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232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232화
232
대공의 최후(2)
휘이잉!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설원.
여기서 조금만 더 북으로 올라가면 눈이 사시사철 녹지 않는 만년설이 쭉 펼쳐진다. 빙하로 이루어져 있는 지역이었으며 지구로 치면 북극에 해당한다 할 수 있었다.
원래 이곳에는 어느 정도 인간이 살아가는 마을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화이트 리치가 자리를 잡은 이후로는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가 되었다.
새하얀 눈에는 검은 피가 수놓아져 있다.
언데드와 얼음 전사들의 사체가 켜켜이 쌓여 있었으며 흑마법사들이 사체에 불을 놓아 태워 없애고 있는 중이다.
내가 만들어 나갈 제국에는 좀비가 존재하지 않는다.
흑마법을 갓 배웠던 시절에도 좀비는 꺼려지는 존재였다. 그 특유의 냄새와 소름끼치는 외모는 둘째 치더라도 전염병을 옮기는 데 특화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세계에 전염병이 퍼지면 도리가 없다.
어느 정도는 지구에서 들여온 백신이나 치료제로 막겠지만, 전 대륙을 그런 식으로 구하기에는 아직 행정력이 미치지 못한다.
결국에는 이렇게 태워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나머지 언데드 군단은 북으로 계속해서 진격했다. 200만에 달하는 언데드는 이번 사투로 인하여 반으로 줄어들었지만 그 정도로도 얼음 전사들을 깨부수는 데에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북극 지대를 완전히 손에 넣고 나면 남아 있는 좀비는 다 없애버릴 예정이다. 스켈레톤은 대충 갑옷을 입혀 노동력으로 쓰거나 병력으로 재활용을 하면 되겠지.
“제린.”
“예, 마스터!”
“이곳의 특산물은 뭐냐?”
“특산물이라 하시면…….”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지역에는 항상 지하자원이 풍부하지. 쓸 만한 원자재가 없냐는 뜻이다. 동부 사막의 역청처럼 말이다.”
“아, 있습니다! 저희도 어마어마한 재화가 잠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벌하지 못한 이유는 모두 화이트 리치 때문이었습니다. 놈이 사라진 이상 이곳에서 엄청난 양의 금과 은, 보석들이 채굴될 겁니다.”
“금과 보석이라고!?”
고개가 홱 돌아간다.
이런 북극에 금과 보석들이 있다는 건가?
“은광이 주를 이루지만 금광과 보석 광산도 충분히 많습니다! 어떤 구역에는 아예 노천 금광이 있기도 하죠.”
“허어. 그래?”
“지금까지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이제 마스터께서 리치를 없애 버리셨으니 이곳의 재화는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하하하! 일이 잘 풀리는데?”
대륙을 통째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했다.
물론 지구에서 벌어들이는 돈도 엄청났지만, 어디까지나 대륙 자체적으로 생산을 하는 재화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북극 오지에 엄청난 양의 재화가 묻혀 있다니.
그것도 2차 가공을 할 필요도 없는 것들이다.
금과 은은 괴의 형태로 만들어 내고 보석들은 다듬어 출하를 하면 된다. 그 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 틀림없다.
“가만. 그렇다면 좀비를 다 태울 필요는 없지.”
“맞습니다. 영원히 노동을 시키면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지요.”
“오호라. 이곳은 극지이니 비교적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생산된 금괴들은 광산에서 먼 곳으로 운송하고 그곳에서 소독을 하여 가져가면 된다.”
“소독이라는 건…….”
“병의 원천인 세균을 박멸한다는 뜻이다.”
“아, 그렇군요.”
표정이 썩 개운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알아들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상관없다.
“적들을 추격하여 박멸을 하는 즉시 광산을 개발한다!”
“예!”
“그건 제린 네가 책임지도록 해라.”
“맡겨 주십시오!”
제린의 눈에는 충성심이 가득했다.
그렇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충성을 바쳐야 하는 운명이었지만, 오늘 화이트 리치를 박살내 버린 것이 주효를 한 것 같다.
휘하 흑마법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역시 나에게 충성심을 보이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혹시 여기서 유명한 금광은 없나?”
“있습니다!”
“그래?”
“오래전, 저희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할 즈음에는 분명히 채굴되던 광산이 있었습니다. 화이트 리치에게 점령된 지는 30년 정도 됐지요.”
“좋아. 이동한다!”
“예!”
아직 시간은 넉넉하게 남아 있었다.
노천 광산이라고 하니 과연 그런 곳이 정말로 있는지 눈으로 확인을 해 봐야겠다.
과연 금이 지천으로 널린 땅이 존재하긴 하는가?
금은 사실, 전 우주적으로도 매우 귀한 광물이다.
금이 희귀한 이유는 바로 인간이 창조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 해석하면 중성자별들의 충돌만으로 얻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중성자별의 충돌이 자주 일어나는가?
아니다. 과학자들은 전 우주에서 1억 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현상으로 꼽았다.
중성자별의 질량은 천문학적으로 컸고 이게 어떤 항성계 내에 존재한다면 주변의 모든 것이 중력에 의에 빨려 들어간다.
즉, 우주의 탄생 초기에나 금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만큼이나 희귀한 금이 널려 있다면, 과거 이 부근은 중성자별의 천국이었다는 뜻도 된다.
거대한 산맥, 하얀 눈으로 덮여 있는 이곳이 바로 노천 금광이다.
“음?”
“눈을 걷어내면 알 수 있습니다.”
흑마법사들이 윈드 스톰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마법을 사용하여 산맥의 눈을 날려 버린다.
그러자 어마어마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산맥 전체가 통째로 금으로 되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곳곳에 누런 금맥이 흐르고 있었다.
이런 곳이 과연 내가 사는 우주에 존재할까? 그건 확실하지가 않다. 어쩌면 이 정도의 금은 우주적으로 카렌 대륙에만 형성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대단하군!”
“마음에 드십니까?”
“마음에 들고말고!”
이 정도의 금이라면 카렌 대륙 전체를 개발할 수 있는 자금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심봤다는 말은 여기서 나오는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우선 이곳 노천 광산부터 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보석 광산들은?”
“다이아몬드와 루비, 사파이어 등의 광산이 있습니다만, 어떤 것을 먼저 원하시는지?”
“다이아몬드로 하지.”
“예!”
다이아몬드 광산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양의 보석이 산출될지도 알 수가 없을 지경이다.
나는 약간 흥분해서 이것저것 지시를 했다.
앞으로 한 달 후가 기대된다.
칼린 제국의 수도 베런.
약 50만에 달하는 대병력이 베런을 포위하였다.
아직 오후 3시 무렵이었지만, 예정 시간보다 몇 시간이나 빠르게 도착을 한 덕분에 밝을 때 전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야말로 베런은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절망에 빠져 있는 병사들, 그리고 불안에 떨고 있는 백성들.
여기에 더하여 대공은 백성들을 방패막이로 사용하기 위하여 그들을 성벽 위에 세워 두었다.
“와, 쓰레기네.”
“여자와 아이들까지.”
“노인도 있어!”
우리들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나는 30분 전에 이곳에 도착했다.
수정이는 어마어마한 지휘력을 발휘하였고 내가 도착하기 한 시간 전에 도착해서 도시를 포위했다.
인구 50만의 대도시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위용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300년 동안이나 전쟁을 했어도 건축물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었고 그 시간 동안 수도를 지키기 위하여 증축을 거듭하면서 성벽의 높이도 50미터에 이르렀다.
그런 엄청난 높이에 둘러싸여 있는 도시는 언뜻 철옹성이나 다름없어 보였지만, 워낙에 넓어서 병력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빠, 이거 아무래도 안 되겠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전쟁을 해도 민간인들은 되도록 피해가 가지 않는 편이 좋았다.
약탈 전쟁이 아닌 정복 전쟁이라면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누가 지배자가 되건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도 정석을 택할 이유는 없다.
“칼번!”
“예!”
“사천왕 하나를 보내 최후통첩을 한다.”
“어떤 식으로 서신을 작성할까요?”
“노약자와 여자들을 뒤로 물리지 않으면 내가 직접 움직인다고.”
“알겠습니다!”
수정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수도는 대공만 죽어도 무너지게 되어 있었다.
병력이 얼마나 없으면 백성들을 방패로 내세울까.
리에드 대공은 생명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놈이다. 그런 인간은 군주가 될 자격이 없다.
“빌어먹을 자식. 어떻게 나오나 두고 보자고.”
칼린 제국 황궁.
대전에는 술과 약에 절어 제정신이 아닌 리에드 대공, 아니 자칭 황제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급보.
“폐하! 적들이 도시를 완전히 포위했습니다!”
“주변 영주들이 참전을 거부하였습니다!”
“내부에서 반란의 조짐이 보입니다!”
“병사들이 참전을 거부하고 탈영하고…….”
“그마아아안!”
리에드는 악을 썼다.
눈에는 핏발이 돌며 핏줄이 터진다.
피눈물이 나왔으며 악귀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기사들은 이를 악물었다.
그들은 이대로 리에드를 지켜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반란을 진압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반란이 터지는가?
리에드의 행태를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인데 윗물이 썩어 있었다.
그러니 자연히 아랫물도 썩기 마련 아니겠는가.
“페하! 사신이 왔습니다!”
“하! 무슨 사신?”
“최후통첩을 위하여 왔다고 합니다!”
“목을 쳐라!”
“하오나 사신의 목을 치는 것은!”
기사들이 온몸으로 거부하였다.
전쟁 중 사신의 목을 치는 것은 금기 중의 금기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사신의 목을 치면 안 된다.
그 자체만으로도 명분에서 심각하게 밀렸으며 모두의 지탄을 받는다.
기사들의 눈빛이 변했다.
여차하면 리에드를 죽인다!
사신의 목을 치라는 명령이 있었으나 사신은 죽지 않았다. 죽이려는 병사들을 모조리 쳐 죽인 후에 이곳으로 걸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여자였다. 아까 보았던.
“이 쓰레기 같은 놈아. 최후통첩을 한다. 성문을 열고 항복하지 않는다면 폐하께서 직접 움직여 네놈을 단죄하기로 하셨다.”
“하! 감히 짐을 죽인다고!?”
“아, 됐다. 거절이지?”
“저년을 죽여!”
쿨렁!
그녀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리에드는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
적국 황제가 직접 움직인다?
잠깐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호위를 강화하라! 여차하면 탈출할 준비를 해야 해!”
슬슬 해가 질 무렵.
사신으로 갔던 레냐가 보고를 해 왔다.
“주인님! 리에드 그놈은 제정신이 아니에요. 저를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고 절대 항복할 생각이 없다고 해요.”
“사신을 죽이려고 했어?”
“네.”
“이거 답도 없는 놈이네.”
백성들을 전쟁에 동원하여 고기방패로 내세웠을 때부터 짐작은 했다. 놈은 생각보다 더 쓰레기 같은 인간이었다.
“직접 가서 목을 따 와야겠군.”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