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ill make you the best soccer player RAW novel - Chapter 152
152
30. 월드클래스와 2부리거 (7)
레알에 있는 늙은 크리스는 부럽지 않아.
우리에게는 젊은 크리스가 있으니까!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려고 했을 뿐인데, 거나하게 취한 콥들이 나를 알아보는 바람에 등짝도 맞고 하이파이브도 하고 저 낯부끄러운 응원가까지 부르고 나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사실 좀 즐겼다.
후반전 시작 직전에야 내 자리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제는 좀 얘길 해봐야겠지. 나는 아직도 경기장만 보고 있는 데이비드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다.
“우리 크리스 대단하죠?”
“예, 정말 대단합니다. 작년에 만날 때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하루가 다르게 괴물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의 눈빛에는 잠깐 읽을 수 없는 감정이 보였다 사라졌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기량 향상에 내가 많은 도움을 줬었어요. 우리 에이전시 선수들도 내 도움을 많이 받았죠.”
이런 자랑하는 말은 정말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 가치는 내가 입증해야지.
“그렇습니까.”
크리스의 깜짝 어시스트 때문에 흐름이 끊겼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꺼냈다.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데이비드도 이런 무대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지 않아요?”
“···.”
“데이비드?”
데이비드는 필드 위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입이 헤 벌어진 게 정신이 팔려있는 것 같았다. 나도 필드 위로 시선을 돌렸다.
막 입장한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선수들.
리버풀의 선수들이 바르셀로나 선수단 쪽을 흘긋 거리는 게 보인다. 크리스, 아놀드, 세세뇽 등 어린 선수들이 특히 그랬다.
그리고 그 시선의 끝에는 어느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등번호 10번, 리오넬 메시가 서 있었다.
“데이비드!”
“아, 네네, 아까 뭐라고 하셨죠?”
아무래도 지금 얘기하기는 글러 먹은 것 같았다. 나도 리오넬 메시의 플레이를 보고 싶어 두근거리기 시작했거든.
“끝나고 얘기해요.”
선수 하나가 경기 분위기 자체를 바꿀 수 있는가?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들은 수비 전술이 발달한 현대 축구계에서 혼자 경기를 지배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선수가 둘 있었으니, 한 명은 발롱도르 6회째가 유력하고,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마찬가지로 발롱도르 5회 수상에 트레블을 두 번이나 달성한,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되시겠다.
메시도 컨디션이 나쁠 때가 있기는 한데 오늘은 아닌 모양이었다.
메시가 들어온 지 10분, 10분 만에 시끌벅적하던 안필드는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유일하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 건 바다 건너 바르셀로나에서 넘어온 원정팬들 뿐이었다.
후반전 시작부터 짚어보면, 메시의 등장에 리버풀의 선수들이 긴장한 게 눈에 훤히 보였다.
전반전과 비교하면 발을 평소보다 훨씬 더 뻗고, 손을 쓰기도 하며 달라붙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메시를 막을 수 없었다.
메시까지 추가되자 부스케츠-쿠티뉴 두 명의 플레이메이커가 있었을 때와는 다르게, 바르셀로나의 공격 패턴은 훨씬 더 유기적으로 변화했고, 메시는 리버풀의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한 초반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최후방에서 부스케츠와 원투패스. 이 플레이로 크리스가 가볍게 제쳐 졌다. 크리스는 메시가 드리블할 거라 예상했는지 메시를 쫓았지만 메시는 부스케츠의 패스를 논스톱으로 반대쪽 사이드의 쿠티뉴에게 패스하며 압박에서 벗어났다.
논스톱 롱패스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공은 완벽하게 쿠티뉴의 발에 도착했다. 쿠티뉴가 특유의 드리블로 공을 몰며 중앙으로 오는 사이 메시는 근처까지 와 쿠티뉴에게 공을 달라고 신호했다.
리버풀의 선수들은 쿠티뉴와 메시를 막기 위해 모여들었다.
하지만 메시는 쿠티뉴의 패스를 다시 한 번 논스톱 감아 차기로 우측 사이드의 세메두의 발에 정확히 전달했다. 모여든 리버풀의 선수들은 한순간에 바보가 됐다.
메시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질주했고 수아레스가 측면으로 빠졌다.
세메두는 곧장 수아레스에게 패스했다. 수아레스는 특유의 급격한 방향전환으로 자신을 쫓아 나온 반다이크를 제쳐내고는 빈 공간으로 패스를 찔러줬다.
천천히 걷고 있던 메시는 순간적으로 가속했고, 수아레스의 패스를 발등으로 가볍게 틀어 알리송의 키를 넘겨 골을 집어넣었다.
“와···.”
전반전에 크리스가 활약했다는 사실은 순식간에 잊혔고, 오직 메시의 플레이만 머릿속에 남았다.
메시는 골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 관여하면서 모든 플레이를 원터치로 처리했다. 공이 없을 때 그의 움직임에도 군더더기가 없었으며, 마지막 슈팅마저도 원터치였다.
저걸 어떻게 막아?
중립적인 관중인 나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콥들은 더 막막한 기분을 느낄 게 틀림없었다.
그게 지금의 침묵으로 보여지는 거고.
나는 조심스럽게 데이비드를 훔쳐봤다.
저런 말도 안 되는 플레이, 수없는 노력에도 도착할 수 없었던 이상향 그 자체의 플레이를 데이비드가 어떻게 바라볼지 약간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리오넬 메시를 그저 올곧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눈에는 패배감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그냥, 목표를 바라보는 소년의 눈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콥들은 살라도 외치고 피르미누도 외치고 케이타도 외치고 크리스도 외치면서 리드를 뺏기지 않길 바랐지만,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메시가 센터서클 바로 앞에서 드리블을 시작해 네 명을 제쳐내고 또 한 번 골을 넣은 것이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반다이크가 페널티킥까지 불사하며 몸싸움을 시도했는데, 메시는 넘어지면서도 깔끔한 슈팅을 날렸고, 그게 골까지 이어졌다.
작은 키로도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인 완벽한 보디밸런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참고로 크리스는 메시를 마지막까지 쫓아가서 슬라이딩 태클로 슈팅 경로를 차단하려고 했다.
골대 앞에서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참 안타까웠다. 저 모습이 찍혀서 그대로 기사에 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바르셀로나의 기세가 오르고, 리버풀의 기세가 잦아들었다.
클롭은 여기서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클롭은 체력이 고갈된 크리스와 세세뇽을 빼냈고 체임벌린과 마네를 투입해 자신의 스타일인 게겐프레싱을 포기하며 뒤로 물러나 간격을 좁히는 수비를 통해 2-2라는 스코어를 지켜냈다.
“비겼네요···.”
끝까지 조마조마 하며 몸을 떨던 에린이 드디어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근처에 있던 리버풀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클롭의 판단이 아니었더라면 역전 당했을 게 분명한 분위기였다.
크리스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세세뇽과 앞다투어 필드로 달려가 메시에게 유니폼을 교환하자고 손짓 발짓하는 중이었다.
메시는 피식 웃더니 세세뇽이 아닌 크리스와 유니폼을 교환하겠다고 손짓했다. 세세뇽은 고개를 숙였고 크리스는 양손을 번쩍 들었다. 저것도 기사에 올라가겠구나.
메시와 유니폼을 교환한 크리스는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어깨에 걸친 채 필드 밖으로 나갔다.
“안 가요?”
“아직 볼 일이 남아서, 먼저 들어가. 크리스한테도 알아서 들어가라고 해 주고.”
에린은 극도로 아쉬워하며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결국 릴리가 끌고 나갔다.
모든 좌석의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걸 보고 있으니 데이비드가 내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경기 봤습니다.”
“아니에요.”
이어지는 침묵. 말수가 적은 사람을 대하는 건 늘 어렵다. 한 마디 한 마디 신중해야 하기에.
“그런데 이제 말씀해주셔도 되는 거 아닙니까. 절 여기 왜 데려와 주신 겁니까? 비싼 티켓까지 주면서.”
“어··· 사실 그거 공짜에요. 크리스 에이전트이기도 하고, 클롭 감독님이나 보드진과도 친해서 필요하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요.”
“아···.”
“그래도 귀한 티켓은 귀한 티켓이에요.”
“예,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약속한 대로 호텔 예약은 해 뒀고··· 데려다 줄 테니까 시간 좀 내 줄 수 있어요?”
데이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평소보다 표정이 풀어져 있었다. 그가 편안하게 의자에 기대는 걸 보고 나는 입을 열었다.
“개인적인 질문인데요. 내가 축구선수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저런 괴물 같은 선수들 보면 질투 안 나요?”
“당연히 납니다. 다른 선수들도 그럴 겁니다. 그런데 저는··· 경이로움이 더 큽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경기장 내내 지켜본 그의 모습은 그 말대로긴 했다.
“승부욕은 안 생겨요?”
“···.”
데이비드는 아주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비드는 축구선수로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요?”
이미 알고 있지만 직접 들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데이비드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나를 살폈다.
나는 또 말을 건넸다.
“몇 분 전의 저들처럼 챔피언스리그 오프닝을 들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맞부딪히고 싶지 않아요?”
데이비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더 강한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나는 헬퍼의 정보를 입 밖에 냈다.
“당신 자신의 실력으로 말이죠. 팀에 의존한 상태가 아니라. 예를 들면··· 발롱도르까지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돼서 말이죠.”
내 말에 데이비드의 표정이 굳어졌다. 입이 일자로 다물어지는 순간 나는 오늘 이야기의 핵심을 던졌다.
“나랑 손을 잡지 않겠어요?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의중을 파악하려는 듯 데이비드는 내 눈을 빤히 바라봤다. 나느 ㄴ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까지 데려온 거였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데이비드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과분한 제안이지만 그동안도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한쪽 입꼬리만 끌어올려 피식하고 웃음소리를 냈다. 비웃음처럼 들리게.
“데이비드, 당신은 지금 한계에 부딪혔잖아요. 몇 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는 본인이 가장 잘 알 텐데요.”
“···.”
데이비드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나는 다시 표정을 바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당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장담해요. 그런데 같은 방식으로 몇 번이나 부딪혀도 제자리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뭘 안다고···.”
“첫 팀은 노스 그린포드 유나이티드였죠.”
“그 정도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거 아니냐. 라고 말하고 싶겠지.
“공사장에서 잡부 일을 하며 선수로 뛰었죠. 구장 근처의 건물들을 새로 짓는 일을 병행하면서도 축구선수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어요. 대단해요.”
데이비드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커졌다.
“정확히 말하면 여기는 시작이 아니였어요. 데이비드, 당신의 첫 시작은 누 캄프에서부터였잖아요.”
당황해서 얼굴이 붉어진 데이비드에게, 나는 내가 들은 데이비드라는 사람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광적인 축구팬인 아버지를 둔 평범한 소년이었다. 영국의 어린 소년들이 그렇듯 그는 자연스럽게 축구를 접하긴 했지만, 아버지처럼 광적으로 집착하는 것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던 소년이었다.
그런 마음가짐이 바뀌었던 건, 누 캄프에서 열렸던 98-9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였을 거라고 데이비드의 아버지가 말했다.
그날 이후 데이비드는 축구에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결승전에서 맞부딪힌 팀은 트레블을 눈앞에 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
헤이젤 참사 이후 긴 침체를 겪었던 영국 프로팀들이었기에, 다른 팀의 팬들조차 맨유가 우승하며 그 침체기를 끝내주길 바랐었다.
데이비드의 아버지는 그 경기의 티켓을 두 장 구해왔고, 어렸던 데이비드를 데리고 바르셀로나로 향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는 지금까지도 누 캄프의 기적이라 회자될 정도의 극적인 승부가 났다.
전반전과 후반전의 공식 시간이 다 지나가고, 맨유는 뮌헨을 상대로 1-0 패배를 앞두고 있었다. 추가시간은 불과 3분. 그 3분 동안 맨유는 두 골을 연달아 넣으며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것이다.
환상적인 대역전쇼를 보고 분위기까지 직접 느낀 데이비드는 영국에 돌아가자마자 지독하게 축구에 매달렸다고 했다.
‘나도 저기에서 뛰고 싶어요.’
어린 데이비드는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는 다른 영국의 소년들처럼 유소년 팀에도 입단했고, 수업 시간마저도 전술 그림을 그려댈 정도로 축구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신은 가혹했다.
그에게는 당장 번득이는 재능이 없었고, 프로 입단 테스트에서도 전부 탈락했다고 한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데이비드는 팀을 찾지 못했다.
아마 데이비드는 재능이 없었던 게 아니라 좋은 코치를 만나지 못했던 것 같았다. 유소년 시절의 그는 공격수나 윙어로 뛰었다고 했으니까.
그런 데이비드를 안타깝게 여긴 아버지는 자기처럼 축구는 팬으로서 즐기고, 다른 일을 갖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했다.
데이비드는 그때도 무뚝뚝하게 알았다고 하며, 아버지가 일하는 공사장에 잡부로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
데이비드는 공사 일을 하며 틈틈이 지역팀인 노스 그린포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다고 했다. 어느 포지션에 넣어도 불만이 없고, 훈련도 아주 열심히 해 감독이 가장 예뻐하는 선수였다고 했다. 윙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이 굳혀지자 기량도 점차 늘어 세미프로에서 뛰어도 될 것 같다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괜찮다고, 지금이 좋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데이비드가 스물두 살이 됐을 때, 데이비드는 아버지 앞에 자기가 저금한 내역을 보여주며, 프로 선수가 되는 것에 집중해 보고 싶다고 선언했다.
그는 포기한 게 아니라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렸던 것이다.
데이비드의 의지에 부모님들은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노스 그린포드 유나이티드의 감독의 소개로 6부 리그에 소속된 세미프로 팀이었던 사우스포트FC로 이적한 그는, 아직까지도 그를 기계라는 별명으로 기억하고 있는 코치가 있을 정도로 훈련에 본격적으로 미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별 다섯 개의 재능이 발아하기 시작했다.
세미프로 팀의 선수들은 보통 부업을 가지지만, 데이비드는 모아 둔 돈을 아껴 쓰며 오직 훈련에만 매달렸다고 했다.
스물두 살까지의 시간을 메꾸려는 듯, 프로 선수들보다 격한 강도의 훈련을 계속.
그의 노력에 감복한 구장 관리인이 아예 그에게 열쇠를 맡길 정도로 말이다.
점점 기량이 올라오기 시작한 데이비드는 삼 년 만에 6부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었고, 3부 리그의 프로팀인 위컴 원더러스로 이적하게 된다.
그 소식을 알렸을 때, 프로 선수가 되는 꿈을 이뤄냈다며 데이비드의 부모님이 많이 울었다고 했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가혹한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목표는 훨씬 더 위에 있었으니까.
처음에는 후보로 입단했던 위컴 원더러스에서 살아남기 위해 데이비드는 수비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게 다양한 훈련을 해냈고, 한 해가 지나자 위컴 원더러스의 감독이 가장 먼저 선발하는 선수가 돼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스물일곱이 되었을 때, 2부 리그 강팀인 밀월로 이적하게 됐다. 9부 리그에서 2부 리그까지, 충분히 인간 성공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단계를 밟은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데이비드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데이비드는 로테이션 급 선수였지만 훈련에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밀월의 수준 높은 코치진들에게 훈련법을 배웠고, 한 해 동안은 표정이 밝았다고 했다.
일 년이 지났다.
데이비드의 실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는 무표정해지기 시작했고, 집에도 돌아가지 않고 더, 더 지독하게 훈련에만 매달리기 시작했다.
리찌가 부임한 후에 부주장까지 승격했지만, 변화는 없었고, 그렇게 한 시즌을 더 보내고 뉴캐슬까지 흘러들어 온 것이다.
“정말 열심히 했어요. 수고 많았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