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ill make you the best soccer player RAW novel - Chapter 113
113
24. 뜻밖의 기회 (2)
[아요세 페레즈]-오늘의 능력(4/28) : ★★★★★(의욕 저하로 등급 하향)
-감독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
-구단주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
‘통과.’
등급 하향으로 다섯 개니까 현재 능력은 별 여섯 개일 거다. 기량 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며칠 더 정보를 모으면서 사리 감독에게 적합한 선수인지 체크하는 일만 남았다.
아요세 페레즈의 에이전시가 있었더라면 선수에 대한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일 처리가 쉬웠겠지만, 그렇지 않아 한동안은 바빠질 것 같았다.
아요세 페레즈는 말없이 생각에 잠긴 나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내가 말했다.
“제가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할 시간이 필요해요. 일주일 정도 훈련을 지켜봐도 될까요?”
“어느 팀으로 이적시켜줄 건지 들어보고요.”
아요세 페레즈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나는 준비해놨던 대로 말했다.
“이름은 말할 수 없지만, 유럽 대항전에 나가는 프리미어리그 팀이에요.”
아요세 페레즈는 눈을 반짝이고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언론에도 자주 비치시는 분이니 거짓말은 하지 않겠죠.”
“그래요. 거짓말 아니니 믿어 봐요.”
“좋습니다.”
“구단에 훈련 참관 허가 요청을 할 건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요세 페레즈가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어요. 이제 통제 같은 건 안 할 거예요. 누가 뭐라고 하면 내 지인이라고 하세요.”
그런가. 강등이 확정된 팀이라 이건가.
“알겠습니다.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여기요.”
나는 아요세 페레즈와 연락처를 교환했다.
그리고 그날 뉴캐슬에 숙소를 잡은 후, 한여름과 크리스에게 연락하고 나서 아요세 페레즈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에 들어갔다.
훈련을 직접 참관하며 헬퍼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지난 경기들의 영상을 보며 사리가 원하는 선수가 맞는지 분석하고 확인한다.
헬퍼에만 온전하게 의존할 수는 없었다. 기간은 한정돼 있고 헬퍼가 정보를 주지 않을 수 있으니 직접 훈련장면을 보고, 지난 경기들의 영상을 보며 자질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가장 좋고 편한 건 헬퍼에서 마우리시오 사리와 궁합이 좋다는 황금색 결합정보가 나오는 거겠지만.
뉴캐슬에 방문하면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과도 안면을 텄다.
그들은 에이전트인 내가 훈련장을 들락날락한다는 것에 관해 별 거리낌이 없어 보였다. 나 말고도 에이전시에서 파견 나온 사람이나 구단에서 보낸 스카우트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를 불편하게 보는 직원들도 가끔 보였지만, 그 사람들조차도 제지하지 않았다. 강등이 확정된 팀의 선수를 빼가려고 하는 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당연한 흐름이니까.
과감한 선수들은 중간마다 농도 건넸다. 나 좀 다른 팀으로 데려가 달라는 농을.
뉴캐슬에는 아요세 페레즈 말고도 보물이 많았다.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의 체력훈련 지도 능력을 갖추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의 세트피스훈련 지도 능력을 갖추고 있다.
먼저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수준의 코치진이 눈에 띄었다. 의뢰를 받진 않았지만 코치들을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걸 도와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 이적만큼 짭짤하진 않겠지만, 인맥을 쌓을 겸 해서.
브라이튼과 풀햄으로 이적시킬만한 선수도 많이 보였다.
풀햄의 세세뇽이 빠질 자리에 들어갈 선수로 맷 리치도 괜찮을 것 같았고, 크리스가 빠진 자리에는 크리스티안 아추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다만 크리스티안 아추는 아프리카의 메시라고 불렸던게 허명이 아니었던 듯 별 여섯 개의 훌륭한 잠재능력을 갖추고 있었는데, 축구선수의 일반적인 전성기 나이에 들어섰음에도 현재 능력이 다섯 개여서 일단 보류 쪽에 놨다.
브라이튼에는 발 빠른 수비수로서 찬셀 음벰바와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아이삭 헤이든을 데려가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방문하다 보니 친해진 스태프 중 몇이 내게 별 이야기를 다 해 줬다.
구단주와 싸운 베니테즈가 다른 구단과 이미 계약했다는 가십을 전에 본 적이 있는데, 그게 사실이라는 얘기를 말이다. 누가 그런 건지 시즌 중반에 그 내용이 선수단 사이에 퍼져서 분위기가 한층 더 나빠지기도 했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시즌에도 구단 인수가 안 될 것 같다고, 저 엿 같은 구단주와 또 함께해야 할 것 같다고 슬슬 떠날까 고민 중이라는 얘기도 더해졌다.
나는 오늘도 푸념 중인 스태프에게 안타까움을 담아 말했다.
“아깝네요.”
“뭐가요?”
“제가 여러 강등권 구단들을 보러 다녔는데, 여기는 정말 아깝거든요. 시설도 좋고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들도 좋고··· 뉴캐슬 서포터 하면 유명하잖아요? 그렇게 좋은 조건이 모였는데 이렇게 강등 당한다는 사실이 참 슬퍼요.”
“결국 구단을 쥐고 흔드는 건 구단주니까요. 시장가가 2억 파운드인데 4억 파운드에 어떻게든 팔겠다고··· 어휴.”
스태프는 구단주 욕을 하고는 제 일을 하러 돌아갔다.
그리고 뉴캐슬 방문 오 일째에 드디어 황금빛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틀 전에는 로이와 호흡이 좋다는 걸 보고 브라이튼으로 이적을 도와줘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원래 목적대로 움직여도 된다는 정보가 나왔다.
-마우리시오 사리와 궁합이 좋다.
됐네, 됐어.
이제 더 분석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슐린타트에게 전화를 걸어 거래를 마치고 브라이튼과 풀햄의 선수들을 찾는 데 더 집중해 보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화면이 다시 켜지며 아요세 페레즈의 정보 밑에 또 하나의 정보가 추가됐다.
-구단주만 교체할 수 있다면 팀에 남는 것이 좋다. 아요세 페레즈는 팀에 애정을 가지고 있고, 팀은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음···.”
침음성이 절로 나왔다.
두 개의 황금빛 정보라. 헬퍼에 쌓인 정보가 많아지니 새 정보를 획득하고 정보끼리 합쳐질 때 두 개 세 개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아요세!”
나는 훈련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아요세 페레즈를 불렀다.
며칠 동안 인사만 나눴던 내가 말을 걸자 아요세는 기대 반 불안 반의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아요세가 훌륭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건 확인했어요.”
“그럼···.”
“네, 그때 말씀드렸던 팀과 연결해 줄게요.”
“정말입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다른 의견도 말했다. 궁금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아요세는 뉴캐슬에서 거의 5년을 뛰었잖아요. 미련은 없어요?”
내 물음에 아요세 페레즈가 멈칫했다.
“미련이 있기는 하죠.”
“제 이름을 걸고 연결해주는 거니, 혹시 변심할까 걱정돼서요.”
“···.”
아요세 페레즈는 지지난 시즌의 강등 때에도 팀에 남았을 만큼 뉴캐슬에 애정이 있는 선수였다. 헬퍼에도 그렇게 나왔고.
확답도 받고, 금빛 정보도 활용하고. 일거양득의 물음이었다. 나는 금빛 정보가 두 개면 선수의 의향을 묻는다.
“어떻게 하고 싶어요?”
한참을 고민하던 아요세 페레즈가 훈련 시작 시각이 다 돼서야 대답했다.
눈빛이 흔들리지 않는 게 결심을 굳힌 모양이었다.
“저는 옮기고 싶어요. 한번 강등됐을 때도 버텼는데, 다시 또 2부 리그에서 뛸 생각을 하니까 지긋지긋해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구단주를 내가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스날이 나쁜 팀도 아니고.
헬퍼의 정보는 늘 정답이었지만, 오늘처럼 정답이 여러 개인 경우도 있는 거다. 사리와 궁합도 좋다고 하니 아스날에서도 잘하길 빌어주겠다.
“그럼 연락 기다려요.”
나는 전화를 받는 시늉을 하고는 뉴캐슬의 훈련장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휴대폰을 빼 들어 미슐린타트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슐린타트가 전화를 받자마자 물었다.
-어때?
“굿, 이요.”
-정말인가?
휴대폰 너머의 미슐린타트가 벌떡 일어났을 거라 확신할 수 있었다. 목소리의 텐션이 한순간에 쫙 올라갔다.
나는 내가 분석한 내용도 미슐린타트에게 얘기했다.
“최고 장점은 퍼스트 터치와 골 결정력이고 주력이랑 패스 테크닉은 중상, 돌파력은 평균이에요. 단점이라면 몸싸움인데 영국에서 5년 동안 갈고 닦은 시간이 있으니 어이없게 픽픽 나가떨어지지는 않더라고요.”
-좋아, 좋아. 만나서 얘기하지. 내가 그쪽으로 가겠네.
나는 미슐린타트를 만나서 영상 자료를 보여주고, 왜 사리 감독에게 적합할 것 같은지 내 의견과 헬퍼의 정보를 섞어 말했다.
미슐린타트는 적당한 선수를 찾지 못해 끙끙대고 있었다고, 이러다가 감독 발표 후에 찾을 뻔했었다고 내게 정말 고마워하는 티를 팍팍 냈다.
이틀 후, 마우리시오 사리도 아요세 페레즈 영입을 원한다고 했고, 구단 수뇌부도 승낙했다.
정식적인 제의가 가고, 다시 만난 아요세 페레즈는 자기가 이적할 팀이 아스날이라는 사실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아요세 페레즈에게 감사인사를 받으며 이적협상장에서 빠져나왔다.
아요세 페레즈에게서는 중개 수수료만 받기로 했다. 아버지가 그동안 에이전트 역할을 해 왔기에 내 도움이 필요 없다는 얘기였다.
나는 협상장에서 나와 런던으로 돌아가며 한 생각에 빠져 있었다.
-구단주만 교체할 수 있다면 팀에 남는 것이 좋다. 아요세 페레즈는 팀에 애정을 가지고 있고, 팀은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의 잠재력이라···.”
내가 멘데스나 라이올라 같이 구단주급의 사람들과도 친분이 있는 에이전트였다면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어쩔 수 없지.”
나는 혼잣말로 그 감정을 다져냈다.
아스날과 선수를 연결해줄 수 있는 에이전트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이었다. 내 시작은 그 어느 에이전트보다 화려하다.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분명 그런 에이전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평안해졌고, 나는 이 정보를 잊어버리게 됐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며칠 후, 이 정보를 활용할 기회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찾아왔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쉽리그(2부 리그)가 모두 끝났다.
크리스는 내게 약속대로 2부 리그 플레이메이커 상을 선물했다. 2부 리그 올해의 선수상은 세세뇽에게 뺏겨 많이 분해했다. 골든 보이를 먼저 딴 사람이 진정한 승자라고 토닥거려 진정시킬 수 있었다.
세바스티앙은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베스트 일레븐의 주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서 선정하는 EPL 랭킹에서 15위를 차지해 좋은 시즌을 보냈다는 걸 인증 받았다. 레온이나 조던은 뒤늦은 활약이었기에 개인상은 없었다. 무난한 활약을 펼쳤던 베니시오도 마찬가지.
나와 한여름은 우리 에이전시에 문의를 넣은 선수들을 차례로 만났고, 헬퍼로 잠재력을 확인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여러 구단을 돌며 브라이튼과 풀햄에게 추천할 선수도 찾았다. 에이전시 소속이면 그 에이전시와 풀햄을 연결해주는 식으로 중개비만 받았다.
그들은 영업 하나 안하고 이적할 수 있게 돼서 좋고, 나는 구단이 요청한 선수를 구해다주고 수수료까지 받으니 서로 윈-윈(win-win)인 일이었다.
두 감독은 내가 추천해준 선수들을 마음에 들어 하며 선수의 거부나 구단과의 문제만 없다면 바로 계약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에이전시에 새로 데려올 선수는 찾지 못했지만, 에이전시 운영자금은 차곡차곡 쌓여갔고 한여름의 미소는 점점 더 짙어졌다. 더불어 내 다크서클도 점점 아래로 내려왔고.
아무래도 로이처럼 에너지 드링크를 몇 박스 사서 가져다 놔야 할 것 같았다.
일이 잘 풀린다고 해서 평소와 달라진 건 없었다.
나는 뉴캐슬에서의 이적을 거부한 음벰바 때문에 다른 중앙수비수를 찾기 위해 영상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시즌이 끝나 직접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데니스 캐머런]레온 캐머런의 아버지이자 축구계 레전드 중 하나인 데니스였다.
“데니스, 무슨 일이에요? 식사하자고?”
-오, 맞췄어. 근데 평소처럼은 아니고··· 좀 특별한 식사 자리에 초대하고 싶어서.
“특별한 식사자리요?”
-응. 초대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고, 옆에 있는 사람이거든.
“누군데요?”
-바꿔줄게.
부스럭거리는 소리 하나 없이 중후하고 단단한 목소리가 곧바로 들려왔다.
-반갑네, 정말 반가워. 이렇게 통화할 수 있게 돼서 정말 기쁘네. 미스터 태.
“아··· 네.”
누구지?
-나는 피터 위틀리라고 하네. Bet730의 회장이라고 하면 소개가 될까?
“···네?”
Bet730이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배팅사이트이고 그곳의 회장이라면···.
“스토크시티 구단주님이세요?”
-맞아.
보지도 않을 텐데 허리가 저절로 꼿꼿이 세워진다.
“안녕하세요!”
-하하, 인사는 됐네. 데니스에게 이야기 들었지? 어때? 내가 주최하는 파티에 올 생각이 있나? 기왕이면 꼭 와줬으면 좋겠어. 이번 시즌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잖아.
피터 위틀리의 목소리에서 호의가 가득 느껴졌다. 한 팀의 구단주가 파티에 초대하는데, 당연히 가야지.
“파티가 언제죠? 당연히 가아죠.”
-좋아, 좋아. 다음 주 일요일이네. 자세한 건 비서를 통해 따로 연락하지. 기대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