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ill make you the best soccer player RAW novel - Chapter 132
132
27. 시즌 개막, 신고식 (5)
“이야, 맨시티 시설은 정말 최고라니까? 그렇지 크리스? 초코바 안 먹을래?”
“···.”
맨시티의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원정 드레싱 룸에는 리버풀의 선수들이 제각기 모여 떠들고 있었다.
그 무리 중에는 이어폰을 낀 채 조용히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크리스 주변에 모인 선수들도 있었다.
지금 크리스에게 말을 건넨 선수는 리버풀의 중앙수비수 데얀 로브렌. 평소 오지랖이 넓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그는 크리스가 이번 경기에서 큰 부담감을 느낄 거라 생각해, 제 딴에는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어준다고 말을 건넸다. 어색하기 짝이 없었지만.
하지만 크리스는 그의 말과 제스쳐를 보지 못한 듯 묵묵부답이었다.
“너만 믿으면 되는 거지?”
“···.”
지난 시즌 메시와 호날두에 버금가는 플레이를 펼쳤던 리버풀의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가 장난스럽게 말을 건넸지만, 여전히 크리스는 진지한 얼굴로 스마트폰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안 들리나? 헤이! 크리스!”
“···.”
올해 초 크리스에게 해트트릭을 당하는 굴욕을 당했던 반다이크도 크리스를 불렀다. 그래도 크리스는 요지부동이었다.
“얘 뭐 보냐.”
그제야 선수들은 크리스가 뭘 보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크리스와 같은 풀럼 출신이면서 단짝이기도 한 세세뇽이 크리스 옆으로 가 화면을 들이다 보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맨시티 분석 영상이네요. 버스에서도 계속 보고 있었는데 아직도 보고 있네요. 월요일부터 보는 것 같던데 대체 몇 번을 보는 건지···.”
세세뇽의 말대로 크리스는 맨시티의 이번 시즌 1라운드 경기 영상과 더불어 지난 시즌 각 선수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만든 영상을 차례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폰으로는 심신을 안정시키기 위한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었다.
워낙 몰입한 나머지 선수들의 부름을 듣지 못한 것이었다.
세세뇽이 크리스를 건드리려고 하자 살라가 끼어들어 막았다.
“부담 좀 풀어주려고 했더니, 그럴 필요 없겠네.”
“긴장한 거 아니에요?”
살라의 말에 세세뇽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크리스의 정수리를 바라봤다.
살라는 근엄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 저건 긴장한 게 아니라 완전히 몰입한 눈빛이니까.”
*
경기 시작 전, 리버풀의 선수들과 맨시티의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향하는 터널에 두 줄로 나란히 섰다.
선수들의 옆에는 열 살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이 선수들의 손을 잡고 있었다.
적으로 만난 두 팀이었지만, 안면이 있는 선수들은 서로 농담을 건네기도 하며 경기 전의 긴장감을 풀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맨시티의 모든 선수는 크리스 앨런을 한 번씩은 쳐다봤다. 크리스가 세 경기 동안 자신을 입증하겠다고 선포했던 인터뷰는 축구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특히 세 경기의 상대인 맨시티, 아스날, 첼시의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크리스의 인터뷰를 도발로 치부하기도 하고, 새내기의 귀여운 패기로 보기도 했다.
맨시티의 선수들은 대부분 후자였다. 맨시티 선수들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크리스는 말없이 맨시티 선수들을 하나씩 응시하는 중이었다.
맨시티의 스트라이커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크리스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입을 열었다.
“헤이, 인터뷰 잘 봤다.”
“아, 네.”
“그렇게 자신 있어?”
“열심히 해야죠.”
아구에로의 말에 차분하게 대답한 크리스는 이제는 옆의 제수스를 빤히 바라봤다. 아구에로는 황당한 얼굴로 제수스와 눈을 맞췄고, 크리스의 시선에 포착된 제수스는 크리스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더니 브라질 국가대표 동료인 리버풀의 피르미누에게 다가갔다.
“쟤 원래 저래?”
“아니, 평소에는 인사도 잘하고 말도 적당히 하는데··· 이번 주 내내 좀 이상해.”
“눈빛이 이상한데.”
제수스가 소름이 돋는다는 듯 양팔을 만지작대며 작게 속삭였다.
크리스는 이제 제수스에서 실바, 데브라위너, 페르난지뉴를 차근차근 보고 있었다. 일주일 동안 머릿속에 집어넣고, 훈련 때도 시뮬레이션했던 선수들이 눈앞에 있었다. 크리스는 선수들을 하나하나 보며 그동안 해왔던 걸 머릿속으로 떠올려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흐흐.”
살라는 뭔가에 씐 것 같아 보이는 크리스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리고 음흉한 웃음소리를 냈다.
살라의 손을 잡고 있던 귀엽게 생긴 꼬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가자!”
그때 주심이 선수들을 불렀다. 주심을 따라 선수들은 차례대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자 환한 필드가 나오고,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수만 명의 팬들의 시선과 박수, 환호가 뒤섞여 쏟아졌다.
멋진 광경이었지만, 크리스는 감흥 없이 맨시티의 홈 구장을 돌아보며 지난주 경기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 어두컴컴한 터널을 나오자마자 본 건, 리버풀 팬들의 붉은 물결이었고, 흐릿하게 들리던 리버풀의 상징적인 응원가 이 고장 난 이어폰으로 듣는 것 같다가 단번에 오케스트라 극장에서 듣는 웅장한 교향곡 같은 소리로 변했었다.
잊지 못할 순간이었고, 그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뛴다는 게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크리스는 고개를 돌려 리버풀의 원정팬들이 모여앉아 있는 원정 서포터석을 찾았다. 지금 자신은 그 팬들에게 떨떠름한 시선을 받고 있었다.
‘바꾸고 싶다.’
태현석이 말했다.
저 시선을 바꾸고 싶으면 필드 위에서 실력으로 입증하라고.
그렇기에 크리스는 일주일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 이 경기만을 준비했다. 몸 상태는 최고였고, 상대와 우리 팀에 대한 정보 또한 머릿속에 다 들어 있었다.
경기 전 클롭의 전술 지시 또한 세세한 부분까지 지적했던 첫 경기와 달랐다. 클롭은 크리스에게 전술의 큰 틀에만 맞춰 움직이고 나머지 부분은 알아서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왜 그랬는지도 궁금했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금 중요한 건.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한 번씩 봤던 선수들을 다시금 돌아봤다. 케빈 데브라위너, 다비드 실바, 세르히오 아구에로, 가브리엘 제수스, 카일 워커, 니콜라스 오타멘디··· 맨시티의 모든 선수가 월드클래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은 지난 시즌 승점 100점을 달성한 우승팀이었으니까.
리버풀도 강하긴 하지만 맨시티의 스쿼드에 비교하면 전체적인 완성도가 부족했다.
‘내 실력으로 통할까?’
일주일 동안 틈이 생길 때마다 이런 불안감이 찾아왔다. 크리스는 마음을 다스리며 관계자석을 훑었다.
태현석이 손을 흔드는 게 보였다. 동양인인데다가 늘 비슷한 색의 정장을 입고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크리스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크리스는 태현석이 경기 전에 해줬던 말을 되새기며 눈을 감았다.
‘팬들과 언론의 반응은 신경 쓸 필요가 없어. 네가 했던 인터뷰도 중요한 게 아니야. 네가 생각해야 하는 건, 네가 잘할 수 있는 걸 보여주는 거야. 그게 다야. 다른 건 절대 생각하지 마.’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맨시티 선수들과 악수하고 리버풀의 진영으로 이동한다. 포지션을 찾아가려는데 어깨에 손을 얹는 누군가가 있었다.
고개를 돌리니 리버풀의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가 크리스를 보고 있었다.
“오늘 기대한다.”
“예.”
대답이 마음에 든 건지 살라는 씩 웃고는 우측면으로 이동했다. 크리스는 중앙으로 이동했다.
잠시 후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시작됐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축구는 22명이 한 필드에서 한 개의 공을 가지고 행해지는 스포츠다.
22명의 축구선수는 다른 사람들이고, 그동안 어떤 훈련을 해 왔는지, 선수 개인의 감정상태가 어떤지, 경기 전후 상황은 어떤지, 물리적 환경은 어떤지 등 수많은 변수가 뒤섞여서 수십, 수백, 수천 가지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크리스는 그 변수들의 합이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지,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재능을 갖추고 있었고, 본능적으로 그걸 알고 있었다.
‘생각하고 먼저 움직인다.’
크리스는 온전히 이것에만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맨시티는 라인을 올리며 천천히 전진해오고 있었다.
팀 빌드업의 중심은 페르난지뉴로 보였지만, 사실 상황에 따라 기점은 계속해서 변했다. 실바, 데브라위너가 번갈아 볼 공급을 맡기도 했다.
리버풀의 선수들이 열심히 압박했지만, 그들은 어렵지 않게 빠져나왔다.
어떻게 하면 저 흐름을 끊을 수 있을지, 바로 생각나질 않았다. 크리스는 일단 리버풀의 압박 그물의 한 축으로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좀 다른 건, 전력질주를 한다는 거였다.
피르미누의 압박을 피한 페르난지뉴가 크리스의 돌진을 보자마자 재빨리 데브라위너에게 패스했다. 크리스는 속도를 조금만 줄이며 방향을 틀고 다시 데브라위너에게 달려갔고, 데브라위너는 침착하게 실바에게 공을 넘겼다.
크리스는 실바까지 쫓아갔고, 실바가 다시 데브라위너에게 공을 넘겼는데도 멈추지 않고 공을 쫓았다. 데브라위너는 크리스가 도착하기 전에 측면으로 오버래핑한 카일 워커에게 패스했다. 그러자 크리스의 속도가 잦아들었다.
‘끝인가?’
데브라위너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20분 뒤, 데브라위너는 아직도 전력질주 중인 크리스를 보며 한 단어를 떠올렸다.
‘미친놈 아니야 이거.’
크리스는 압박해야 할 상황이 되면 무조건 전력질주를 시작했다. 그러다 자신이 압박의 그물이 되는 상황이 아니게 된다면 천천히 걸으며 체력을 유지했다. 적절한 분배 같았지만 전력질주의 양이 너무나도 많았다.
비록 20분이지만 가속과 감속을 이만큼이나 반복하면 지칠 수밖에 없는데 크리스는 헉헉거리면서도 계속 뛰고 또 뛰었다.
“어?”
크리스에게 너무 시선을 빼앗겼던 건지, 뒤쪽에 있었던 카일 워커에게 향하는 패스가 부정확하게 임팩트 됐다. 공이 느리게 굴러간다.
“으아아아아!”
크리스는 괴성을 지르며 워커를 쫓았고 워커는 공 쪽으로 다급히 나와 다시 뒤쪽의 오타멘디에게 패스했다.
크리스는 속도를 유지한 채 오타멘디에게 돌진했다. 오타멘디가 공을 막 잡았을 때 크리스는 오타멘디 바로 근처까지 도달해있었다. 오타멘디는 빠른 판단을 마치고 옆의 스톤스에게 패스하는 척하며 크리스를 속이고, 앞의 페르난지뉴에게 패스했다.
크리스가 움찔하며 반응했으나 타이밍이 늦었다.
크리스는 다시 속도를 죽였고, 페르난지뉴에게는 리버풀의 다른 선수들이 달라붙었다.
데브라위너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잠깐의 방심 때문에 큰일 날 뻔했다. 데브라위너는 페르난지뉴의 패스를 받기 위해 움직이다가 크리스의 움직임이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크리스는 이제 자신이 아닌 중앙수비수 스톤스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왜 저기로 가지?’
데브라위너는 생각하는 걸 그만두고 공격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어차피 볼은 맨시티의 것이었으니까.
데브라위너가 공을 받으려고 움직이는데 세세뇽이 집요하게 달라붙었다. 페르난지뉴는 데브라위너에게 패스하려다가 멈칫하고 이어서 달라붙는 피르미누를 볼컨트롤로 피해냈다. 깔끔한 탈압박이었다. 그리고 워커에게 패스하려 하는데 워커에게는 리버풀의 풀백 로버트슨이 붙어 있었다.
한 타이밍이 더 늦어져 페르난지뉴는 피르미누를 다시 한 번 따돌려야 했다. 앞이 막힐 때는 뒤로, 빌드업의 기본이었기에 뒤를 돌아본 페르난지뉴는 크리스가 패스 루트를 막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다시 피르미누가 달려들었다.
페르난지뉴는 다급하게 마지막으로 남은 선택지인 왼쪽 풀백 멘디에게 벌려주는 패스를 하기로 마음먹고 그렇게 했다.
그때, 크리스가 물 흐르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돌아가!”
데브라위너는 이 과정을 다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의 팀 선수들의 움직임과 맨시티 선수들의 움직임을 다 읽고 미리 스톤스를 막고 있었던 거였다. 그렇게 페르난지뉴의 롱 패스를 유도했다. 그리고 지금은 패스를 끊기 위해 달리고 있었다.
멘디가 공을 받기 위해 좁혀 들어왔지만, 크리스에게 빼앗길게 자명해 보였다.
저걸 다 계산하고 움직이다니. 데브라위너는 몸을 타고 오르는 소름을 느끼며 전력질주로 침투를 시작한 리버풀의 다른 공격진들과 미드필더들을 막기 위해 달렸다.
‘잡았다.’
예상대로 됐다. 20분 동안 뛰면서 관찰한 성과였다. 크리스는 공을 잡고 방금까지 봐 놨던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을 머리로 그렸다. 그리고 거구의 멘디가 자신에게 붙기 직전 힐킥으로 공을 우측면으로 보냈다. 그곳에는 살라가 있을 것이다.
예상대로 살라가 공을 잡았다. 그리고 뭐라 말한 것 같은데 소리가 잘 안 들렸다. 입모양을 보니 나이스 같았다. 소리가 뭉개져서 들렸다. 이상하게도 공을 차는 소리와 숨소리 말고는 잘 들리지 않고 있었다.
살라가 공을 드리블하며 맨시티의 빈 우측면으로 파고들어 갔다. 스톤스가 살라를 막기 위해 공간을 벌렸고, 안으로 들어온 멘디는 살라가 크리스에게 패스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살라의 개인 돌파를 의식했는지 페르난지뉴가 급히 돌아와 협력 수비를 펼쳤다. 크리스를 마킹하고 있는 멘디 또한 살라가 패스할 걸 의식하는 게 보였다.
상대는 한 명뿐이다. 크리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리스는 멘디 앞으로 침투할 것 같은 모션을 취했다. 멘디가 자신을 따라오려고 발을 움직이는 걸 보자마자 크리스는 뒤로 빠졌다. 멘디는 타고난 균형감각으로 역동작에 걸리지 않고 크리스에게로 향할 패스를 막기 위해 뒤로 움직였다.
2대1 패스를 의식한 움직임이었다.
“패스!”
여기까지 전부 페이크였다. 크리스는 살라에게 소리치며 진짜 움직임을 시작했다.
크리스는 튕기듯이 멘디의 뒤쪽 대각선으로 침투, 그러니까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중앙에는 오타멘디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바로 따라올 수 없는 거리였다.
살라는 그 움직임을 예상한 듯 짧은 헛다리 후 자신을 막고 있는 두 선수 사이로 패스했다.
멘디는 뒤늦게야 자신이 V 형태의 움직임에 속았다는 걸 깨닫고 복귀 중이었다.
두 선수를 뚫고 나온 공을 받은 크리스는 자신을 막는 선수라고는 골대 앞 골키퍼, 에데르손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이 슈팅이 약하다지만, 이런 넓은 공간에서는 얼마든지 정확하고 강한 슛을 보여줄 수 있었다.
에데르손이 급하게 나오고 있었고, 슈팅할 공간이 점점 좁아졌다. 에데르손의 움직임이 점점 느리게 보이고 소리도 점차 사라져갔다. 들리는 건 자신의 숨소리뿐.
크리스는 두 발자국의 도움닫기 후 먼 쪽 포스트로 강하게 슈팅했다.
높지도, 깔리지도 않는 슈팅이라 에데르손은 허우적대며 타이밍을 빼앗겼고, 공은 에데르손의 몸통 부근을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동시에 귀가 뚫린 것처럼, 골대 뒤, 리버풀 서포터들의 환호성이 크리스에게 들리기 시작했다.
크리스는 소리를 쫓아 골대 뒤로 달려갔다. 그리고 리버풀 서포터석 앞에 서 자신들에게 함성을 쏟아내는 팬들을 올려다봤다.
수천 명의 환호성이 다 크리스에게만 향하고 있었다.
크리스는 전율을 느끼며, 왼쪽 가슴에 부착된 리버풀의 앰블럼을 강하게 두드렸다.
콥들이 더 열렬하게 환호하기 시작했다.
*
“일곱 개···.”
-오늘의 능력(8/19) : ★★★★★★★
나는 쏟아질 것 같은 콥들 앞에서 앰블럼을 치고 있는 크리스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헬퍼가 알려주는 크리스의 경기력을 보며 환희를 느끼고 있었다.
경기 시작 10분쯤에 진동이 울렸으니까 그때부터였을 거다.
지금 이 순간뿐일지도 모르겠지만, 크리스가 어느새 월드클래스의 수준에 올라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