린 제국만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