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62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062화
062
K의 정체(2)
K의 팔목과 내 팔목에 문신이 새겨졌다.
신기하게 그 광경을 바라보는데 수정이가 쪼르르 달려와 설명을 했다.
“마나의 맹약으로 K가 아빠의 노예가 됐다는 증거야.”
“오호, 그러냐?”
“이제 K는 아빠를 배신할 수 없어. 헤헤. 아주 훌륭한 자원이 생겼네.”
“좋구나.”
“이 여자는 멍청하게 아빠가 4서클에 올랐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지.”
“히익! 이런 사기꾼!”
“입버릇이 고약한데?”
“인정 못 해! 아아아악!”
그 순간, K의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고 그녀는 그대로 기절을 하고 말았다.
나는 고개를 들어 Y건설 측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무자비하게 K를 폭행하였던 광경을 그대로 지켜보았기에 그들은 하나같이 기겁한 표정을 지었다.
“히이이익!”
“너희들은 그러고 있을 거냐, 갈 거냐?”
“가, 가겠습니다!”
Y건설 놈들이 앞다투어 사라진다. 여기 있다가는 팔다리가 하나씩 부러지거나 병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일었기 때문이다.
언데드 하나를 시켜 K를 둘러업게 하였다.
사무실로 가려는데 안성철이 달려와 물었다.
“사, 사장님! 저 시체들은 어떻게 할까요?”
“아, 그냥 두세요.”
“예?”
“부활할 테니 가만두라고요.”
“부활이라니…….”
“지금까지 지켜보셨으니 우리가 일반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잘 아셨을 겁니다.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힘을 드러냈죠.”
“그, 그렇습니까.”
“오늘 봤던 일은 기억에서 지우시는 편이 좋습니다. 소문이 나면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자, 그럼 K를 심문해 보도록 합시다.”
촤악!
사무실에 도착하여 K의 얼굴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녀는 무거운 신음을 흘리며 깨어난다.
그래도 얼굴은 최대한 자제를 하면서 때렸다. 그렇기 때문인지 K의 얼굴은 비교적 멀쩡했다.
“으으으.”
“일어나라.”
“아!”
K는 아직도 지금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패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모양이다.
“젠장. 내가 패했나?”
“또 기절하고 싶으면 반말해라.”
“으윽. 제가 당신의 노예가 되었나요?”
“그래. 너는 영원히 나에게 속박된 거다.”
K는 충격이 심한 것 같았다.
우선 그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름이라도 알아야지 언제까지 K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이름.”
“린이라고 해요.”
“린이라. 한국 사람은 아니지? 대충 보니 혼혈로 보이는데.”
“대충 그렇게 생각하세요.”
“뭐, 출생의 비밀이라도 있는 거냐?”
“명령을 내리신다면 알려 드리겠지만 그다지 말하고 싶지는 않군요.”
“자신의 처지를 잊은 모양이지?”
“…….”
설마하니 내가 아니라 본인이 노예가 될 줄은 꿈에도 상상을 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니 저런 식으로 나오는 것이겠지.
어쨌거나 상관없다.
그녀의 출신 따위야 나중에 캐물어도 되는 것이고 지금은 급한 일부터 처리를 해야 한다.
“그 Y건설 놈들 말이야. L그룹에서 의뢰를 넣은 것 맞나?”
“맞아요.”
“그 녀석들이 너를 어떻게 알고?”
“저는 꽤 유명한 용병이거든요.”
“용병이라…….”
“이 바닥에서 K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죠. 전쟁에도 참전했었고 수많은 일들을 해결했죠. 저는 꽤 몸값이 높아요. 이제는 쓸모가 없게 됐지만.”
“오호, 그럼 돈도 많겠네?”
“그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노예의 돈은 당연히 주인의 것이다. K는 대략 낭패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몸과 영혼을 빼앗긴 것으로도 모자라 돈까지 다 털리게 생겼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을 거다. 물론 그건 그녀의 사정이었지 내 사정은 아니다.
“L그룹에서 Y건설을 동원했고 Y건설에서는 너를 고용한 거로군?”
“네.”
“주인님이라고 불러야지?”
“큭……. 주인님.”
린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나도 안다. 이런 타입은 누군가를 지배하는 데 익숙하지 자신이 노예가 되면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그녀는 나에게 귀속되었다. 반항을 하면 심장이 터져 죽을 수도 있었다.
마나의 맹세란 그만큼이나 무지막지했다.
일반인을 노예로 부리기란 불가능하지만, 마나의 맹세를 하여 주종관계가 성립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자, 그럼 오늘은 철수한다. 우리는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거야. 전화번호 남겨라. 언제라도 불러야 하니.”
“……알겠습니다.”
린은 반쯤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
린은 자신이 머무는 호텔로 돌아갔다.
나도 슬슬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 전에 안성철과 이야기를 끝내야 한다.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별말씀을.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신용산 지구도 끝이 보이는군요.”
“Y건설에서 이대로 포기를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 물론이죠. 나름 독종으로 불리는 놈들이니까요.”
“하지만 몇 번 쓰다듬어 주면 정신을 차릴 겁니다.”
“쳐들어가서 쓸어버릴 생각이십니까?”
“정 안 되면 그래야죠.”
안성철은 이번 일이 해결된 거나 다름없다고 여겼다.
이쪽에는 나와 수정이가 있었고 여기에 린도 추가되었다. 그런 괴물이 셋이나 되었는데 일이 마무리되지 않을 까닭은 없다.
“돈이나 준비해 두시죠.”
“물론입니다! 해결되는 즉시 입금이 될 겁니다.”
나와 수정이는 발길을 돌렸다.
며칠 4서클에 오른다고 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수확이 꽤 좋았다.
Y건설 본사.
신용산 지구 사업을 완전히 뒤집어 버리기 위하여 나갔던 Y건설 상무 오득찬은 패잔병의 몰골로 귀환하였다.
그는 교수대에 끌려가는 사형수의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 탔다.
과연 오늘 이야기를 들은 용성대 회장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애초에 용가리파 자체가 불같은 성격을 가진 용성대 회장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성이 대한민국에서는 흔치 않은 용 씨라서 용가리파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그 더러운 성질 때문에 용가리라는 별명이 붙었고 그것이 조직을 상징하는 이름이 되었다.
잘못하면 오늘 재떨이에 머리를 맞아 병원에 실려 갈지도 몰랐다.
회장실 앞에 이르러 오득찬은 숨을 몰아쉬었다.
똑똑!
“들어와!”
그렇지 않아도 잔뜩 화가 난 목소리다.
각오를 단단히 다지는 편이 좋았다.
용성대 회장은 재떨이를 꽉 쥐고 있었다. 오득찬 상무의 목울대에서 침 넘기는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회, 회장님.”
“어떻게 됐어?”
“K가 패하였고 퇴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치열하게 싸웠나?”
“그건 아니고 K가 패한 마당에 싸울 수가 없었기에…….”
“그러니까 그냥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퇴각했다?”
“죄송합니다.”
“이 새끼야!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엉!? 건달 새끼가 K 하나 패했다고 꼬리를 말고 도망쳐? 너희들이 그러고도 건달이야?”
“면목 없습니다.”
“이런 병신 새끼가!”
퍼억!
“커어억!”
용성대 회장은 그대로 재떨이로 오득찬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다행히 빗맞았다.
용 회장의 재떨이에 맞아 지금도 혼수상태에 빠진 조직원이 있을 정도였으니 저기에 정통으로 맞으면 죽을 수도 있었다.
피가 주룩주룩 흘렀지만 오득찬은 닦을 생각도 못 했다.
“내, 저런 놈을 믿고 여기까지 왔으니.”
“하지만 그놈은 괴물…….”
“닥쳐라!”
“…….”
찰칵
용성대 회장이 담배를 물자 재빨리 오득찬이 불을 붙여 주었다.
“후우. 그놈들 숫자가 몇이라고?”
“30명쯤 됩니다.”
“NK 놈들은?”
“한 20명 정도입니다.”
“지방에서 애들 불러올려.”
“얼마나 불러올릴까요?”
“얼마나? 되는대로 죄다 불러올려! 아주 끝장을 볼라니까.”
“알겠습니다, 큰형님!”
“회사에서는 회장이라고 불러라.”
“예, 회장님!”
신용산 지구는 어마어마한 이권이 걸린 사업이었다.
여기서 사업을 빼앗지 못하면 용성대도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사업을 삼키지 못하더라도 아주 껄끄럽게 굴어 상당한 이익을 챙겨야 한다.
이것이 바로 L그룹의 뜻이었다.
다음 날 오전.
어제 아주 큰 수확이 있었고 나와 수정이는 꿀잠을 잘 수 있었다.
린을 노예로 만들었으니 이제 무인도 개발은 린에게 맡겨도 될 것 같았다. 흑마법 자체가 최소한 영재급 머리를 갖지 않았으면 익히기 불가능한 것이었으니 웬만한 사람들보다는 머리가 잘 돌아갈 거라고 여겼다.
마침 잘 됐다.
이번 일을 해결하면 무인도에 들어가려 했다. 돈도 꽤 생기니 원자재를 수급하여 무인도에 쌓아 둘 것이다.
일단 자재를 쌓을 창고도 지어야 하고 염전도 계속 만들어야 하며 도로 공사를 위한 기초 작업도 해야 하니 할 일은 산적해 있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 3서클 흑마법사인 린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나 다름없었다.
“여보! 전화 왔어요!”
“으음…….”
간만에 편하게 자고 있었는데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를 보니 NK건설 안성철 실장이다.
“이유성입니다.”
-사,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왜 그러세요?”
-Y건설에서 아주 작정을 한 모양입니다! 지방에서 애들을 300명이나 불렀어요!
“꽤 많네요?”
-나름 용가리파도 전국구 조직이었습니다. 수면 위로 사업을 끌어 올리고 있지만, 아직 지방에는 기반이 남아 있어요. 칼을 쓰는 진짜 조직입니다.
“그런데요?”
-예?
“그깟 일로 호들갑을 떠세요. 큰일 하시는 분이.
-…….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그러고는 시원하게 냉수를 한 잔 마시고 휴대폰을 들었다.
“밥 좀 먹고 준비해서 갈 테니 기다리시죠.”
-사장님만 믿겠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인원이 깔려서 NK그룹에서도 당황한 모양이다.
NK그룹도 전국구 조직이었지만, 지금은 그 색이 많이 빠졌다. 사업을 완전히 합법화시키는 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여보. 식사하세요.”
“아, 고마워. 잘 먹을게.”
아내표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불과 몇 개월 전에는 간장에 밥 비벼 먹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물질적으로 풍족해지니 고급 식재료로 한껏 아내가 솜씨를 발휘하니 매일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밥상이 차려진다.
“그래. 이러려고 돈을 버는 거지.”
수정이도 비몽사몽 한 얼굴로 나와 간신히 수저를 들었다.
아내가 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여보. 아까 그 사람의 목소리가 꽤 다급한 것 같던데, 무슨 큰일이라도 난 건가요?”
“큰일? 아니야.”
“그럼 다행이고요.”
“이 세상에는 별일 아닌 일로 호들갑을 떠는 인간들이 있잖아. 아까 전화를 한 사람도 그런 부류라고 보면 돼.”
“네. 당신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식사를 마치고 준비를 해서 나온다.
수정이도 쫓아오겠다고 졸랐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유혈이 낭자할 것 같아 쫓아오지 못하게 하였다.
바로 린에게 전화를 건다.
떨떠름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무슨 일인가요?
“무슨 일인가요오? 얼른 준비해서 신용산 지구로 튀어 와라.”
-으음……. 좀 더 자면 안 돼요?
“죽고 싶지 않으면 빨랑 와!”
-네…….
어제와 같은 긴장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설마 새롭게 얻은 노예도 이서경처럼 나사 하나 풀린 여자는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