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do business in full auto RAW novel - Chapter 79
풀 오토로 사업합니다 079화
079
대형 수주(1)
일단 구조 작업을 멈추었다.
큰 폭발이 일어났고 외부에서 보기에는 내가 죽었어도 이상한 일이 전혀 아니었다.
그렇기에 치료를 핑계로 우선 구조를 중지한다.
내 몸에 상처가 난 것은 분명히 사실이었기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달라붙어 치료를 시작했다.
비교적 후방으로 빠져서 치료를 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현장으로 캐서린 부국장이 찾아온다.
“이유성 씨.”
“오셨군요.”
“왜 멈추셨나요? 그 정도 상처는 나중에 치료해도 되지 않나요?”
“나중에 치료한다니요? 지금 속이 엉망입니다만.”
“저희도 알고 있어요. 갑자기 멈추신 이유가 뭐예요?”
캐서린은 닦달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서 내가 멈추면 곤란해지는 것이 바로 캐서린이었다. 내가 알기로 이번 일에 국장의 자리까지 걸려 있다고 들었다. 그렇기에 저렇게 서두르는 것이겠지.
내가 수색을 지연시킬수록 이시스 대통령의 생존율은 줄어들고 만약 죽어 버리면 작전은 실패하는 것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의 공로는 인정될 거다.
대통령궁은 지금까지 총 3번이나 공격을 받았다. 한 번의 공격으로 궁이 무너졌고 두 번째 공격에서 지하 폭탄이 터졌으며 마지막 공격에서 미군으로 위장된 헬기가 폭탄을 잔뜩 싣고 자살 공격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주요 인사들을 구했다는 것은 실로 기적과 같은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국장이 되기 위해서는 더 큰 기적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었다.
치료가 끝난 후에 그녀와 독대를 한다.
막사는 완전히 밀폐되어 있었고 캐서린의 얼굴에는 다급함이 어렸다.
“이거 약속이 틀려서 말이죠.”
“약속이요?”
“미군이 공격을 어느 정도 막아 준다고 하였는데 이건 어느 정도가 아니라 단 한 번도 막지 못했습니다.”
“그거야 예상을 못 했기 때문이죠.”
“예상 못 한 공격이 또 오면 저는 죽어야겠군요?”
“왜 그러세요. 그 정도 기술력은 되시잖아요?”
“이번에는 운이 좋았습니다. 직접 충격을 받을 곳을 보강했으니까요. 하지만 한 번 더 공격이 들어오면 저는 죽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이번 한 번만 잘해 주시면…….”
“아무래도 안 되겠습니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일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지 저도 뭔가 받아야겠습니다.”
“음.”
그녀는 침음을 삼켰다.
내가 이렇게 나올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을 했을까?
하기야 그런 아비규환을 두 번이나 겪고 다시 일을 하라고 하면 십중팔구는 몸을 뺄 것이다. 나는 명령을 받는 군인이 아니라 사업가였으니까.
사업가가 공짜로 일을 할까?
원래 사업가는 받은 만큼 일을 한다. 그리고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원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무엇을 줄 수 있으신지?”
나는 허술한 사람이 아니었다.
미국에서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았기에 상대방이 먼저 제시를 해야 한다.
설마 천조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인데 쩨쩨하게 넘어갈까.
대통령의 구출 작전이 미국에 중요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내놓을 것이다.
“미군 주둔지 이전 공사를 귀사에 맡기죠.”
“……!”
미군 주둔지 이전 공사라?
새로 주둔지를 지어야 한다는 소리였는데 기존 주둔지의 철거와 새 주둔지의 공사가 한꺼번에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규모에 따라 금액은 다르다.
“평택에서 군산으로 이전하는 공사입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3천억 이상이 들어갈 걸로 보이네요.”
“정말 저에게 주시는 겁니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달라고 하셨잖아요? 거기서 얼마나 뽑아 먹으실지는 이유성 씨가 정하는 거죠.”
“좋습니다.”
“그럼 계속 구조 작업을 하시는 건가요?”
“목숨을 걸 만하군요.”
“단, VIP를 구조하지 못하면 이 건은 없었던 일이에요.”
“약속은 지키시리라 믿습니다.”
“여기 녹음기가 있으니 가져가세요.”
“오, 철저하신데요?”
“저는 CIA 부국장입니다.”
이 한마디로 정리되었다.
비록 뒤에서 별별 짓을 다 하였지만, 중요한 인물에게는 믿음과 신뢰를 보인다. 이것이 그녀의 성공 방식이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는 길.
뒤늦게 한철수가 나타난다.
“자네 괜찮나? 폭격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고 들었네.”
“멀쩡합니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라면 그만큼 다친 것이 아닌가?”
“미국과 협상을 좀 했습니다.”
“협상?”
“받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을 더 요구했죠. 이렇게 위험한 임무인지는 몰랐거든요.”
“허허허. 자네 부인이 본다면 기겁을 했겠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리사는 바가지를 긁는 여자가 아니지만, 오늘 일이 전 세계 방송을 탔으니…….”
“쫓겨날 수도 있겠구먼?”
“그건 아니겠지만, 위험스럽긴 하네요.”
“무운을 비네.”
나보다 결혼생활을 오랫동안 유지한 한철수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대략 짐작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폭격을 맞는 것보다 아내의 반응이 더 걱정이다.
내가 내리자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위험 지역에 발을 들이기 바로 직전이야말로 기자들이 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테니까.
“이유성 사장님! 다치셨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신가요?”
“치료를 받았습니다. 눈도 안 보이고 들리지 않더니 이제 괜찮군요.”
“계속 구조 작업이 가능하십니까?”
“제가 아니라면 도저히 손을 대지 못할 상황이더군요. 의뢰는 최선을 다해 완수할 생각입니다.”
“도대체 무슨 기술로 구조물이 버티는 건가요!?”
“자기장입니다.”
“원리를 자세하게 알려 주실 수 있나요?”
“기밀입니다.”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들을 뒤로하고 현장으로 돌아온다.
대충 치료를 받은 ‘척’을 마친 린도 돌아와 있었다.
“연기 잘하시네요?”
“시끄럽다.”
협상이 끝났으니 이제 오전 안에 대통령을 끄집어내는 일만 남았다.
구조 작업이 몇 시간 동안 다시 이어지고 있었다.
언데드들은 엄청난 속도로 잔해들을 바깥으로 끄집어냈다. 여기에는 중장비가 이용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9층.
한 층만 더 내려가면 대통령이 있는 곳이었는데, 아무래도 바닥을 절개하여 바로 대통령부터 빼내야 할 것 같다.
쿠르르르릉!
8층의 일부가 무너지는 소리다.
다행히 8층에는 사람이 없었다. 깔려 있는 사람의 상당수는 이곳 9층에 고립되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야겠지.
9층 전체에 스피릿 필드를 펼친다.
그 이후에는 사정없이 잔해들을 치우며 사람들을 구조한다.
구조된 사람들은 언데드의 등에 실려 나갔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어느 지점에서 중장비로 생존자들을 끌어 올린다.
물론 최선을 다하지만 죽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 역시 중장비를 사용하여 끌어 올린다.
대통령이 바로 아래층에 고립되어 있다.
막사를 치고 땅바닥을 절개한다. 물론 마법으로 절개하는 것이었기에 막사를 친 것이다. 누가 보면 곤란해질 테니까.
손바닥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거의 콘크리트 바닥을 녹이듯이 절개를 한 후에 뜯어냈다.
“살려 주세요.”
10층 바닥에는 잔해에 깔린 대통령이 보였다.
다리 하나가 깔려 있었고 이마에는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일단 내려와 물부터 먹였다.
꿀꺽꿀꺽!
일국 대통령의 꼴이 말이 아니다.
주변에는 경호원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죽은 자들도 있었고 아직 살아 있는 자들도 있다.
먼저 VIP부터 꺼낸다.
대통령의 몸 전체에 실드를 치고 그대로 잔해에서 빼낸다.
“끄아아악!”
“엄살 부리지 마세요. 안 아플 겁니다.”
실드를 해제하고 부목을 댄다.
다리가 부러지기는 했지만, 잘린 지경은 아니었다. 만약 깔려서 뭉개졌다면 치료가 어렵겠지만, 깔끔하게 부러진 것이었다.
대통령도 언데드에게 후송을 맡기고 본격적으로 9층과 10층의 구조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런 구조 작업은 유종의 미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뼈 빠지게 구조 작업을 벌였는데 마지막에 팽개쳐 버리면 모양이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희생정신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지하 10층까지 구조 작업이 끝난 시간은 컴컴해진 저녁 무렵이었다.
거의 이틀 동안 잠도 안 자고 내리 작업을 벌였다.
작업을 마치고 나오자 캐서린 부국장과 한철수 본부장, 그 밖에 군 고위 관계자, 구함을 받은 공직자 등이 모여 있었다.
기자들까지 섞여 아주 난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들은 위험 지역에서 조금 벗어난 지점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병원에 갈 정도가 아니라 경미한 상처라면 이렇게 인사를 하는 것이 도리였다.
캐서린이 앞으로 나온다.
“정말 고생하셨어요.”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죠.”
“애초에 대통령만 구조해 달라고 의뢰를 했는데 모든 사람들을 구조했군요. 사실 대통령님만 구조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라고 생각했어요.”
“인도적인 차원에서라도 모두 구해야죠. 저와 직원들만 고생하면 생명을 살리게 될 텐데 그냥 고생 좀 하는 것이 낫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캐서린의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도 정치적인 입지를 고려하는 내가 대단하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내 눈에는 캐서린도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캐서린이 더욱 정치적으로 많은 이익을 보았다. 이제 국장 후보까지 거론될 것이니 지금이 아니더라도 빠른 시일 안에 최연소 CIA 국장이 될 수 있겠지.
“하루 쉬어 가시나요?”
“아무래도 씻고 바로 가 봐야겠네요. 가족들이 걱정을 하고 있어서요.”
“좀 쉬셔야죠.”
“비행기 안에서 자면 됩니다. H그룹에서 전용기를 내어 주기로 했으니 편하게 가면 됩니다.”
“하기야, 이곳은 전쟁터니 가족들이 걱정할 만하겠네요.”
사실 지금 찝찝해 죽을 지경이다.
배 좀 채우고 샤워한 후에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싶었다.
이번 작업에서 언론 플레이에도 신경을 쓰느라 거지꼴이 되었다.
여기저기서 기자들이 알아서 떠들어 댄다.
“다마스쿠스의 성자가 탄생했습니다. 그가 구한 인원은 150명에 달하며…….”
“대통령을 구한 이유성 사장은 이제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이틀 밤을 새워 가며 구조 작업을 벌였고…….”
이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잠시 근처 미군 기지에서 샤워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캐서린 부국장이 쫓아왔다.
이 여자는 뭘 이렇게 거머리처럼 쫓아다니는 건지.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약속은 지켜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이죠! 미군 기지 이전 공사는 다 닦아에 의뢰를 하기로 상부와 협의를 했어요. 그보다…….”
“하실 말씀이라도?”
“나중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종종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글쎄요. 이번에도 목숨을 걸었습니다만.”
“대가는 섭섭지 않게 드릴게요.”
“정말로 섭섭지 않다면야 가끔은 도와 드릴 생각도 있죠.”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미국 고위 관계자와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위험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된다. 그리하면 어마어마한 이익이 내 손에 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