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ill make you the best soccer player RAW novel - Chapter 164
164
32. 기름손 (5)
독일에 도착한 정성만은 틈이 날 때마다 이어폰을 꽂은 채로 독일어를 연습했다.
“열심이네.”
지금처럼 도시와 도시를 이동할 때는 비록 통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빠져들었다.
필요한 게 있느냐는 열차 안내원의 물음에 정성만은 콜라곰 같이 웃으며 괜찮다고 답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스벤이 중얼거렸다.
“사람도 좋아 보이고.”
“공감해요.”
“근데 왜 당장 영입하지 않나?”
스벤의 물음에 나는 조금만 더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헬퍼로 매일 하나씩 정보를 받다 보면 정성만이 어떤 사람인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거다. 더불어 신형욱이 어떤 선수인지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을 거고.
스벤이 의자에 등을 기대며 중얼거렸다.
“이상한 데에서 꼼꼼하단 말이야.”
정성만에게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신형욱을 담당하게 하면서 스벤의 보조로 일하게 할 생각이었다.
스벤도 저번에 내가 노선을 정한 후에 더 많은 선수를 데려오고 싶어 하는 기색이었으니, 독일어가 가능한 직원이 하나 더 붙어 있으면 더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다 썼다고요? 에이, 메인스폰서에게 받은 비용의 절반 정도가 남아 있잖아요. 안 쓴 거 다 알아요. 라고 전해주세요.”
정성만은 태현석의 말을 그대로 전했고, 프라이부르크 단장의 표정에는 경악이 새겨졌다.
“아, 아니 대체,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정성만은 또 한 번 태현석에게 깊은 존경심을 느끼고 있었다.
스벤이 다른 일을 처리하러 간 사이에 정성만은 독일어에 약한 태현석의 통역을 돕고 있었다.
이 자리는 한 선수의 프라이부르크 이적 후 받을 급료 등의 개인 계약을 협상하는 자리였다.
아까부터 프라이부르크의 단장은 자신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태현석의 말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알았나 싶은 것들이 태현석의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프라이부르크의 단장은 태현석의 입에서 또 다른 기밀이 나오려고 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아, 알겠습니다. 원하는 대로 하겠습니다.”
태현석 대표님은 협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대로 보통은 구단 단장이나 회장, 또는 협상 전문가가 좋아하는 선물을 사 들고 가 호감을 얻어내곤 했다.
음식을 좋아한다면 그 분야의 최고급 식당을 예약해 협상 자리를 부드럽게 만드는 식이었다.
상대가 좋아하는 걸 알아내 상대의 호감을 끌어낸다. 협상의 기술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가장 간단한 알고리즘이기도 했다.
하지만 절대로 쉽지 않았다.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상대가 좋아하는 걸 알아내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불과 두세 번 만의 만남으로 태현석은 상대가 좋아하는 걸 귀신같이 알아차렸다.
정성만 자신이 계속 옆에서 보고 있었지만 대체 어떻게 그런 걸 다 알아내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야가 다양할 뿐 아니라··· 그들은 절대로 자기가 좋아하는 걸 입 밖에 꺼내지 않았으니까. 알려주면 협상에 불리해질 게 뻔한 데 누가 말할까.
그런데도 태현석은 알아냈다.
대체 어떤 방법을 쓰고 있는 거냐고 정성만이 물었을 때, 태현석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답했다.
“뭐··· 입고 있는 옷이나 악세서리, 습관, 아니면 인터넷을 뒤지던가 주변 탐문··· 하하. 결국, 관찰이죠.”
그렇게 말하는 태현석은 평소처럼 당당하지 않고, 조금 민망해하는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게 변명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자신이 멍청해서 못 알아듣는 거라고 생각한 정성만이었다.
정성만은 생각했다.
태현석이 홈즈라면 자신은 왓슨 포지션이 아닐까.
왓슨도 홈즈가 하는 추리를 계속 보면서 자연스럽게 홈즈의 추리력을 닮아간다. 홈즈 대신 사건을 추리하게 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정성만은 태현석이 하는 행동을 꾸준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면 분명 나아질 거라 생각하면서.
하지만 그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깨져나갔다.
태현석은 구단들과의 만남 사이마다 에이전시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선수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그들의 구단을 방문했다.
슈퍼스타까지는 아니더라도 TV를 통해 볼 수 있었던 1부 리그 선수들이 태현석에게 먼저 연락해 프로필과 영상을 보내며 자신의 에이전트가 되어달라고, 이적 작업을 도와달라고 하는 모습은 절로 존경을 불러일으켰다.
태현석은 이들의 제안에도 망설임 없이 할 말을 했다. 자신은 도통 알아차릴 수 없던 이유로 선수들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정성만이 봤을 때는 잘하는 선수, 괜찮아 보이는 선수들도 ‘마음이 너무 여리다.’ ‘축구보다는 패션에 더 관심이 많다. 조금만 더 뜨면 무너질 거다.’ 등의 이유를 대며 부정적인 의견을 말했다.
그들 앞에서는 에이전시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둘러대며 거절했지만, 진짜 사유는 그랬다.
정성만은 대체 어떤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에 저런 것까지 알아낼 수 있는 건가 생각하며 조금 좌절했다.
그리고 그 좌절감은 필립 커니흐라는 선수를 거절할 때 가장 커졌다.
필립 커니흐는 독일 국가대표에 선발돼서 열 경기 정도 뛴 분데스리가의 수위급 중앙수비수였다.
하지만 태현석은 그런 굉장한 선수가 자기를 맡아 달라 하는데도 결국 거절했다.
같이 선수에 관한 데이터를 살피고 영상 자료를 분석할 때까지만 해도 태현석은 필립 커니흐를 데려와도 괜찮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세 번째의 만남에서 태현석은 늘 그렇듯이 에이전시의 방향과 맞지 않는 선수라며 거절했다.
그렇기에 정성만은 태현석의 기준이 궁금했다.
대체 왜 거절한 걸까.
태현석의 답은 예상 범위를 훌쩍 뛰어넘어 있었다.
“지난주까지도 불법 약물을 썼어요. 얼마 안 있으면 도핑 테스트에서 들통 날 거예요.”
아니, 이런 걸 어떻게 알아내는 거야?
정성만은 머리가 아파져 왔다.
이건 관찰력이 좋아서 될 게 아니라 귀신이 옆에서 다 알려주는 수준이었다. 신이라도 들리신 건가?
머리가 복잡해진 정성만은 그런 태현석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가 계속 열심히 하면 그런 것도 알아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게 될까요?”
“음··· 그럴 거예요.”
태현석은 조금 뻣뻣한 미소를 지었고 정성만은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
그래, 귀신같은 게 현실에 있을 리 없지.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성만의 착각은 깊어졌고, 이적시장의 하루는 또 저물어갔다.
*
급한 이적작업들을 마무리 짓자마자 신형욱의 이적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나에 대한 홀슈타인킬 보드진의 신뢰는 두터웠다.
단장은 내가 제공한 자료와 본인들의 정보통으로 확인해 신형욱이 했던 큰 실수까지 알아냈지만, 그 외에는 괜찮은 선수였다고, 석대호의 건을 언급하며 이번에도 믿어보겠다고 했다.
뭐, 겉치레라는 건 잘 알고 있다.
홀슈타인킬은 타 포지션 보강에 계획보다 많은 돈을 써 주전급 골키퍼를 구할 자금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국가대표까지 뛴 골키퍼를 값싼 자유계약으로 영입할 수 있다는 건 참 매력적인 일일 것이다.
생각만 해도 쑥스럽지만 믿음직스러운 에이전트인 내 소개까지 더해졌으니 더 해 볼 만한 거래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들은 신형욱이 독일어로 소통만 가능하다면 영입하겠다고 말했고, 우리는 UAE에서 뛰고 있는 대표팀에 연락해 신형욱을 독일로 소환했다.
신형욱은 독일 2부 리그 상위권 팀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했다. 다음 시즌 승격이 유력한 팀이기에 신형욱은 허리가 반으로 접힐 정도로 내게 깊게 인사했다.
단장은 도착한 신형욱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눠본 후에 계약서에 흔쾌하게 서명했다.
남은 시즌 동안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기존 골키퍼와 유스에서 올린 골키퍼, 그리고 신형욱이 경쟁할 것이고, 그 승자가 주전이 될 것이다.
두 선수의 실력은 석대호를 돌보며 얼추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자, 끝났어.”
한여름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고, 신형욱도 사인을 마쳤다. 그리고 나와 홀슈타인킬의 단장은 악수를 나눴다.
협상장을 나오자 협상 내내 조용히만 있던 정성만이 내게 물었다.
황당하다는 얼굴이다.
“원래 협상이 이렇게 쉬운 겁니까? 어떻게 사흘도 안 걸립니까?”
“미리미리 소통하고 있었거든요.”
이 대답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여전히 의문 가득한 얼굴이다.
“니즈를 파악하면 돼요. 상대방이 원하는 걸 다 알고 있으면 견적이 금방 나오거든요. 될 계약인지 안 될 계약인지. 될 계약이면 최대한 빠르게 협상을 진행하는 거죠.”
여전히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의 정성만, 정성만을 보자마자 곰 같다며 좋아하던 한여름이 그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신기하지? 나도 얘 만난지 오래됐는데, 아직도 볼 때마다 신기해. 나 기분 안 좋은 것도 귀신같이 알아차린다니까?”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한여름이 계속 말한다.
“계약은 무사히 마쳤으니까, 오늘은 뒤풀이 어때? 성만이 너 환영식도 겸해서.”
“예? 환영식이요?”
정성만이 화들짝 놀랐다.
놀래주는 건 내가 하려고 했는데.
내가 인상을 찌푸리자 한여름이 배시시 웃더니 가방에서 서류 하나를 꺼냈다.
“자. 독소조항 따위는 없다고. 아는 변호사한테 물어보고 사인해도 돼.”
정성만은 얼떨떨한 듯 서류를 받아들었다. 상황을 먼저 파악한 신형욱이 옆에서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 정성만을 보고 있으니 EW 에이전시에서 대표를 따라다니던 시절이 떠올랐다.
감흥이 새로웠다. 이제는 계약서를 받는 게 아니라 줄 수 있는 위치에 와 있구나, 하고.
“급할 거 없으니까, 천천히 보고 사인해줘요.”
“아, 아닙니다. 지금 하겠습니다.”
“그럴래요?”
정성만은 계약서를 꼼꼼히 보고는 내가 내민 펜을 받아 조금은 뻣뻣한 느낌이 나는 글씨체로 사인을 마쳤다.
그리고 그 계약서를 내미는 정성만은 충성을 다 하겠다는 말이 어울리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잘 부탁해요.”
“제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에이전시에 새 직원과 첫 골키퍼가 들어온 날이었다.
우리는 스벤이 추천해준 펍에서 거나하게 술을 마셨다.
겨울이적시장 종료일까지는 에이전시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선수들 몇을 더 추려보고, 싹이 보이는 적당한 선수는 정성만의 합류로 여유가 생긴 스벤에게 맡겼다.
그리고 신형욱의 주거 문제는 수월한 대진으로 아시안컵 4강까지 무난하게 올라간 석대호에게 전화해 해결했다.
“혹시 같이 살 생각은 없어? 그냥 물어보는 거야. 혼자 있으면 외롭지 않을까 해서.”
“저는 좋습니다.”
석대호는 흔쾌히 수락해줬다. 심심했는데 잘 됐다고 하면서.
신형욱은 다시 UAE로 돌아갔다. 김종학 감독은 얼마든지 빠져도 좋다고 했지만, 뇌진탕도 거의 회복된 지금 제3옵션이라도 끝까지 아시안컵에 합류해 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그렇게 했다. 신형욱 본인도 원했고.
홀슈타인킬로 이적했다는 오피셜은 아시안컵이 끝나는 날 띄워달라고 부탁했다.
안 좋게 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거주지도 해결됐고, 본격적인 독일어는 석대호의 가정교사에게 함께 수업을 받기로 했다.
통역은 아시안컵 이후부터 일하는 걸로 새로 계약했고.
이제 석대호와 함께 돌아오면 적응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큰 계약들을 마치고 나는 겨울이적시장 종료일까지는 영국과 독일을 번갈아 돌아다니며 대기상태로 있었다. 사고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이적시장이 끝나는 1월 31일 자정이 됐다.
나는 사무실에 모여 있던 직원들에게 말했다.
“오늘부터 저 1주 휴가인 거 알죠? 미안하지만 좀 놀다 올게요.”
*
“오빠··· 휴가라면서요. 놀러 간다면서요!”
“왜? 이게 휴가잖아.”
에린이 땅이 꺼지라고 한숨을 쉬었다. 나는 속으로 웃으며 겉으로는 뻔뻔한 표정을 지었다.
축구에 미친 놈이라서 이런 곳에 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두바이 여행을 위한 포석일 뿐이었다. 오늘 경기만 끝나면 남은 6일은 두바이에서 사흘, 스페인의 말라가에서 사흘을 보낼 생각이었다. 한여름에게 도움을 받아 코스도 짜 놨으니까, 좋아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솔직히 조금 보고 싶었다.
한국이 1960년 이후 아시안컵 첫 우승을 앞두고 있었으니까.
UAE가 아시안컵을 위해 새로 건축한 두바이의 뉴 스타디움에서는 아시안컵 결승전이 열리고 있었다.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나 지금 선수들은 승부차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의 상대는 이란, 이란은 압도적인 전력으로 한국을 몰아쳤는데 4년 전 슈틸리케 감독이 갓 부임했을 때의 늪 축구가 떠오를 정도로 선수들은 죽을 힘을 다해 이란의 공격을 막아냈다.
경기를 흐름을 처음부터 짚어보면 이란이 선제골을 넣어 침대 축구가 시작되긴 했는데, 석대호가 종료 직전 이란의 수비수들 사이에서 버텨내며 데굴데굴 굴러가는 어거지 골을 넣어 간신히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4년 전과 비슷한 흐름이라 조금 걱정됐다. 그때는 손흥진의 동점 골로 호주를 따라잡았다 싶었는데, 한국 대표팀이 체력이 다 해 버려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맞고 져버렸지.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천운이 따랐기 때문이었다.
뽑기 신이 강림한 건지 아시안컵 대진표가 정말 환상이었다.
한국은 결승전에 올라올 때까지 아시아의 최강자들인 이란, 호주, 일본을 만나지 않아 연장 없이 수월하게 결승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이란은 호주, 일본과 8강, 4강에서 혈투를 벌였고, 심지어 일본과의 4강에서는 연장전에 가는 바람에 연장전에 들어가자 이란 선수들의 체력이 부족한 게 눈에 보였다.
꿀 빨았다. 운 좋았다.
라는 축구팬들의 말이 있었지만 뭐 어떤가.
우승만 하면 그만이지.
나는 제발 한국이 이기길 바라고 있었다. 이번 우승으로 포인트를 쌓으면 한국은 FIFA랭킹 50위 안으로 진입할 것이고, 그러면 석대호와 신형욱은 국대 경기만 꾸준히 출전하면 분데스리가가 아닌 다른 빅리그로의 이적도 수월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심판의 휘슬과 함께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에린도 어느새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혈투에 집중하고 있었다.
양측의 첫 번째 키커들이 성공하고, 석대호는 두 번째 키커로 나와 골을 성공시켰다.
대한민국의 네 번째 키커까지 아무도 실수하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 중에 쥐가 났던 이란의 네 번째 키커가 공을 하늘로 쏘아 올리며 대한민국 관중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였으며, 한국의 다섯 번째 키커로 나온 주장 김영근이 우측 상단으로 볼을 꽂아 넣으며 이란의 관중들을 절망하게, 대한민국 관중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와아아아아아!”
대한민국의 아시안컵 우승이었다.
이후 시상식에서 혹시 석대호가 대회 MOM을 받지 않을까 설렜지만, 대회 MOM은 한국을 이끈 김영근이 받았다.
득점왕은 손흥진이었다. 석대호는 한 골 차이라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한국 축구팬들과 유럽의 스카우터들이 석대호의 기량을 분명 눈으로 확인했을 것이다.
이런 추상적인 부분도 좋았지만,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울림이 더 좋았다.
석대호가 관중석 쪽으로 다가와서 팬들에게 인사할 때 정보가 하나 들어왔다.
[석대호]-최근 한 달간 아주 큰 경험을 쌓았다.
좋아.
석대호는 신형욱과 함께 어깨동무하고 있었다. 생글거리고 있는 신형욱을 보며 휴대폰을 켰다.
신형욱의 일도 잘 마무리 된 것 같았다. 최국종 편집장님께 부탁한 기사가 괜찮게 뽑혔다.
[신형욱, 홀슈타인킬 이적.]기름손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뻔했던 신형욱(22, 이하 만 나이)이 대표팀 동료 석대호(26)가 뛰고 있는 홀슈타인킬로 이적을 마쳤다.
뇌진탕 증세로 토너먼트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그는 석대호 선수의 에이전시이자 유럽에서 가장 성장세가 뚜렷한 태현석의 T 에이전시로 옮기며 빠른 이적을 해낼 수 있었다.
신형욱 선수의 에이전트인 정성만 씨는 T 에이전시로 옮기기 전 대표 태현석 씨에게 아주 큰 도움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중략)
남은 기사에는 석대호와 신형욱의 건승을 비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댓글도 호의 일색이었다.
우리 에이전시 소속이 된 신형욱을 기대하는 댓글이 많이 보였다.
얻은 게 많은 아시안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