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ill make you the best soccer player RAW novel - Chapter 245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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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어마어마한 인구에 있었다.
세계 인구의 1/5에 달하는 중국인들은 소수만 움직여도 한 국가의 인구가 움직인 것과 같은 영향력을 끼친다.
나는 지금 이 덕을 톡톡히 본 분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고 있었다.
“아주 잘됐네요. 시장님.”
“하하하, 역시 중국입니다. 선수 하나가 지역경제를 바꿔버릴 정도의 파급력을 보여주다니. 중국 항공사의 맨체스터행 비행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당장 공항도 중국인으로 가득합니다. 관광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게 눈에 보입니다! 태! 나중에 첸웬이랑 같이 식사나 한번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제가 좋은 식당을 알고 있습니다.”
맨체스터 주의 시장님께서 몹시 기뻐하고 계셨다. 관광객이 늘어나서 생기는 문제는··· 내가 주제넘게 신경 쓸 바가 아니지.
중요한 건 첸웬이다. 외질이나 귄도간처럼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될지도 모르기에 나는 적당히 대답했다. 잘 나가고 있을 때는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한동안은 훈련이다 컨페드컵이다 해서 어려울 것 같아요. 내년이면 또 월드컵이고요. 첸웬은 나중에 시간이 날 때 보시고··· 일단 저랑 단둘이 보는 건 어떨까요? 별로인가요?”
“당연히 좋습니다.”
됐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다. 시장이 워낙 기뻐해서 얘기를 꺼낼 틈이 없었다.
“시장님, 그리고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부탁이요? 뭐든 말해보십시오. 태 부탁이라면 뭘 못 들어주겠습니까?”
분위기가 좋았다. 나는 용건을 꺼냈다.
“중국 대사관과 정부 부처에 시장님이 직접 첸웬 가족에게 접근하는 것에 대한 자제 조치를 공고해달라고 부탁해주실 수 있나요?”
맨체스터에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일부가 첸웬 부모님의 가게를 성지순례 하듯 들르고 있었다.
대부분의 머리가 있는 중국인들은 첸웬 얼굴 한 번 보겠다고 훈련장 주변을 서성이기만 했다. 구단에서 꽤 골치 아파했지만, 이 정도는 괜찮았다. 하지만 그놈의 1%가 문제였다.
해외로 나와서 간덩이가 커진 건지, 호기심을 참지 못한 건지, 지난 9월경 중국의 주석이 주변에서 시끄럽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도 가게까지 찾아오다니.
중국의 1%는 타국의 100%와 다를 게 없다. 첸웬 부모님이 보기에는 거의 군단이나 다름없으리라.
그래도 목숨은 소중한지 대놓고 첸웬을 보여달라 이런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은근히 물어오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첸웬의 부모님이 내게 하소연했다.
미리 파견해달라고 했던 경호원들이 아니었더라면 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 곳을 들러 마지막으로 여기에 왔다.
아무래도 나 혼자 요청하는 것보다는 시의 시장이나 구단의 높은 사람들의 발언까지 함께 하는 게 더 효과가 좋을 테니까.
“음···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혹시 관광객 숫자가 줄어들까 걱정이라도 하는 것일까. 첸웬을 생각해서 그렇게 해주겠다고 흔쾌히 나오던 구단 관계자와는 다르게 시장은 첸웬보다 시의 입장을 생각하는 태도를 보였다.
어중간한 말, 시간을 질질 끌 기미가 보였다.
시장으로서는 당연한 거라지만 불안의 싹은 잘라내야 한다. 나는 웃음을 싹 거둔 채 시장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집 근처를 서성이는 사람까지 있어요. 앞으로 더 줄어 들리라는 보장도 없고요.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분명 첸웬에게 좋지 않겠죠. 만약 그렇게 될 기미가 보인다면, 저는 첸웬과 부모님을 설득해서 첸웬을 다른 빅클럽으로, 다른 도시로 이적시킬 겁니다.”
“예?”
“유소년 이적 조항을 이용해도 되고, 계약에 명시된 바이아웃도 다른 빅클럽들이 흔쾌히 낼 수 있는 금액이죠. 실제로 이번 주 동안 연락해 온 구단이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AT마드리드, 세비야, PSG,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 런던의 네 팀, 그리고 리버풀까지입니다. 돈 있는 구단, 돈 없는 구단 모두 다 저를 한 번씩 찔러보고 있습니다.”
사실이었다. 어떤 구단이든 빚을 내서라도 첸웬을 사 올 수만 있다면 몇 개월 만에 그 금액을 메꿀 수 있을 것이다. 첸웬의 실력까지 본 뉴캐슬의 구단주 마가렛도 며칠 전에 전화해서 푸념하기도 했다. 아쉬워 죽겠다고.
아무튼, 구체적인 팀명들이 언급되자 시장의 안색이 많이 나빠졌다.
“한 경기라지만 첸웬은 자기 실력을 탑 리그에서 증명했고, 맨체스터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통해 얼만큼의 스타성이 있는지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좀 부탁드립니다. 저는 웬만하면 펩 감독님과 첸웬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아요.”
반협박성 부탁은 아주 잘 먹혀들었다. 시장의 눈동자가 동공 지진을 일으키는 중이었다.
“아, 예, 예에.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시장의 대답을 들은 나는 표정을 풀고 미소를 지었다.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시장 관저를 나오며 휴대폰을 확인했다.
첸웬은 대륙의 선수다웠다. 단 한 경기 만에 어마어마한 일거리를 내게 만들어줬다. 크리스나 데이비드의 폭발 뒤 뒤처리를 합친 것보다 첸웬의 뒤처리가 더 정신없었다.
메일을 확인하려는데, 스마트폰 상단 바에서 실시간으로 내 이름이 언급되고 있었다.
고교 친구들의 이름이 보이는 걸 보니 단톡방에서 내 얘길 하는 모양이었다.
-ㅋㅋㅋㅋㅋ 태현석 개웃기네 저건 또 언제 찍혔냐
괜히 신경 쓰여서 단톡방을 눌렀다.
-아, 읽었다 ㅋㅋㅋ 야 너 커뮤니티 봤냐?
-무슨 커뮤니티?
내가 톡을 보내자마자 바로 다른 녀석이 톡을 올렸다.
-너 축구 커뮤니티에서도 조리돌림 당하는 중 ㅋㅋㅋ (링크)
나는 ??라고 톡을 보내고, 바로 링크를 눌렀다. 눈에 먼저 들어온 건, 해외축구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이는 제목이었다.
그리고 제목 바로 밑에는 내가 첸웬의 데뷔전 때, 선글라스를 낀 채 해맑게 웃으며 물개박수를 치는 사진이 있었다. 대체 언제 찍힌 거야. 모니터링 할 땐 못 봤는데.
본문 내용은 더 가관이다.
제기랄.
댓글도 참 많이 달렸다.
-통한의 1비추 ㅋㅋㅋㅋ
내가 누른 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국적… 중국… 추가 완료!!
-중국 국빈대우 각 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쁜새끼 진짜 월드컵 예선이나 아시안컵 때 두고 보자. 석대호랑 신형욱 때문에 한 번 참아준다.
두 번 참아주시면 안 될까요.
-프리미어리그 수비수가 저렇게 털리는데 우리나라 수비수들은 어카냐…
진지한 댓글도 있었지만, 모처럼 나타난 떡밥에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태현석 왜 까냐. 그냥 에이전트로 할 일 한 건데.
└찐
└걍 드립이자나. 에휴.
이런 댓글은 곧장 분위기 파악 못 한다고 비추천 폭탄을 맞고 장렬하게 전사했다.
-얘 얼마나 잘하길래 그래?
└봐봐(링크), 참고로 열다섯살임
└└와 씹…
└└아스날은 또 하이라이트 만들어주죠? 진짜 팬질 그만두고 싶다…
└└이게 뭐여. 저게 열다섯 살짜리 발목 힘이라고? 저놈을 발굴해줬다고? 태현석 이 자식 안되겠구만…
뒤늦게 소식을 접한 사람마저도 영상을 보고 날 놀리는 대열에 속속들이 합류하고 있었다.
댓글이 계속 늘어나고, 내 다른 사진들을 퍼서 드립들을 양산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친구들과의 대화창에 내 심경을 담아 한 줄의 톡을 올렸다.
-그래··· 즐거우면 된 거야.
내 반응을 기다렸는지 속속들이 톡들이 올라왔다.
-ㅋㅋㅋ이새끼 해탈했네
-ㅋㅋㅋㅋㅋㅋㅋ미친놈ㅋㅋ 이거 캡쳐 해서 올려도 됨?
-마음대로 해. 나 지금 바쁘니까 이제 말 걸어도 못 본다.
-ㅇㅋ
휴대폰을 닫자마자 다시 한번 헛웃음이 나왔다.
첸웬이 관심을 많이 받고 있긴 하구나.
파급력이 어마어마하긴 했다.
얼마 전에 만난 맨시티의 커머셜 분야 단장은 크게 호들갑을 떨었었다.
‘스토어 상품이 또 매진됐어요!’
‘잘됐네요.’
‘팀 스폰서 제안도 계속 들어와요. 우리 구단주님이 만수르님이 아니셨다면, 절대로 거절하지 못할 제안들이 끊임없이 들어온다니까요? 누굴 골라야 할지···.’
‘중국 자본을 받아들일 건가요? 맨시티가 스폰서가 부족한 팀은 아닐 텐데···.’
‘FFP에 도움이 되잖아요. 이 기세면 월드클래스 선수를 네다섯 영입해도 여유로운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는 단장은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었다.
‘경쟁이 잔뜩 붙고 있으니까, 스폰서 금액이 더 올라갈 거예요.’
나는 오늘 시장에게 했던 부탁을 하기 위해 30분가량이나 자랑을 들어야만 했다.
다른 단장에게서는 재계약 제안을 받았다.
‘태, 솔직히 바이아웃 금액이 너무 낮지 않습니까? 첸웬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바이아웃 변경은 나중에 했으면 좋겠는데요.’
‘그, 그럼 주급 얘기로 넘어가 보죠···.’
동등한 입장이 아닌 갑의 입장은 무척 편했다.
맨시티는 계속 첸웬을 데리고 있고 싶어 했다. 이럴 때 굳이 구단측의 요구를 들어줄 건 없었다. 바이아웃을 낮추지 않아도, 우리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주급 인상과 함께 초상권 비율을 더 높여줄테니까. 실제로도 그렇게 됐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국가대표팀‘들’의 연락은 꽤 골치 아팠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중국 U-17 대표팀 감독인···.’
‘U-20 대표팀 매니저인···.’
‘중국 U-22 감독입니다.’
늘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중국의 전 연령 대표팀 관계자들에게서 연락이 쏟아져 들어왔다.
석대호나 신형욱이 차출 될 때마다 컨디션이 떨어지는 걸 잘 알고 있는 나는, 첸웬을 당장 대표팀에 보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당연하게도 성인대표팀에서도 연락이 왔다.
나와 통화한 건 중국의 현 감독이자 월드컵, 챔피언스리그를 둘 다 우승해 본 알렉스 퍼거슨과도 비교되는 명장인 마르셀로 리피 감독이었다.
나는 리피 감독에게 불만을 말했다.
‘너무 이른 차출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어쩔 수가 없어요. 협회 내에서는 첸웬이 국적을 바꿀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거든요.’
‘아···.’
첸웬은 처음 만날 때부터 국가대표팀 얘기를 자주 했었다. 아마 제안이 들어온다면 망설임 없이 간다고 하겠지.
조율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나는 리피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중국의 큰손들이 개인 스폰서 제안을 해왔다.
얘기하다 보면 ‘다 퍼준다! 대신 이 행사할 때도 와주고, 이 행사할 때도 와주고···.’ 이런 대가성 스폰서가 지나칠 정도로 많았다. 듣도보도 못한 금액을 제시해오면서 말도 안되는 계약 기간을 부르는 것도 다수였다.
일단은 다 미뤄두었다.
파급력이 큰 만큼 문제도 많고 좋은 점도 많았다.
나는 좋은 점들은 계속되게 하고, 문제가 생길 것 같은 요소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며 첸웬의 집으로 향했다.
역시나, 집 근처에는 관광객들이 기웃거리고 있었다.
이른 차출도 걱정, 과하게 달라붙으려는 개인 스폰서도 걱정, 저런 민간인들의 접근도 걱정.
저들 중에는 파파라치가 섞여 있을 수도··· 아니 100% 섞여 있을 것이다. 아직 없다면 곧 섞여들 것이다.
만나야 하나.
나는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사람을 알고 있었다.
나는 휴대폰 번호 하나를 만지작거리면서 얼마 전에 통화를 떠올려봤다.
-주석께서 지난 경기를 아주 감명 깊게 보았다고 합니다.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유럽에 계실 예정인데··· 그 안에 미스터 태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중국의 국가원수, 주석이 비서를 통해 내게 연락해 온 것이다.
워낙 소문이 무시무시한 사람이라서 만나고 싶지는 않지만··· 첸웬의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을 안 만나는 것도 멍청한 짓이다.
나는 기웃거리는 관광객을 보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