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71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071화
071
알면 다친다(3)
“증거…… 말이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은 낮이었고 쉬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 증거가 될 수 없었다. 저들은 스스로 잡혀 왔다고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 뻔했다.
경찰들이 인부들에게 다가간다.
“실례합니다.”
“…….”
인부가 작업을 멈추고 경찰을 바라본다.
복면까지 쓰고 있는 자들이었고 지금까지 얼굴을 본 적도 없었다. 그 때문에 더 이상해 보였는데 설마 얼굴에 화상을 입은 걸까?
“복면을 좀 벗어 주시죠.”
인부는 순순히 복면을 벗는다.
외국인이다.
어쩐지 썩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았는데 일을 하다 보면 오물을 뒤집어쓸 수도 있었기에 그러려니 넘어가는 것 같다.
“이곳에 잡혀 오셨습니까?”
인부는 고개를 젓는다.
“한국말 못하세요?”
인부는 어깨를 으쓱인다.
아무래도 외국인들이기에 한국어를 못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말은 알아들었는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잡혀 온 것이 아닌 게 확실해요?”
인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안태균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이대로 경찰이 가면 안태균만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유성 사장이 다가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이분이 신고를 하셔서요.”
“어떤 신고요?”
“이곳에 인부들이 납치되어 노예처럼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정당하게 고용되어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것도 여기 무인도까지 들어와서 말입니다. 무슨 노예가 있다는 건지.”
“한 경사님. 여긴 제가 조사를 하고 바로 쫓아가겠습니다.”
“아, 그러겠어?”
“한 경사님은 신고자분 모시고 일단 서로 가시죠.”
“신고자님. 잠깐 서로 가서 조사 좀 받으실 수 있으실까요?”
“물론입니다!”
이 순간에도 안태균은 정의감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곳의 비밀을 파헤치고 납치범들을 감방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H그룹 이강노 회장이 이유성 사장을 지원해 주고 있었지만, 이 회장이라고 해도 저런 범죄자를 지원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안태균은 자신의 판단이 맞는다고 믿었다.
부아아앙!
보트는 빠른 속도로 바다를 가로지른다.
영종도 쪽으로 가나 싶었는데 갑자기 보트가 방향을 틀었다.
“어디에 가십니까?”
“차라리 배로 가는 것이 낫겠습니다. 거기도 사무실이 있으니 잠시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네.”
해경의 사무실이 배에 있었나?
그런 것 따위는 알 리가 없는 안태균은 의심을 접고 있었다.
한 10분 정도 빙빙 같은 자리를 돌다가 향한 곳은 결국 범도 바로 옆의 무인도였다.
하얀 백사장이 아름다운 이곳에 이유성 사장과 그와 함께 다니는 매력적인 여자, 린이 함께 있었다.
그런데 어째 린의 표정이 이상하다.
“웰컴!”
작전은 성공이다.
NK에서 보낸 조직원은 명령에 착실하게 따라 줬다.
섬으로 들어와 조사를 하는 척하다가 한 명이 먼저 안태균을 데리고 사라진다. 그러고 나서 나와 린이 바로 옆 무인도로 이동하면 그곳으로 안태균을 데리고 오기로 한 것이다.
안 소장은 멍한 얼굴로 해경으로 위장한 NK 조직원들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NK 조직원에게 인사를 한다.
“고생하셨습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저희야말로 조폭계의 신성을 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조폭계? 신성이요?”
“저희 조직은 물론이고 적대 조직까지 완전히 쓸어버리지 않으셨습니까.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글쎄요. 딱히 제가 조직에 몸을 담았다고 보기는 힘듭니다만.”
“이미 신화를 쓰셨습니다.”
조직원들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내가 조폭계의 신성이라고?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었다.
어쨌거나 지금 그런 말을 해서 이들의 좋은 기분을 망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나중에 따로 감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예, 그럼 저희는 가 보겠습니다!”
안태균을 인계(?)한 후에 그들이 사라졌다.
안태균은 떨리는 얼굴로 나와 린을 바라본다.
“다, 당신들 대체 뭐야?”
“안 소장님. 저는 정말 잘 지내보고 싶었습니다. 쓸데없는 의심만 하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젠장! 그들은 노예 맞지? 엉!?”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인데?”
“노예면 풀어 줘야지! 요즘 시대에 노예가 어디 있다고!”
빠악!
가만히 서서 안태균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린이 그대로 가위차기를 해서 놈의 머리를 타격하였다.
당연히 안태균은 그대로 기절을 해 버렸다.
“야. 힘 조절 좀 해라.”
“히히. 죽지는 않았어요! 츄릅!”
린은 침까지 질질 흘리고 있었다.
앞으로 일어날 참극에서 나는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미안한 일이지만 안태균은 좀 맞아야 한다.
아예 정신이 피폐해질 정도로 교육을 할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그래도 어느 수준까지는 공포감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린은 바로 썩어 빠진 좀비들을 준비시켰다.
“일어나면 시작할게요! 랄랄라.”
린은 손수 근처의 나무를 베서 의자를 만들었다.
끈으로 안태균을 포박하고 여러 가지 고문 도구(?)들을 늘어놓았다.
과연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녀에게는 안태균을 죽이지 말 것이며 공포감만 심어 놓으라고 했다. 정신이 완전히 나가면 곤란했으니 말이다.
이 정도 지시를 내렸으니 알아서 이행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내 지시를 어기면 그녀의 심장에도 문제가 생길 테니까.
“그럼 고생해라.”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는 씩씩하게 대답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일을 마무리 짓겠다는 말을 남기면서 말이다.
고문을 준비하는 린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퇴근하는 길.
위이잉!
보트가 시원하게 바다를 갈랐다.
영종도까지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기에 보트를 타고 이동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매일 사람들이 나를 출퇴근시켜 줄 수는 없으니 그냥 간단하게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항구에서 내려 보트를 정박시켜 놓고 안성철 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사장님.
“오늘 연기가 아주 훌륭하셨습니다. 덕분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하하하!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언제 한번 제가 대접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주신다면 영광이지요. 만약 뒤처리하실 일이 있으면 연락 주십시오! 깔끔하게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럴 생각까지는 없어서 말입니다.”
-하하하! 그러시겠죠.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안성철의 말은 시체까지 말끔하게 처리를 해 준다는 뜻이었다.
안태균이 죽어 버리면 무인도의 공사에 지장이 생긴다. 공포감을 심어 주어 입을 막아 버리는 수준에 그쳐야지 죽여 버리면 문제가 생긴다.
일단 그는 H건설의 소장이었고 사라지면 한철수 본부장에게도 변명을 해야 한다. 사람이 사라졌으니 대대적인 조사가 나올지도 모르지.
그런 복잡한 일은 사양이다.
차에 시동을 걸고 집으로 향한다.
집은 영종도에 있었고 항구에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즉, 퇴근을 하는데 섬에서 집까지 20분이다. 이 정도면 수도권에 살면서 출퇴근 시간으로 쳐 주지도 않는다.
두 시간 넘게 걸려서 출퇴근하는 사람도 많았으니까.
상쾌하게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여보, 나왔어!”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아내가 내 외투를 받아 주었다.
“아빠~!”
수정이가 도도도 달려와 안긴다.
“어이쿠!”
“수고하셨어요!”
“오늘도 잘 지냈어?”
“헤헤. 물론이지. 오늘은 양자 물리학을 독파했어. 조만간 상대성 이론도 증명이 끝날 것 같아.”
“그, 그러냐.”
상대성 이론의 증명을 한다고?
나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빠!”
수아가 양팔을 벌린다.
“수아도 잘 있었지?”
“응!”
“컥! 지금 나와 대화를 한 것 맞지?”
“설마요. 잘못 들으신 것 같은데요?”
이제 돌 지난 아이가 말을 한다?
물론 수정이는 돌 이전에 말을 했다. 아주 유창하게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때의 놀람은 아직도 선명하다.
수아는 수정이만큼은 아니었지만, 천재임이 확실하다. 영재는 넘어섰다. 그저 수정이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뿐이다.
“이햐, 내가 천재를 둘이나 낳았어!”
아빠의 마음은 다 똑같지 않을까.
손을 씻고 식탁에 앉는다.
내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는데 이게 비단 수아가 천재라는 사실을 알아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보.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으셨어요?”
“그럼. 있었지. 아주 골치 아픈 일이 하나 해결됐거든.”
안태균 소장은 이번에 하드코어하게 교육을 받고 속박될 거다. 아주 정신적으로 린에게 잠식될 것이며 나도 H건설에 안태균 소장과 많은 프로젝트를 하게 해 달라고 건의를 할 작정이었다.
무인도 개발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안 소장을 용산으로 보내 버릴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앞으로 함께 할 협력자(?)를 구했으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새벽 무렵.
오늘 하루 종일 동분서주하였더니 꽤 피로했던 모양이다.
요즘에는 새벽 1시 정도 되면 일어나 공동묘지로 향했는데 오늘은 수정이가 먼저 일어나 나를 깨웠다.
수정이가 내 입을 막고 있었고 나는 눈을 뜬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용히 집을 빠져나온다.
“으하하함. 아빠, 오늘 무슨 일 있었어?”
“별일은 아니고 무인도 총괄 소장이 의심을 하기에 린에게 보내 버렸지.”
“언니에게?”
“그래. 아마 지금쯤 고문을 하고 있을 거다.”
“또 정신이 나가 버리는 건 아니겠지?”
“그러지는 않을 거야. 확실하게 주의를 주었거든.”
“움……. 린 언니는 믿을 수가 없단 말이야. 워낙에 개차반이잖아.”
“명령이니 듣겠지.”
수정이는 여전히 미심쩍은 모양이지만, 린은 틀림없이 내가 내린 명령을 정확하게 수행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심장에 타격이 있을 것이 확실하니까.
오늘도 5서클에 오르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한다.
악귀들이 우글거리는 묘지에 자리를 잡고 한 차례 악령들을 빨아들인다. 하지만 역시 그 양이 많지는 않았다.
악령만 사냥을 하면 모르겠지만 수련도 쌓아야 하니 손에 잡히는 대로 흡수를 할 뿐이지, 돌아다니면서 사냥하지는 않는다.
바닥에 흑마기가 잘 몰릴 수 있도록 마법진을 그린 후에 우리 부녀는 수련을 시작한다.
그렇게 몇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이곳의 환경이 5서클에 오르기에는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분명히 흑마법서에는 악귀가 어마어마한 빈도로 깔려 있는 곳을 골라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5서클에 오를 수 있다고 말이다.
해가 뜨고 수련을 접었지만, 계속해서 그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수정아. 아무래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 같다.”
“특단의 조치?”
“이보다 수백 배는 악령들이 많이 깔려 있는 곳이 있을까? 그런 곳에 가야 5서클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음…….”
수정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바로 입을 열었다.
“있어! 그런 곳이.”
“거기가 어딘데?”
“카타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