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63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063화
063
정리(1)
용산역에서 기다리길 30분이다.
슬슬 부아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오늘 비록 몇 시까지 만나기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 시간이라면 도착을 하고도 남았어야 한다.
답답함이 조금씩 올라오려고 할 때, 버스가 한 대 도착한다.
린은 하품을 하면서 버스에서 내렸다.
“으하하함.”
퍼어어억!
“켁!”
노예 주제에 이렇게 어슬렁거리며 나오다니. 늦게 도착했으면 최소한 미안한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그녀는 미안함은커녕 귀찮아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당연히 속에서부터 깊은 빡침이 올라와 강하게 뒤통수를 후려친 거다.
“인사 안 하냐?”
“아이, 씨! 그렇다고 때려요!?”
빠아악!
“아아악!”
“뭐라고?”
“너무하네, 진짜.”
“너, 나보고 너무하다고 하는데 만약 내가 노예가 됐으면 어땠을까?”
“으흐흐. 당연히 그 인형부터 납치해서 애장품으로…….”
퍼어억!
“꺄아악!”
찢어지는 듯한 고함이 들린다.
주변 사람들이 뭔 일인가 싶어 시선을 돌렸지만, 내 눈에는 그런 모습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내 딸을 어쩌고저째?
“다시 말해 봐라.”
“제가 뭘 어떻게 한대요? 그냥 박제를 해서 가지고 있겠다는 것뿐인데…….”
퍼어억!
그녀의 정강이를 후려쳤다.
예쁜 얼굴을 하고 있으면 뭐 하나? 하는 짓이나 말은 소아성애자 이상이었다. 애장품으로 데리고 있으려 했다고 말하려는 줄 알았는데 한술 더 뜨고 있었다. 인간을 박제한다고? 이게 말이야 방귀야?
“너, 사실 머리가 나쁜 것 아니냐? 어떻게 그 닭대가리로 흑마법을 익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네.”
“씨……. 제가 지금 그런다는 것도 아니잖아요.”
“내가 노예가 됐으면 그렇게 했다는 거 아니야.”
“그야 당연하죠.”
“이걸 그냥?”
린은 바짝 쫄아서 몸을 움츠렸다.
20대 후반이라고 하였는데 동안이라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외모다. 그런 여자를 아저씨가 핍박하고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외진 곳이었다면 각목으로 온몸을 몽둥이 찜질하였겠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타라. 이 멍청한 년아.”
“쳇.”
그녀는 툴툴거리면서 버스에 탑승했다.
린은 볼멘소리로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인다.
“어떻게 이런 미인을 팰 수가 있어요?”
“미인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내 아내를 보면 그런 소리 안 나올걸?”
“흥! 저보다 예쁜 여자는 드물걸요?”
“나중에도 그런 소리가 나오나 보자.”
아무래도 골치 아픈 노예를 얻은 것 같다.
신용산 지구 예정지 공터.
이곳에는 Y건설 용성대 회장이 직접 조직원들을 이끌고 있었다.
원래 목포에서 시작하여 전국구 조직으로 자리 잡은 용성대였다. 세력을 넓혀 전라도권은 죄다 용성대의 세력권이었기에 그곳에서 200명을 뽑아 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 200명도 어중이떠중이들이 아니었다. 이 바닥에서는 제법 난다 긴다 하는 놈들이 칼을 들고 찾아왔다.
칼잡이만 200명이다.
이 정도 인원이라면 사실 NK그룹과도 한판 붙어 볼 만했다.
그렇기에 용성대가 직접 왔다.
어제 오득찬 상무가 웬 괴물들이 나타났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용성대는 믿지 않았다.
전국구 스타 정도의 실력을 갖춘 놈들이 30명이라면 그렇게 개박살이 난 것도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찔러서 칼 안 들어가는 인간은 없다.
무엇보다 확실하게 놈을 보내 버릴 수 있는 무기도 가져왔다. 오늘, 이 싸움을 끝낼 생각이었다.
“오 상무.”
“예, 회장님.”
“물건은 어디 있나?”
“여깄습니다.”
은빛의 용이 조각되어 있는 고급스러운 권총이다.
콜트 45구경 권총으로, 사실 어둠의 경로를 통하여 권총 한 자루를 구하는 것쯤이야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총알은?”
“넉넉합니다.”
“여차하면 쏴 버려.”
“괜찮을까요? 괜히 총소리가 퍼져 나가면 좋을 것이 없습니다만.”
“소음기는 폼이냐?”
당연히 소음기를 착용하기는 한다.
하지만 소음기를 착용한다고 해도 영화처럼 무소음으로 쏠 수 있는 건 아니다. 소리를 한 3할로 줄여 주는 것이기에 꽤 소리가 길게 울려 퍼지긴 할 거다.
“신경 쓰지 마라. 경찰은 오지 않을 테니.”
“예, 회장님.”
기업과 경찰의 유착은 기본이다.
이미 공사 현장에서 폭발물이 터질 수도 있다고 신고를 해 두었고 경찰들도 매수한 상황이었다.
오늘 놈들이 이곳에서 파묻혀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추후 콘크리트로 덮일 것이니 깊게 매장을 해 버리면 된다.
포클레인도 있었으니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부우우웅!
먼저 NK에서 사람들이 내렸다.
승용차에서 내린 자들은 겨우 10명 남짓. 그 뒤를 따라서 대형 버스 한 대가 도착했다.
그곳에서 30명 정도의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히익!”
오득찬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이 새끼, 이거 왜 이래?”
“괴, 괴물들입니다.”
“복면을 쓰고 있으면 괴물인가?”
“정말입니다!”
짜악!
용성대는 오득찬의 뺨을 후려쳤다.
“이 새끼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정신 단단히 붙들어 매라.”
“으으. 예, 회장님.”
오득찬은 진정하려 하였지만, 전혀 진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제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이 인원으로도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권총?
과연 통할지 의문이다.
“으하하하함!”
버스에서 내린 린은 전혀 긴장감 없이 기지개를 켰다.
그 뒤에서 우르르 린의 언데드가 내린다.
어제 망가졌던 언데드는 당연히 복원이 됐다. 당연히 안성철은 이곳에서 어제 널브러져 있던 뼈를 찾았다.
“사, 사장님. 어제 그 사체들은 처리하셨습니까?”
“그건 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예.”
뭐 이런 놈이 있나 하겠지.
시체가 살아난다고 이야기는 해 두었지만, 정말로 그걸 믿을 리는 없었다. 상식적으로 조각난 시체가 합쳐져서 살아나는 것이 말이 되나?
어제는 어두웠고 그냥 시체가 토막 나 보였을 것이다. 그런 시체가 죄다 사라진 상태였고 피도 튀지 않고 바닥은 깔끔했다.
안성철은 귀신에 홀린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Y건설 측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당연히 흑발흑안의 아름다운 여자를 K라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다.
“이 잡것들아! 마지막 기회다. 공사를 포기해라.”
“이 씨벌놈들이 뭐래? 토막을 쳐서 개밥으로 던져 버릴라.”
NK 측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순식간에 쌍욕들이 난무하였다.
차마 듣기 민망한 수준까지 치솟자 나는 깍두기의 확성기를 빼앗아 밟아 버렸다.
꽈직!
“너희들은 말로 싸우냐?”
“험험.”
“크흠.”
양쪽 조직원들은 그제야 고성을 멈추었다.
“야.”
“왜요?”
“주인님에게 말하는 싸가지 보소. 가서 실력 좀 보여라.”
“에이, 진짜.”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마나의 맹세까지 해서 배신을 못 하는 주제에 반항은 왜 저렇게 하는 거야? 분명히 심장에 무리가 올 텐데 말이다.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던 린은 품에서 회칼 하나를 꺼냈다.
아주 날이 잘 들 것 같은 어디 조폭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칼이다.
팟!
린은 그대로 몸을 날렸다.
“어어엇?”
서걱서걱!
그녀는 그들의 사이로 달려들어 잔상을 남기며 움직였다.
절대 일반인은 잡을 수 없는 속도다. 안성철은 입을 쩍 벌린 채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그녀가 스칠 때마다 조폭 놈들이 바닥을 뒹굴었다.
다행히 죽이지는 않았고 다리 근육을 예술로 절개를 해 버려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200명이나 되는 인원이 벌써 3할이나 나뒹굴고 있었다.
그 뒤를 따라 린의 언데드가 움직였다.
역시나 린의 언데드는 움직임이 좋았다. 나보다 오랫동안 수련을 하고 언데드를 다루어 왔던 것이 분명하다.
만약 내가 4서클에 오르지 못했다면?
분명히 당하는 것은 내가 되었을 것이다.
“괴, 괴물이군요.”
안성철은 그녀를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린이 괴물이면, 나는?
그런 표정으로 안성철을 바라봤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사장님은 괴물 위의 괴물이고요.”
“몬스터 오브 몬스터라 그겁니까?”
“하하하…….”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가 될 것으로 보였다.
용성대와 오득찬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웬 여자가 나타나자 그냥 이유성 사장이나 안성철이 데려온 갈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 여자가 히어로다.
스치는 대로 쓰러진다.
조폭계에서 무려 40년이나 굴렀던 용성대였지만, 저런 칼잡이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과장을 좀 보태서 빛보다 빠르다.
눈에 잘 잡히지 않을 지경이었으니 빛보다 빠르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저, 저런 말도 안 되는!”
“회장님! 반이 넘게 쓰러졌습니다!”
곧 있으면 상황이 마무리될 것 같았다.
그녀의 뒤를 따라 달려드는 복면의 남자들은 비록 여자만큼은 아니었지만, 그 비슷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다.
퍼억! 퍼어억!
무식하게 다가가 머리로 헤딩을 하고 주먹으로 치는 정도였지만, 뼈가 부러지고 피를 토하는 소리가 난무한다.
이걸 싸움이라 할 수 있을까?
전쟁에 비유한다면 학살이나 다름없었다.
“제, 젠장!”
“이유성 사장을 노려야 합니다! NK 놈들이 이유성 사장에게 의뢰를 했으니까요! 놈이 죽으면 아무리 저 여자라도 더 이상 설치지 못할 겁니다!”
어차피 여자에게 총을 쏠 수는 없었다.
총을 쏘기에는 너무 빨랐고 아군 오발 사고가 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대장을 잡는 게 낫다.
총을 꺼내 이유성 사장에게 겨눈다.
철컥!
“멈춰라!”
이유성 사장에게 총구가 겨눠졌지만, 여자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미쳐서 발광한다.
“히히! 피다! 히히히!”
“저런 미친년을 봤나.”
피를 봤다고 환장을 하는 여자가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예쁜 얼굴 속에 악마가 살고 있었다.
세상에 어떤 조폭들도 저렇게 악독하지는 않을 것이다. 피를 날름날름 핥으며 베어나가고 있는 모습은 악귀가 따로 없다.
더 이상 남은 패가 없다.
용성대 회장은 이유성 사장에게 총을 발사했다.
탕!
피이잉!
“헉! 저, 저건 대체?”
탕탕탕!
쨍그랑!
이유성 사장은 손을 들어 얇은 막을 만들었다. 그러자 총알이 우수수 떨어졌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건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이 아닌가?
용성대와 오득찬이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을 때였다.
이미 남아 있는 조직원도 얼마 없는 상태.
이유성 사장이 순식간에 움직이더니 바로 눈앞에 나타났다.
“다 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